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마스터스, 4000만 중국 신세대 홀리다
80년대 이후 세대 바링허우 열광, 개막 2000만명 홈피 방문
 


항저우 마스터스가 중국 4000만명 '바링허우'의 마음을 빼앗았습니다.

바링허우(80后)는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중국 경제·소비의 중심세대를 말합니다. 소비 패턴을 주도하고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세대지요. 2억 6000여명으로 추산되는 바링허우 중 게임을 즐기는 숫자는 약 4000만명. '중국을 잡으려면 바링허우의 마음을 잡아라'는 말이 나돌 정도입니다.

지난 26일 항저우 사범대학 예술센터에서 개막한 '월드 e스포츠 마스터스 2008'(일간스포츠-항저우시 공동 주최·이하 항저우 마스터스)은 바로 4000만 바링허우들의 마음을 읽을만한 바로미터입니다.

기자는 현장에서 그 열기를 똑똑히 보았습니다. 베이징에서 이 대회를 보기 위해 현지로 달려오는가 하면 전국 6만개 PC방(총 PC 약 1200만대)에서 처음 부팅하면 보이는 게 바로 항저우 마스터스 인터페이스였습니다.

놀라운 건 개막식날 중국 공식 홈페이지(www.wem2008.com)는 무려 2000만 건의 페이지뷰를 기록했다는 것이죠. 서버가 다운될 정도여서 서버를 5배로 증설했습니다. 또한 평일인 개막 이틀째와 사흘째에도 800여만 건의 방문자 수를 이어가는 것을 보니 입이 떡 벌어질 수밖에요.

미국을 비롯, 중국의 e스포츠 및 포털에서도 항저우 마스터스는 연일 뜨거운 화제가 되었습니다. 중국 최대 포털 시나닷컴은 화면 맨 위에 항저우 마스터스 생중계 시간을 공지했습니다. 또 중국 제1의 e스포츠 커뮤니티 pc게임스와 2위 리플레이스닷넷은 연일 관련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최대 e스포츠 온라인 매체인 갓프랙(Gotfrag)과 독일의 리드모어 등도 속보 경쟁에 뛰어드는 등 20여명의 각국 기자들이 기자실을 들락거렸습니다.

특히 개막식과 카운터스트라이크(이하 카스) 결승, 워크래프트3(워3) 결승 티켓은 대회 시작 전에 동이 났습니다. 경기장이 14개 대학 17만명이 몰려 있는 항저우시 하사 경제지구 내 항저우 사범대학이라는 이점도 많이 작용한 것 같습니다. 평일에도 워3의 경우 만원에 가까운 95%의 관객 입장를 기록했고, 카스의 경우 80%를 상회했습니다. 


현장을 취재하는 해외 기자들도 대회 열기에 놀라는 표정이었습니다. 마크 체벤 미국 갓프랙 기자는 “지금까지 중국에서 벌어졌던 대회 중 2006년 WEG(월드e스포츠 게임)가 최고였다. 하지만 항저우에서 11개국 48명의 톱클래스가 참가한 마스터스가 2006년 열기를 뛰어넘고 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WEG의 경우 온라인 누적 시청자 6700만 명을 기록한 바 있죠. 그리고 중국 e스포츠팬들의 조사를 통해 역대 최고 대회로 하나의 전설이 되어왔던 대회입니다.

이 와중에 장재호·박준 등 글로벌 한국 스타에 대한 중국 팬들의 반응이  광적이어서 화제에 올랐습니다. 특히 워3 종목에서는 어느 상대든지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다'는 '안드로 장' 장재호의 인기는 폭발적이었습니다.

그가 등장할 때마다 “Moon(장재호의 닉네임)”을 목청 터져라 외치고, 경기장 밖에서 열린 팬사인회에는 중국 팬 500여 명이 몰려들어 200m가 넘는 장사진을 이루곤 했습니다. 하얀 티셔츠를 가져와 옷에 사인을 받아가고 기념사진을 찍는 등 움직일 때마다 일거수 일투족 관심대상이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중국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프로게이머인 장재호. 그가 입장할 때 그의 아이디 "Moon"을 외치는 팬들의 함성이 절정에 달했다.



장재호는 '중국 영웅' 리샤오펑과 '한국인 킬러' 그루비를 꺾으며 3연승 파죽지세로 가뿐히 4강에 올랐지만 준결승에서 왕슈엔(아이디 infi)에게 0-2로 지더니 천적인 마뉴엘 쉔카이젠(아이디 그루비)에게도 1-2로 패해 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습니다.

중국 팬들에게 “리샤오펑과 장재호 중 누구랑 사인회를 갖고 싶으냐”고 물으면 거리낌없이 장재호를 선택했을 정도인 중국 팬들도 통한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중국 팬들은 장재호의 패배에 "Moon이 질 줄 몰랐다”며 장재호 쇼크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현장에 있는 어떤 팬들은 “세기의 대 반전이 한순간에 벌어졌다”고 절망했고, 또다른 팬들은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며 경기 결과를 의심하기도 했습니다.

장재호가 글로벌 e스포츠 팬에 의해 누구보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되었던 터라 '장재호 중국 징크스'를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장재호는 지난 2006년 WEG 마스터스 4강에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한 후 4위에 머물러, 이번에도 그 때의 상황을 재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번에도 4위에 머무르고 말았네요.

현장에서 만난 예웨이칭(20·항저우전자과기대학)은 “Moon(장재호 선수의 닉네임)을 열렬이 응원했으나, 왕슈엔이 이기게 될 줄은 몰랐다. 2-0이라는 점수는 말도 안 된다.”며, “Moon이 결승에 진출 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으나, 패배해서 처참한 심정이다. 그래도 Moon은 워3의 영웅이다. 다음에는 꼭 이길 것이라 확신한다” 고 4강 경기에 대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중국 제 2위 e스포츠 온라인 매체인 리플레이스닷넷의 항저우 마스터스 보도


지난 26일 개막된 항저우 마스터스가 내일(11월 1일) 대단원의 막을 내리네요. 저는 개막식 취재를 위해 26일 항저우에 갔다가 28일 오후에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2007~2008 시즌 세계 대회 우승·준우승팀 및 선수 가운데 카스 8팀과 워3의 8명만 초대되어 벌인 세계 최고수 프로게이머들의 축제인 항저우 마스터스를 떠올리면 입추의 여지없이 들어찬 1400여명의 팬들의 환호성과 열광적인 글로벌 유저들의 반응, 항저우의 아름다운 호수 서호와 내로라하는 선수들의 경기 모습입니다.

카스에선 세계 랭킹 1위인 프나틱(스웨덴)을 비롯해 e스트로(한국)·SK게이밍(스웨덴)·마우스스포츠(독일)·mYm(폴란드)·mTw.AMD(덴마크)·드래곤(중국)·wNv.CN(중국) 등 세계 최강 팀이 참가했습니다.
워3 종목에는 '안드로 장' 장재호(닉네임 Moon)를 필두로 한국인 킬러로 통하는 마누엘 쉔카이젠(Grubby·네덜란드), 중국의 영웅 리샤오펑(Sky), 쩡저우(TeD·중국)·메를로 유안(ToD·프랑스)·장두섭(WhO·한국)·박준(Lyn·한국)·왕슈엔(infi·중국)이 선수로 뛰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월드e스포츠마스터스 경기장에서 응원하고 있는 팬들의 모습

그 이름만으로 전세계 e스포츠 팬을 설레게 했던 최고수들의 게임 축제, 중국 항저우을 넘어 세계 게임팬들을 녹인 항저우의 낮과 밤들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습니다. 20081030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08/10/31 16:57 2008/10/31 16:57

트랙백 주소 :: http://isblog.joins.com/espot/trackback/42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