비의 '스피드 레이서'
박준형의 '드래곤 볼'
전지현의 '블러드'
이병헌의 '지아이 조'
그리고 곧 공개된 비의 '닌자 어새신'과 장동건의 '더 워리어스 웨이' 등등
국내 톱스타들의 할리우드 진출작들이 잇따라 베일을 벗으면서 그들의 성적표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진출 초기엔 언론들의 지나친 취재경쟁으로 일부 작품은 과대 포장된 측면이 없지 않았지만
뚜껑을 열게 되니 모든 게 한 눈에 드러나 설명할 필요가 없게 된 거죠.
가장 희비가 엇갈리는 전지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지현은 여배우로서 드물게 해외 작품에 일약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화제가 됐습니다.

그가 출연한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는 유명 일본 만화가 원작이고,
빌 콩 이라는 홍콩의 유명 프로듀서가 제작을 맡아서 주목받았습니다.
제작비는 물경 500만달러나 됐으니 엄청난 규모였죠.
그런데 6월 11일 개봉에 앞서 기자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후 안타깝게도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습니다.
영화의 완성도가 예상보다 낮았고요.
전지현의 연기도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힘에 부쳐 보이는 검술 액션에,
몰입이 되지 않는 캐릭터.

역시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동원 관객 약 10만명. 정말 재앙과도 같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반응은 좋지 않아서 국내에만 국한된 결과라고 핑계를 댈 수도 없었습니다.
국내 배우들의 해외진출에 또 한번 좋지 않은 선례로만 남은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지난 24일 이병헌의 '지아이 조'(GI Joe)는 좀 다르더군요.
뭐랄까, "참 다행이다" 싶은 구석이 있었어요.
전지현과 이병헌을 절대 비교하기엔 좀 무리겠지만,
'지아이 조'의 이병헌은 분명히 존재감이 느껴졌습니다.
이런 걸 두고 배우의 카리스마라고 하는지 모르겠는데요.
악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극을 이끌어가는 힘이나, 다른 캐릭터들을 압도하는 저력이 풍겼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건데요.
이병헌의 스톰 섀도와 다른 캐릭터가 맞붙는 신에서
이병헌이 밀리지 않습니다.

분명 그들보다 영어 실력도 부족하고,
친근감이나 익숙함에서 떨어지며,
선입견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텐데요.
영어대사 처리가 매우 뛰어났습니다.
외국에서 몇년째 공부 중인 조기 유학생이 그러는데 "네이티브 같다"고 하더군요.

굳이 그게 아니어도,
왜 자신이 영어 잘 못해도 남이 잘 하는지 못 하는지는 알 수 있잖아요?
참 매끄러웠습니다.
혹시 "저거 더빙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연기도 괜찮았습니다.
악역이지만 뭔가 사연이 있을 것 같은 캐릭터였고요.
상대편을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있었습니다.
우람한 상반신을 공개한 장면도 눈길을 끌만 했습니다.

늘 서양 남자배우들의 가슴팍과 복근을 보다가
할리우드 영화에서 이병헌의 복근을 보니까
참 신기하더군요.
나중에 확인해보니
촬영 4개월간 좋아하는 맥주 한잔 마시지 않고 닭가슴살만 먹어가며
만든 몸이랍니다.
4일도 아니고 4개월씩이나
역시 결과는 과정이 얘기해주는 듯해요.
이쯤되면 굳이 이병헌과 전지현의 다른점을 설명하지 않아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명색이 기자인만큼
이병헌을 더 좋아하거나
전지현을 더 싫어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그들이 보여준 모습에 느끼는 점이 있었을 뿐입니다.
이병헌은 '지아이 조'를 3편까지 계약했다고 하네요.
2,3편에는 역할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반응이 좋다면 악역에서 주인공으로 거듭나는 반전도 기대해 볼만 하고요.
월드스타 비와 장동건의 할리우드 작품에도 기대가 모아집니다.
재미있는 것은 전지현도 이병헌도 비도 장동건도 모두 칼잡이들 역할로 할리우드 신고식을 치렀다는 점인데요.
누구의 칼이 살아 남을 지는 관객들이 보면 알게 되겠죠.
모두 파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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