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재미난 연재 - 이어령의 한국인 이야기
Posted 2009/04/28 23:11, Filed under: 진이의 짜투리
옛말에 '말로 천냥 빚 갚는다.'라는 말이 있다.
'말'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는 거겠지.
한국 말은 분명히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사소한 말다툼은 때론 '토시' 하나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반밖에 안 남았어.' 와 '반이나 남았어.'의 차이.
긍정적인 사고와 부정적인 사고를 대표하는 이 말.
이어령의 한국인 이야기는 이런 소소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전체보기] 이어령의 한국인 이야기
한국의 의성·의태어는 반드시 ‘ㅗ’ ‘ㅏ’ 양모음과 ‘ㅓ’ ‘ㅜ’의 음모음이 짝을 이루는 모음조화의 법칙으로 구성된다. 가령 쌀밥과 보리밥을 빛으로 나타낼 경우 쌀밥에 보리가 조금 섞이면 ‘환한 밥’은 ‘훤한 밥’이 되고 꽁보리밥에 흰쌀이 들어가면 ‘깜깜한 밥’은 ‘껌껌한 밥’이 된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면 깃발은 팔랑팔랑 휘날리고, 설렁설렁 불면 그것은 펄럭펄럭 나부낀다.
그래서 수돗물이 나오다 끊어지는 물줄기를 6단계로 표현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는 없을 것이다.
콸콸 흐르던 물이 좔좔로, 좔좔에서 줄줄로, 줄줄에서 졸졸로 물줄기가 점점 줄어든다. 그러다가 ‘ㄹ’ 받침이 ‘ㄱ’으로 바뀌어 조록조록이 되면 물줄기가 끊어지기 시작하고, 조로록 조로록으로 변하면 수돗물은 곧 끊길 것이다.
모음조화만이 아니라 자음조화까지 거들어 흐르는 물에는 ‘ㄹ’이 붙고, 막히고 끊기는 것엔 ‘ㄱ’ ‘ㄲ’의 폐색음이 따른다. 힘을 줘야 나오는 대변은 “끙가”인데 어른이 되어도 힘주어 일할 때에는 “끙끙거린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한국인의 성공법칙으로 꿈, 깡, 꾀, 끼, 꼴, 끈의 쌍기역 시리즈는 모두가 끙가의 배꼽 친구였던가 보다.
[원문보기] 세 살 때 버릇 여든까지 ③ 유아 언어 속에 담긴 힘
콸콸 → 좔좔 → 줄줄 → 졸졸 → 조로록 조로록
참 재밌다.
파랗다. 퍼렇다. 시퍼러둥둥하다. 등등 이런 말들로 말장난한 적이 있다.
이어령님의 글은 연륜이 가져다주는 깊이가 고루하지 않고…
옛 이야기와 접목된 글은 어느새 그 속에 빠져들어 중독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래. 그랬었어. 어른들이 늘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그랬었지.
그런데 왜 그런 얘기가 전해지는지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습관이 중요하단 말이겠거니 정도로 생각했다.
'이어령의 한국인 이야기'를 읽다 보면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요즘같이 머리가 복잡할 땐… 글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긴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나는… 지금 출퇴근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안다.
그래도 머리는 복잡하다. 생각이 많다. 그러나 답은 없다.
그 와중에 눈에 들어온 글이 '이어령의 한국인 이야기'다.
이제 애독자가 된 나는 이 글을 함께 나누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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