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상위의 천당, 항저우 서호에서 발길을 멈추다
‘상유천당 하유소항(上有天堂 下有蘇杭).’ 사람들은 저장성(浙江省)의 성도인 항저우(抗州)하면 으레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쑤저우(蘇州) 항저우가 있다’는 수식어를 떠올린다. 월나라 땅이었고, 남송의 수도로 중국의 6대 고도(古都) 가운데 하나인데다 중국의 10대 명승지 중 하나인 서호(西湖) 등 중국에서도 경관이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탓이다.
인민폐 1위안 배경 그림이 된 항저우의 서호
중국에는 서호가 36개 있는데 그 중 제일이 항저우의 서호다. 풍광이 아름다워 인민폐 1위안 지폐 후면에 전경이 당당히 실렸다. 항저우 서쪽에 자리잡은 서호는 첸탕강(錢塘江)이 황해로 흘러들어가기 전 고여 생긴 총면적 60㎢의 거대한 호수다. 동서 길이 3.2㎞, 남북 길이 2.8㎞, 둘레가 15㎞에 달한다. 이태백 소동파 백거이 그리고 중국 4대 미인의 하나인 서시 등으로 유명하다. 월나라 왕인 구차가 오나라왕인 구천에게 바쳐 월을 명망케 한 절세미녀 서시의 이름을 따서 서자호라고도 부른다.

서호는 삼면이 산으로 둘러 쌓여 있으며, 호수에는 소영주(小瀛洲), 호심정(湖心亭), 완공돈 (阮公墩) 등 3개의 섬이 떠있다. 서호는 안개가 끼었을 때나, 달 밝은 밤 또는 일출 때 가장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준다. 중국 정권 성립 후 황폐해진 서호를 무려 5년 동안 정비하고 호반의 별장 등을 정리, 대공원으로 건설했다.

항저우 관광의 백미는 유람선을 타고 서호와 그 둘레에 있는 명소들을 둘러본 후 육화탑( 六和塔)과 영은사(靈隱寺)를 둘러보는 것이다. 서호 10경은 소동파가 항주에 지사로 부임했을 때 쌓은 둑(제방)으로 사시사철 모두 아름답지만 이름에서도 추측할 수 있듯 봄날 새벽의 경치가 가장 절경이라는 소제춘요(蘇堤春曜), 넓이 400평방미터의 정원으로 호수 수면과 높이가 같아 평호(平湖)라는 이름이 붙여진 평호추월(平湖秋月), 버드나무 춤추듯 바람이 일렁일 때 원앙새 소리를 듣는다는 유랑문앙(柳浪聞鴦, 봄에 모란꽃을 보며 용정차를 마실 수 있는 운치있는 공원인 화항관어(花港觀魚) 등이다.

오나라의 왕 손권이 진을 쳤다는 오산(吳山)은 물론이거니와 오산의 꼭대기에 있는 황학루, 등왕각, 악양루와 함께 중국의 강남 4대 누각인 높이 41.6미터, 7층짜리 고건축물인 성황각(城隍閣)에 오르면 항저우의 경치를 조망할 수 있다. 좌측으로는 서호, 우측으로는 첸탕강이 눈에 들어온다. 2층에는 소동파, 백거이등 항주 역사에서 의미있는 인물 28명의 인물 조각상과 항주의 중요한 역사적 순간들을 묘사한 11개의 조각상이 전시되어 있다. 3층에는 찻집이 있다.
이 밖에 명나라 때 세워졌으나 왜구의 침략에 불에 타 탑신만 남을 것을 2002년 복구한 뇌봉탑에서도 서호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신탑(新塔)은 기초 부위를 보존하고 8각형과 5층으로 원탑의 형태를 재현했다.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하여 탑체에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등 현대식 시설을 갖추어 놓고 있다.

한국의 숨결 남은 김구 선생 유적지와 고려사
북송 때 지어진 육화탑은 첸탄강 북쪽 연안 월륜산에 위치해 강의 대역류를 막고자 하는 염원을 담았다. 전체 높이는 59.89m로 외관은 13층, 내부는 7층으로 나선형 계단을 이용하여 올라갈 수 있다. 중국 목조 건축 분야의 걸작으로 전국중점문물보호단위 중 하나로 지정되어 있다.
선종 10대 사찰 중의 하나인 영은사는 항주 서북쪽 비래봉 옆에 위치해 있다. 비래봉에는 10~14세기 경에 만들어진 석굴 조각품 330여 개가 산을 따라 조각되어 있다. 영은사는 1600여년 전 동진(東晉) 시대에 인도 승려 혜리(慧理)가 항저우에 왔다가 이곳 산의 기세가 매우 아름다워 “신선의 영이 이곳에 깃들어 있다”(仙靈所陰)고 말한 후 사찰을 짓고 이름을 영은(靈陰)이라 지었다.
서호관광에서 한국인의 숨결을 느껴보는 것도 빼놓을 수없는 볼거리다. 고려 때 대각국사 의천이 지은 고려사(高麗寺)는 절강성 최고봉인 서호 부근 천목산(1506m) 자리잡은 고찰이다. 의천이 혜인원(惠因院)으로 불렸던 이 사찰에 머물다가 귀국한 뒤 불경과 재정 지원을 한 불사를 기념, 항저우시 당국이 고려사 이름을 붙여 지난해 5월 공식 개관했다. 조계종 총무원이 이 일대 불교유적지에 대한 조사를 벌인 끝에 의천과의 인연에 착안, 중국내 한국불교의 교두보로 삼은 사찰의 의미를 갖는다.
임시정부의 대표이자 독립운동의 정신적 지주였던 김구 선생의 유적지도 있다. 항주 자싱(가흥)에 있는 김구 선생 피난처에는 당시 일본군이 들이닥칠 때를 대비해 건물 뒤 호숫가에 두었던 배가 아직도 보존되어 있다.

이 밖에 항조우만을 가로질러 육지와 육지를 연결한 다리 길이 36km에 이르는 세계 최장 길이의 항저우대교와 지난 9월 30일 개방한 첸탕강 신도시의 세계에서 제일 큰 베란다도 볼거리다. 

첸탕강(錢塘江) 체육관
룽징차와 중국 남자의 로망
따뜻한 기후와 많은 강수량 덕택에 항저우는 녹차의 최고급품으로 알려진 룽징차(龍井茶)를 비롯한 녹차의 재배지로 유명하다. 생산량도 전국 제일이다. 룽징은 서부 서산 봉황령(鳳凰領)에 위치한다. 깨끗하고 마르지 않은 샘물로 이름높다. 또한 뽕의 재배도 성하며 비단으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다. 비단박물관에서는 패션쇼도 볼 수 있다.
중국 제일의 명승지답게 항저우는 중국 남자의 로망을 대변한다. 중국 최고의 부호들은 “항저우에서는 돈 자랑을 하지 말라” 라고 할 정도로 서호 주변 거대 주택에 모여든다. 중국 남자들의 우스개 소리가 귀에 솔깃하다. 중국 남자가 바라는 최고의 로망은 ‘관직에서 퇴직하여, 쑤저우 출신의 여인과, 항저우에 집을 짓고, 광저우 음식을 먹으면서 인생을 마치는 것’이라는 것이다. 20081001
참고) 오는 26일부터 11월 1일까지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아이에스플러스코프(일간스포츠)와 항저우 인민정부가 공동 주최하는 항저우 월드e스포츠마스터스(항저우 마스터스)대회가 열린다. 기자도 25일 중국으로 출발해 26일 개막식을 취재한다.
기자는 2년 전 WEG라는 e스포츠 대회를 취재한 적이 있어 중국인의 e스포츠에 대한 열기를 실감한 적이 있다. 물론 워크래프트3와 카운터스트라이크 종목이 최고 인기고 스타크래프트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2년만에 열리는 마스터스에 참가하게 된 기자에게도 2년 전의 감독이 되살아나지만 최근 "WEG가 부활했다"며 중국을 비롯해 전세계 각 사이트마다 출전선수를 놓고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에 한마디로 전율을 느낀다. 더욱이 무료 관람 경기에 암표상이 나돈다고 하니 말해 무엇하랴.
위의 사진들은 지난번 아이에스플러스와 항조우 인민정부의 대회 조인식 때 취재하러 가서 내가 찍은 사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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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89년-05년까지 중국 전역을 누비며 시장 개척을 하던 중국 1세대로서 옛날 생각이 나네요.
특히 초입을 딴 용정차는 그야말로 차의 백미라고 할 수 있겠죠. 약 20여년 전에는 항주에서
금화시 까지 가는 길이 비 포장이어서 참 힘들게 다녔는데 아마 지금은 고속도로가 잘 뚤려 있겠죠...
감사합니다. 항저우는 정말 가서 살고 싶은 도시입니다. 깨끗하고 범죄없고 아름답고 또한 볼거리 많고 정감이 넘치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