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용산 e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CJ와 MBC게임의 경기를 마치고 용산역 근처 중앙대병원 건너편에 있는 CJ엔투스 숙소를 찾았다.
서래마을에서 이사온 지 얼마되지 않아 건물도 깨끗하고 실내도 정갈했다. 빗속으로 푸르른 기운을 머금은 나무들이 빚어내는 창가의 뷰도 훌륭했다.
임요환 경기 TV로 보다가 게이머 결심
아는 얼굴들, MSL 32강을 치르러 가는 본좌 마재윤 등이 인사했다. 조규남 감독도 김정우도 좀 전의 패배에 대한 아쉬움이 완전히 풀어진 것 같지는 않았다.
김정우는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91년생의 10대다 (사실을 고백하면 여고 2년 생인 내 딸은 92년생이다. 가장 곤혹스런 인터뷰는 바로 이런 경우다.재작년인가 원더걸스가 뜨기 전 인터뷰를 하다가 소희가 92년 생이라는 말에 그것 참 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CJ선수들이 대개 조용한 편이지만 그에겐 10대 다운 수줍음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자신감만은 한여름의 땡볕처럼 뜨겁게 달아올랐다.
“임요환 선수 경기를 TV로 보다가 선수가 되어보고 싶어졌어요.” 그 나이 또래의 아해(?)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임요환-이윤열-마재윤이 프로게이머 지망의 역할 모델이다.
그는 어렸을 때 수학을 잘했다. 부모님은 공부를 계속하기를 바랐다. 그래서 프로게이머가 되는 것을 반대했다. 지금은 인정한다. “최고가 되어 용인에서 사업을 하시는 아버지께 보여주고 싶다”.
강호 고수를 다 꺾어본 매정우의 남은 목표는 김택용
그의 별명은 매정우다. 눈빛이 매를 닮아서 팬들이 붙여주었다. 그는 15연승을 기록하는 동안 날고 기는 강호의 고수를 죄다 꺾었다. 이영호(KT)난 이제동(화승) 등 우승을 맛본 적이 있는 챔피언 홀더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가 아직 꺾어보지 못한 고수는 김택용(SK텔레콤). “김택용 선수는 까다롭다. 그러나 꼭 꺾고 싶다.” 김택용에게 패한 이후 15연승이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매눈 속엔 갈망이 담겨 있다.
그가 이 말을 토해내는 순간이 극적이다. 20일 오후 김정우의 기록이 깨지던 2시 20분 이후 다시 20여분만에 김택용이 홍진호에게 패하는 쇼킹한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김정우는 용산에서 김택용은 문래동에서 같은 날 경기가 있었다. 한쪽은 연승 대기록 수립이 좌절되었고, 한쪽은 2년만에 승리를 거둔 홍진호의 제물이 되는 파란이 일었다. 김택용은 누가 뭐래도 당대 최고의 프로토스다. 그리고 저그에 강하다고 알려져 있어 경기 전 대부분의 팬들은 그의 승리를 확언(?
)했다. 누구나 김정우의 대기록 수립을 의심하지 않은 것처럼.

스타리그에서 이영호와 이제동과 죽음의 조?
그는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잠을 잔다. 가장 어려운 것은 숙소생활에 매달리다 보니 대인관계가 부족해지는 점. CJ에서는 경기가 없는 날 영화도 보고, 놀이공원도 간다. 때론 박물관에 가서 부족한 것을 메우기도 한다. 그러나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없는 점은 여전히 불편하다.
그에게는 이제 24일 스타리그 개막전이 기다리고 있다. 그는 조지명식에서 겁도 없이, 아니 주저하지 않고 당대 최고 테란 이영호(KT)를 지명했다. 지난해 3월, 15세 8개월 10일의 최연소 나이로 바로 이 대회의 스타리그를 거머쥔 최강 포스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물리고 물리는 것은 또 있다. 그가 이영호를 지명하자 이번에는 양대 리그 우승자인 ‘폭군’ 이제동이 김정우를 지명했기 때문이다. 나머지 한명도 쉽지 않은 상대인 박명수(KT)다. 이 중에 둘은 탈락할 운명이다.
그는 “일부러 이영호를 지명했다. 몇 번 이긴 적이 있다. 이제동 또한 이긴 기록이 있다. 둘 다 자신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결코 쉽게 물러서지 않을 자신감. 그리고 배짱과 오기를 보면서 김정우가 당대 최고들을 누르고 천하를 호령할 날이 멀지 않았음을 느끼는 것은 너무 성급한 것일까. 20090621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게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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