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바이러스' (이하 '베바') 예고편이 나올 때만 해도
왜 그렇게 김명민의 지휘 장면을 자주 잡는지 그 이유를 몰랐다. 감흥이 오지 않았으니까…

첫방이 시작되고도 몰랐다. 그 지휘 장면을 왜 자꾸 보여주는지를…
처음엔 그냥 음악과 연주 장면이 너무 튄다고…. 완성도가 떨어진다고만 생각했다.
첫방 점수는 65점 정도? 일본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과 비교하자면… 부끄러울 정도라고 생각했다.

자기가 뭐라고 '똥덩어리'니 천민이니 하면서 뻗댔느냔 말이지…
두루미가 투자회사 전화를 빌미삼아 "니가 뭔데 나한테 그런 걸 알려주고 지랄이야?"로 시작한 부분에선 통쾌하기까지 했었다.

그러다 처음… 이거 '예전에 보던 드라마와 다르구나!' 라고 느낀 것이…
강마에가 비디오 자료까지 보여주며 시작된 박자 음정 맞추려 하지 말고 음악을 그냥 느끼라며 이끌고 간
'넬라 판타지아의 세계'였던 것 같다. 얼핏 잘못하면 유치한 편집일 수도 있었으나…
나 또한 새로운 신세계로 이끌린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두루미 귀가 안 들린다고 할 때… 손끝으로… 눈빛으로… 그리고 조용히 대화를 통해 두루미를 이끌 던 강마에는 심지어 마지막 곡 연주를 앞두고는 … 오합지졸이 기적을 일으킨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리고 시향이 생기고 창립 공연할 땐… 수재민과의 대화를 통해… 수재민을 동정이 아닌… 자신이 음악을 통해 구원받았던 것처럼…
유사한 경험을 먼저 했던 인간으로 그들에게 다가가… 따뜻한 목소리로… 음악으로 그들을 위로하고 꿈과 희망을 가지라고…
그러면 자기처럼 될 수 있다고 희망을 심어주었다.

그사이… 난 나도 모르게 '강마에' 바이러스에 전염되었다.

클래식의 'C' 자도 모르던 내가…. 클래식은 그저 졸린 음악이라고 생각하던 내가…
'합창 교향곡'을 통해… 조금은 힘겨운 나의 그때 상황을 잊고 위로받았다.
그리고 난 몇 년 만에 CD를 샀다. CD에 수록된 음악을 들으며… 드라마에 등장했던 그 장면과 오버랩시켜가며 음악을 즐긴다.
아직은 음악의 제목을 알고 듣고 있진 못하지만… 그 선율 하나하나를 그냥 느끼며 듣고 있다.
사실 이것 때문에 플레이어까지 샀으니… 나 정말 제대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 같다.

그런데… 왜 제작진은 이 드라마에 '바이러스'란 단어를 썼을까?
혹시… '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만이 그 고통을 느낄 수 있는 특징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만약 초반부터 이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면… 중간에 이 드라마로 갈아타긴 어려웠을 것 같다.

다른 드라마가 2회 정도를 묶어 하나의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된다고 본다면… 굳이 처음부터 보지 않았더라도 대충 내용이 파악되고… 중간에 드라마를 갈아탈 수도 있지만… '베바'는 그러기 쉽지 않은 드라마 같다.

'베바'는 드라마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이야기가 이어져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처음 모습…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 그리고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그들의 모습은…
각자의 상황이 다르고… 각자의 행동하는 방식이 다르다.

그런데 난 왜 이 드라마를 보며 울었을까? 나만 울었나?
처음 펑펑 울었을 때는… '합창 교향곡' 장면이 나올 때다. 그때 최진실의 죽음 때문에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강마에가 그랬다… 어릴 적 삶이 너무 고통스러워… 그만 포기하고 싶었는데… 음악이 하나 들려왔다고…
그 음악을 통해 희망과 꿈을 가지게 됐다고… 그래서 지휘자의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뤄 지휘자가 되었다고…
그저 귀족으로 태어나 귀족처럼 자라서 그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니라고…

전에 '식객'의 캡처스토리를 마칠 때는 … 그 내용을 정리할 수 있는 장면들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런데 '베바'는 그렇게 몇 장면을 꼽기 어렵다.

캡처를 뜨며 '달콤한 나의 도시'의 최강희의 표정이 너무 좋아서…
장면 하나하나가 놓치기 아깝단 생각이 많이 들었었는데…
이번엔 '강마에'의 전체적인 동선이 참 아름답단 생각이 들었다.
그런 장면이 한둘이 아니라 여기 담을 수 없음이 안타깝지만… 어설픈 몇 장면을 꼽아 전체를 훼손 시키고 싶진 않다.

이제 '베바'가 끝난 지도 두 주가 지났고… 나의 편집도 끝을 맺었다.
앞으로는 [캡처스토리]와 같은 형식의 편집은 못 할 것 같다. 너무 재밌고 행복한 작업이었으나…
이로 인해 몸에 심한 무리도 왔고… 결정적인 이유는 동영상 파일을 구할 수 없다는 게 더 근본적인 이유다.
이젠 어떤 형식으로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공유할 수 있을지 고민스럽다.

마지막으로 '강마에' 캐릭터를 만든 배우 김명민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음악으로 위로받을 수 있었던 것에 대해…
한없이 작아지던 내게… '핑계' 대지 말라고 말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그리고 '강마에'와 함께 행복했다고… ^^

2008/12/04 00:13 2008/12/04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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