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서 문학상 탄 신경숙 ‘외딴 방’에 대한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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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엄마를 부탁해’로 엄마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소설가 신경숙의 ‘외딴방’이 이역만리 프랑스 독자를 움직였습니다. 지난해 11월 출간한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는 약 6개월 만에 70만 부나 팔렸지요. 지난해말 프랑스 필립 피키에 출판사에서 출간된 ‘외딴방’(1999)도 10년만에 다시 주목을 받아 국내외 ‘쌍끌이 인기’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 비평가와 기자가 제정한 ‘주목받지 못한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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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 방’은 최근 프랑스에서 비평가와 기자들이 제정한 ‘주목받지 못한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29일 한국문학번역원(원장 김주연)에 따르면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이 문학상은 뛰어난 작품성에 비해 언론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숨은 걸작'에 주는 상입니다.

정통 문학상의 관료주의에 반발한 평론가들과 주요 언론 문학기자들이 모여 제정한, 다소 기존 문단의 양심을 건드리는 그런 상인 셈입니다. 이 상은 매년 프랑스 작품 1편과 외국 작품 1편에 수여된다고 합니다. 올해에는 ‘외딴 방’이 프랑스 작가 도미니크 코닐의 작품과 함께 나란히 수상작으로 선정됐습니다.



▶ 에르노+졸라+프루스트를 하나로 엮어

심사위원들은 ‘외딴 방’의 열정적 감수성에 큰 점수를 주었습니다. 그들은 “아니 에르노의 자전적 소설, 프루스트의 소설, 에밀 졸라 작품 속 노동자들의 서사시를 한데 엮는다는 것은 너무나도 방대해 불가능에 가까워보인다. 그러나 신경숙은 놀라운 힘과 열정적 감수성으로, 그러면서도 무겁지 않은 필치로 이 모든 것을 녹여냈다”고 평가했습니다.

수상 이유로는 “이 작품은 한국사회 전반과 노동자들의 삶뿐 아니라 자신의 가족과 인생에 대한 폭넓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녀는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의 탄생, 노동자들의 삶, 여성의 권리 그리고 작가 자신의 성장기에 대한 놀라운 작품을 선보였다”였습니다.


1963년생의 눈부신 광채와 질투

신경숙은 1963년생입니다. 그의 경력은 독특합니다. 고향인 정읍에서 상경해 70년대 말 구로공단에 취직했고, 밤에는 영등포여고 야간학부를 다녔습니다. 그는 거기서 평생 문학의 길을 가게 한 담임 선생을 만났다고 했고. 자신의 삶을 비쳐보는 거울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을 몇 번이고 노트에 베껴쓰기를 했다고 나중에 고백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후에 늦깎이로 서울예전(현 서울예대 문학창작과)에 입학했습니다. 그때 만난 스승이 ‘광장’의 작가 최인훈과 시인 오규원 등입니다. 황인숙-허수경 시인 등이 이때 만난 친구들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독신으로 지내다 문학평론가이자 시인인 남진우와 결혼했지요.

독자들은 그의  ‘풍금이 있던 자리’가 보여주었던 눈부신 감수성, 문학적 광채를 얘기하는가 하면 오랫동안 문학소녀적인 주관적인 문장이라며 질투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자신의 노동자 경험과 오빠의 정치수배 이야기 그리고 고향 이야기가 배인 ‘외딴 방’에 대해서는 더 많이 외면했던 것 같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 어머니를 엄마로 바꾸자 소설 술술

최근 베스트셀러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엄마를 부탁해’에 대한 재미있는 작업과정에 대해 지인으로부터 들었습니다. 고향에서 떠나올 때의 어머니 모습을 떠올리며 ‘내가 언젠가 작가가 되면 저 모습을 쓰겠다’고 결심했고, 오랫동안 이 화두와 싸워왔는데 첫문장이 풀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머니’를 ‘엄마’로 바꾸자 술술 소설이 풀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엄마로 되살아난 어머니는 ‘서울역에서 실종된 엄마의 흔적을 자식들과 남편, 엄마 본인의 시선으로 추적’하는 스토리로 재탄생하며 대중의 눈물샘을 자극하게 되었습니다. 불황이나 어려울 때 가족을 찾는 것이 출판코드라는 점도 작용한 것이지요.

이 작가가 항상 놓치지 않는 것은 가족입니다. ‘풍금이 있던 자리’는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젊은 여성이 자기 집안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이나, '외딴 방'에서 보여주었던 구로공단의 추억과 수배중인 오빠, 그리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은 시대의 벽화에 다름아닙니다. 둘 다 90년대 말 문단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던 게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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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신경숙에게는 따라다니던 몇가지 진단서가 있었습니다. 소녀적 감수성이라는 말과 눈부신 문장의 광채 등이 그것입니다. 그의 '풍금'은 과도하게 사회소설에 경도되었던 현실에 문체미학이라는 말을 쏟아내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외딴 방’ 또한 순수문학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작가의 현실 개입이라며 적잖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 저기서 혹평하거나 무관심했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특히 프랑스에 유학 갔다온 박철화 같은 이는 ‘소녀투’라며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던 것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는 생전의 문학평론가 김현이 아꼈던 이라 더욱 기이하고 안타까웠죠. 

▶ 상금은 1000유로, 원작자와 번역가 반반

그의 ‘외딴 방’은 한국문학번역원이 시행하는 ‘2005 한국의 책’ 사업을 통해 번역되었습니다. 지난해말 프랑스 필립 피키에 출판사에서 출간되었죠. 상금은 1000 유로입니다. 원작가와 번역가에게 반반씩 주어집니다.

저는 사실 문체로 독자를 매혹하는 가장 강력한 예로 신경숙의 ‘풍경이 있던 자리’와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을 꼽곤합니다. 전혀 이질적인 두 작가가 사실은 가족이나 노동, 사회와 인간을 보는 눈에 있어서 많이 닮아있다는 것도요.

참, 왜 나는 오랜만에 신경숙을 이야기하고 있을까요. 그의 ‘외딴 방’이 실질적으로 내가 읽은 그의 마지막 소설인데두요. ‘엄마를 부탁해’는커녕 ‘바이올렛’이나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리진’ 등은 읽어보지도 않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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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굳이 말하자면 60년대 동시대의 인물이라서? 아니 변함없이 문학 밖으로 나서지 않고 진화시키는 모습이 좋아서? 어쨌든 나와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훼손되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살아있다는 것이 소중합니다. 모처럼 그가 70년대 말 구로공단 근처 어느 조그만 방에서 느꼈던 고독과 상처, 충격과 슬픔에 대해 떠올려봤습니다. 그리고 풍금을 읽던 시절도요.
나도 벌써 늙어버렸네요. 추억을 떠올리며 말하는 것은 환갑 이후의 삶인데 말이지요. 
2009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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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30 05:34 2009/05/30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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