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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왜 장기 슬럼프가 없는 줄 아시나요.
2일 미들즈브러 원정 경기를 보신 분들이라면 다시 오뚝이처럼 일어선 박지성을 확인하셨을 겁니다.
체력이 고갈됐다는 우려의 시각 속에 3경기를 결장한 박지성에게는 존재감을 확인시킬 가시적인 성과가 절실했습니다. 후반 6분 왼발 골로 그는 자신의 가치를 다시 증명해보였습니다.
박지성과 눈을 맞춘 루니는 빈공간으로 제대로 찔러줬죠. 수비수 2명 뒷편으로 가로지른 박지성의 움직임은 칼날같이 예리했습니다. 그리고 망설이지 않고 왼발 터닝슛. 맨유에서 본 그의 11골 중 가장 통쾌하고 시원한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박지성은 2000년 말 소속팀 교토가 2부로 강등되며 대표팀에서 잊혀질 위기를 넘겼죠. PSV 아인트호벤에서 오른 무릎 연골판 부분 제거수술을 받았던 2003년 3월 이후 홈팬들과 동료인 판 보멀의 비판 역시 실력으로 잠재웠습니다. 맨유 진출 이후 두 차례 큰 수술을 받고도 건재하게 돌아온 그였습니다. 시련은 그를 단련시켰고 고비를 넘길 지혜를 선물했나 봅니다.
이 날 골로 박지성은 3가지를 얻었습니다. 웨인 루니와 찰떡 궁합임을 다시금 확인한게 첫 번째 결과물이고, 골결정력 비판을 잠재울 계기를 마련한게 두 번째 수확이죠. 또 아스널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출전 여지를 남겨둔 것 역시 기분 좋은 선물입니다.

①루니와 눈을 맞추면 골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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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이 맨유에서 가장 친한 친구는 파트리스 에브라와 카를로스 테베스입니다. 하지만 필드 안에서의 호흡은 단연 웨인 루니입니다. 박지성이 맨유 입단 후 기록한 25개의 공격포인트(11골 14어시스트) 가운데 36%인 9개(2골7어시스트)가 루니와의 합작품입니다.
박지성의 득점 중 어시스트가 인정된 5골만 따져본다면 40%(2골)가 루니의 어시스트였던 셈입니다. 박지성이 기록한 14개의 어시스트 중 50%인 7개가 루니의 발을 거쳐 골로 이어졌습니다. 수치 상으로도 루니와의 호흡이 증명이 됩니다.
박지성이 막 영국 땅을 밟아 첫 공격포인트에 굶주렸던 지난 2005년 10월1일 풀럼전에서 그의 패스를 골로 완성한 주인공은 루니였습니다.
한 달 후 웨스트햄 원정 때 루니의 골을 도운 박지성의 어시스트는 '이주의 패스'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루니는 박지성의 패스를 받아 골을 넣을 때마다 껴안고, 윙크하며 감사의 뜻을 잊지 않았습니다. 박지성 역시 이날 골을 터트린 후 축하해주러 달려온 루니에게 감사를 표하더군요.
그러고 보니 2006년 4월10일 아스널전에서 박지성이 뽑은 프리미어리그 1호골은 루니의 어시스트였네요. 루니의 오른발 크로스를 달려들던 박지성이 미끌어지듯 슬라이딩하며 골을 뽑아내죠.
지난해 4월2일 AS 로마(이탈리아)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원정 때 박지성은 아웃되는 볼을 끝내 되살려 루니의 쐐기골을 돕습니다. 경기 후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에게 축하를 해주고 싶다. 그가 그런 볼을 잡아내 루니의 골을 만들어 줄지는 생각도 못했다"고 칭찬했죠. 나흘 후 박지성은 이날 골을 터트린 미들즈브러 홈구장인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루니의 짜릿한 동점골(2-2무)을 어시스트합니다. 때늦은 함박눈이 내리던 이날. 박지성-루니는 맨유를 패배의 수렁에서 건져 올립니다.
수치상으로 나타나지 않는 인상적인 장면도 있었죠. 지난해 11월30일 맨체스터시티와의 원정 때 루니가 뽑은 통산 100호골의 숨은 조력자는 박지성이었습니다. 박지성이 끝까지 싸워 따낸 헤딩볼이 캐릭의 발을 거쳐 루니의 골로 이어졌었죠. 150번째 맨체스터 더비였던 이날 루니는 7경기 무득점을 깨고 100호골을 기록하며 누구보다도 즐거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물론 루니는 오로지 박지성과 찰떡 궁합인 것은 아닙니다. 악동으로 알려져있지만 그는 개인 욕심보다는 팀플레이를 할 줄 아는 선수라 어느 선수들과도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자세가 돼있습니다. 2년 전 잉글랜드에서 유학중이던 장외룡 오미야 감독은 "루니는 팀플레이를 할 줄 아는 선수지. 동료들의 움직임을 잘 알고 패스를 받을 길목을 찾고, 동료들이 먼저 움직이면 패스를 내줄줄 알아. 개인 능력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호날두보다는 루니가 탐나는 선수야"라고 말하더군요. 박지성의 골도 대단했지만 루니의 패스는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②5개월 전의 악몽을 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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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이 올시즌 골을 넣지 못한다는 비판이 가장 최고조에 달했을 때는 올 초였습니다. 지난해 12월30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미들즈브러와의 홈경기가 결정적인 계기였습니다.
이날 그는 6차례 기회에서 슈팅으로 이어갔지만 모두 불발에 그쳤습니다. 특히 후반 27분 게리 네빌의 오른발 크로스를 골문앞에서 제대로 받았지만 그의 슈팅은 어이없이 골대를 훌쩍 넘겼죠. 실수를 빨리 잊고 경기에 집중하는 그였지만 경기 후 "뛰는 내내 그 장면이 떠올랐다"며 아쉬워했었습니다. 이후 박지성의 결정력 논란은 한국 뿐 아니라 잉글랜드 언론에서도 다뤄졌습니다. 퍼거슨 감독 역시 몇 차례 인터뷰에서 "박지성은 골만 넣으면 최고의 선수"라는 역설적인 표현으로 결정력 빈곤을 꼬집었었죠. 미들즈브러에게 당한 상처를 미들즈브러를 통해 씻었습니다. 특히 완성도 높은 이날 골 한방은 박지성의 '몰아넣기 본능'을 충분히 자극할 수 있을 겁니다.


③아스널전 출전 티켓을 덤으로 얻다
솔직히 이날 박지성이 선발이었을 때 찜찜했습니다. 판데르사르 대신 벤 포스터가 나왔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마이클 캐릭 등이 모두 빠졌기 때문입니다. 박지성이 미들즈브러전에서 뛰면 아스널과의 2008-2009 UEFA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6일 오전 3시45분·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때는 결장할 수도 있겠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퍼거슨 로테이션의 패턴을 살펴보면 가장 빠르게 순환하는 포지션이 측면 미드필더입니다. 만일 박지성이 이날 풀타임 출전했다면 현지시간으로 사흘 후 열릴 아스널전에 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진다는 말이죠.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이날 후반 29분 루이스 나니와 교체 아웃시켰습니다. 솔직히 박수를 쳤습니다. 그의 교체는 아스널전 출전 여지를 담겨둔 암시이기 때문입니다. 선발이 아닐 수도 있을테고, 경기 상황에 따라 결장할 수도 있겠지만 엔트리에는 이름을 적어놓겠다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지난해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2차전은 그야말로 박지성 최고의 경기였습니다. 바르셀로나의 맹공도 박지성의 헌신 앞에서 무력화됐었죠. 만일 아스널전에 나설 수 있다면 그런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박지성 맨유 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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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짜            상대(H/A)     대회               골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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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2005년 12월21일 애스턴빌라(A)  칼링컵      후반 5분 공중볼을 헤딩으로 사아에게 패스, 사아가 앞으로 흘린 볼을 다시 잡아 한 명 제친 후 왼발 터닝슛. 3-1승
2호    2006년 4월10일  아스널(H)       프리미어리그  후반 33분 오른쪽 코너에서 웨인 루니가 올린 오른발 크로스를 골지역 왼쪽에서 슬라이딩하며 오른발로 골. 2-0승
3호    2007년 1월14일   애스턴빌라(H)  프리미어리그  전반 11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바운드 터닝슛. 3-1승
4호    2007년 2월11일   찰턴(H)        프리미어리그   전반 23분 에브라의 왼발 크로스가 수비수 맞고 굴절돼 튀어오르자 수비수 대처보다 먼저 뛰어올라 왼쪽 이마로 헤딩골. 첫 결승골. 2-0승
5·6호 2007년 3월17일   볼턴(H)         프리미어리그   전반 14분 호날두의 크로스를 오른발 인사이드로 첫 골을 만든데 이어 전반 25분 호날두의 왼발 중거리슛이 GK 맞고 흐르자 미끌어지며 오른발로 둘째 골. 첫 멀티골. 4-1승
7호    2007년 4월1일    블랙번(H)      프리미어리그   후반 38분 호날두의 오른발 프리킥이 골키퍼 손에 맞고 흐르자 슬라이딩하며 오른발 골. 첫 2경기 연속골. 4-1승
8호    2008년 3월2일    풀럼(A)        프리미어리그    전반 44분 스콜스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올린 오른발 크로스를 헤딩골. 3-0승
9호    2008년 9월21일   첼시(A)        프리미어리그    전반 18분 에브라의 왼발 크로스를 베르바토프가 오른발 슛. GK 맞고 흐르자 골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골. 1-1무
10호  2009년 3월8일    풀럼(H)         FA컵 8강전       후반 36분 페널티 지역 안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슛. 지난해 9월 21일 첼시전 이후 5개월 18일만의 골. 4-0승
11호  2009년 5월2일   미들즈브러(A)   프리미어리그     1-0으로 앞서던 후반6분 루니의 공간 패스를 2명의 수비수 뒤를 돌아들어가며 왼발 터닝슛. 2-0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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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역대 미들즈브러전 활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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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및 날짜        홈/원정             결과                          박지성 활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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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10월30일       A                1-4패    선발로 나섰지만 후반15분 호날두와 교체아웃. 맨유 입단 후 첫 대패. 스카이스포츠는 평점 6점을 주며 '부지런했지만 지쳐보였다'고 평가.
2006년5월2일         H                0-0무     선발로 나섰지만 후반11분 호날두와 교체아웃. 경기 도중 무릎을 다쳐 시즌을 마치지 못하고 조기 귀국하며 독일월드컵 준비에 돌입.
2007년3월20일        H                1-0승     FA컵 8강전. 후반15분 리차드슨을 대신해 투입된 후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서 결승골을 어시스트한다.
2008년 4월6일        A                2-2무     함박눈이 내리던 이날. 1-2로 패배 직전에 몰린 후반18분 교체 투입. 후반 35분 루니의 극적인 동점골을 어시스트한다. 영국 언론은 긱스를 호되게 비판하며 박지성을 재평가했다.
2008년12월30일      H                1-0승     맨유 입단 후 첫 경고를 받았다. 또 경기 도중 골문앞에서 골대를 넘기는 허공슛으로 기회를 놓쳤다. 스카이스포츠는 평점 7점을 줬지만 결정력 빈곤을 비판받았다.
2009년5월2일         A                2-0승    1-0으로 앞서던 후반6분 루니의 공간 패스를 2명의 수비수 뒤를 돌아들어가며 왼발 터닝슛. 스타이스포츠 멈추지 않았다며 평점 7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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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03 00:39 2009/05/03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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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지성의 골은 마치 박찬호의 홈런같다.

    Tracked from FunFun LeoPie 2009/05/03 10:36 Delete

    오랫만에 터져 준 맨유의 박지성 골 골을 넣는 공격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번씩 넣어주면 참으로 즐겁다. 마치 박찬호가 홈런을 치는 기분이라고 해야하나? 박지성 화이팅!!

  2. 박지성의 골...그리고 위기론

    Tracked from 耳目口通 2009/05/03 13:22 Delete

    박지성이 엔트리에서 아예 제외된 지난 FC포르투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그리고 명단에 들고도 출전하지 못한 아스널과의 챔피언스리그 4강전. 이런 상황이 발생되면서 국내팬들 사이에서는 박지성의 위기...

  1. # 멋진 골 2009/05/03 03:22 Delete Reply

    정확한 분석글입니다. 마지막 교체는 진짜 많은 것을 암시하죠.

  2. # min 2009/05/04 20:22 Delete Reply

    정말멋진골이었습니다.
    지금 한순간 한순간이 훗날 역사가 될듯!

  3. # 지훈아빠 2009/05/15 15:40 Delete Reply

    그 골이 들어가는 순간 10년 묵은 체증이 확 내려가는 느낌이었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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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모나코 연습구장에서 만난 박주영.

프랑스의 '라디오 몬테-카를로(RMC)'가 25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풀럼이 박주영(24·AS 모나코)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군요.
풀럼의 언론담당관은 스포탈 코리아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네요. 2년 전 박주영을 영입하지 못해 아쉬워하던 풀럼 구단이 다시금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모양입니다. 설기현을 이적을 전제로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로 임대를 보낸 풀럼 구단으로서는 다음 시즌부터 함께 할 한국 선수가 필요할 겁니다. 2007년 5월17일 풀럼은 한국의 LG 전자와 3년간 유니폼 스폰서에 합의했습니다. 얼마인 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풀럼 역사상 최대 스폰서료라고 발표했었죠. 풀럼의 구단주 모하메드 알 파예드가 소유한 헤롯백화점(영국 최고·최대)에는 LG 전자 매장이 빠짐없이 입주해있죠. LG 전자는 헤롯백화점과 맺은 전략적인 제휴를 축구 마케팅으로 연장시킨 것이었습니다. 단 LG 전자는 국내 홍보를 위해서 한국 선수를 한 명 영입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죠.

풀럼과 LG전자가 스폰서십을 맺었던 2년 전 한국대표팀을 맡고 있던 핌 베어벡(현 호주 감독)이 조금만 마음을 열었다면 박주영은 이미 풀럼 선수가 돼있었을 겁니다. 베어벡과 박주영의 관계를 되짚어볼게요. 베어벡은 편견이 많던 지도자였습니다. 예를 들어 2002한일월드컵을 준비할 당시 일본 J-리그 교토에서 뛰던 안효연이 대표팀에 합류하기위해 워커힐 호텔로 들어왔죠. 노란색으로 염색한 머리를 보고 베어벡은 인상을 찌뿌리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옆에서 식사하던 히딩크는 "그게 무슨 문제냐. 축구만 잘하면 되지"라고 농담을 건넸지만 베어벡은 탐탁치 않게 생각하며 안효연을 이후 뽑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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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모나코 연습구장에서 훈련에 앞서 찰칵.

박주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딕 아드보카트와 함께 다시 한국대표팀 수석코치로 다시 돌아왔던 2005년 말 그는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최고의 유망주라면 마냥 찬스를 기다리기 보다는 경기에 좀더 동화되고 몰두해야 한다. 또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며 팀을 위한 플레이에 심혈을 기울이라"고 일침을 놓았습니다. 당시만해도 조언 정도로만 생각했지만 베어벡은 히딩크와 마찬가지로 미디어가 키운 스타를 몹시 싫어했습니다. 다만 차이라면 히딩크는 스타를 자극해 최고의 플레이를 뽑아내는 반면(2002한일월드컵에서 2골을 터트린 안정환처럼), 베어벡은 아예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죠.

베어벡이 아드보카트에 이어 대표팀 감독에 오른 후 박주영은 대표팀에서 존재감을 잃었습니다. 2006년 8월16일 타이페이서 열린 대만과의 아시안컵 예선 때 후반 조커로 그를 잠시 활용했을 뿐입니다. 이후 그를 대표팀에조차 부르지 않았습니다. 2007년 3월 우루과이전 명단에서 빠진데 이어 6월 네덜란드와의 평가전 명단에서도 제외됐죠. 부상도 없고 그닥 슬럼프에 빠졌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왜 박주영을 뽑지 않느냐"는 물음에 베어벡은 "나는 박주영을 좋아한다(I like that player)"는 짧은 답변만 하곤 했죠.


풀럼과 LG 전자가 스폰서십을 맺었던게 바로 그 무렵이었습니다. 사실 풀럼 구단이 영입 1순위로 살핀 선수는 이천수(28·전남)였습니다. 당시 풀럼의 데이비드 맥널리 단장은 이천수가 뛰고 있던 울산과 제안서를 주고 받고 있었죠. 로리 산체스 감독도 긍정적인 의사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LG 전자가 난색을 표했습니다. 국내에서 악동이미지가 많던 이천수가 LG 전자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뛸 경우 악영향이 미칠 수도 있다는 결론이었습니다.
LG가 선택한 선수는 박주영이었습니다. 박주영이 뛰고 있는 FC 서울은 LG와는 형제와 다름없는 GS그룹 계열이었던데다 박주영은 여전히 유럽무대에 내놓을 최고의 상품이었죠. 2006년 말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절친한 친구였던 故 이안 포터필드 전 부산감독의 추천으로 박주영의 영입계획을 세우기도 했었죠.

풀럼 구단은 박주영의 영입 조건으로 2007아시안컵 대표 발탁을 내걸었습니다. 2년간 A매치 75%를 넘겨야하는 잉글랜드 워크퍼밋을 충족시켜야 하는데다 실력과 가능성은 높이 평가하지만 한국의 국가대표 정도는 돼야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박주영의 에이전트는 베어벡을 찾아가 이 사실을 전했습니다. 출전 여부와는 상관없이 대표팀 명단에만 들어도 풀럼에 갈 수 있다면서 부탁했습니다. 베어벡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결국 박주영은 아시안컵을 뛰지 못합니다. 결국 박주영의 풀럼행도 백지화가 되고 말았습니다.

선수 선발은 감독의 고유 권한입니다. 베어벡이 구상하는 팀에 박주영이 필요없다고 판단했겠죠. 베어벡을 탓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박주영 대신 왼무릎 통증을 호소하던 이동국과 네덜란드전에서 고관절을 다친 조재진을 뽑았던 것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1년째 풀타임을 뛰지못한데다 부상까지 겹친 이동국은 내심 아시안컵에 뛰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죠. 이동국과 조재진은 아시안컵 본선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합니다.

풀럼은 심사숙고 끝에 이적 마감일이었던 2007년 8월31일 레딩에서 뛰고 있던 설기현을 영입합니다. 설기현 역시 당시 오른 발목을 수술한 상황이었던데다 레딩에서 그닥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 못했지만 풀럼으로서는 설기현이 최고의 대안이었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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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을 뽑아낸 후 골뒤풀이를 펼치는 박주영

여기까지가 2년 전 박주영의 풀럼 진출 좌절에 대한 뒷이야기입니다. 2년이 흐른 지금 풀럼이 박주영에게 관심을 보인다고 해서 쉽게 영입할 수는 없을 겁니다. 모나코 구단은 지난해 박주영을 영입하면서 이적료 200만 유로(32억원)와 연봉 40만유로(6억5000만원)에 4년간 계약을 했기 때문입니다. 모나코는 3년 후를 바라보고 젊은 박주영을 영입한 마당에 1년만에 풀럼으로 이적시킬 지는 미지수입니다. 물론 풀럼구단이 합당한 이적료와 연봉을 제시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을겁니다. 모나코는 위르겐 클린스만, 티에리 앙리, 다비 트레제게, 엠마누엘 아데바요르, 파트리스 에브라 등을 빅리그로 수출한 중간 도매상같은 구단이죠. 그런 면에서 박주영을 전략적으로 이적시킬 수도 있을겁니다.


박주영이 언젠가 빅리그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지금이 절호의 기회일 수 있습니다. 다만 프리미어리그의 탱크같은 몸싸움과 칼날같은 태클, 프랑스리그와는 비교할 수 없는 공격템포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지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물어본 후 결정해야할 겁니다. 물론 새로운 도전이 박주영의 창조성을 일깨우리라 믿습니다.

2009/04/25 17:57 2009/04/2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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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rockyd 2009/04/25 20:37 Delete Reply

    당시 베어벡의 구상에 박주영이 포함되지 않아서 안뽑았겠죠
    433진영에서 박주영이 들어갈 자리는 없었습니다.
    쓰지도 않을 선수를 뽑는 감독이 어디있습니까?
    어쨋든 뽑아만 달라는 에이전트도 웃기고
    또 그걸가지고 베어벡 때문에 풀럼에 못갔다는 식으로 글을 적는 기자님도 좀 어이가 없네요

    그리고 박주영이 풀럼 간다해도 스폰서 안고 가는식이면 안가는게 낫다고 봅니다.
    감독자체가 교체도 잘 안하고 베스트11으로 계속 밀고 가는 식이라
    나름 잉글랜드에서 잔뼈가 굵었던 설기현 선수도 몇경기 못나와보고 밀려난 판에
    스폰서 등에업고 온, 아직 검증안된 박주영을 얼마나 써줄지도 의문입니다.

    1. Re: # gerrard 2009/04/26 10:02 Delete

      베어벡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상으로 제대로 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는 이동국과 조재진 대신 박주영을 발탁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죠....

  2. # ryu 2009/04/26 00:13 Delete Reply

    저두 rockyd님과 같은 생각이네요.
    베어백이 일부러 직접적으로 박주영 이적을 방해한것도 아니고..
    단지 자기의 고유권한인 대표팀선발을 했을뿐인걸 가지고...그걸 앞길을 막았다.라....허참~
    거기다 에이전트가 자기선수 개인의 이적을 위해 국대감독에게 그런 청탁을 했다는 부분에선 진짜 말문이 턱 막힙니다.
    축구계 고위급인사들이나 국대감독의 선발권을 흔드는줄 알았더니만 에이젼트들까지 난리들이였군요.
    모 당장 한국축구계가 바뀌리란 기대같은건 접었습니다만...
    나름 유명한 축구전문기자라는 분마저도 똥인지 된장인지 잘못된걸 구분못하시다니...
    진짜 한국축구.. 위아래부터 언론까지... 정말 답이 없군요.

    1. Re: # gerrard 2009/04/26 10:07 Delete

      베어벡이 박주영의 이적을 방해한 것은 아니겠죠. 결국 선수 선발은 감독의 몫이니까요. 다만 당시 상황을 되짚어 봤을 때 아시안컵에 가기 싫어하는 이동국이나 고관절 부상으로 활동량이 크게 줄어든 조재진보다는 박주영을 활용했다면 어땠을까요.

      또 한 가지....프로축구연맹 회장과 고성을 오가며 싸우고, 김두현과도 대립지점을 넓히고, 성남과의 갈등으로 이란전에 데려가지 못한 장학영을 끝내 뽑지 않고(장학영은 죄가 없었음에도 이후 대표팀에 발탁되지 않습니다) 베어벡 스스로 이성을 잃고 적을 만드는 과정을 지켜봤다면 박주영이 발탁되지 못한 까닭도 박주영 스스로의 문제만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3. # 박주영 못미더! 2009/04/27 11:03 Delete Reply

    박주영이가 지금 당장 영국 프리미어에 간다면 과연 영국 프리미어의 빠른 축구에 살아 남을 수 있을까요? 전 회의적인데요...

  4. # khu86 2009/05/02 17:03 Delete Reply

    처음엔 베어벡이 스타플레이어를 길들이기 위한 수단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연이은 대표팀 탈락에 그게 아니구나... 한마디로 베어백은 박주영을 싫어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박주영이 월드컵 이후 슬럼프가 찾아왔을 때, 좀 더 자신감을 심어주고, 자신의 재능을 발휘시켜줄 수 있는 감독을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fc서울 팬으로서 그 당시 박주영을 대하는 이장수 감독의 태도도 무척 마음에 안 들더군요...)

    하지만 박주영이 그 당시 풀럼으로 가지 못한 건 오히려 잘 된 일이라 생각되네요. 박주영은 충분히 제 실력으로 빅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고 봅니다.


    ... 글 잘 읽고 갑니다.

  5. # 이런 정보를 알게되다니 .. 2009/05/05 22:57 Delete Reply

    저는 이글이 공감 확실히 되네요.. 베어벡은 확실히 고정관념이 심한 감독이었음.. 그때 아시안컵 기억 나십니까?? 저는 기억납니다. 키작은 최성국이 간신히 헤딩골 넣어서 조별예선 1승 2무로 통과하고 토너먼트에서 승부차기로 우리나라가 3위 했었죠.. 대단하죠?? 그때 1득점 하고 대회 3위 ㅋㅋㅋㅋㅋㅋ 이글 개공감 합니다... <<<<추천>>>>>> !!!! 글고 위에 분들은 너무 부정적이신데... 이글은 정말 좋은 데요 !!!!

  6. # 이런 정보를 알게되다니 .. 2009/05/05 23:00 Delete Reply

    저는 이글이 공감 확실히 되네요.. 베어벡은 확실히 고정관념이 심한 감독이었음.. 그때 아시안컵 기억 나십니까?? 저는 기억납니다. 키작은 최성국이 간신히 헤딩골 넣어서 조별예선 1승 2무로 통과하고 토너먼트에서 승부차기로 우리나라가 3위 했었죠.. 대단하죠?? 그때 1득점 하고 대회 3위 ㅋㅋㅋㅋㅋㅋ 이글 개공감 합니다... <<<<추천>>>>>> !!!! 글고 위에 분들은 너무 부정적이신데... 이글은 정말 좋은 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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