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십 먹은 미키 마우스 나이




내 이름은 쥐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쥐일 것이다. 그리고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쥐일 것이다.
나는 미니라는 단짝인 여자친구도 있다.
내 이름은 미키 마우스(Mickey Mouse), 내 생일은 80년 전인 1928년 5월 15일이다.
내가 세상에 나온 유래에 대해서는 떠다니는 소문도 있고, 정설도 있다.
가장 흔히 들었던 소문은 이렇다. 나의 아버지 월트 디즈니는 젊은 시절 배고픈 만화가였고, 많은 곳으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빵도 사먹을 돈이 없어 배고픈 채로 벤치에 앉아 있을 때 과자부스러기를 먹고 있는 귀여운 쥐를 보고 웃음이 터졌다. 그리고 그 쥐를 마치 사람처럼 의인화해서 그리게 되었고 그게 바로 나 미키다.

하지만 어떤 이야기에서는 21살의 나이에 형과 함께 애니메이션 사업에 뛰어들어 초반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열차의 이층 침대칸에서 수많은 쥐들이 찍찍거리는 소리를 듣고 미키마우스를 착안해 내었다는 설도 있다. 어쩌면 아버지는 만화가 지망생 시절 만난 나를 다시 캐릭터로 만들어냈는지도 모른다.

그런가 하면 나에 대한 정설은 또 다르다.
원래 아버지인 월트 디즈니가 만화영화 '토끼 오스왈드'의 판권을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잃은 다음 대체용으로 만든 캐릭터라는 것이다. 시커먼 몸에 콩 2개를 붙여놓은 듯한 모습은 애니메이터였던 어브 아이웍스가 디즈니의 애완용 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처음 이름도 모티머(Mortimer)라고 지었는데 어머니인 릴리언이 좀 더 귀여운 느낌이 나는 미키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160편의 애니메이션에 출연했다. 데뷔작은 '플레인 크레이지'다. 영화 배급자를 구하지 못해 흥행에는 실패했던 작품이다. 어쨌든 나는 이후 전세계 어린이들은 나의 다정한 친구가 되었다. 내 얼굴이 나온 책들도 30권이 넘는다. 나는 최근 비디오 게임의 주인공으로도 출연중이다.

최근 들은 좀 놀라운 에피소드도 있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독재자로 통하는 아돌프 히틀러도 제 영화를 상당히 좋아했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이 주장을 편 사람은 히틀러의 절친한 친구이자 건축가로 1930년대말 히틀러가 세계의 수도 게르마니아를 세우고 싶어하자 도왔던 인물의 아들이다.

그는 독일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오버찰츠베르크에 있는 히틀러의 거처에 자주 놀러갔었는데 대단히 신기한 볼거리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만화 캐릭터 미키 마우스가 등장하는 영화 필름들이었다'고 회고했다.
결국 과대망상에 사로잡혔던 살인마의 가슴 속에서도 앙증맞은 만화 캐릭터들이 숨어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

내가 일반인들의 품에 안긴 대표적인 것으로는 테마파크가 있다. 1955년엔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 디즈니랜드를, 1971년엔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디즈니월드를 개장했다. 그리고 수많은 상품과 판매점, 도서, 비디오, 게임, 영화, 테마파크를 포괄하는 브랜드마케팅을 통해 디즈니사는 1997년 자산가치 220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제2위의 오락업체로 우뚝 섰다. 월트 디즈니월드에는 한해 3200만명이 몰린다. 디즈니랜드에는 1400만명, 디즈니랜드파리는 300만명, 디즈니랜드 도쿄는 520만명이 몰린다.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내 목소리는 사실 아버지 월트의 목소리다. 내가 태어난 해부터 47년까지니까 무려 20년간이다.
나는 50살 생일 때 만화영화 캐릭터로는 최초로 미국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헌정된 귀하신 몸이 되었다. 그리고 팔순을 넘겼어도 인기는 여전하다. 내 얼굴을 본뜬 mp3나 탁상시계 등을 보면 마치 내 새끼들인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아까도 말했지만 게임도 나왔고,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한 DVD에도 나의 친근하고 귀여운 모습이 통한다.

나는 행복하다. 아버지 엄마 세대들에 의해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소개되어 그들과도 더 깊어진다는 것이 좋다. 그리고 여전히 내가 출연한 많은 만화영화들이 전세계 가정에서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다는 것도 말이다. 팔십 나이에도 아랑곳 않고 여전히 네버랜드를 꿈꾸는 피터팬처럼 영원히 어린이가 되어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어 나는 행복하다.

내 비록 볼록한 배와 큰 눈 등 처음 나왔을 때의 모습과는 점차 달라졌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나이를 들지 않고 또 전세계 어린이들의 친구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2008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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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9 14:07 2008/06/2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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