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공부의 신'이라는 드라마가 시청률 선두를 달리고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일러주는 현상이라고 할만 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부'와 '공부법' 혹은 '명문대 입학'에 관심이 많은지를 보여주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일각에서는 이 드라마를 사회악의 근원처럼 규정하곤 합니다. 혹자는 김수로가 연기하는 강석호 변호사의 말이 독설이 아니라 그 자체로 독이라고 말하곤 하죠.

반대 논리는 말 자체로는 그럴듯합니다. 지금도 입시 지옥에다 과잉 경쟁으로 자살까지 하는 학생들도 나오는 판에 더 시험 시험 하는게 말이 되는 얘기냐, 그리고 결국 구조적으로 잘사는 집 애들이 좋은 대학 가는게 훨씬 유리한 상황에서, 공부 공부 하는 드립으로 '네가 좋은 대학 못 가는 건 네가 노력 안 해서 그런거야'라는 식으로 호도한다는 식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주장들이 모두 맞는다고 일단 인정해 봅시다. 그럼 대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현실이 그러니 그냥 손 놓고 공부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는게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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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써 놨던 얘기부터 한번 리뷰해 보겠습니다. 그냥 고리타분한 얘기만은 아닙니다.

제목: 공부의 신

공부에는 왕도가 있을까. 이 답은 공부를 무엇으로 규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시험 공부’로만 한정한다면 답은 ‘있다’로 바뀐다.

조선 500년을 통틀어 가장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으로는 17세기 시인 김득신이 첫손에 꼽힌다. 베스트셀러였던 『미쳐야 미친다』에 따르면 김득신은 ‘백이전’을 11만3000번 읽은 것을 비롯해 유가의 주요 경서들을 거의 수만 번씩 읽었다고 전해진다.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을 지나치게 충실히 이행한 셈이다.

하지만 다산 정약용은 이런 공부 방법에 고개를 저었다. ‘하루에 100번씩 3년 꼬박 읽어야 10만 번인데 그 많은 책을 모두 만 번 이상 읽는 것이 가능할 리 없다’는 이유다. 다산은 또 증언(贈言)을 통해 제자들에게 과거 볼 것을 적극 권유하면서 시험용 공부법을 일러 주기도 한다. 고문(古文·고전)에서 시작해 그 다음엔 이문(吏文), 그 다음엔 과문(科文)으로 나아가야 빠르다는 것이다. 이문은 중국과의 외교 문서에 쓰이는 중국식 문장, 과문은 과거 시험용 문장을 말한다.

심지어 다산은 ‘(공부에 있어)너희들은 쉬운 지름길을 택할 것이요, 울퉁불퉁하거나 덩굴로 뒤덮인 길로는 가지 말라(諸生須求捷徑去 勿向犖确藤蔓中去)’는 말까지 했다. 좋은 성적을 내는 요령이 있다면 따르기를 피하지 말란 얘기다.

요즘 KBS 2TV 드라마 ‘공부의 신’이 화제다.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교사도 아닌 변호사 강석호(김수로)가 다섯 명의 열등생을 조련해 1년 안에 국립 명문대인 천하대(말하자면 서울대)에 합격시키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작된다. 일각에선 학력만능주의와 사교육 열풍을 부추긴다며 비판하지만 학부모들은 ‘룰에 불만이 있으면 룰을 만드는 사람이 돼라’는 강석호의 독설에 ‘부모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해준다’며 성원을 보내고 있다.

물론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천하대에 간다 해서 그다음의 인생이 공짜로 살아지는 것도 아니고,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지도할 것이 성적 향상뿐일 리는 없다. 하지만 별 희망 없는 학생들에게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가라’고 가르치는 드라마를 놓고 ‘기득권의 이데올로기를 설파한다’고 지적하는 것은 뭔가 이상하다. 정작 고쳐야 할 것은 명문대를 나와서도 다시 로스쿨이나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줄을 서게 하는 진짜 세상이 아닐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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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이기 때문에 못 다 들어간 설명을 덧붙입니다. 증언(贈言)이라는 것은 여유당전서의 다산시문집에 전하는 다산 정약용의 문건 중 '제자들에게 주는 글'이라는 부분을 말합니다.

유배를 간 다산이 현실 정치에 대한 염증을 드러냈을 것도 당연지사. 다산이 이렇게 되는 걸 본 후학들에게도 현실은 멀리 하고 싶은 대상이었을 것 역시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하지만 다산은 학문에만 틀어박혀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라를 위해 일하는 길을 택하라고 후학들에게 권유합니다.

魯之?鄒之翁。當危亂之世。猶復轍環四方。汲汲欲仕。誠以立身揚名。孝道之極致。而鳥獸不可與同?也。今世仕進之路。唯有科擧一蹊。故靜菴退溪諸先生。皆以科目拔身。誠知不由是。卒無以事君也。

노(魯) 나라의 공자와 추(鄒) 나라의 맹자께서는 위란(危亂)의 세상을 당하여서도 오히려 사방(四方)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벼슬하려고 급급하였으니, 진실로 입신양명(立身揚名)이 효도의 극치이고, 새나 짐승과는 함께 무리 지어 살 수 없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요즘 세상에서 벼슬에 나아가는 길이란 과거(科擧) 한 길만이 있을 뿐이다. 그런 까닭으로 정암(靜庵 조광조(趙光祖)의 호)ㆍ퇴계(退溪 이황(李滉)의 호) 등 여러 선생들께서도 모두 과거를 통하여 발신(拔身)했으니 그 길을 통하지 않고서는 끝내 임금을 섬길 방도가 없음을 알겠다.

즉 배운 사람으로서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불만이 있으면 직접 조정에 나아가 자신의 뜻을 펼치는 것이 지식인의 사명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룰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너희가 룰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는 강석호 아저씨의 말과 본질적으로 같은 얘깁니다.

심지어 한발 더 나아가 다산은 '과거를 보는 데 가장 효율적인 공부법'까지도 소개하고, 위에서 보듯 시험 준비를 하는데 있어 지름길이 있으면 지름길로 가라고 권유하기도 합니다. 흔히 '첩경'이라는 말을 무슨 반칙처럼 생각하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조언을 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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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다산이 제자들에게 뭐라고 했건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하실 분들에게 질문합니다. 강석호가 강당 가득 모인 병문고 학생들에게 외치는 '너희같이 모자란 놈들일수록 명문대를 가야 한다' '평생 똑똑한 놈들에게 이용만 당하지 않으려면 너희도 공부해라' '이 세상의 룰이 마음이 들지 않으면 너희가 직접 룰을 만드는 편이 되어라'라는 말이 기득권의 메시지를 그대로 설파하고 있다고 칩시다.

그럼 '그것이 기득권의 논리이기 때문에' 버려야 하는 주장이라면, 대체 학교에서 학생에게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 외에 뭘 할까요. '공부의 신'이 전교생 모두에게 공부하라고 강요하는 드라마일까요? 그리고 만약 공부 외에 다른 무엇을 선택하는 학생이라면, 입시 준비를 하는 만큼의 노력 없이 성공할 수 있는 일이 과연 있을까요?

지금까지 나온 정부의 교육 정책 중에는 솔직히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 많았습니다. 시험이 어려워서 공부하느라 자살하는 학생이 나온다고
입시 문제를 쉽게 냈습니다. 평균 점수는 올라갔지만, 변별력이 없어지고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이 오히려 손해를 봤습니다.

대학 가기 어려워서 좌절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대학 수를 대폭 늘렸습니다. 방방곡곡에 대학이 생겼고, 대학에 가고 싶은데도 경쟁에서 뒤처져 못 가는 학생은 대폭 줄었습니다. 심지어 몇몇 대학은 입학생이 모자라 문을 닫을 지경이 됐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대졸자가 다 취업할 곳은 없었습니다. 우편 집배원이나 환경미화원에도 대졸자가 지원하는 나라가 정상일까요?

공부 공부 하는 사람들이 학교를 입시학원으로 만든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은 알고 있습니다. 경쟁은 좋은 대학 가려는 학생들만 하는게 아닙니다. 적성에 안 맞는 공부보다 즐겁고 좋은 노래와 춤을 연습한다 해서 모두 소녀시대나 2PM 멤버가 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어떤 일이든, 어떤 직업이든 남들보다 더 잘 하려는 의지는 반드시 경쟁을 유발합니다. 그리고 어떤 분야에서든 남들보다 더 잘 하는 사람은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물론 뭐든 좀 더 잘 해보려는 의지가 없다면, 남보다 못한 대우도 감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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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이 원하는 대로 여론에 따르면 곤란하다? 10대들이 원하는 나라를 만들자? 10대들에게 국민투표를 시키면 '모든 대학을 평준화하고 입시 없이 대학가게 해 달라'는 것이 아마 9대1 정도로 통과될 겁니다. 과연 그런 나라가 좋은 나라일지는 정말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노벨상을 받을 만한 석학도, 어떻게 교수가 됐는지 의심스러운 사람도 모두 고등학교 한 반처럼 1등부터 꼴찌까지 천지 차이가 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대학이 좋은 대학일까요.

저는 좀 의심스럽습니다. '부잣집 아이들만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사교육 열풍'도 잡아야 하고, 그렇다고 '학교를 입시학원으로 만들어서도' 안 되고,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너의 인생에 좀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얘기해서도 안 되고, 그래도 '국가 경쟁력을 위해 인재는 양성해야' 한다면(네. 낱개로 흩어 놓으면 모두 '지당하신 말씀'들입니다), 대체 무슨 방법이 있을까요. 정말 궁금합니다.

정작 먼저 고쳐야 할 것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내놔야 할 인재들이 엔지니어로는 미래가 없다고 한의대나 의대, 치의학 대학원에 다시 줄을 서거나 외국 회사로 빠져나가 버리는 세상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의대 커트라인이 다 끝난 다음에 서울대 공대 커트라인이 시작되는 세상이죠. 인문계 학생의 대다수가 '고시에 붙지 않으면 실패한 인생'이라거나, 고시 합격을 하지 않으면 공무원이라도 되어야 한다고 목을 매는 세상입니다. 이런 세상을 바꾸지 않고 아이들에게 '공부가 전부가 아니다'라고 백날 얘기해 봐야, 지레 포기하거나 너무 어린 나이에 스스로를 루저로 규정하는 사람들만 늘어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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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부의 신, '공부'말고는 다른 것을 가르칠 수 없는가?

    Tracked from 브릿지2010/02/09 15:21

    공부의 신 11화는 이제 극 중 시기로는 중반기, 그리고 드라마 내용으로도 전반기가 끝난 것 같아요. 왜 그렇게 생각이 되면, 1학기 기말고사까지 끝냈으니 시기적으로도 절반이 되었고, 특별반 해체라는 내용을 다루었기 때문이에요. 특별한 해체는 다시 특별한 재결성이라는 것을 필요로 하며, 그 주체는 아이들 스스로가 되었다는 것이 기존의 특별반과 다른 부분이었어요. 특히 그 중심에는 황백현이 있다는 것이 흥미로워요. 사실 처음에 특별반이 결성될 때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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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랜디리 2010/02/09 10:41

    백번 지당한 말씀이라 뭐 코멘트 달 게 없;;

    (1등 이렇게 확보하고)

    공부에 대해서 생각하는 다른 한 부분은, 의외로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 중에 쓸 데 없는 건 별로 없다는 말이죠 -_-;;

    현역 게임 기획자인 x얀x마귀 형이나 제가 주장하는 게 '게임 만들고 싶으면 국영수 열심히 하세요' 입니다.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라고는 말하지만, 적어도 행복하게 되는 데 있어서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도 사실이겠구요. 결국 글의 요지를 다시 써 내려가는 꼴입니다만, 어떤 식으로든 줄을 서야 하는 세상이라면 공부만큼의 확실한 잣대가 뭐가 있나 물어보고 싶습니다.

    • 송원섭 2010/02/09 15:21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 중 쓸데없는게 별로 없다는 건 교보문고에 있는 책들 중 알고보면 나쁜 책은 없다는거나 비슷한 얘기 같은데...

  2. 비밀방문자 2010/02/09 10:51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3. 보목 2010/02/09 10:53

    동감가는 글입니다.

    10여년 전에 남미 쪽으로 이민간 가정들의 자녀들이 대학을 한국으로 오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그 친구들과 어울릴 기회가 있어서 여러 이야기를 했었는데
    역 유학을 온 이유 중에 하나가 부모님의 '한국에서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그리고 그 경쟁에서 버티는 법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권유였습니다.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많은 것을 누리는 곳은 없겠죠.

    양극화되는 사회, 한번 밀려나면 다시 진입할 수 없는 계층의 벽들... 빈약한 사회 안전망..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공부의 신'을 비난할 수 는 없을 것 같습니다.

    • 송원섭 2010/02/09 15:23

      경쟁 없이도 원하는 걸 다 가질수 있다면 그건 낙원이겠죠.

  4. 붉은비 2010/02/09 10:54

    어이쿠, 살다보니 스핑크스에서 댓글 순위권에 드는 날도 오는군요^^

    입시과열이라는 병폐를 한낱 드라마에 떠넘기고자 하는 치들은
    대체 '진심으로 드라마 때문에 그런 현상이 더 심해진다'고 믿는 건지
    새삼 궁금해집니다.(설마 진심이 그런 건 아니겠지요...^^;)

  5. 가라한 2010/02/09 11:02

    이 정도면 순위권?? ㅎ

    뭐라 할 말이 없지요..
    말은 좋은 선택을 위해 공부한다지만.. 공부한들 자신이 만족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 듯..

    그렇다고 이런 드런 세상.. 욕해봤자 나아지지 않을테니..
    거듭된 반성 속에서 진보가 있기를 희망합니다..

  6. 홍아줌마 2010/02/09 11:18

    요즘들어 치전원이나 의전원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참 많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드라마 보면서 김수로 대사에 소름이 돋았던 것은 저뿐만이 아니었을 거에요. 룰을 만드는 사람이 돼라! 통괘한 하마디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명문대 이후의 삶도 참 보잘 것 없다는 것. 명문대에서도 미친듯 경쟁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 명문대가 끝이 아님을 보여주는 드라마가 됐으면 합니다.
    공부의 신, 신선한 드라마에요

  7. umakoo 2010/02/09 11:12

    전에도 이 리플을 남겼었는지 모르겠는데;; "룰이 싫으면 룰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는 말 제가 5년 전에 한 말과 똑같아서 너무 놀랐습니다. 친구와 다른 주제로 얘기하다 나온 말이긴 하지만.. 그러나 현실은 그런 노력 따위 하지 않는 제 자신의 모습이죠..

  8. 만보걷기 2010/02/09 11:16

    뭔가 거북하긴 한데 반박하기는 어려운 이 느낌은..

  9. shccrom 2010/02/09 11:17

    기피대상 1호에 몸담고 있는 처지로서 공감할 수 밖에 없는 말씀만..

    공부 잘해서 평생 돈 많이 벌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으면 너희는 성공한 것이다 그러니까 공부 열심히 하라고 가르치는 나라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공부만이 사람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서도.

    저 한몸 간수하기도 쉽지 않은 세상이라 감히 바꾸겠다는 생각까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저렇게 살지는 말아야지 하고 여기까지 오긴 했는데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입니다_- 게다가 후배들이 지금이 왜 잘못된건지, 왜 바꿔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안타깝고..

    그래도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其義自見) 은 뭔가 좀 수정이 필요한 듯..;

    • 송원섭 2010/02/09 15:24

      좋은 세상이 오겠지. (글자수가 하나 많았네 ^)

  10. nohwon 2010/02/09 14:15

    '공신' 전에도 우리네 교육문제는 풀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일 정도로 극심했었고,
    '공신'을 설령 신께서 만들지라도 그런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기 때문에
    드라마가 학벌사회를 조장하고 기득권의 논리를 대변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매우 희박하다고 봅니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죠.

    다만 송기자님의 글 가운데서, "남보다 잘 한 사람들은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고,
    못 했다면 역시 그에 걸맞은 대우를 감내해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어찌할 수 없는 환경적 요인에 의해 노력을 못해서 남보다 뒤쳐졌다면,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이 자기보다 어려운 처지의 사람을 위해 배려를 하도록 도와주는
    교육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또 하게 됐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취약하다는 게 우리나라 교육의 큰 문제중의 하나라고 보거든요.

    어느 진보성향의 학자가 엘리트 의식을 이렇게 정의했더라구요.
    "나는 재능을 타고 났지만 이 재능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과 이 사회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요......

    • 대기1번 2010/02/09 13:37

      매우 공감 합니다. 환경이나 주위 여건을 성공하지 못한 이유로 대는 사람들도 그다지 보기 좋지는 않지만, 배려와 겸양을 갖춘 성공한 혹은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 송원섭 2010/02/09 15:25

      그런데 무슨 일 있을때 한국인들이 성금 내는 걸 보면 결코 배려의 마음이 부족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 배려 2010/02/09 16:48

      배려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지하철에서 할머니께 자리양보하는것이나 어른이 아무리 틀린말해도 가만히 듣고 서있는걸 보면서 외국인들이 엄청 놀란답니다. 한국인이 배려심최고일지도-그것이 어른의 권위의식-자리양보안하면 욕먹고 그런것이 싫어서 어른이 틀린말해도 어린게 건방지게 눈똑바로 떠? 이런말 듣기싫어서아닌가요. 실제로 어떤 배려심이 우리에게 있나요? 조그만것에서 우리가 배려심있나요? 길가다가 부딪혀도 미안하단 말안하고 줄서기문화가 정착된 요즘에도 어른들은 빨리 가려고 어린애들을 무릎으로 밀고//

    • 어려울때 성금 2010/02/09 16:49

      내는 것은 배려라기 보단 측은지심이나 혐동심같은것이죠..배려라는건 조금더 섬세한것을 말하는거죠

  11. 우유차 2010/02/09 11:21

    키도 커야 하고 공부도 잘 해야 하고 얼굴도 잘 생겨야 하고 개인기도 연예인 급으로 있어야 하고.. 갈수록 애들에게 괴물이 되기를 요구하는지도.

  12. 블랙라군 2010/02/09 11:22

    그렇다고 당장 대학도 순수자본주의체제를 받아들여서 치열한 경쟁끝에 실력되는 친구들 대학가고(등록금은 논외로 치더라두요), 나머지들 기술 배운다 치면요, 독일처럼 목수가 우대받는 사회도 아니고, 그런 직업군이 돈잘벌리는 사회도 아니고,결국 사장의 사돈의 팔촌들이 이사진에 포진해 있는 중소기업가서 도색이나 해야할라나요.. 우리나라는 한참 과도기인거 같아요. G20은 무신....결국 나라가 잘 살아야, 살기편한 직업할려구 아등바등 안할터인데....쩝..

    • 송원섭 2010/02/09 15:28

      목수나 배관공이 잘 살려면 또 그만치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감내할 마음가짐을 갖고 있어야겠죠. 카센터 공임이 너무 비싸서 주인이 직접 차 고치는 나라처럼 말입니다.

    • 블랙라군 2010/02/09 22:26

      카센터 공임이 너무 비싸도 의료,교육,기타 사회복지가 잘되있다면 그정도 감내할 마음은 저도 생길것 같은데요.

  13. 백발마녀 앙금 2010/02/09 11:54

    글 앞부분에 있는 문장 중"그리고 결국 구조적으로 잘사는 집 애들이 좋은 대학 가는게 훨씬 유일한 상황에서" -> "유일한" 이 아니라 "유리한" 이라고 쓰시려던 거 아닌가요?

    우리나라 교육 문제를 생각하면 답이 안 나온다는. 연말정산때는 애가 없는 것이 천추의 한으로 느껴지지만, 이런 문제 (교육)가 언급이 될 때엔, 애가 없는 것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쓰고 보니 스스로가 얄밉네요.)

    근데 요즘 애들은 맨날 공부땜에 힘들다는데 왜 신입사원들 들어오는 거 보면 수준은 점점 떨어져있는 건지 의문이...

    • 송원섭 2010/02/09 15:29

      마지막 문단은 영원히 풀리지 않을 수수께끼...^^

  14. 비밀방문자 2010/02/09 11:59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15. 키르히 2010/02/09 12:25

    제가 항상 생각하는 말이라 너무너무 찬성합니다. 이런말들이 좀 공중파 방송의 토론 프로그램에서 논의 되었으면 좋겠네요.

  16. Chic 2010/02/09 12:32

    '초등학교' 유학 다녀온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공부 열심히 하는거 다 좋은데..
    주입식/암기식 공부에서 토론식/원리이해방식의 교육으로 체계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 송원섭 2010/02/09 15:40

      그것도 지당하신 말씀인데, 저는 둘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17. 천사랑 2010/02/09 12:33

    대학을 평준화 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실제로 독일은 평준화 되어 있고, 프랑스도 3%의 대학을 제외하고는 평준화 되어 있습니다.
    대학 평준화는 입시없이 대학 들어가게 하자와 다른 말입니다.
    대학에 들어가느냐 못 들어가느냐에 대해서는 평가가 필요하죠.

    그리고, 룰을 바꾸라는 말은...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입니다. 현실적이긴 합니다만... 억울하면 바꾸려는 노력이 더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 송원섭 2010/02/09 15:42

      프랑스는 그 3%가 모든 걸 다 차지하는 대표적인 나라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 말은, '억울하면 출세'하고 끝나라는 말이 아니라 '출세해서 원래 생각대로 바꾸려고 노력하라'는 뜻이죠.

    • 파리의 택시운전사 2010/02/09 16:52

      인가 하는 책을 쓴 분의 강의들은적있는데.한국와서 제일 놀란게 광고였대요.비싼 차타야 알아준다.행복하다라는 광고를 대놓고 하는 나라라서.. 프랑스는 엘리트가 지배한다고 볼수도 있겠지만 유럽에서도 대표적으로 모든 사람에게공평하게 교육을 받게하려고 무상교육도 하고 토론문화도 발달하고 프랑스에서 살다온 사람들은 자유와..혜택에 대해 말을 많이 합니다.그런데 사실 엘리트가 지배하든 어쨋뜬 우리가 살고싶은 나라는 한국보단 프랑스일겁니다

    • 캬오 2010/02/09 17:17

      파리의 택시운전사/ 글쎄요...과연 한국보다 프랑스일까요? 실업률 20%에 육박하는, 타인종은 좋은 학교를 나와도 취업조차 어려운 그 나라가 우리보다 살기 좋을까요? 돈과 배경이 없으면 아예 그 3%에 진입하는 것조차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사회에 비하면 한국은 여전히 돈과 배경이 없어도 그런 계층으로 진입할 여지가 훨씬 많아 보입니다. 지금이 최선이라는 건 아니지만, 강남출신이 서울대에 많이 간다고는 하지만, 반대로 강남이 아닌 친구들도 서울대를 "갈 수는 있는" 한국이 더 나아보입니다.

  18. 혜진 2010/02/09 12:33

    학부모가 원하는 건 단 한가지입니다.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더 나은 것...
    영어를 다 잘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가 영어를 다른 아이보다 더 잘 하는 것입니다.
    사교육을 잡기위해 쉬운 문제를 내어 점수를 높이는 것이 아니고 어떠한 환경에서도 우리 아이가 일등하는 것이지요.

    학교에서 아이를 가르치고 있던 사람으로 학부모로 이야기하자면요.. 우리 나라 학부모님들 좀 더 솔직해졌으면 합니다. 학부모들이 바라는 것은 우리집의 아이가 일등하는 교육이라고 말입니다.

    너무 비판적인가요? 학교교육전에 가정교육부터 반성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 송원섭 2010/02/09 15:43

      그런데 어느 나라, 어느 세상에 그렇지 않은 학부모가 있을까요?

    • skywalker 2010/02/09 15:44

      비판적이지 않습니다. 학부모 뿐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도 남보다 낫고 싶다는 욕망이 정말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 글의 행간을 파악 2010/02/09 16:55

      했으면 좋겠습니다..모든 부모가 자기아이가 낫길 바라고 이것은 인간이면 누구나 내가 뭔가 잘하고 남보다 우월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잇지만 어느교수가 강의에서-중국어머니는 부자가 되라.일본어머니는 폐끼치지마라.한국어머니는 선생님말씀잘들어라.일등해라.맞으면 한대 더 때려라 이런 말이 있다고 했습니다.에니어그램은 미국직장에서 자주 쓰이는 심리학도구인데..거기서 한국은 성공지향의 나라라고 설명했어요.어느 유명한 미국인이 한 말도 생각납니다.한국은 세계최고로 경쟁문화발달한 미국보다 경쟁심이 강한 나라라고..

    • 중학교때 처음 영어 배운 앙금 2010/02/09 20:42

      ...애도 없는 제가 이런 말 하는 것은 주제넘는 일일지도 모르나, 저도 우리나라 학부모들 보면 섬찟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혜진'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지 확 와닿습니다.
      일례로 제 후배중 하나가 배울만큼 배우고 사람도 바른데, 엄마로서의 모습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더라구요. 초등학교도 안 들어간 자기 애 얘기를 하면서 옆집애가 자기 애보다 영어를 더 잘한다며 삐죽거리더라구요. 후배 애는 made in USA 라 거의 native 수준이거든요. 자기 애가 영어를 그렇게 잘 하면 된 거지 왜 옆집 애 영어 잘하는 것이 그렇게 신경에 거슬렸던 것일까요? 자기 애가 영어로 소설써서 노벨 문학상이라도 받기를 바라는 건지... 외국어란 하나의 도구일 뿐이지 그 것 자체가 목적은 아닐지언데.

      학교도 안 들어간 애를 갖고 영어 실력 비교해 가면서 그렇게 신경전을 벌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서 전 좀 의아해했었더랬습니다. 전, 절대적인 실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한국 학부모들은 꼭 남의 집 애, 내 애 친구들을 누르는 것에 더 집착하는 것 같아서 말이죠. 좀 비뚤어진 경쟁의식이라고나 할까요. 제가 보는 시각이 비뚤어진 것일지도 모르겠지만요.

      (제가 이렇게 교욱에 대해 원론적인 얘기 늘어놓고 있으면 저희 언니는 짜증을 팍 내면서, "너는 니가 애 있으면 몇 배는더 심할걸?!!!"라고 합니다, 쳇.)

  19. ドラゴン桜 2010/02/09 12:36

    원작 만화도 보세요.
    단순히 수험에 대한 내용이 아님..

  20. skywalker 2010/02/09 15:43

    제가 좀 비판적으로 보는것 같지만 뭔가 차원이 다른 교육을 해야한다고 설파하시는 분들이 자식은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 유학을 보내는 등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하는걸 봅니다.
    자식교육에 관한한 과한 욕심도 어느정도 용인해 주는 사회 분위기도 있고요.
    모든것이 경쟁인 사회인데 그 가장 근본인 교육에서 경쟁을 뺀다는게 과연 가당한 일인가 싶군요. 또 하나 하늘아래 과연 완전히 공평하다는게 존재할 수 있는지...

  21. 포투의 기사 2010/02/09 16:27

    사실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 '공부의 신'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 드라마입니다.

    하지만 송원섭님의 글을 읽다 보니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정말 이 나라의 교육정책도 최악이고요.

    오늘도 좋은 글 잘 읽고 들어갑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여^^

  22. vuillaume 2010/02/09 17:03

    너무나 공감가는 글입니다

    S대 공대를 나온 사람 입장으로선,
    입학할때는 다른곳 의대/치대를 합격하고도
    공대에 들어온 친구들을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엔 대부분 재수를 하거나, 과거에 의치대 생각없던 사람들도 군대갔다오면 거의다 의치대 대학원 시험을 보고 있는걸 보면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소수의 우수한 인원이 공학의 길을 가지만, 군대문제가 아닌이상 해외로 나가면 현지에서 취업하지 국내에 들어올 생각은 없어보이네요. 그만큼 공대를 나와도 학교에서 퍼붓는 노력과, 취업해서 일하는 load에 비해 국내에서 받는 대우는 너무나 부족하죠

    • Chic 2010/02/09 18:01

      동감합니다~
      공대 졸업하느라 대학생활 절반 이상을 Solution 푸는데 쏟아부은 Input 대비 사회에서의 Output은 너무나 열악하죠 ㅜㅜ

    • 공대 근처에도 못 간 앙금 2010/02/09 20:34

      전 아이큐가 두 자리라 공대쪽은 근처도 못갔지만 현재 직장이 공장이기 때문에 엔지니어가 득실거리는 작업환경에서 일하고 있어서 엔지니어들이 어떻게 사는지 생생히 보고 있습니다. 저희 엔지니어들 거의 대학원까지 나와가지고 일 하는 거 보면... 매일 생산직 뒤치다꺼리하는 게 주업무입니다.
      제가 다니는 공장은 1년 365일 주 7일 24시간 내내 불이 꺼지는 일이 없기 때문에 새벽에도 생산라인에 문제가 생기면 엔지니어들은 전화로 불려가는 일이 부지기수입니다. 추석이고 구정이고 없습니다. 그런데도 급여를 보면 제가 다 한숨이 날 정도더라구요. 미국은 엔지니어들 보수가 그 정도로 열악하진 않던데 말이죠.

  23. 이젠30대 2010/02/09 19:57

    "정작 고쳐야 할 것은 명문대를 나와서도 다시 로스쿨이나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줄을 서게 하는 진짜 세상이 아닐까."

    자기네들이 이미 기득권층이 되어 대학 입시제도를 엉망으로 만든 것도 모자라 의학은 물론이고 법학교육은 아예 붕괴시키려는 자들이 '공부의 신은 기득권층 대변' 운운하는 것을 보면 정말 역겹습니다. 법을 명문대 출신, 3년간 억대의 학비를 감당할 수 있는 자들이 다룰 수 있는 것으로 만든 게 '사법개혁'이랍니다. 참내...

  24. 결국. 2010/02/10 00:54

    교육정책 탓만 할 것도 드라마 탓만 할 것도 아닌
    근본적인 우리나라 사람들의 편협한 인식이 문제....

  25. echo 2010/02/10 01:19

    1.제가 우리 아이들에게 늘 하는 말입니다.
    '공부해서 남 주냐?'
    공부는 할 수 있을 때 머리가 말랑말랑 할 때 해야죠.


    2.공대 나와 월급쟁이 하는 저희 오빠에게 조카들이 하는 말,
    '아빤 왜 치대나 의대 안 갔어?'

    적성이나 소신은 깡그리 무시되는, MBA출신이 공대 출신을 정리해고 하는 이이이~ 더러운 세상이 빨리 변해야 할텐데 말이죠. ㅠㅠ

  26. still 러브 세리 2010/02/10 03:57

    한국에서 입시를 치지않아서 자제히는 모르지만, 이곳에서도 유태인의 교육열풍은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지는 않을겁니다.

    우스게말로, 아이가 배에서 나오면 벌써 늦었다고, 부모들이 좋은 유아원/유치원을 보내려고, 배에있을때부터 벌서 원서를내고, 그에 타당항 이유를 에세이로 써야한답니다 (물론 돈드는것은 당연하겠지요).

    게다가, 암기력만 좀 좋다고, 시험만 좀 잘본다고, 자신의 그릇을 너무 크게 보거나 아님 부모님들의 결정에 떠 밀려서 막상 "사"자를달고 졸업을한다해도 그건 시작일 뿐인데, 빗에 허덕이고 삶에 불만으로 꽉꽉차있는 사람들이 지금 제 나이또래에도 종종 보이네요.

    저는 그냥 소박하게 어디서 기계로 농사나 짓고 싶은데, 기회가 잘 나질 않네요.

    • 교포걸 2010/02/10 04:00

      농사 짓는거 쉬운게 아님. 그냥 당신 하는일 계속 하는게 더 쉽고 소박함. From 농부의 손녀, 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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