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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바이러스' (이하 '베바') 예고편이 나올 때만 해도
왜 그렇게 김명민의 지휘 장면을 자주 잡는지 그 이유를 몰랐다. 감흥이 오지 않았으니까…

첫방이 시작되고도 몰랐다. 그 지휘 장면을 왜 자꾸 보여주는지를…
처음엔 그냥 음악과 연주 장면이 너무 튄다고…. 완성도가 떨어진다고만 생각했다.
첫방 점수는 65점 정도? 일본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과 비교하자면… 부끄러울 정도라고 생각했다.

자기가 뭐라고 '똥덩어리'니 천민이니 하면서 뻗댔느냔 말이지…
두루미가 투자회사 전화를 빌미삼아 "니가 뭔데 나한테 그런 걸 알려주고 지랄이야?"로 시작한 부분에선 통쾌하기까지 했었다.

그러다 처음… 이거 '예전에 보던 드라마와 다르구나!' 라고 느낀 것이…
강마에가 비디오 자료까지 보여주며 시작된 박자 음정 맞추려 하지 말고 음악을 그냥 느끼라며 이끌고 간
'넬라 판타지아의 세계'였던 것 같다. 얼핏 잘못하면 유치한 편집일 수도 있었으나…
나 또한 새로운 신세계로 이끌린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두루미 귀가 안 들린다고 할 때… 손끝으로… 눈빛으로… 그리고 조용히 대화를 통해 두루미를 이끌 던 강마에는 심지어 마지막 곡 연주를 앞두고는 … 오합지졸이 기적을 일으킨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리고 시향이 생기고 창립 공연할 땐… 수재민과의 대화를 통해… 수재민을 동정이 아닌… 자신이 음악을 통해 구원받았던 것처럼…
유사한 경험을 먼저 했던 인간으로 그들에게 다가가… 따뜻한 목소리로… 음악으로 그들을 위로하고 꿈과 희망을 가지라고…
그러면 자기처럼 될 수 있다고 희망을 심어주었다.

그사이… 난 나도 모르게 '강마에' 바이러스에 전염되었다.

클래식의 'C' 자도 모르던 내가…. 클래식은 그저 졸린 음악이라고 생각하던 내가…
'합창 교향곡'을 통해… 조금은 힘겨운 나의 그때 상황을 잊고 위로받았다.
그리고 난 몇 년 만에 CD를 샀다. CD에 수록된 음악을 들으며… 드라마에 등장했던 그 장면과 오버랩시켜가며 음악을 즐긴다.
아직은 음악의 제목을 알고 듣고 있진 못하지만… 그 선율 하나하나를 그냥 느끼며 듣고 있다.
사실 이것 때문에 플레이어까지 샀으니… 나 정말 제대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 같다.

그런데… 왜 제작진은 이 드라마에 '바이러스'란 단어를 썼을까?
혹시… '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만이 그 고통을 느낄 수 있는 특징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만약 초반부터 이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면… 중간에 이 드라마로 갈아타긴 어려웠을 것 같다.

다른 드라마가 2회 정도를 묶어 하나의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된다고 본다면… 굳이 처음부터 보지 않았더라도 대충 내용이 파악되고… 중간에 드라마를 갈아탈 수도 있지만… '베바'는 그러기 쉽지 않은 드라마 같다.

'베바'는 드라마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이야기가 이어져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처음 모습…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 그리고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그들의 모습은…
각자의 상황이 다르고… 각자의 행동하는 방식이 다르다.

그런데 난 왜 이 드라마를 보며 울었을까? 나만 울었나?
처음 펑펑 울었을 때는… '합창 교향곡' 장면이 나올 때다. 그때 최진실의 죽음 때문에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강마에가 그랬다… 어릴 적 삶이 너무 고통스러워… 그만 포기하고 싶었는데… 음악이 하나 들려왔다고…
그 음악을 통해 희망과 꿈을 가지게 됐다고… 그래서 지휘자의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뤄 지휘자가 되었다고…
그저 귀족으로 태어나 귀족처럼 자라서 그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니라고…

전에 '식객'의 캡처스토리를 마칠 때는 … 그 내용을 정리할 수 있는 장면들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런데 '베바'는 그렇게 몇 장면을 꼽기 어렵다.

캡처를 뜨며 '달콤한 나의 도시'의 최강희의 표정이 너무 좋아서…
장면 하나하나가 놓치기 아깝단 생각이 많이 들었었는데…
이번엔 '강마에'의 전체적인 동선이 참 아름답단 생각이 들었다.
그런 장면이 한둘이 아니라 여기 담을 수 없음이 안타깝지만… 어설픈 몇 장면을 꼽아 전체를 훼손 시키고 싶진 않다.

이제 '베바'가 끝난 지도 두 주가 지났고… 나의 편집도 끝을 맺었다.
앞으로는 [캡처스토리]와 같은 형식의 편집은 못 할 것 같다. 너무 재밌고 행복한 작업이었으나…
이로 인해 몸에 심한 무리도 왔고… 결정적인 이유는 동영상 파일을 구할 수 없다는 게 더 근본적인 이유다.
이젠 어떤 형식으로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공유할 수 있을지 고민스럽다.

마지막으로 '강마에' 캐릭터를 만든 배우 김명민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음악으로 위로받을 수 있었던 것에 대해…
한없이 작아지던 내게… '핑계' 대지 말라고 말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그리고 '강마에'와 함께 행복했다고… ^^

2008/12/04 00:13 2008/12/04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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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상은 내가 변했다고 말한다

내 음악이 변했단다. 음악에 대한 해석이 더욱 깊어지고, 원숙해 졌다고…
그리고 감정을 억누르는 듯한 것이 없어지고 작곡가와 대화를 나누듯 작곡가 의도 속의 감정을 풍부화 시켰다나?
내겐 이런 사탕발림 같은 칭찬이 익숙하지 않다.

이젠 여기를 떠나 뮌헨 필로 가야 하는데… 지휘자 생활이 사실은 떠돌이 생활이거든.
언제든 이곳에서 저곳으로… 또 그렇게 정처 없이 떠도는 게… 지휘자 인생인데…
이곳을 떠나는 나의 마음은 왜 이리도 한쪽 구석이 허전한 걸까?
시향이 곧 해산할 것 같아서? 단원들이 그걸 막아보고자 철야 농성을 하고 있어서? 뭘까?

마치 아주 중요한 무언가를 찾지 못해 놔두고 가는 듯하다. 그게 뭘까? 그런 게 있기는 한 걸까?

#2. 난 루미가 강해지길 바란다

난, 루미가 집 앞에까지 오고도 차마 들어오지 못하고 돌아가는 걸 봤다.
사실… 내가 루미를 불러들일 수도 있었지만… 난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제 떠나면 또 언제 오려는지 기약할 수 없는데… 루미에게 작별 인사도 하지 않고 떠나고 싶진 않았다.
루미의 마음을 밀어낼 수밖에 없지만… 그 감정까지 부정할 순 없다.
난 루미에게 '토벤이가 보자는데'라는 말로 불러냈다. 내가 보자고 말하긴 쑥스럽잖아.

어디선가 카메라 셔터 소리가 들린다. 루미가 핸드폰으로 날 찍고 있다.
모르면 몰랐을까… 찍게 내버려두긴 너무 낯 간지럽지. 그래서 찍지 말라고 했다.
내 얼굴에 무슨 대단한 초상권이 붙은 스타도 아닌데 말이지…

루미란 이 녀석은 내가 그렇게 밀어냈는데도… 여전히 날 떠나고 있지 못하는 것 같다.
그것이 나에게 위로가 되는데… 이건 비밀이다.

뭔가 추억을 간직하고 싶어하는 루미. 내가 줄 것은 오래도록 끼고 다녔던 반지밖에 없다.
그걸 주긴 줘야 하는데… 그냥 '손 한번 내밀어 봐'라고는 하긴 좀 그렇고… 핸드폰 핑계를 댔다. 뭘 찍었나 검사한다고…

그리고 내 새끼손가락과 함께 내 음악 인생이 담긴 베토벤 생가에서 산 반지를 건넸다.
내가 강해지려고 한 끼 밥값밖에 없던 내가 돈 탁탁 털어서 산 그 반지로… 루미도 강해지길…

#3. 나는 과거형… 루미는 현재형

루미는 날 강당으로 이끌었다. 자기가 귀 먹어가며 공력을 키우기 위해 맨발로 진동을 느끼는 연습을 하는 곳이라고…
작곡 공부를 시작한 건 알았지만… 이런 것까지 할 줄은 몰랐다.
차가운 바닥에 엎드린 루미, 무슨 말이든 다 해보란다 알아들을 수 있다고…

"바닥에서 냉기 올라와. 입 돌아가고 싶어?"

루미 "루미야! 넌 어쩜 그렇게 이쁘니?"

"해석 좀 제대로 하지!"

루미 "성격두 좋구… 맘에 들어!"

"자화자찬 타임이야?"

루미 "내가 하는 말도 딱딱 다 알아듣고…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다 들을 수 있겠어.

선생님! 이제… 진짜 얘기 좀 해 보세요."

(그래… 나도 사실은 하고 싶은 말이 있긴 해… 아무리 루미가 내 맘을 잘 안다고 해도… 내가 심하게 몰아붙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거든)

"그때… 미워서 내친 게 아니라는 거… 알지?"

루미 "흔들리는 게 겁이 났을 뿐이야."

"근데 또 언제든 흔들릴 수 있는 거구! 그때마다 도망칠 수 없다는 거… 알아."

루미 "하지만 누구나 그렇게 조금씩 나아가는 거니까…"

"고마웠어."

루미 "고마워."

고맙다는 말은 꼭 하고 떠나고 싶었다.
루미는 고마웠다는 말을 고마워라고 해석했다. 결코, 과거의 일로 넘겨 버리고 싶지 않은 걸까?

#4. 건우 이 녀석 또 일을 벌인다

난 분명 건우에게 수능 시험에서 1등급 받고… 대학 가서도 연주 활동 열심히 하면… 그러면 정식 제자로 삼아 준다고 했는데…
건우 이 녀석 또 공연을 한단다. 그것도 시향을 살리자고 시위하고 있는 단원들과 함께 합동 공연을…
게다가 나에게 지휘까지 해 달라고?

나 이제 겨우 무거운 짐을 덜고 떠나려고 하는데… 내가 여기 있어도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주기 힘든 상황인데…
건우란 놈은 또 무모한 공연을 하겠단다. 난 당연히 하지 말라고 했지.
예전에 교향악 페스티벌 실패한 거랑… 시향 잘린 거랑… 실패했던 많은 것들을 다시 상기시켜 줬지만…
난 안다. 저 녀석이 그런 말로 포기하지 않으리란 걸.
또 실패하면… 또 단원들이 상처받을 텐데… 왜 굳이 그런 일을 벌이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다.
제일 두려운 건… 저들이 실패를 하는 한이 있어도 미리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란 거다.
건우 저 녀석이 날 또 심란하게 만든다.

#5. 내가 벌써 마의 징크스를 깬 거야? '오케스트라 킬러'의 아성이 무너진 거야?

건우… TV에서 애국가가 나올 때까지 안자고 옆에 붙어 있는 걸 보면… 또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게 분명하다.
아니나 달라. 또 날 설득하려 하고 있다. 내 그럴 줄 알고… 출국 날짜를 바꿔놨다.
쟤들이 공연하는 날… 내가 여기 없을 수 있는 상황이어야… 이곳을 떠날 수 있을 것만 같았거든.

건우는 내가 출국 날짜를 바꿔놨다는 얘기를 듣고서 꽤 실망한 것 같다.
그래도 이왕 마음먹은 거… 난 가야겠다. 조금만 더 지체하다간… 또 그들 꼬임에 넘어갈지 모르거든.

마지막 건우의 당부는 '오케스트라 킬러'란 소리를 듣지 말았으면 하는 거였다.
그래 나도 그러려고 해. 이제부터는… 적어도 6개월은 넘길 거라구…

그런데… 나 이미 이 녀석들과 6개월을 넘겼단다. 나도 시간이 그렇게 많이 흐른 줄 몰랐다.
벌써 그렇게 됐었나?

#6. 건우는 공연 중…

공연은 아마 잘 진행되고 있을 거다. 초반엔 좀 쉬운 곡으로 한다고 했으니…
그동안 내가 가르친 데로 한다면 별 무리는 없을 거다.

#7. 나도 정말 그냥 떠나려 했었다

난 일부러 건우가 일어나기 전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그 녀석과 눈이 마주치고… 또 한 번 설득을 당하면 나도 어찌 될지 몰라서…
난 공항으로 가고 있었는데… 건우 녀석이 수재민들이 홍보를 도와줄 거란 얘기를 하긴 했지만…
플래카드가 거리를 도배하고… 많은 사람들이 나설 줄은 몰랐다.

게다가 왜 하필이면… 그때 그 수재민을 만날 건 뭐냔 말야…
'어디가? 당신이 지휘자잖아…'라고 말할 땐… 나도 할 말이 없었다.
그래도 꾹 참았다. 그렇게 공항에 가서 비행기에만 오르면 돌아오고 싶어도 못 돌아오니까…
정말 그렇게 그냥 가려고 했다. 그 망할 놈의 건우의 문자만 아니었다면…

근데… 사실 그 내용은 내가 그리 화낼만한 내용도 아니었다.
난 어쩌면 너무나도 간절히… 어떤 '핑계'를 찾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 자그마한 핑계를 대고 난 결국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결국 건우가 부탁한 그 지휘를 하게 됐다.

#8. 어두운 긴 터널을 지나다

나, 다시 단원들과 '합창'을 노래한다.
내가 삶이란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삶을 포기하고 싶었을 때 들었던 그 구원의 '합창'을 지금 다시 나의 단원들과 연주하고 노래한다.

타고난 천재가 아니었기엔… 내가 이만큼 오기까지 너무나도 힘들었다.
그리고 내 앞에서 연주하는 그들도 나와 같다.
나도 죽어라. 연습하고 또 연습하면 '명품'이 될 줄 믿었었다. 그리고 그들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걸 안다.

내가 오늘 출국을 미루고 여기 돌아와 이들과 함께 하는 이 시간이 앞으로 내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나도 모르겠다.
이것이 그들을 위한 마지막 선물이 될지… 아니면 이들과 함께 할 시작이 될지…
그건 사실 나도 모른다. 사실, 그게 무슨 상관이랴!

늘 원곡 그대로만 해석하는 나의 지휘는… 전통적 방식을 제대로 따르고 있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지루하고 따분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세상은 변하고 있거든… 그런데 나만 변하지 않았었거든…
그런 내가… 저 오합지졸들을 만나며 '사람 냄새가 풍기는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었다는 걸… 나도 이제는 안다.
난 지금 막… 어둡고 긴 터널을 통과했다. 그 앞에 무엇이 날 기다리고 있을까?
날 기다리는 게 무엇이든… 두렵지 않다. 내 단원들이 '꿈'을 이룬 것처럼… 나도 그럴 거거든! ^^

2008/12/03 02:47 2008/12/03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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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업 후원 기회를 잃은 건우, 이제 남은 건 시민의 날 공연뿐

사람을 선택했던 건우와 단원들은 공연 자체를 놓쳤다.
그 후… 후원의 길은 완전히 막혀 있었는데…
강마에는 건우가 후원 받기 쉽지 않으리란 걸 알았다.
되지도 않는 일에 매달리는 건우가 안쓰러운 강마에, 건우를 식당으로 불렀는데…

강마에 "잘 돼가? 안되지? 관둬!
처음 공연 끝나고 니들 시향 들어오려고 했을 때 내가 한 말 기억나?
프로가 되면 즐겁지가 않다고 했어. 음악이 일이 되는 거라구.
근데 넌 즐거워서 음악 한다며? 모순이잖아.
게다가 돈도 없어. 돈을 준다는 사람도 없어. 니들 음악을 원하는 사람도 없어.
왜 해? 그 짓을…"

건우 "안 그래도 지금 연습하는 곡이 마지막이 될 것 같아요.
알바 들어온 게 하나 있는데… '거위의 꿈'이라고…"

강마에 "거위의 꿈? 처음 들어보는데… 현대 음악이야?"

건우 "가요예요."

강마에 "가요? 음악 형식론적 면에서 그런 이름의 장르가 새로 분류된 거야?"

건우 "대중가요. 가수가 부르는…"

강마에 "이제 니가 아주 막가기로 작정을 했구나?"

건우 "선생님. 저희가 정말 그것 밖에는 지금…
그래도 저희 정말 열심히 연습하고 있구요….
루미가 작곡 공부 하고 나서 첫 작품이거든요.
선생님 입장에선 천민이니까 결국 천민음악이나 하는구나…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그래서 안 봐주셔도 할 수 없지만… 그게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에요."

강마에 "그래? 그럼 남은 거나 최선을 다해 먹어봐. 난 갑자기 밥맛이 뚝 떨어져서 말이지."

그사이 건우를 내치기만 했던 강마에가 모처럼 둘의 자리를 마련했는데…
또 이렇게 건우가 하려는 공연은 강마에의 맘에 들지 않았다.
클래식을 공부하랬더니… 뭐? 가요를 연주한다고? 강마에로서는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 건우의 행동이었다.

#2. 건우, 정식으로 오케스트라 해산을 선언하다

모든 기회를 잃고… 새로운 기회도 없는 단원들. 하나둘씩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소원했던 무대도 서보고… 가슴도 벅차 보고… 강마에 한테 혼 나면서도 마냥 즐겁지 않았던가!
그들이라고 떠나고 싶었을까? 그렇지만, 수입도 없이 공연만 하고 살 수는 없었다.
끝까지 같이 가 보자는 용기씨의 눈물 어린 설득도 이들의 길은 막지 못했다.

다음 주 시민회관에서 '거위의 꿈' 공연 있는 거 다들 알고 계시죠?
그 공연을 끝으로 저희 오케스트라 해산합니다.
참 쉽지 않은 길이었는데… 여러분들 정말 잘 버텨 주셨어요. 정말 대단합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건우, 그동안 어떻게든 해산은 막아보려고 사방팔방으로 뛰었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그렇다고 단원들에게 무작정 남으라고 할 수도 없었다.
예상했던 일이긴 했으나… 막상 그 상황을 직면하고 나니… 그들 모두가 힘겹기만 하다.

#3. 건우, 마지막 공연마저 무산되다

건우, 시민의 날 공연 때문에 사무실을 찾았다.
그런데… 그 지휘는 건우에게 요청된 게 아니었다. 주최 측은 강마에를 원했다.
건우의 경력이 웬만하기만 하면… 그들도 어찌 밀고 나가보려 했으나…
사실, 마우스 필은 공연 경력이 턱없이 부족하잖아! 건우는 절대 안 된단다.
한없이 작아지는 건우. 단원들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하나?

이 사실을 안 강마에는 주최 측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지휘를 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들이 절대 할 수 없는 것들로… 그렇게라도 건우가 당한 모욕을 갚아주고 싶었다.

강마에는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는 건우를 기다렸고…
모든 것이 끝나 버린 것 같은 건우는 집 앞에 주저앉아 있었다.

강마에, 건우를 기다리다 못해 밖으로 나왔는데…

건우 "지난번에 말씀드렸던 그 마지막 공연.
그거 하려고 갔었는데요… 선생님을 찾는 거 였더라구요. 저는 절대 안된다구…
단원들한테도 정말 미안하구… 선생님한테도… 죄송해요! 선생님!
제가 너무 못나서…"

강마에 "아냐. 너 훌륭해. 대단해."

강마에, 자신의 아픔보다 단원들을 더 걱정하는… 점점 지휘자의 무게를 느껴가는…
건우의 눈물을 따뜻하게 안아 위로한다.

#4. 강마에, 뮌헨 필의 제안을 받다

둘이 진하게 회포를 푼 두 건우.
강마에는 뮌헨 필로부터 지휘자 제안을 받는다.

원곡 속에 자신의 미학을 만들어 냈던… 연습만이 완벽한 사운드를 만든다고 생각한…
녹음하는 것도 통조림 같다며 싫어했던 첼리비다케가 있었던 그 뮌헨 필이 강마에를 원했다.
한때 첼리비다케를 통해서 부쩍 성장했던 뮌헨 필이… 그와 유사한 성향의 강마에를 원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다시 지휘자와 제자의 모습으로 마주앉은 강마에와 건우.
강마에는 건우에게 수능부터 대학생활에 이르기까지 음악도로서 해야 할 일들을 요구했고…
건우 또한 좀 더 배우고 닦아서… 좌충우돌 안 하고… 강마에에게 휘둘리지 않고… 그 가시에도 안 찔릴 만큼 성장할 것을 다짐했다.
강마에, 이미 건우를 제자로 받아 들인 거 같은데… 지휘 콩쿨에서 4번 이상 입상하면 … 제자로 받아들일지 말지 생각해 보겠단다.
그래… 그래야 강마에 답지!

#5. 떠날 준비 중인 강마에

강마에, 뮌헨 필에 가기로 했다. 이제 떠날 준비를 하는 강마에.
희연씨가 고추장이면 된장이며 챙겨 주려는 걸 굳이 거부했지만…
희연씨에게 계속 첼로를 하라는 얘기를 조심스럽게 꺼낸다.

정희연 "선생님 송별회는 언제?"

강마에 "안 합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가는 게 제 꿈입니다.
첼로는 계속 하실 겁니까? 매일 조금씩 심심풀이로라도 해보세요.
한 번 풀어진 손가락 다시 풀어지는 거 순간입니다."

정희연 "공연도 없고… 다시 연주할 것도 아닌데요… 뭐"

강마에 "폴포츠라고 아세요? 핸드폰 세일즈맨 하다가 일약 스타가 된 사람입니다.
정희연씨도 죽어라. 열심히만 하면…"

정희연 "아는데요. 그 사람은 워낙 대단한 사람이구…
저는 그냥 선생님 덕분에 솔로 한 번 해본 걸로 만족할래요.
말씀만이라도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

강마에, 짐을 정리하다가 건우에게 남겨 줄 책을 들고 건우 방으로 갔는데…
잠든 건우 옆 달력에 '거위의 꿈' 공연에 X 표한 것이 보인다.
그리고 루미가 편곡했다는 '거위의 꿈' 악보를 보는 강마에.

낮에 걸려온 '희망음악 콘서트' 담당자의 전화가 생각난다.
그 까다롭게 요구한 것을 모두 해서 보냈다고… 그리고 꼭 연주를 부탁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루미가 편곡두 아주 잘했다는 건우의 말도… 루미가 작곡 공부하고 나서 첫 작품이라고…

건우가 '거위의 꿈'을 연주한다고 할 때… 불같이 화를 냈던 강마에.
건우가 그것마저 못한다고 어깨 축 늘어져 울 때… 그 모습이 안쓰러워 같이 마음이 아팠는데…
훌훌 털고 떠나고 싶었던 강마에는… 길이 막혀 버린 희연씨가 음악을 포기하려는 모습을 봤다.
강마에, 정말 훌훌 털고 떠날 수 있으려나?

#6. 강마에가 준비한 송별회

각자 자기 생활을 하는 단원들에게 강마에의 문자가 도착한다.

송별회 합니다. 예술홀 대기실에서 할 겁니다. 예복과 악기 들고 오세요.
30분 드리겠습니다. 뛰세요.

그래서 그들은 문자를 받고, 바로 뛰었다.
송별회 장소치고는 적당치 않은 것 같은데 말야. 게다가 예복까지?
웅성거리는 단원들 앞에 강마에가 등장했다.

강마에 "원래 오늘 하기로 한 공연 있었죠?
이게 원래 여러분들 마지막 공연이었다면서요?
오늘 그 곡 공연합니다. 제가 지휘할 거예요.
3시에 리허설 하고, 5시에 공연합니다. 준비하세요."

단원들. 오케스트라 해산도 그렇지만… 계획했던 마지막 공연을 못 하게 돼서 개운치 않았는데…
강마에가 만들어준 마지막 공연이 고맙기만 하다.

하지만… 건우는 그냥 고맙기만 할 수 없었다. 강마에가 누구던가. 곡도 원곡 그대로만 해석하는 정통파 아니던가!
그런 그가… '거위의 꿈' 공연한다는 소리를 듣고는… 하던 식사도 마치지 않고 자리를 떴었잖아.
그런 그가… 이런 공연을 하겠다는 건… 딱 한 가지 이유뿐이다. 건우 자신과 단원들 때문에…
건우가 해주지 못하는 걸… 강마에가 대신 해주려는 거다.

건우 "선생님. 그거 저희 때문에 그러신 거죠? 안돼요! 하지 마세요.
어차피 그거 알바라서요. 선생님 이렇게까지 도와주실 필요 없어요.
마지막 공연 그냥 시민공원 같은 데서 하면 된다구요.
어차피 그 노래 클래식도 아니잖아요."

강마에 "넌 그럼 이 곡이 명품이 아니라는 거야?
이 '거위의 꿈'이란 노래가 이쪽 계통에선 그런 명품이라며?"

건우 "그렇게까지 자기 합리화 안 하셔도 되거든요."

강마에 "합리화라니? 내가 볼 땐, 니들이 하는 말 있지? '나 따위가 어디', '내가 못나서'
자기 합리화란 그런 게 자기 합리화야.
나봐. 나도 니들처럼 가진 거 없었지만 명품 됐잖아.
이 노래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니들도 그렇고…
뭐든지 명품은 될 수 있는 거라구."

강마에는 루미의 편곡이 창피하진 않다곤 했지만… 제법 잘한 모양이다.

건우 "선생님. 정말 선생님 마음은 잘 알겠는데요…
전 도저히 못 보겠어요. 선생님이 가요를 지휘하신다는 게 정말…"

강마에 "너  한 번만 더 말리면… 그땐 내가 가요를 지휘할 자격도 없다는 걸로 알아듣겠어. 그런 거야?
해? 말어? 니가 선택해!"

건우가 무슨 선택을 할 수 있겠어. 다만, 스승에게 죄송할 따름이고… 또 고마울 따름이지!

그런데 강마에, 공식적으론 대중가요를 지휘한 적이 없단다. 사진도 카메라도 다 안된다고…
강마에… 굳이 그렇게 감추고 싶은 일인데도… 단원들의 마지막 공연을 만들어 주기 위해…
기꺼이 대중가요 지휘를 맡았다. 그게 강마에식 애정표현이었다.

#7. <마우스 필 오케스트라>의 마지막 공연

난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깊숙히 보물과같이 간직했던 꿈

혹 때론 누군가가 뜻모를 비웃음 내 등뒤에 흘릴때도
난 참아야 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 날을 위해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난,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 날을 함께해요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 날을 함께해요

#8. 그들이 함께한 시간들…

강마에, 오합지졸로 공연이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지만 결국은 해냈다. 그들이 만들어준 생일파티는 몇 년만인지도 모를 지경.

건우, 소 똥 냄새 나는 연습실이지만… 그곳에서 함께 했던 시간들을 잊을 수 없다.

루미, 성격 이상한 지휘자로 알았던 강마에에게 이끌리던 그날. 그날 처음으로 귀에 이상도 느꼈지만… 강마에에게 강한 이끌림도 느꼈었다.
그리고 모든 걸 버리고 떠났던 여행지로 그가 찾아왔던 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다.

똥덩어리 정희연씨는 솔로 공연을 잊을 수가 없다. 평생 무대에 서보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게다가 솔로라니!

박혁권씨… 시향에서 쫓겨난 사실을 아내가 알았을 때… 자신을 비난 하기 보다, 혼자 속 썩었을 자신을 위로하는 아내가 있어 행복했고…
둘째를 얻었을 때 함께 축하해 준 단원들이 있어 든든했다.

그 많은 추억들을 어떻게 다 풀어낼 수 있을까?
오합지졸이었던 단원들은… 자신도 뭔가 해 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고…
독선적이던 강마에는 이들로 인해 함께 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 그래서 그들은 모두 행복했다.

#9. <마우스 필 오케스트라>의 해산

'거위의 꿈' 공연을 끝으로… 루미는 바이올린을 접었다. 이제는 귀가 먼다는 것에 대해 담담히 받아들일 준비가 된 듯하다.
그나마 시향에도 들어갔었고… 공연도 했었고… 그런 일이 없었더라면 이 시간이 더 힘겨웠을 텐데…
이젠 바이올린을 내려놓아야 할 때라는 걸… 이제는 놓아야 한다는 걸 아는 루미다.

혁권씨, 콘트라베이스를 중고상에 내 놓았다.
몇 달 월급도 가져다주지 못한 혁권씨. 전세에서 집을 사기로 했던 꿈도 접어야 했고…
더 급한 건… 아내와 두 딸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모습이었다.
혁권씨, 콘트라베이스를 팔고… 한참을 자리를 뜨지 못했다.

그리고… 단원들도 하나씩 연습실을 정리했다.
이렇게 <마우스 필 오케스트라>는 각자의 길을 찾아 나섰다.

2008/12/01 01:53 2008/12/01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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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마에, 석란시장 취임식을 화려하게 장식하다

신임 석란시장, 단원들의 월급을 결제하지 않고 강마에와 협상을 벌였다.
그가 원하는 건… 단지 자기편에 서달라는 것. 정말 그럴까?

강마에, 그의 요구를 들어주는 듯했으나…
취임식 당일, 강마에는 그의 자존심을 지켰고, 시장은 웃음거리가 됐다.

#2. 강마에, 지휘자로는 해임되지만… 고문이 되다

취임식 날, 단단히 망신을 당했던 최시장. 그냥 넘어갈 그가 아니다.
만만치 않은 석란시장은 강마에를 해임하고 고문이란 앉혔다.
굳이 새로운 자리를 만들어가면서까지 강마에를 잡아 놓으려 한 건… 강마에의 명성 때문인데…
새로 온 지휘자란 사람. 낙하산이다. 이것저것 감투 쓴 것이 많아 몸에 거드름이 배어 보이는데… 지휘는 제대로 할까?

아직 고문 자리를 수락하지도 않은 강마에를 찾아와 인사를 한다.
낙하산이니… 경력이니… 하는 말들이 걱정스러웠던 신임 지휘자.
강마에는 그런 것 다 상관없이 '실력'만 중요하다고 했는데… 신임 지휘자, 좋단다.
그런데…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는 것 같은 이유는 뭘까?

#3. 새로운 지휘자에게 문을 걸어 잠그다

새로운 신임 지휘자. 단원들에게 딱 걸렸다.
파트보의 악보가 바뀐 것도 모르고… 연주 기법에 대한 해석도 없는 신임 지휘자.

이 단원들… 처음 강마에와 만났을 때도… 그 말투 때문에 들고 일어났었던 사람들 아닌가!
그런데 이젠… 음악의 기본도 안된 사람이라니!
그들은 연습실 문을 걸어 잠갔다. 벌써 몇 주째인지 모르겠다.

신임 지휘자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그리고 새로운 단원을 공개 모집하기에 이르는데…
이들의 싸움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4. 강마에, 시장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리다

시장은… 강마에가 지휘자로 있는 걸 용납할 순 없어도… 그의 명성은 필요했던 사람으로  뼛속까지 정치적인 사람이다.
최시장을 부른 강마에. 시장의 생각엔 단원들 새로 모집하는 것 때문에 부르는 줄 알았다.

강마에가 한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자기가 들려주는 음악을 듣고 30초 동안 느낌을 다섯 가지만 대면 시장이 원하는 모든 걸 해 주겠다는 제안이었는데…

시장이 말한 건 겨우 세 마디. '아름답네요.','이쁘구요.','좋구요.'
기가 막힐 노릇이다. 겨우 3개. 그것도 무미건조한 단어들의 나열이라니…
강마에는 자기가 해 보겠다며 눈을 감는다.

연인이 보이네요. 이별을 앞두고 있어요. 서로의 마음을 생각해서 웃으며 떠나보내려나 봅니다.
꼬마애도 있어요. 엄마가 없어져서 한참을 찾았는데… 이제야 만났네요.
구두 닦는 할아버지도 보입니다. 오랜만에 솜씨를 부려서 활짝 웃고 있어요.
숨바꼭질하는 애들이 우르르 달려갑니다. 엄마가 저녁 먹으라고 부르고 있거든요.
고백을 할까 말까 전화기 앞에서 망설이는 소녀의 손가락도 보이고…
돈 한 푼 없는 여행자의 다 떨어진 운동화도 보이고…
먼저 간 아내를 그리워하는 할아버지의 좁은 어깨도 보입니다.

이 많은 느낌을 어떻게 세 마디로… 그렇게 건조하게 뭉개십니까?
시장님 혼자 그렇게 귀 막고 삭막하게 사는 건… 저 상관 안 합니다.
근데 문제는 그런 사람이 시장이 됐다는 거예요.
이 석란시에 사는… 이 음악을 느낄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다른 사람들까지 시장님처럼 만들지는 말기 바랍니다.

그랬다. 강마에는 음악 속에 담겨진 무한 상상력으로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위로를 하고… 위로를 받으며 살고 싶었다.
시향을 자신의 액세서리 정도로 여기는… 음악을 듣고도 느끼지 못하는 저런 사람과는 함께 할 수 없었다.

강마에의 말을 듣고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최시장. 이번 일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5. 일파만파 커진 일. 시장은 시향의 해산을 원했다

신임 지휘자를 용납할 수 없었던 시향 단원들은 시위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향 자체가 위태롭다는 말에 단순 시위가 아닌 철야 농성에 돌입하게 되는데…

박혁권씨는 철야 시위 농성에 함께 할 수 없는 이유가 생겼다.
그렇게 시향 하기를 원하던 혁권씨 아내. 더이상 생활고 때문에 견딜 수 없었던 것.
그러면서도 그렇게 말해서 미안하다는 혁권씨의 아내. 혁권씨도 아내의 마음을 안다.
지금까지 말 없이 참아 준 것도 고맙다. 좀더 일찍 아내를 살폈어야 했는데… 미안한 마음이 드는 혁권씨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 두 아이의 아빠로 책임을 다하고자 떠나려는 혁권씨.
강마에는 그런 혁권씨가 대단해 보인다. 자기 행복 생각 안 하고… 부인과 애들이 우선인 그가…

강마에 앞에 두 개의 서류가 있다.
하나는 혁권씨 사직서. 또 하나는 지휘자 실을 비우라는 공문.
게다가 시향 해산 관련해서 심의회의를 한다고 오라기까지…
강마에, 시향 해산 심의회의 참석하러 가는 길에 루미를 만났다.

강마에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루미 "선생님. 이제 그만 버티세요. 더이상은 못 보겠어요. 관두세요."
강마에 "괜찮아. 난!"

루미, 더이상 무슨 말을 할까? 거울 앞에 부끄럽지 않냐고… 도망간다고 사지로 몰았던 것이 루미 아니던가.
이런 상황이 되면 후회할 걸 알면서도 내몰았었잖아.
그러니… 루미가 어떻게 강마에를 말릴 수 있겠어?

강마에… 가려던 루미의 팔을 잡는다. 그리고 천천히 손을 잡았다.
아직도 루미의 손에 강마에의 온기가 느껴진다.
강마에, 잘 버티고는 있었지만… 그도 누군가가 손을 잡아 주었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
그 따스한 온기로 조금 더 버틸 용기와 힘을 얻고 싶었던 것은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닐까….

강마에는 루미의 따스한 온기를 받았고… 루미는 갑작스런 강마에의 행동에 '얼음, 땡' 놀이에 '얼음'이 걸려 버렸다.
루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그 자리에서 굳어 버렸다.

#6. 심의회의 후, 강마에 마음의 짐을 내려놓다

강마에 심의회의에 갔다.
최시장은 서로의 논쟁을 중재하는 것 같지만, 강마에가 얼마나 괴로와 하는지를 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혼자 싱글벙글 즐겁다.
회의석 맨 끝에… 아무 말도 없이 앉아 있던 강마에. 가방에서 CD를 꺼내 틀고는 헤드폰을 꽂았다.
이건 최시장이 원하는 모습이 아닌데 말이지…

헤드폰에서 들려오는 음악을 들으며… 강마에는 꿈을 꾼다.
단원들과 함께 즐겁게 대화하며… 여유롭게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그 시간을…
그곳에선 루미와도 편안하게 대화를 나눈다.

루미 "오랜만에 꿈꾸시는 거네요. 이런 날이 올까요?"
강마에 "아직까지는… 이제 그만 놔줘야지. 니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그리고 차분한 마음으로 '사직서'를 준비한다.
이번 사직서를 쓰는 강마에의 마음은 예전과 같지 않다.
그냥 맘이 안 맞고 뒤틀리면 가볍게 쓰곤 했던 그런 '사직서'였는데…
'사직서'를 쓰는 펜 끝이 유난히 무겁게 느껴지는 강마에다.

2008/11/29 16:24 2008/11/2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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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든, 이상한 할아버지를 만나다

예고 다니는 하이든. 플룻을 전공하는 음학도다.
집이 가난한 이든이. 아르바이트로 벽보 붙이기를 하고 있었는데… 이상한 할아버지를 만났다.

딸기 우유를 가지고 흰 우유라고 주장하는 할아버지. 5년 동안 흰 우유만 먹었었는데 이상하다나?
결국은 우유를 터트려서 흰 우유인지 딸기 우유인지를 확인하는 이상한 행동까지…
이든이, 할아버지의 이상한 행동에 많이 놀랐다.

#2.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오디션에 참가한 하이든

하이든, 벽보에 붙은 <석란시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단원모집> 공고를 보고 오디션에 참가한다.

이든은 루미에게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연주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는데…
일주일에 3번 연습에 3시간씩 잡고, 두 달이니까 72시간.
왔다갔다 교통비에 저녁 식비에 악기 관리비, 곡 분석 하는 것 등을 모두 합쳐서 2달에 20만 원을 요구하는 하이든.
이것저것 다 따지기에 루미는 이든이 아주 큰 금액이라도 요구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겨우 20만 원이라니… 허탈해 지는 루미다.

그런데… 이곳에 그 이상한 할아버지도 오디션을 봤다. 서울시향에 있었던 오보에 주자라나.
이 할아버지 이름은 김갑용이란다. 이든과 김갑용 선생의 인연은 이렇게 다시 시작됐다.

#3. 이든, 김갑용 선생에게 도움을 청하다

김갑용 선생과 이든의 처음 만남은 썩 유쾌하지 않았다.
치매 증상이 있던 김갑용 선생은 자신의 병을 인정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든은 그 병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

이든이 자신의 집에 찾아와 돈을 빌려달라고 할 때, 김갑용 선생이 이든이가 자기 병을 빌미로 협박하는 막돼먹은 녀석이라고 생각하고 혼쭐을 내서 쫓아 보냈다.

#4. 연습실을 찾아온 이든의 부모, 제대로 모욕당하다

어느 날 연습실로 이든의 부모가 찾아왔다. 이유는 딸이 학교도 그만두고 이상한 짓을 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던 것.
근데… 사실 이든이는 레슨비와 등록금이 부족해서 학교 다니기가 힘들었단다.
김갑용 선생을 찾아간 이유도 학교를 계속 다니고 싶어서였다는 것.

사실 이든이 부모에게 연락을 했던 게 김갑용 선생이었거든. 이든이 찾아와 집안 형편이 어렵네하는 게… 꾸며낸 이야기라고 생각했었거든.
근데 정말 힘들어서 도와달라고 왔던 거다. 김갑용 선생, 큰 실수를 했다 싶었고… 이든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든이 화가 난 것은 단지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강마에도 한 수 거들었던 것.
평소 행실이 곱지 않았던 이든이에 대해… 부모 앞에서 막말을 했던 강마에는 이든을 더욱더 화나게 했는데…

이든은 결국 이 일로 시장을 찾아가 화풀이를 한다.
시장이 모르고 있었던 '3억 사기 사건'에 대해 폭로했거든…

결국 이 일로 프로젝트 오케스트라는 한번 크게 뒤집어지고… 강마에는 오합지졸을 데리고 공연해야 하는 이상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5. 이든, 공연을 보고 크게 놀라다

하이든,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러 갔다. 물론, 어디 얼마나 잘하나 보자. 아니… 얼마나 망가지나 보자는 맘으로 갔는데…
그들의 연주는 이든이 연습할 때와 너무 달랐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단 말인가?

'똥덩어리' 정희연씨가 솔로 곡을 그렇게 훌륭히 연주해 낼 줄 몰랐고… 그들이 공연을 제대로 마칠 수 있을 줄도 몰랐다.
그들의 공연은 너무도 훌륭했다. 같은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 느끼는 충격은 대단했는데…

#6. 방황하던 이든을 열심히 설득하는 김갑용 선생

하이든, 시장에게 '3억 사기 사건' 고자질했던 게…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다시 오케스트라에 들어가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김갑용 선생, 이든이 아르바이트 하는 곳을 쫓아다니며 같이 음악을 하자고 설득한다.
하이든, 처음엔 완강히 거부하더니… 이렇게 애정을 가지고 자기를 설득하는 할아버지의 노력에 마음이 흔들렸다.

#7. 병을 인정할 수 없는 김갑용 선생, 10시간 거리공연을 단행하다

그 사이 많은 일이 있었다.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공연에 감동한 시의원들은 '시향'을 만들었고…
오합지졸들도 우여곡절 끝에 시향 단원으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그중에 김갑용 선생만이 제외됐다. 그건 바로 '치매'라는 병 때문인데…
김갑용 선생, 절대 치매임을 인정할 수 없었다.
인정한다고 뭐가 달라지냐고… 싸워보기라도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강마에가 김갑용 선생을 쓰느니 길거리 악사를 쓰겠다고… 그들은 길에서 10시간 연주해도 끄떡없다는 말에, 김갑용 선생 거리 공연을 단행했다.

이든은 병과 싸우려는 김갑용 선생의 필사적인 노력과 노령임에도 거리공연을 단행하는 모습에 존경심마저 들었다.

#8. 김갑용 선생의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이든, 김갑용 선생의 걸음걸이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는데… 알고 봤더니 신발 바닥에 뭘 넣고 있었다.
자꾸 정신을 놓치는 걸 안 김갑용 선생이 뾰족한 것을 넣어 찔리며 자극을 받으려 했던 것. 그것 때문에 발바닥엔 피가 맺혔다.
이런 모습에 이든은 마음이 아프다.
저렇게까지 정신을 놓지 않으려 노력하다니… 얼마나 아플까 싶어… 이든의 마음이 저리다.

그런데… 그렇게 노력을 했는데도 김갑용 선생은 병마에 무릎을 꿇는 횟수가 늘어났다.
그리고 자꾸 과거로 돌아가 서울시향 단원인 자신으로 돌아가 있었고… 이든을 영주라고 불렀다.

김갑용 선생은 왜 이든을 자꾸 영주라고 부르는 것일까? 영주는 대체 누구지?

#9. 이든, 김갑용 선생이 단지 자기 이름을 기억해 주기만 바랄 뿐…

감기가 빨리 떨어지지 않는단 핑계로 김갑용 선생을 병원에 이끈 하이든. 사실은 치매 진단을 받기 위한 것이었다.
김갑용 선생, 아무리 정신을 깜빡깜빡 놓치긴 해도… 제정신일 때는 결코 자신의 병을 인정할 수 없었는데…

이든은 김갑용 선생이 하루 깜빡하고… 3일 깜빡하고… 지금은 일주일 만에 돌아온 거라고 말해준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영주에 대해 물었다. 영주는 어려서 죽은 선생의 딸이었다고…

이든 "그럼 죽은 딸 대신 나한테 잘해주는 거야?
아니면 난 왜 기억 못 해?
진짜 나 이뻐 했으면… 꼬랑지 만큼이라도 알아줘야지.
할아버지 딸은 30년도 넘었고… 나는 죽어라~ 할아버지랑 붙어다녔는데… 어떻게 그걸 싹 다 까먹을 수가 있냐?
나 큰 거 바라는 거 아니거든. 그냥 이름만… 내 이름이 좀 특이해?
하이든. 그거 음악책만 펴면 나오는 건데… 어떻게 그걸…."

김갑용 선생, 이든의 가슴에서 울어나는 이 말을 듣고서야 스스로 진찰을 받으러 들어간다.

김갑용 "진찰받아야지. 치매!
진찰받고 고칠게… 기억할게. 하이든"

#10. 사라진 김갑용 선생, 지하철에서 찾다

하이든과 용기씨, 오늘 중요한 공연이 있었는데… 기업후원을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기로에 선 공연이 있었던 것.
김갑용 선생의 아들이 왔다는 말에 잠시 그의 집에 들렀는데… 선생이 사라지고 없었다.
정신이 온전해도 사라지면 걱정인 것을… 수시로 정신이 오락가락하시던 분이 사라졌다.

또 순간 정신이 들어, 자신이 정신 놓았던 사실을 느끼고 절망했을 선생이 걱정스러운 이든과 용기씨.
한참을 찾아 헤매고서 지하철역에서 선생을 찾았다.

거리공연 할 때처럼… 선생, 지하철역에서 공연을 하고 있었다.
"난 아직 살아있어. 난 아직 연주 할 수 있어."라고 외치는 것처럼…
그를 바라 보는 이든의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이제 그만 하셔도 된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냥 물러설 선생이 아니란 것쯤은 이제 이든도 알고 있다.

#11. 오늘은 이든이 영재콩쿨에 나가는 날

김갑용 선생은 요양기관에 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하필 이든이 영재콩쿨에 나가는 날 가실 건 뭐야?
영재콩쿨은 김갑용 선생이 이든이 음악 공부를 계속했으면 하고 권했던 건데…
정작 이 중요한 날에… 선생은 요양원으로 가신단다.
하이든, 콩쿨에 가기 전에 선생의 얼굴이라도 봐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선생이 좋아하는 양말에 카디건에… 죽에 김을 구워서 부숴줘야 한다는 것까지…
할아버지가 병을 앓으면서 변했던 것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얘기해줘야 할 것 같은데…
뭘 더 챙겨야 할지 기억이 나지 않아 속상한 이든이다.

하이든의 영재콩쿨에는 이제 가족이나 다름없는 단원들이 응원도 와주었다.
그런데 이든은 자기 연주가 끝나자마자 달렸다. 루미는 주차장에서 이든을 기다리고 있었고…
둘은 김갑용 선생이 떠나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고속버스터미널로 가려 했던 것.

#12. 이든, 김갑용 선생을 배웅하고 싶었는데…

김갑용 선생은 아들 부부와 함께 요양원으로 가기 위해 고속버스터미널에 갔다. 이든도 그곳으로 달려왔는데…
이든이 오는 것도 모르는 선생은 이미 차에 올랐는데…
이든은 이 차, 저 차 기웃거리며 선생을 찾는다. 이미 떠나버렸으면 어쩌나 하는 마음으로 초조한 이든이다.
그리고 드디어 찾았다.
이든이는 목청 높여 "할아버지~~"를 외쳐대지만… 이미 정신 줄을 놓으신 선생은 반응이 없다.
이든, 굳이 거기까지 달여와서 정신이 든 선생과 인사를 나누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 것이다.

단지… 눈 한번 마주치고… 눈인사라도 나누고 싶었을 뿐이었다.
두 눈 마주 보고… 손이라도 흔들어주고 싶었는데… 인사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다시 본다면… 이든을 알아볼 수는 있을까?

루미가 콩쿨에서 2등 했다는 소식을 전해도… 이든은 그 기쁨을 누릴 여유가 없다.

개념 없고, 존경/존중을 몰랐던 하이든. 이상한 할아버지 김갑용 선생을 만나며 변했다.
굳은 의지와 피나는 노력으로 병마와 사투하는 김갑용 선생의 모습을 통해 이든은 다시 태어났다.
김갑용 선생은 이든을 뜨거운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시켰다.
그들의 우정이 아름답다.

2008/11/26 01:36 2008/11/26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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