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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29박명기엄친아…아륀지…똥덩어리, 유행어로 본 2008년
  2. 2008/12/04박명기만화로 재탄생한 일본 천년 로맨스 '겐지이야기'(2)
 엄친아…아륀지…똥덩어리, 유행어로 본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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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똥덩어리"라는 유행어를 낳은 김명민.



한 해가 지나면서 새삼스레 무자년(戊子年)을 풍미한 많은 유행어들이 떠오릅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완벽한 조건의 인물을 상징하는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와 오바마 대통령을  상징하는 버락스타(버락 오바마 스타)네요. 그리고 강마에의 ‘똥덩어리’와 달인의 “OO해 봤어요? 안 해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도 생각나네요. 여기에 더해 아륀지와 고소영, ‘누가 그랬을까?’ ‘왜 이래? 아마추어 같이’ ‘~뿐이고’ 등 각 분야에서 많은 유행어들이 속출, 적잖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 완벽한 조건의 인물, 엄친아

네티즌들로부터 자연스레 만들어져 퍼져나간 ‘엄친아’는 엄마 친구 아들의 준말로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완벽한 조건의 인물’을 가리킵니다. 여기서 파생된 다른 말이 ‘엄친딸(엄마 친구 딸)’ ‘부친남(부인 친구 남편)’ 등이 있지요.

이에 대한 해석은 두 가지로 엇갈립니다. 엄친아가 열폭(열등감 폭발)의 한 모습으로 볼 수도 있지만 학벌과 외모 등 조건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사회적 기준을 비꼰다는 것이죠.

그런가하면 베이징 올림픽에서 환상의 윙크를 선보인 배드민턴의 이용대는 ‘완소 동생’(완전히 소중한 동생)이라는 말을 만들어냈습니다.

베이징올림픽은 한국이 종합 7위로 선전하면서 행복한 유행어 공장이기도 했습니다. 유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최민호의 기술은 ‘업어치기’가 아니라 ‘딱지치기’로 불렸고, 역도의 장미란은 ‘피오나 공주’ 등의 별명을 얻었죠. 하지만 축구는 8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축구장에 물 채워라. 박태환 수영하게” “얼려라. 연아 피겨 타게” “골대는 놔둬라. 장미란이 뽑아버리게” 등 조롱성 패러디의 대상으로 전락하기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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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락 스타, 님 좀 짱인듯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대통령 오바마가 탄생하자 그의 인기를 뜻한 ‘버락스타’란 신조어도 생겨났습니다. 오바마 관련 신조어는 ‘버락스타’ 외에도 수십 가지가 만들어졌습니다.

술자리의 건배사도 버락하고 선창하면 “화내지마”, 오바마 하면 “오버하지마”로 후창하는 새로운 모습도 나타났습니다. 부시 정권이 독선적이고 오버했다는 평이 차분한 이미지의 오바마에 이어지는 것이었던 셈입니다. 네티즌들은 “오바마, 님 좀 짱인듯” 같은 말로 그의 당선을 축하하기도 했습니다.

자칭 '꽃노털 옵하(꽃미남 노인 오빠)'인 소설가 이외수 신드롬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동안 괴짜 소설가로만 알려졌던 그가 에세이 '하악하악'을 9개월만에 50만부나 팔아치웠고, '무릎팍 도사' 시트콤 '크크섬의 비밀'에 출연하며 인터넷에서의 맹활약에 이어 TV까지 활동 반경을 넓혀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눈화(누나)’ ‘옵하(오빠)’ ‘초큼(조금)’ 등도 올해 인터넷에서 사랑받은 신조어였습니다.

■ “똥덩어리”에 미세스문이 뿔났다

여러 드라마들도 많은 유행어를 낳았습니다. 드라마 제목 ‘엄마가 뿔났다’는 ‘~가 뿔났다’로 패러디되며 인기를 모았습니다. 특히 ‘엄마가 뿔났다’에 출연한 장미희의 언제 어떻게 변할 줄 모르는 왕비 캐릭터가 인기를 끌면서 그가 드라마에서 자주 하던 대사 “미세스 문~”도 단박에 유행어가 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는 불멸의 이순신에서 이순신역으로 열연하며 최고 연기자의 반열에 오른 김명민이 괴팍한 천재 지휘자로 등장해, “똥덩어리”를 연발 네티즌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마이스트로 강마에는 첼리스트 정희연에게 “연습도 안 해와, 음도 못 맞춰, 근데 음대 나왔다, 자만심은 있어. 연주도 꼭 오케스트라에서 해야 돼! 이거 어쩌나, 욕심두 많네? 아줌마 같은 사람들을 세상에서 뭐라 그러는 줄 알아요? 똥! 덩! 어! 리!”라고 독설을 퍼붓습니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만큼 모욕적인 말이지만 극중 정희연의 닫힌 의식을 깨게 만드는 결정적 계기가 됩니다. 준비도 되지 않은 채 자신이 원하는 것만 취하려는 이 시대의 모든 이기적인 인간들에게 울리는 경종이었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 “난~ 유행어를 만들었을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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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 특히 개그계에서 유행어와 신조어가 넘쳤났습니다. 개그콘서트에서 왕비호(비호감)로 분장하고 나온 윤형빈은 “누~구?”를 통해 톱스타의 권위에 대해 독설로 무장, 안티를 자처하며 웃음을 얻었습니다. 내로라하는 가수 서태지, 배우 장동건, 그룹 동방신기-빅뱅도 피해갈 수가 없었죠. 그런가 하면 개그콘선트 달인 코너에서 김병만의 “16년 동안~”과 “OO해 봤어요? 안 해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등도 화제 유행어로 인기를 끌었죠. 

개그콘서트 봉숭아학당 코너에서 안상태(사진)가 어눌하고 애절하게 외친 “난, ~할 뿐이고”는 하반기 최대 유행어로 등극했습니다. 난처한 상황에 빠지면 엄마를 찾는 안상태 특파원 캐릭터는 어려운 경제상황과 맞물려 댓글놀이와 각자 난감한 처지를 만들어내는 ‘안상태 기자 놀이’로 확산됐습니다. 안상태 자신을 4년 만에 슬럼프에서 끌어올린 이 유행어는 되는 일도 하나 없고 빠져 나오려 발버둥칠수록 깊은 수렁으로 빨려 들어가는 무기력한 모습을 희화화한,  “상황의 절실함의 표현”이라는 해석이 그럴듯합니다.


■ 아륀지와 고소영, 누가 그랬을까

MB정부도 많은 유행어를 낳았습니다. 출발부터 체면을 구기게 만든 유행어는 아륀지와 고소영이 대표적입니다. 올해 초 새 정부의 밑그림을 그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당시 이경숙 인수위원장은  “미국 가서 오렌지 달라고 했더니 못 알아들어 ‘아륀지’라고 했더니 알아듣더라”라고 말했습니다. 가뜩이나 영어 몰입교육에 대한 논란이 커지던 상황에서 네티즌의 몰매를 맞고 말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새 내각이 꾸려지기 시작하면서 인적 구성의 편향성을 꼬집는 ‘고소영’(고려대ㆍ소망교회ㆍ영남출신의 득세를 비꼼), ‘강부자’(강남 땅부자), ‘S라인’(서울시청 출신) 등이 ‘정권’ 앞에 나붙어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땅 투기 의혹에 대한 장관 후보자의 해명인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할 뿐, 투기는 아니다”는 말도 대히트했죠.

개그콘서트에서 황회장, 소비자 고발의 황PD로 맹활약한 황현희의 유행어처럼 “누가 그랬을까?” “왜 이래? 아마추어 같이”가 절로 떠오를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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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 프리스톤테일2(예당온라인)의 홍보대사인 손담비. 



■ 내가 미쳤어, 니가 아니면 싫어

가요계에서는 아주 직설적인 가사를 담은 노래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원더걸스의 “Nobody But you, 다른 사람은 싫어, 니가 아니면 싫어”(노바디)는 복고풍의 댄스와 섹시한 이미지를 결합해 인기를 모았습니다.

빅뱅의 멤버인 태양의 “내가 바람펴도 너는 절대 피지마”(나만 바라봐)라고 노래했고, 손담비는 더이상 앉는 도구가 아니라 이성을 유혹하는 도구임을 온몸으로 보여준 손담비표 의자로 의자춤을 선보이며 “내가 미쳤어, 정말 미쳤어”(미쳤어) 등을 외쳐 젊은 세대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자기 감정에 솔직한 요즘 세대를 가사로 반영한 셈이라는 것이죠.

물론 자신에 대한 소문을 해명한다고 직접 기자회견장에 나선 나훈아가 “제가 내려서 5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아니면 믿으시겠습니까?”라며 지퍼를 내리려고 했던 퍼포먼스도 한 동안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유행어가 되었죠.


올 한해가 길고 긴 불황의 시작이라고들 하네요. 게임-e스포츠계 10대 뉴스 기사를 쓰면서 아닌게 아니라 내년에는 굉장히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올 초 최고 인기 CF송이 “생각대로 하면 되고”라는 되고송이었는데, 새 정부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맞물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연말에 와선 “난 취직 안될 뿐이고...” “난 월급 삭감됐을 뿐이고” “경제한파 돈없는 서민들만 억울할 뿐이고” 라는 말이 쏟아져 나오듯 희망이 어느새 가출해버린 느낌입니다.

저는 취업대란 입시대란 자금난 등 힘든 많은 사람들에게 “내힘들다”를 거꾸로 해보라고 합니다. 되고송과 같은 희망을 담은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뒤집는 역설과 반전의 미학쯤 될까요. “다들 힘네”세요. 2008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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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9 10:32 2008/12/29 10:32

만화가 된 일본 불후의 명작 ‘겐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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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겐지이야기를 아시는지요. 흔히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라고 하지요. 1008년 처음 간행되었으니 올해가 딱 천년이 되는 해네요.

겐지이야기는 무라사키 시키부라는 궁녀가 쓴 54권으로 이루어진 장편소설입니다. 3대에 걸쳐 70년 동안에 전개되는 방대한 소설로 서정적인 문체, 인간의 내면과 사회에 숨어 있는 진실을 포착하는 비판 정신등으로 수많은 일본 고전 작품 중에서도 천년 동안을 사랑받고 읽혀왔습니다. 명실상부한 일본을 대표하는 고전의 최고봉이지요.  

제가 아는 한 고전(古典)이란 ‘세월을 이겨내고 오랫동안 살아남은 작품’들이지요. 그리고 그 책을 통해 아직도 먹고 사는 사람이 많은 책이겠지요. 수많은 논문도 나오고 해설집도 나오고 심지어는 만화로까지 나오는 것들 말이지요.

제가 겐지이야기를 알게 된 것은, 아니 그 명성을 들은 지는 20여년 전 어렴풋이 나름 '문청'이라던 대학 시절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읽어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최근 우연한 기회에 만화로 된 겐지이야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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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녀가 쓴 54권짜리 장편소설

제가 읽은 만화는 ‘겐지이야기-아사키 유메미시’(극화 야마토 와키, 번역 이길진, AK커뮤니케이션즈) 1권이었습니다. 하지만 만화를 이야기하기 전에 소설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만화는 물론 1권이니까 천황의 아들로 태어나 신하계급으로 격하된 주인공 겐지의 그 일족의 사랑과 고뇌, 귀족사회의 암투와 갈등, 이상과 현실 사이의 모순 등이 서서히 등장하는 스타트지요.

그렇다면 왜 이런 사랑이야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1000년 동안이나 파고들까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역시 꽃미남이 인기를 끄나 봅니다. 더욱이 천황의 아들이라는 특출한 출신 성분에 수려한 용모와 다재다능한 재능을 가진 영웅적인 꽃미남이라면 어느 누가 내버려 둘까요. 그리고 그 자신이 사랑의 화신이라면요.

소설 속에는 겐지의 애정편력은 평생동안, 70년 넘게 이어진다고 합니다. 미녀, 추녀, 사랑스러운 여자, 영리한 여자, 악령이 되어 나타나는 원한의 여자, 노파 등 넓고 넓은 오지랖을 자랑합니다. 심지어 자기 의붓 어머니와도 정을 통해 아들을 낳습니다.

겐지이야기는 일본 문학의 기원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기념비적인 소설입니다. 우아하고 섬세한 일본 정서와 미의식이 함축되어 있어 노나 가부키등 전통 연극, 공예, 음악, 무대 예술, 만화 등 오늘날 일본 문화의 상징으로 숨쉬고 있다고 합니다.

난해한 문장으로 구성된 당시의 소설은 현대작가들이 알기 쉬운 문체로 재현해 많은 작품이 나와 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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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토 와키의 만화 속 그림들

--교토에만 10여차례 방문, 발로 그린 겐지이야기

일본에는 ‘겐지 이야기’를 만화한 작품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특히 제가 번역본으로 읽은 강담사에서 나온 ‘겐지이야기-아사키 유메미시’가 유명하다고 하네요.

일본 중견 여류만화가인 야마토 와키가 극화를 했고, 아마도 여성 특유의 아름답고 섬세한 묘사와 철저한 고증을 통해 거의 완벽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헤이안 시대의 모습을 재현시켰기 때문인 것 같네요. 이 만화는 현재 1700만권이 팔렸다고 하네요.

야마토 와키가 원작이 있는 고전을 작화하는데 겪어야 했던 가장 큰 고민은 뭐였을까요. 아마도 살아본 적이 없는 시대의 공간 속으로 빠져들어가 완성해야 하는 그림의 세세한 부분이 아니었을까요. 최근 불멸의 이순신이라는 드라마가 일본인들에 의해 주인공 뒤의 병풍이 근대의 것이라는 지적을 받는 수모(?)를 당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니 만화가는 1000년 전의 건물과 실내, 가구를 그리기 위해 실물이 없는 시대와 말을 걸고 또 걸었겠지요. 천년의 사랑이야기에 연애하듯 또한 만화로 사랑을 쏟아낸 것이지요.

만화가는 이렇게 털어놓았습니다. “맨 먼저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그림의 디테일이었습니다. 배경의 건물이나 실내, 가구 들이 현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그 당시 여자의 옷소매가 얼마나 넓은지 알 수 없지 않겠어요? 문장에서도 방의 칸막이, 발 등으로만 서술되어 있는 것이 실제 모양을 조사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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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 필독도서로 읽히는 만화 ‘겐지이야기'

야마토 와키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믿을만한 자료를 구하고 불분명한 것은 연구자의 자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헤이안 시대의 수도였던 교토에도 10여 번이니 찾아가 현지 취재를 했구요, 또 작품과 관련이 있는 신사는 모두 찾아보았고 박물관에도 가서 자료를 열람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원고지 한 장 한 장 마다 철저한 고증정신이 깃들여 있는 셈이지요. 소설에서는 문장으로만 서술되어 있어 이해하기 어려운 당시의 시대상과 인물의 모습을 우리는 그림으로 통해 생생하게 더듬어주는 작가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요.

이처럼 땀과 정성으로 태어난 작품이어서인지 이 겐지이야기-아사키유메미시는 특히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각 학교에서 교사들이 너도나도 필독도서로 추천하고 있어서이고 또 이 작품이 시험에도 자주 출제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내년 1월부터는 겐지이야기 탄생 1000년을 기념해 후지TV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다는 소식도 들리네요. 일본에서는 워낙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보니 내년 1월부터는 ‘겐지이야기-천년기’라는 이름으로 후지TV 노미타미나에서 TV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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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의 책꽂이에 꽂힌 만화 겐지이야기

--야마토 와키의 만화체의 매력은? 

만화에도 소설의 문체처럼 만화체가 있는 것이라면 저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허영만체와 이현세체, 그리고 고행석체와 고우영체, 그리고 여성작가로서의 김혜린과 황미나체 등으로 나누고 싶습니다. 일본 만화가로는 ‘바벨2세’의 요코야마 미쯔데루나 ‘아톰’의 데츠카 오사무, ‘몬스터’ ‘20세기 소년’의 우라사와 나오키 정도에 익숙한 사람입니다. 물론 전문가가 아니라서 끝없이 분화되는 만화의 장르와 질감에 대해서 미숙한 잣대를 들이댈 따름입니다.

우선 이 만화는 여성적인 터치와 감성이 따스하게 묻어나는 전통적인 순정만화체를 닮았습니다. 거기다 스케일이 크고 역사에 대한 고증을 통한 문학적 해석력이 곁들여져 대서사시로 완성해냈다는 느낌입니다. 문학성과 극화성이 결합돼 기본적인 로맨스 만화의 한 정점을 이루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겐지가 자기 의붓 어머니와도 정을 통할 정도로 ‘여성에게서 어머니상을 찾는’ 마더콤플렉스를 지녔으면서도 자각하지 못한다는 해석을 통해 외롭지만 애교많은 꽃미남을 잘 표현하고 있는 듯합니다. 만화 속의 주인공과 인물들은 궁중 속의 무대 장치에 맞춰 화려환 의상과 표정, 행동양식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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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사와 사오키의 만화 '20세기 소년'

언젠가 일본의 고서점가에 가서 입이 딱 벌어지도록 놀란 적이 있습니다. 학습만화에서 과학, 괴기, 탐정, 역사, 그렇게 많은 장르의 만화가 나와있다는 것이 부럽고, 모든 예술은 역시 스토리텔링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영화와 애니메이션, 만화, 소설, 게임이 컨버전스하는 일본은 역시 선진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인의 문화적 자질이 결코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게임과 IT를 담당하면서 관계자들에게 늘 하는 소리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콘텐트고 핵심은 스토리텔링이다. 그게 바로 문화산업을 키우는 가장 중요한 힘이다"라는 것입니다. 영국의 톨킨을 비롯한 환상문학이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로 이어졌고, 일본의 섬문화가 2002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한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으로 이어졌듯이 한국에서도 이제 스토리텔링 산업을 키워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적어도 몬스터나 20세기 소년 같은 좋은 만화를 보려면요.  
아참, 출판사 측에 2권은 언제 나오는가 궁금해서 물어보니 매달 20일에 나온다고 하네요. 12월은 20일이 토요일이라 22일에 나온다구요. 전 10권을 다 읽게 되었을 때 1000년 전 일본의 궁중 로맨스에 대한 풍습과 이해에 한발짝이라도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네요. 200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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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4 11:53 2008/12/04 1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