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의 죽음과 살아있는 스티브 잡스의 부음기사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라는 CF로 온 국민의 듬뿍 받았던 슈퍼스타 최진실씨의 자살 소식이 연예계를 비롯 한국을 패닉상태로 몰고 가고 있는 요즘입니다. 소위 '최진실법'이니 '사이버 모욕죄'니 하며 적잖은 후폭풍까지 몰고 오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보면서 애플사의 창업주이자 최고경영자(CEO)로 IT업계를 흔드는 큰손으로 통하는 스티브 잡스가 떠올랐습니다. 스티브 잡스도 두 건의 대형오보를 통해 매스컴의 엄청난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지요.
지난 8월 27일 블룸버그통신은 그의 부음 기사 30초 동안 잘못 내보내는 대형 오보를 내 망신을 당했죠. 그런데 이번에는 CNN의 시민기자 사이트에서 ‘잡스가 심장마비를 일으켰다’는 오보를 내는 해프닝이 벌어졌네요.
이로 인한 후폭풍도 만만찮습니다. 애플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인터넷의 익명성에 대한 논란이 한창인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익명성의 무책임함을 꾸짖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한때 애플 주가 5.4%까지 곤두박질
블룸버그가 스티븐 잡스의 미완성 부고기사를 30초 동안 잘못 내보낸 당시에도 만만치 않은 파장이 일었지만, 이번 스티브 잡스에 대한 오보는 가뜩이나 금융위기와 고유가로 휘청거리고 있는 미국 증권가를 강타했네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CNN 소유의 한 시민 저널리즘 사이트 아이리포트닷컴’(iReport.com)에서 ‘스티브 잡스가 심장마비를 일으켰다’는 근거없는 보도로 인해 애플의 주가가 한때 연중 최저치로 곤두박질치기도 했다는군요. 문제의 기사는 “잡스가 심각한 심장마비를 일으킨 뒤 병원으로 후송됐다”라고 올려졌습니다. 그리고 이 기사는 전 메릴린치 인터넷 담당 애널리스트였던 헨리 블로젯이 자신이 운영하는 투자 블로그 ‘실리콘 앨리 인사이터 웹사이트’에 옮겨지며 파장이 커졌습니다.

애플 주가는 이 여파로 장중 5.4%까지 급락했습니다. 소문이 거짓으로 밝혀지고 문제의 기사도 삭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날 대비 3% 하락한 97.07달러로 장을 마감했네요.
그렇다면 이 같은 일련의 대형 오보에 대해 블룸버그와 CNN측은 어떤 해명을 내놨을까요.
블룸버그는 ‘유명인의 부고기사를 미리 작성해두는 관례대로 잡스에 관한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실수’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CNN측은 “아이리포트닷컴의 기사들은 편집 과정을 거치지 않은 뉴스들이다. CNN은 이 사이트의 기사 내용을 보증하지 않는다”며 “문제의 시민기자는 잡스의 건강 이상설을 제기하기 전까진 한 번도 글을 올린 적이 없다. 언제 사이트에 가입했는지도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런 해명은 어쩌면 변명거리에 불과한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수의 네티즌들이 내용을 퍼나르는 블로그의 구조 때문에 소문은 급속도로 커지고 주가에까지 심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악순환의 구조에 대해 과연 누가 책임을 지어야 하느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죠.
스티브 잡스와 췌장암 수술 그리고 건강이상설
저는 개인적으로 애플 컴퓨터와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아이팟을 만들며 세상을 변화시켜온 ‘몽상가’ 스티브 잡스의 천재성에 대해 늘 존경의 마음을 품고 있습니다. 그가 날 때부터 버려진 입양아였고, 대학도 졸업하지 못하였다는 것은 그에 대한 존경심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죠.
저는 특히 애플 창업자이면서도 오만한 독재자라는 평을 받아 쫓겨난 후에도 픽사를 창립, 세계 최초의 디지털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를 만들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한 그의 괴짜기질과 창의력을 좋아합니다. 또한 경영난에 시달린 애플사에 재영입되어 ‘아이팟’과 ‘아이폰’을 통해 새로운 애플 신화를 만들어내는 그의 몽상가 기질에 대해서도요.

그래서 멀쩡한 사람을 고인으로 만드는, 그리고 심장마비로 쓰러진 것으로 만드는 오보를 보면서 적잖이 화가 나고 분개했습니다. 최근 아이폰의 한국 상륙 소식과 아이폰에 모바일 게임을 탑재하게 된 한국 모바일게임사 사장을 만난 적이 있어서 더욱 놀랐죠.
스티브 잡스는 2004년 8월 췌장암 수술 받았습니다. 이후 그의 병이 재발할 수 있다는 소문이 인터넷 블로거들과 투자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돌았지요. 그는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 애플 개발자회의 개회식에 등장해 신형 아이폰을 직접 소개했죠. 그리고 사망부고가 실리고 나서 9월 9일 아이팟 신제품 출시일에 나타나 사망설을 일축했지요.
물론 6월과 9월에도 매우 수척한 모습 때문에 건강에 대한 우려가 증폭된 건 사실입니다. 이번에도 그는 자신의 건강에 대한 이날 심장마비 기사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하네요.
실제로 그의 건강 이상이 미칠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사는 물론 IT업계에까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이 확인되지 않으면 낙종이라고 절대 쓰지 않는다’는 언론의 기본 상식마저 무너뜨린 이 같은 오보 사태는 ‘편집과정을 거치지 않은 뉴스들의 문제점’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장난으로 던진 돌멩이 하나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 일들이 생기듯이, 서툰 자기 자랑과 허세가 한 인간과 집단에 씻을 수 없는 상처와 모욕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쓰나미를 일으키는 법이니까요.
허위 기사에 널뛰기 하는 주가 “누가 책임지나"
최근 미국에서는 인터넷 블로그에 올라온 허위 기사가 주가에 영향을 주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는군요.
지난 8월에는 UAL의 자회사인 유나이티드항공이 파산신청을 했다는 루머가 나돌며 유나이티드 항공 주가가 70% 폭락하는 해프닝이 있었지요. 6년 전 기사가 새 기사로 오인돼 발생한 오보였지요.
지난 6월에는 야후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합병 협상을 재개했다는 블로그 기사로 주가가 급등했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후 다시 급락하기도 했었죠.
그렇다면 이번 오보에 대해 미 금융증권거래위원회(SEC)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SEC는 ‘Jonntw’라는 아이디의 시민기자가 어떤 의도로 이 글을 올렸는지 밝혀내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아이리포트닷컴은 3일(현지시간)기사 게재와 관련, 게재자의 ID와 관련한 개인정보를 연방 당국에 건넸다고 하구요.
그러나 CNN측은 ‘시민기자들의 경우 아이리포트닷컴에 글을 올릴 때 실명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변했네요. 또한 ‘반드시 실명으로 기사를 작성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락이 가능한 e메일 주소를 등록해야만 한다’구 하네요.
인터넷의 소통, 책임이 전제된 자유가 전제
‘근거없는 인터넷의 사채설 하나가 국민 스타 최진실을 자살로 몰고 갔다’는 비판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블로그의 허위기사가 멀쩡한 사람을 죽은 사람으로 만들고, 잘나가는 회사를 망하게도 할 수 있나 봅니다.
인터넷 세상은 정보의 바다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세대에 의한 여론 형성의 장입니다. 건전한 의견과 관심사가 모여 세상을 바꾸기도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악플과 허위 사실 주장으로 멀쩡한 사람의 인격과 한 회사를 파멸로 몰고가기도 합니다. 누리는 자유만큼 책임이 부여되지 않으면 또다른 죄악의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아들을 잃고 악플에 시달리다 외국으로 떠났던 임수경씨가 최근 마음의 안정을 찾고 귀국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들의 죽음을 저주한 악플러 중에는 현직 대학교수도 있었다는 사실이 생각났습니다.
인터넷이 제대로된 소통의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제대로 된 정보가 유통되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책임이 전제된 자유일 것입니다. 누구나 평등한 수평적 공간의 자유. 이만큼 발전한 민주주의를 지켜나갈 자유의 전제는 책임의식인 것 같습니다.
물론 공권력의 지나친 간섭으로 일상생활이 된 이메일이나 블로그 등에 대해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감시하고, 정부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하루 아침에 글이 날아가고 또한 법적인 책임을 묻는 그런 감시사회로 회귀한다는 것도 생각만 해도 소름끼치는 일이지만요. 2008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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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심장마비' 오보, 10대 소행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심장마비에 걸려 위독하다는 오보 기사는 10대 네티즌의 소행인 것으로 밝혀졌다.
23일(미국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3일 인터넷에 게재된 '스티브 잡스 심장마비' 오보 기사의 출처를 추적한 결과 10대 네티즌이 저지른 소행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이 네티즌은 미국 CNN이 운영하는 시민 저널리즘 사이트 '아이리포트(iReport)'에 "스티브 잡스가 심각한 심장마비에 걸려 응급실에 실려갔다"며 건강 이상설을 퍼트렸다.
이같은 소식에 애플 주가는 순식간에 5.4% 떨어지는 등 시장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그러나 애플측이 "(심장마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하고 나서면서 심장마비 소식은 거짓으로 밝혀졌고 애플 주가도 이내 회복됐다.
그러나 SEC는 오보 기사를 올린 10대 네티즌이 주가 조작을 통해 차익을 노렸는지를 규명할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