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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건우, 루미에게 직접 들은 '루미의 마음'

단원들이 만들어 준 늦은 '100일 기념 파티'. 건우가 민망하리만큼 루미는 울었다.
루미의 눈물이 '감동의 눈물'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어쩌면 일찌감치 눈치 채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루미의 입을 통해서 직접 들은 루미의 사랑은 '강마에'였다.

"니가 싫어진 게 아니야. 근데, 그 사람이 보였어. 그쪽은 나, 무지 싫어해."

자기를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가 좋다는 루미. 그게 '강마에'라 건우도 조금은 그 마음을 알것도 같은데… 루미는 친구로 지내자고 하지만… 건우는 그렇게는 못할 것 같았다.

#2. 건우를 기다리는 강마에, 그 집에 들어갈 수 없는 건우

불 켜진 집. 건우가 걱정인 강마에… 건우를 기다리고 있다.
불 켜진 집을 바라보는 건우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차마 그 집에 들어가 강마에와 마주 설 준비가 안 된 건우,
결국 강마에에게 "들어가지 못한다"는 문자를 남겼다.

#3. 강마에, 깁스 풀러 병원에 가다

건우는 집에 들어오지도 않더니… 강마에 병원 가야 하는 날이라며 차를 가지고 나타났다.
강마에는 루미가 자길 '여고생이 선생님 좋아하는 거'와 같은 종류라는데…
건우, 강마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란 듯하다.
건우가 바라는 대로 해주겠다는 강마에. 건우에겐 그것도 자존심 상하는 일 아닐까?

"선생님이 루미 좋아하는 것도 그렇고, 안 좋아하는 것도… 그냥 그러네요.
루미가 힘들어하는 거 보고 싶지 않아요."

팔의 깁스를 푸는 강마에…
강마에는 금이 갔던 팔이 아픈 게 아니라… 힘겨워 보이는 건우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

#4. 건우, 연구단원제가 폐지된 이유를 알게 되는데…

3개월 후에 있을 시장선거에 연임을 원하는 강시장과 그 자리를 노리는 최의원 사이의 전쟁이 시작됐다.
박혁권을 시작으로… 강시장은 줄줄이 내보낼 계획이라는데…
건우는 이런 사태의 배경에 '루미의 사기사건'이 연관된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게다가 단원들 경력문제까지…

강마에는 이미 루미를 잘랐다. 왜? 그래야, 루미가 다치는 걸 조금이라도 늦출 수 있었으니까…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건우. 강마에는 루미와 관련된 사건을 알고, 미리 계획까지 세우고 있었다.

자기 방으로 돌아온 건우. 왜 이리 작아지는 느낌이 드는 걸까?
 
"대체 니가 뭘 할 수 있는 거니?" 라며 자책하는 건우다.

#5.  강마에가 세운 '독한 방법'에 건우를 끌어들이다

밤새 루미와 단원들의 일을 고민한 강마에. '독한 방법'을 쓰시겠단다.
건우에게 단원들을 책임지라고 한 강마에. 뭘 어쩌려는 걸까? 건우는 어리둥절할 뿐이다.

강마에, 강시장과 최의원을 함께 불러 모아 타협을 하는데…
강마에의 계획은 연구단원들을 내보내고, 교향악 페스티벌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정정당당하게 다시 단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그런데 뭘 어떡해야 하는 거지? 건우는 그 방법을 알고 있을까?

#6. 건우, 페스티벌에 나가기 위한 연습실을 구하러 나서다

오합지졸 단원이 함께 연습했던 성당을 찾았던 건우. 2개월만 더 사용하게 해달라고 양해를 구하러 갔는데…
장소는 빌리지도 못하고, 그곳에서 루미와 함께한 추억들과 맞닥뜨려 힘들어지기만 했다.

공연을 마치고 자연스럽게 잡았던 손.
루미가 가르쳐 준 영어. 루미에겐 특별한 '두루미 체'의 글씨가 있었는데…
건우, 그것을 강마에 악보에서 다시 발견했다. 강마에의 이름 위에 'The Best'를 적어 놓은 두루미.
루미에게 최고는 '강마에'라는 소린가? 건우에겐 그 몇 개 안 되는 글자가 '트라우마' 같다.
그 글자만 보면 뾰족한 것에 찔린 듯 아련히 아파오는 건우다.
강마에가 자기에게서 루미를 빼앗아 간 건 아니지만…
건우, 강마에를 예전처럼 대하긴 힘들지 않을까?

'연습실을 잡아 놨다', '선곡하는 것도 도와주겠다' 하는 강마에의 제안을 단박에 거절한 건우.
말은 자기에게 맡긴 일이니 믿어 달라고 했지만…
강마에에게 뭔가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강마에는 조금은 냉정해 보이는 건우의 태도가 놀랍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한데…
루미의 일로 마음 상했을 그 녀석이 자신에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하는 것이 걱정스러운 강마에다.

#7. 강마에를 기다리는 건우, 루미를 찾아간 강마에

식사를 차려놓고 강마에를 기다리던 건우. 악보나 보며 기다리려고 책을 들었는데… 하필 두루미의 글씨가 눈에 보였다.
건우, 책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바로 내려놓는다. 그 글자를 보기 힘들었던 것.

강마에는 커피를 사러 나갔다고… 금방 돌아온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늦어지는 강마에를 기다리던 건우는 지휘연습에 들어갔다.

그를 지켜 본 강마에. 지휘에 대해 지적질을 하는데…

"그게 지휘야? 발레가 아니구?"

뭐 지휘가 마음먹는다고 금방 늘면… 뭐 그게 연습이 필요하겠어? 누구나 다 하지?

강마에는 커피 만드는 비율을 물어보러 루미에게 다녀왔다는데… 건우 "네"라는 짧은 답으로 응대한다.
어쩌면 강마에는 건우가 루미 일에 대해 어떤 말이라도 하길 바랬던 건 아닐까?
"네"라는 대답이 정말 "네"인지가 걱정스럽다. 괜찮은 거냐구 묻는 강마에.

건우에겐 루미보다 선생님이라고… 자기는 착하고 쿨한 사람이란다.
그렇게 말하는 건우를 바라보는 강마에, 걱정스러운 표정인데…
아니니 다를까! 강마에 앞에서 밝은 척했던 건우, 방에 돌아와 힘겨운 한숨을 내쉰다.

#8. 페스티벌은 참가는 불투명하고…

돈이 없어 허름한 헛간을 빌렸던 건우는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바쁘다. 이건 지휘잔지… 일군인지 모르겠다.
돌아오지 않으려 했던 여행에서 강마에의 방문을 받았던 루미. 다시 돌아와 오케스트라에 합류했는데…
어색해하는 루미, 냉랭한 건우. 아직은 편하지 않은 건우와 루미다.

그런데 갑자기 뛰어들어온 혁권씨. 페스티벌 참가가 안 될 수도 있다나!
사실을 확인하러 달려간 건우와 혁권씨. 데모 테잎이라도 만들어 오면 야외음악당을 사용할 수 있는지 알아는 보겠단다.

이 소식을 들은 강마에, 데모 테잎을 만들라고 하는데…
건우 생각엔 야외음악당 옆에서 장터도 열리고… 밥 먹고 떠드는 데서 어떻게 공연하냐고 하는데…
강마에, 편한 걸 원하면 공연하지 말란다. 대신 돈 만들어 로비하라나? 뭐라나?

그렇게 평론가들을 사면, 단원으로 받아주지도 않을 거면서….
건우, 이제 오기가 발동한다. 실력으로 해 보겠다고… 불굴의 의지를 불태우고 일어서려는데…
강마에 자신이 정한 곡을 건우에게 건넨다.

곡은 건우 자신이 고르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곡을 골라서 건넬 줄 몰랐다.
건우, 최대한 예의를 다 차려서… 골라준 곡을 해석해 보고 다시 얘기하겠다는데…

"해석 필요 없어. 내가 다 써놨어. 그대로만 하라고!"

아무리 선생과 제자 사이라지만… 이건 아니잖아.
뭘 가르쳐 주는 것도 아니고… 써 놓은 대로 하라고?
그럼 건우는 꼭두각시야? 당황스런 건우다.

#9. 강마에, 사사건건 간섭하는데…

건우, 강마에가 준 악보를 펼쳐보니, 해석이 다 써 있다.
건우가 강마에에게 지휘를 배우는 과정이긴 해도… 이건 아니다 싶다.
함께 음악에 대해 얘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족집게 과외야? 그대로만 하면 수능에 붙듯 단원도 떡 하니 될 수 있는 거야?
건우의 머리가 복잡하다.

그때 걸려온 전화. 강마에, 김갑용 선생을 내보내란다.
건우,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는데… 그래도 예의를 차려 고민 중이라고 했건만…

강마에 "내가 너한테 부족한 게 뭐라고 했어? 오기라고 말했지? 좀 독해지란 말야.
아침에 갈 때 카드나 받아가. 이것저것 준비하다 보면 돈이 만만치 않게 들어갈 거 아냐?
그걸로 갔다 써."

건우 "편하게 하지 말라면서요?"

강마에 "굶어가면서까지 하라고는 안 했어."

건우 "선생님 같으면 받으시겠어요? 굶어도 자존심은 지켜야지요.
방법 생각해 놓은 거 있습니다. 제가 알아서 할게요."

건우, 강마에를 만난 이후로 전화를 먼저 끊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강마에 앞에서 한 남자로 당당해지고 싶었던 걸까? 강마에가 하는 말이 조언이 아니라 간섭으로 느껴지는 건 왜일까?

#10. 마우스 필 오케스트라, 피아노 연주자를 구하다

강마에가 그랬다. 단독 공연은 어렵다고… 그래서 추천한 게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인데…
건우, 강마에의 그 조언은 받아들였다.
피아노 솔리스트 오디션을 보는데… 도통 건우의 눈높이에 맞는 연주자를 만나지 못했다.

이때 목발을 짚고 나타난 피아노 학원을 하신다는 여자 분.
손을 풀어도 되냐고 하더니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천천히 하나씩 꼼꼼히 누른다.
그렇게 시작된 연주. 건우가 단번에 반하고 만다.
'영혼이 있는 연주'. 건우는 그런 연주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만났던 것.

#11. 건우의 부담을 덜어주려던 단원들… 아르바이트 하다

건우 혼자 연습실 대여료에 피아노 빌리는 값까지 해결하겠다는 게 미안했던 단원들.
알바라도 해서 십시일반 도와주려 했는데… 하필 그걸 강마에에게 들키고 말았다.

주는 돈도 거절하더니… 죽어라 연습해도 어려운 판에 이런 알바를 하다니…
강마에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 건우에게 "니가 포주야?"라는 말까지…

자기 도움을 좀 받더라도, 단원들이 연습에 집중해 줬으면 했던 게 강마에의 마음이다.
그걸 건우가 잘 이끌어 나갈 거라 믿기도 했었고…

한순간에 믿음이 무너지는 듯한 강마에. 지갑에 있는 돈을 흩뿌리고 사라진다.

혁권씨, 시향에서 잘린 거 집에 얘기도 못 했는데… 아직도 시향에 다니는 걸로 하려면 최소한 박봉이라도 집에 갖다 줘야 했었는데…
건우는 왜 주는 돈도 거절했는지… 건우의 행동이 답답한 혁권씨다.

#12. 강마에, 김갑용 선생의 핑계로 연습실을 방문하다

김갑용 선생, 또 30년 전으로 회귀하셨다. 박대통령이 서거한 그때로 돌아가 '통금' 걱정까지…
강마에, 그런 상황을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친절한 말투와 현란한 거짓말로 그를 연습실로 이끈다.

어쩌면… 이런 핑계를 대서라도 연구단원들이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던 건 아닐까?

이유야 어떻든, 강마에는 '마우스 필 오케스트라' 연습실을 방문했고,
건우를 부상임 지휘자로 소개하며 김갑용 선생을 안심시키고, 자기 차까지 내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사실은 자신이 남아야 할 핑계를 만들고 싶었는지도….

#13. 건우가 연습시킨 연주를 관람하는 강마에

강마에가 연습실을 나가 주길 바라는 단원들.
꼭 연주를 들어야 하는 강마에. 강마에가 이겼다.

옛 지휘자 앞에서 연주는 시작되었다.
진행된 연주는 강마에도 어느 정도 만족하는 듯했는데…
강마에, 연주를 중단시키더니… 잘못됐단다.

지휘자가 적어놓은 대로 해야 한다고… 악보를 보여주며 확인시키려 하는데…
건우는 이미 강마에의 해석을 자신의 해석으로 바꿔 놓았다.

강마에 "찢어. 니 같잖은 해석? 다 지워!
머리 텅 비우고 내가 적어 준 대로 해."

건우 "그렇게 못 하겠는데요. 선생님이랑 저랑은 스타일 차이가 너무 커요.
선생님은 카라얀이나 토스카니니를 좋아하시죠? 전 그렇게 각 잡는 사람 싫거든요."

강마에 "너 나이가 몇이야? 지휘 배운지 얼마나 됐어?
이제 태어나서 앵앵거리는 애가 스타일?"

건우 "좋고 싫은 거에 나이가 무슨 상관입니까? 얼마든지 다를 수 있는 거잖아요."

건우가 드디어 억눌린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하는 걸까?

강마에
"달라? 다르고 싶었던 건 아니구?
루미한테 전화했다며? 날 챙기라고 당부까지 했다며?
그렇게라도 멋지게 보이고 싶었어? 여자한테 체이고, 자존심 상처받은 걸 그런 척이라도 해서 보상받고 싶었냐고?
사랑에 울고불고 찌질한 놈은 되기 싫고… 그래서 멋진 척, 연기는 다 해놨는데…
속은 부글거리고… 너덜너덜 자존심은 보상받아야겠고…
없는 차이라도 억지로 만들어서 어깃장 놓고, 삐딱선 타고, 이김질 하고 싶었던 건 아니냐고?"

건우 "저 지금 많이 참았거든요."

강마에 "누가 너보고 참으래? 그냥 터트려!
착해야 한다. 멋있어야 한다. '해야 한다' 따위는 집어치우라고.
위, 아래, 동서남북 감정 다 막아 놓구 무슨 음악을 한다구 그래?
그냥 니 본능대로 하란 말야.
오기, 독기, 싸우고, 덤비고… 그렇게 터트리라고!"

건우 "그러죠. 싸워 드리죠.
앞으로 여기 오지 마십시오.
간섭도 하지 말고, 참견도 하지 마세요."

강마에 "너 교향악 페스티벌 안 나가고 싶어?"

건우 "내 오케스트라입니다."

강마에 "너 혼자선 못해."

건우 "제가 지휘자예요."

강마에는 왜 굳이 루미로 인해 상처받은 걸 끄집어 내려 했을까?
그걸 건드려서 뭘 어쪄려는 거지?
 
두 건우의 설전이 격렬하다.
루미의 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건우.
루미와 단원들을 정정당당한 단원으로 다시 받아들이기 위해 일을 벌였던 강마에.
그 일의 중심에 건우를 세웠는데…

결국 '루미'의 일로 이들 사이에 오해와 반목이 생기는 건가?
진정 건우는 강마에와 스타일이 달라서 그의 해석을 거부했던 것일까? 아니면, 그냥 그가 하는 것에 반대로 움직이고 싶었던 걸까?
건우의 강마에에 대한 '접근금지' 선언은 진정 단원들을 위한 것일까? 상처받은 영혼의 자존심일까?

두 '건우'에게서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2008/11/05 01:44 2008/11/05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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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루미, 위험에 노출되다

석란시향 창립공연은 어려운 난관 속에서 훌륭히 마쳤다.
시향에서 공연한 것도 기적 같은데… 공연 평도 너무  좋았다. 그들의 뒤풀이는 축제 같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단, 강마에만 잡지 편집장의 전화를 받고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

편집장 "혹시 단원 중에 3억 돈 문제에 휘말린 사람 있습니까? 전직 시청 직원이라고 그러던데…
그분 말고도 치매, 카바레, 고졸 뭐 다른 얘기도 들었는데… 중요한 건 무엇보다 그 3억입니다.
단원이 3억을 횡령 했다라고 하는 것은 큰 문제가…"

강마에 "횡령이 아니고 사깁니다. 사기당한 겁니다."

편집장 "아~ 알고 계셨습니까?"

강마에 "고의가 아니라 실수였습니다. 지금은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고 있구요.
그때 공연도 3억 이상의 가치를 했습니다."

편집장 "근데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할 겁니다.
돈 문제라는 게 선생님이나 시향 이미지 안 좋아지는 것도 순간이구요."

강마에 "전 이미지 따윈 상관없습니다."

편집장 "무엇보다 그 친구에게 안 좋을 겁니다.
최의원 측에서 검찰에 고발 준비한다는 얘기 들었거든요.
그 친구 일단 시향에서 내 보내셔야 될 것 같은데…"

루미의 사기사건은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고발당하면 피할 길 없는 문젠데…
걱정이 많아지는 강마에다.
걱정한다고 표현을 그렇게 한다면 강마에가 아니지. 두루미 가슴에 비수를 꽂는다.

강마에 "두리미씨! 공연 한 번 했지? 나가줘."

두루미 "지난번 일 때문이라면… 저는 지금 노력하는 중입니다."

강마에 "내가 불쾌해. 생각하면 할수록 오물을 뒤집어쓴 기분이야.
너무 경박하잖아. 얼굴 반반한 거 믿고 여기저기 꼬리 치는 거야?
거기다 건우? 이봐 누굴 지금 제자 애인 뺏는 파렴치범으로 만들려는 거야?
두루미씨 같은 사람이 내 제자로 있다는 것 자체가 더러워.
나가! 월요일까지 사표 제출해."

두루미, 강마에가 자기의 고백에 좋아라 달려올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도 이런 식으로 밀어낼 줄은 몰랐다.
강마에는 독한 말로 루미를 몰아붙일 때는 언제고…
울고 있는 루미를 묵묵히 바라보는 건 또 뭐야?
그리고, 또 그 표정이란! 왜 본인이 더 힘들어 보이는 걸까?

#2. 루미, 돌아오지 않을 여행을 떠나다

루미 자전거를 끌고 강마에 앞에 나타났다.
루미는 '반성여행'을 떠난단다. 못된 사람에게 한눈을 판 죄가 있다고…
그래서 달리면서 정신 좀 차리고, 동해바다 찬물에 머리도 처박겠다나 뭐라나…

강마에, 이 와중에 농담을…

강마에 "그래도 안전을 생각한다면 세발자전거가…
이왕 가는 거 해맞이 언덕도 가봐.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깨끗이 정화하는 거지. 몸과 마음을…"

루미 "그럴 거예요. 그리고 저 매일 전화할 거거든요. 선생님한테.
근데 그 전화 절대 받지 마세요.
내가 아무리 잘못을 했어도… 오물, 파렴치 그딴 말 들을 정도는 아니거든요.
그래서 선생님 좀 괴롭혀 드리려구요.
핸드폰 벨 소리를 시끄럽게… 맨날 시끄럽게 울려도 좀 참으세요.
절대 받으시면 안 돼요. 만약 받으시면…"

강마에 "걱정마. 안 받아. 사표는 갔다 와서 낼 거야?"

루미 "전 안 와요. 사표는 우편으로 벌써 붙였구요. 전 거기서 바로 엄마 집 내려갈 거예요.
선생님 보는 거 마지막이에요. 이게…"

루미, 호르몬 낭비라는 그 사랑의 바이러스를 피해 집으로 피하는 걸까?
강마에, 다신 안 돌아오겠다고 가는 루미에게 잘 가라는 인사도 못하는 이유는 뭘까?
보내고 싶지 않았던 건 아닐까?

#3. 루미, 정치판의 희생양 되나?

강시장, 3개월 후에 있을 시장선거에 온 신경이 곤두서 있다.
강력한 라이벌인 최의원이 루미와 자기를 묶어서 공문서 위조 혐의로 고발할 거란 소식을 접하고 미리 손을 쓸 계획이란다.
사실 사기를 당한 건 루미지만, 공문서 위조를 한 건 시장이 진행한 일이데… 시장은 그걸 루미를 먼저 고발하면서 피해가려고 했던 것.
그러기 위해선 강마에의 묵인이 필요했던 시장이었다. 강마에,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

"선생님. 전 좀 살아야겠습니다.
선생님에겐 인생의 전부가 음악이시죠? 저에겐 정치가 그렇습니다.
이 자리 뺏기면 전 죽습니다. 죽고 살고 하는 판에 제가 뭔들 못하겠습니까?
각오 좀 하셔야겠습니다."

시장의 저 각오하란 말은 곧바로 실행에 옮겨졌다. 강마에의 최측근 박혁권을 자르더니…
시장은 강마에에게 다음은 누굴 잘라 줄까요라고 되묻는다. 강마에를 상대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겠다나 뭐라나…
강마에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시장선거를 눈앞에 둔 강시장에게 문제가 되는 게 루미의 사기사건과 단원들의 경력 미달이었는데…
건우에게 현재 상황을 알리는 강마에. 건우와 의논을 하지만… 건우라고 뾰족한 수가 있겠어?
공문서 위조가 최대 3년인데… 3년이면… 루미는 감옥에서 귀가 멀게 되는 것이다.
사람 좋아하는 루미가 감옥에서 3년을 어떻게 보낼지가 걱정인 강마에다.

루미는 일단 강마에가 잘랐다 치더라도… 치매, 카바레, 고졸의 단원들 경력은 또 어떻게 무마한단 말인가!!!

#4. 강마에, 단원들을 구할 구상을 하다

강시장의 행동은 강마에를 화나게 했다. 피아노를 치면서 강마에는 그 사이 단원들과 함께했던 시간들이 떠오르는데…
팔 다쳤다 거짓말하고 건우에게 지휘 대신시켰던 거… 똥덩어리 정희연씨를 건우 대신 솔로 연주시켰던 거…
그리고 자신의 생일파티까지…
그들과의 시간은 야금야금 강마에의 가슴에 한 부분을 파고 들어온 모양이다.

강마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밤을 꼴딱 새웠다. 그리고 건우에게 밤새 고민한 결론을 이야기하는데…

강마에 "좀 독한 방법을 써야겠다. 니가 사람들을 책임져. 자신 있지?"

건우 "뭘 어떡하시려구요?"

강마에 "어제 얘긴 사람들한테 하지 말고. 해봤자 힘만 빠지니까…"

대체 '독한 방법'이 뭘까?

#5. 강마에, 정치가와 정치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풀다

3개월 후에 있을 '석란시장선거'의 강력한 당선 후보인 현재 시장 강춘배 시장과, 최석규 의원.
빼앗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에게 공통적으로 문제가 됐던 게 '두리미 3억 사기사건'이었다.
강마에, 이번 사건과 직접 연관된 강시장과 최의원을 한자리에 불러 모았다.
대통령 만찬에 초대받은 강마에, 대통령에게 할 말이 있다고…

최의원 명성예고 이사로 재직 당시 42억 횡령한 것을…
강시장에게는 허위로 예산 집행한 것으로 그들과 협상했다.

최의원과는 횡령사건과 사기사건을 서로 모르는 일인 걸로…
강시장과는 당원들이 두 달 후에 있을 페스티벌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다시 받아들여 주는 걸로…

강시장은 굳이 자기 연봉을 깎아가면서까지 단원들을 다시 받아들이려는 강마에가 의아한데…

"제 단원들이니까요. 지휘자들이 많은 연주자들을 만나지만 '내 사람이다' 할 수 있는 단원들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평생 못 만나는 사람도 있어요. 저도 지휘 데뷔하고 15년 만에 그런 사람들을 만난 겁니다.
절대 쉽게 포기 못 합니다."

#6. 강마에에게 배신감 느낀 단원들

강마에의 선택은 '연구단원제 폐지'였다.
일단 시향에서는 내 보내고… '교향악 페스티벌'에서 객관적으로 평가받아 다시 들어올 수 있게 하고자 했던 건데…
단원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질 않았다.

실질적으론 수입이 없는 상황이 그랬고, 쟁쟁한 경쟁자들이 올 텐데…
죽어라 연습해도 될까 말까 한 실력인데… 돈까지 벌어야 하고…
또 된다는 보장도 없는 불투명한 상황이 그들에겐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단원들, 페스티벌에 나가지 않겠다고 강마에를 찾아가는데…
강마에가 누구 때문에 이 일을 벌였는데… 그들이 페스티벌에 나가지 않겠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정말 안 하기로 하신 겁니까?
'나 정희연이야' 악쓰던 사람 어디 갔습니까?
'개처럼은 안 살겠다' 거리에서 오보에 불던 사람 죽었나요?
이 정도에 무너질 거면 악은 왜 쓰고, 거리 연주는 왜 했습니까? 다 쇼였습니까?
여러분은 아직도 나한텐 똥덩어리고, 카바레고, 치맵니다.
오늘은 거기다 '거지근성'이 추가됐네요.

'끌어주는 사람이 없어… 아구 난 못해' 거지들 특성이죠.
자기 힘으로 못하고 핑계만 많고… 남한테 얹혀서 어디 편한 길 없나 궁리만 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 페스티벌이라니… 가당치도 않습니다.
잘 접으셨습니다."

지금 단원들에겐 강마에의 속 뜻이 뭔지 살필 겨를이 없다.
당장 수입이 끊겼고… 이제 좀 친해졌다고 믿었던 강마에가 자기들을 내쳤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서로가 힘겨운 상황이다.

#7. 연습실 구하는 두 건우

강마에, 단원들을 내보내고 나서 그들이 페스티벌 준비를 위한 연습실을 구하러 다녔다.
꼬장꼬장한 성격대로 이것저것 따지고… 그렇게 연습실을 직접 구하러 다녔다.

한편, 건우는… 그들이 예전에 연습했던 성당을 연습실로 썼으면 했는데…
이제는 미사를 드려야 해서 어렵겠단다.

그 성당에서 오합지졸 단원들이 연습했던 장소로… 루미와의 추억이 있었다.
프로젝트 공연이 끝나고 잡았던 손.
갑자기 귀가 아파서 루미가 없어졌다 다시 만났을 때, 알았던 루미에 대한 마음.
루미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컸는지 깨달았던 건우에게…
루미가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이 아닌 강마에라는 사실 때문에 건우는 마음이 아려온다.

루미가 강마에 악보에 써 둔 두루미체의 'The Best'라는 글자.
루미에게 최고는 강마에 였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건우다.

#8. 건우가 서걱거리는 것 같은데…

강마에는 '독한 방법'에 대한 계획이 있었다.
단원들을 시향에서 내보내긴 해도 연습실 마련하고, 곡선별하고 페스티벌에 참여할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강마에 "김계장한테 얘기 들었지?
사람들 챙겨서 교향악 페스티벌 나가도록 해.
모자란 사람들은 내가 오디션 했던 사람 수소문하고 있으니까 나중에 니가 따로 만나보고…
연습실은 내가 봐 논데가 있어. 거리도 가깝고 제법…"

건우 "연습실. 저도 잡았는데요."

강마에 "니가? 어떻게?"

건우 "그게 뭐 어렵나요? 정신 건물은 아니고 창고 건물인데… 청소도 좀 하고… 집기도 좀 갖다 놓으면…"

강마에 "돈은 왜 쓸데없이 그런데 써?
내가 잡아 놓은 연습실로 가. 거기가 훨씬 시설이…"

건우 "제가 잡아 놓은데로 할게요. 저한테 맡기신 거잖아요."

강마에 "무슨 곡 할지는 정했어?"

건우 "지금 찾고 있는 중입니다."

강마에 "딱한 곳만 하는 거 알고 있지?
일단 곡들 다 뽑아 봐. 뽑아서 나랑 같이…"

건우 "그것도 제가 알아서 할게요."

강마에 "너 뭔 일 있었어?"

건우 "아니요"

강마에 "근데 갑자기 왜 그래? 왜 이렇게 서걱거려?"

건우 "물론 상의는 드릴 건데요. 결정은 제가 할게요. 제가 지휘하는 거잖아요."

강마에 "그러니까 상관 마라?"

건우 "맡기신 거니까. 믿어줬으면 해서요."

강마에와 건우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돈다.
루미의 마음이 강마에에게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던 건운데… 그래도 마음이 힘든 건 어쩔 수 없었나 보다.
그리고… 건우의 힘든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던 강마에도… 부러진 팔이 아니라 마음이 아팠었거든…

#9. 김갑용 선생 "우물쭈물 머뭇거릴 때가 아니야. 할 수 있을 때 맘껏 솔직히 다 해보는 거야"

강마에를 찾아갔던 단원들에게 '거지근성'이란 막말을 퍼부었던 강마에.
다른 단원들은 '저 사람을 믿었던 내가 잘못이지'라고 했지만, 연륜 많으신 김갑용 선생만 뭔가 다른 걸 느꼈다.

혼자 강마에를 다시 찾은 김갑용 선생, 강마에 대신 토벤이와 대화 중이다.

"니 주인이 단단히 꼬였나 보다. 난 저러는 거 겁이 나서라고 생각해.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어디로 튈지 모르잖아.
좋아했다가 실망하게 되고 또 기대하게 하고… 근데 또 그게 언제 뒤집어질지 무섭고.
예측이 안 되는 거야. 두려운 거라구…

그러니까 봐라. 니 주인. 모짜르트, 베토벤같이 죽은 사람들 하고만 놀잖아.
다 나온 악보만 가지고 상대하잖아.
근데 니 주인이 한가지 착각하는 게 있어.
그 악보도 다 그 사람들이 살아 있을 때 쓴 거야. 펄펄 끓는 감정? 다 담고 있어.
근데 그 감정 무서워하면서 그 악보를 이해해?
그건 빈 껍데기야. 니 주인은 지금 음악 흉내만 내고 있는 거라구.

솔직해야 돼. 우리들 한테가 아니라, 자신한테…
니 주인은 지금 자기 자신의 감정까지 숨기고 있다고!

버나드쇼가 죽으면서 뭐라고 했는지 알아?
'우물쭈물하다 내 이렇게 될 줄 알았다'고 그랬어.
인생이 얼마나 짧은 건데…
우물쭈물 머뭇거릴 때가 아니야. 할 수 있을 때 맘껏 솔직히 다 해보는 거야."

#10. 강마에, 단원들에게 외면당하다

김갑용 선생의 말 때문이었을까? 강마에는 단원들에게 다가가려, 그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단단히 마음 상했던 단원들, 김갑용 선생은 하필 그날이 부인 기일이었다.
그러니 강마에의 식사 초대에 아무도 나오지 않게 된 것.

혼자 단원들을 기다리던 강마에, 설마 아무도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었다.
홀로 호수에 서 있던 강마에가 이런 때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었으니 두루미다.

늦은 밤 자신의 집에 와서 악보를 붙여주고 'The Best'를 적어 넣으며 행복해 하던 루미.
반란하는 단원들 때문에 힘겨워하고 있을 때 자기를 웃겨 주겠다고 과자 7개를 한입에 넣던 녀석.
그리고 단원들에게 사과한다고 할 때 목 놓아 울던 그 루미.

가슴 한구석이 휑한 강마에가 루미를 떠올리는 건 어쩜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11. 강마에, 루미의 전화로 위로받다

한참 루미를 떠올리고 있던 강마에. 그에게 오늘도 여지없이 전화가 왔다.
그 사이 걸려오는 전화를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었는데…
그 사이 루미는 매일 강마에의 전화에 음성을 남겼었다.

"몇 시간을 달렸는데 아직도 서울이에요. 이렇게 해서 1주일 안에 대관령에 갈 수 있을랑가 몰라.
오늘부터 선생님 핸드폰은 내 일기장이에요.
누구 맘대로? 내 맘대로! 이렇게라두 복수해야지, 흥!!"

하루하루 자신이 겪은 일들을 음성으로 남기는 두루미.
하루는 무슨 일 있냔다. 꿈에 나타났는데… 얼굴 디게 안 좋아 보였다나…

"내일이면 이제 여행두 끝나요. 오후쯤이면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해맞이 공원 있죠? 거기 도착할 거 같아요."

그리고 자기가 듣는 노래가 리스트의 Libestraum인데… 이거 원제목이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란다.
너무 좋다고….
강마에 어느새 자기도 루미가 듣고 있는 그 음악 CD를 찾아서 듣고 있다.

그리고 강마에 심장을 두드리는 루미의 메시지.
"나 그래서 선생님 안 잊어버리려구요.
선생님 목소리, 손가락, 싸가지 없는 말투.
다 기억할라구요. 끄트머리 남아서 너덜너덜 해질 때까지 죽어라구 열심히 좋아할 거예요."

밀어내도 밀어내도 밀려나지 않는 루미.
강마에는 김갑용 선생의 말이 떠오른다.

"버나드 쇼가 죽으면서 뭐라고 했는지 알아?
'우물쭈물하다 내 이렇게 될 줄 알았다'고 그랬어.
인생이 얼마나 짧은 건데…
우물쭈물 머뭇거릴 때가 아니야. 할 수 있을 때 맘껏 솔직히 다 해보는 거야."

내일이면 루미의 여행이 끝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했는데…

#12. 강마에, 루미의 위로를 받아들이다

루미, 건우의 전화를 받았다.
"강마에가 너 좋아해. 나 때문에 아닌 척 숨겼던 거 같은데… 많이 생각해 너.
근데 지금 형 힘들거든! 많이 외로울 거야. 니가 좀 챙겨라."

루미, 강마에가 힘들다는 말에 당장 그에게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때 걸려온 전화.

강마에 "왜 안 와?"

루미 "누구세요?"

강마에 "다 기억할거라며? 벌써 잊어버린 거야? 오후엔 도착할거라고 했잖아"

저만치서 삐딱한 자세로 서 있는 강마에. 그를 향해 열심히 달리는 두루미.
루미, 혹시 축지법이라도 쓰고 싶진 않았을까?

있는 힘을 다해 뛰어온 두루미에게 강마에가 한 첫마디는…

"시간개념은 어따 팔아먹고 다니는 거야? 오후면 정오부터잖아. 근데 지금이 도대체 몇 시야?
그따위 정신 상태로 뭔 일을 어떻게…"

루미, 강마에 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그를 덥석 안아 버렸다.
당황해하던 강마에. 그래도 두루미를 내치지 않는다.
하던 말을 멈추고… 강마에, 오랜만에 루미에게 위로를 받는다.

떳떳한 시향단원으로 만들기 위해 내쳤던 단원들은 강마에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유일하게… 루미만이 강마에의 '독한 말' 속에 숨겨진 그의 마음을 알았다.
강마에, 자신의 마음을 아는 것 같은 루미에게 따뜻한 위로를 받았다.

하늘은 높았고, 바람은 신선했으며… 그들의 마음은 따뜻했다.

2008/11/02 00:06 2008/11/0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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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마에 '합창교향곡'에 징크스가 있었다

석란시민을 대상으로 한 앙케이트 조사에 의하면 가장 듣고 싶은 클래식 1위가 베토벤의 '합창교향곡'이란다.
당연히 시장은 석란시향 창립 공연 메인 곳으로 '합창교향곡'을 연주할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강마에 그 곡을 공연할 때마다 사고가 났단다.

2001년에는 911 테러 때문에 공연 자체가 취소되고…
언제는 단원 중 한 사람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쓰러졌다고…
사고가 겹치면 징크스가 되고… 필연도 되고… 악연도 되는데…

과연 강마에는 이번 공연에서 징크스를 털어낼 수 있을까?

#2. 오합지졸 연구단원이 부족한 단원의 수를 채우다

연구단원들 첫날부터 '합창교향곡'을 연습했었다.
김갑용 선생이 그랬거든… 이 곡이 연주될 가능성이 가장 크니… 이 한 곡만 죽어라~ 연습해 보자고…
정말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다. 부족한 단원을 채우기 위한 테스트 자리가 마련된 것.

연구단원들은 강마에도 놀랄 만큼의 연주 실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치매인 김갑용 선생은 강마에도 받아 줄 수 없었는데…
그 문제는 김갑용 선생의 불굴의 의지로 거뜬히 극복해 냈다.

#3. 강마에, 건우의 데뷔를 준비하다

건우를 석란시향 창립 공연 첫 곡의 연주를 맡기려고 마음먹은 강마에.
건우에게 지휘복을 선물하고… 강마에와 함께 연습할 수 없어 건우가 대신 연습시키는 합창단원들에 대한 당부를 한다.

"합창교향곡 합창 없는 버전으로 편곡하는 거 알고 있지?
오케스트라 연습도 합창 있는 거, 없는 거 더불 진행 시킬 거야.
리허설 때 봐서 니가 연습시킨 합창단이 영 아니다 싶으면 나 진짜로 합창 없이 가.
어쩌겠어? 공연을 망치느니 베토벤이랑 맞짱이라도 떠봐야지.
9번 교향곡 망치는 것도 너고, 살리는 것도 너란 소리야. 잘해!"

건우가 지휘 배운지 두어 달 되었나? 아직은 강마에 지도 없이 합창단 연습을 시키는 것이 무리였을 텐데…
어쩌겠어? 합창단원들이 강마에랑은 연습하기 힘들다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

#4. 강마에 공식 사과 거부 사건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반란은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는데…
강마에를 설득하러 왔던 똥덩어리 정희연씨와 언급할 가치도 없는 배용기씨의 말을 듣고 사과할 결심을 굳혔다.

다들 그러고 사는데 철이 없어서 그런 거라나?
강마에도 시간 끌어봐야 연습시간만 모자라고 만인이 원한다니 그렇게 해주겠다 마음 먹었다.

그래서 만든 공식 사과 자리. 강마에 미리 준비한 사과문을 읽기 시작했는데…
결국 사과를 못하겠다며 버럭 화를 냈다. 진심이 아니라 사과는 못하겠다고… 대신 다른 약속을 했다.

"여러분을 창피하게 만들지 않겠습니다.
우리가 연주할 음악 앞에… 작곡가 앞에… 관객들 앞에…
여러분이 당당하게 나서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의 음악을 듣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힘든 세상에 작은 위로라도 받을 수 있게 하겠습니다.
그게 제가 이 시향을 하는 궁극적인 목표이자 꿈입니다.
여러분들도 그 꿈을 함께 꿨으면 좋겠습니다."

강마에의 말은 구구절절 옳았다. 강마에가 그런 생각으로 시향을 이끌고 있는지 듣게 된 단원들, 강마에의 말을 납득했다.
악장은 '강마에 항의 사건'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단원들은 사표를 철회하고 강마에의 패턴대로 연습을 잘 따라줬다.

그들의 관계는 '강마에 생일파티'를 열어줄 정도로 친밀해 졌는데…
촛불 끄는 강마에는 마치 '짱구' 같다. 귀엽네~

#5. 강마에 '합창교향곡'에 징크스가 있긴 있나 보다

석란시향 창립 공연이 있는 날. 3일째 비가 내린 것이 그치지 않았다.
그 비로 수재민이 발생하고, 하필 그 수재민을 보낸 곳이 없어서 공연장까지 보내지게 된 일 등…
강마에의 징크스는 이번에도 여지없이 문제를 일으키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누구는 비 때문에 집을 잃고, 먹을 것도 없어 절망의 늪에 빠져 있는데…
누구는 클래식 공연을 한다고 비싼 악기 들고 왔다갔다했으니 그들의 원성을 사는 건 너무 당연하지 않을까?

게다가 합창단원이 공연에 오지 못한다고 통보했다.
자기들을 리허설을 통해 공연 가부를 결정한다는 소문을 들었다나 뭐라나…
확실히 강마에가 '합창교향곡'에 징크스가 있긴 있는 모양이다.

설상가상 악기를 내리려는 단원들과 수재민들 사이에 충돌이 생겼는데…
강마에 그들에게 가서 공연에 와도 좋단다. 좌석당 2~3만원 넘는데 수재의연금 낸 셈 친다나?
뭐야? 강마에 제대로 수재민들 화를 돋운다.

강마에의 깐죽대기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적선이나 동냥쯤으로 생각한다고 하니…
수재민들 화가 나지 않겠어? 결국, 한 대 보기 좋게 맞았다.

혹시 강마에 일부러 화를 돋운 건가? 자신이 부상을 당했다며 여기서 합의를 보고 악기를 꺼내도록 허락을 하던가…
아니면 폭행으로 고소당해서 경찰서에 가던가 택하란다.
이 정도면 일부러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어쨌건, 이 일은 여기서 마무리됐다.

단지… 강마에가 팔을 조금 다쳤다는 것 빼고 공연 준비는 진행할 수 있었다.

#6. 강마에, 베토벤에게 항의하다

강마에, 자기는 징크스는 안 믿고, 실력만 신경 쓴다더니…
오늘 공연은 관객은 반도 차지 않고, 수재민은 따가운 시선으로 노려보고 있고,
합창단원들은 공연을 못 하겠다고 통보를 하지 않나…
늘 냉정해 보이는 강마에도 이번 일에는 화가 난 모양이다.
소용도 없는 베토벤 초상화랑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때, 방에 다른 사람이 있는 인기척을 느끼는데…
수재민 꼬마 하나가 배가 고파서 먹을 것에 손을 댔었던 것.

그의 아버지는 아들을 엄하게 꾸짖고, 강마에에게 빵 값을 지불하겠다고 하는데…
강마에 빵 값 대신 공연에 오라고 제안한다.

"집은 없어졌지, 배는 고프지, 애들은 놀리지…
죽고 싶은 만큼 비참한데 아빠는 고개 빳빳이 들라고 하고 있어요.
애한테 이거 모순입니다. 혼란이에요.
아드님은 지금 집이 무너진 게 아닙니다."

이건 또 뭔 소리야? 강마에가 언제부터 남의 감정을 이렇게 세세하게 들여다봤다고? 별일이네!

#7. 건우, 지휘 데뷔를 포기하고 합창단장을 찾아가다

건우, 강마에가 첫 곡으로 지휘 데뷔를 하라고 했는데…
공연은 안 하고 차를 몰고 합창단장을 찾아갔다. 그리고 무릎 꿇고 애원했다.

리어설 하는 건, 자기 실력 때문이지 합창단 실력 때문이 아니라고…

"정말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 지금까지 살면서 뭐 하나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공부도 그냥저냥 했구요. 트럼펫도 전공은 절대 꿈도 안 꿔봤구, 군대도 대충, 취직도 대충.
뭐든지 그랬어요. 나만 그런 거 아니니까… 남들도 다 그러니까…
그렇게 살다 가는 거지. 뭐 그랬었는데요.
그걸 깨 준 게 선생님이었습니다.
내가 뭔가 할 수 있구나! 빛날 수 있구나!
내가 나를 포기하고 살았는데… 그런 절 믿어준 게 강마에 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선생님이 저한테 맡긴 일로 궁지에 몰렸거든요.
부탁입니다. 선생님. 제발 한 번만 도와주십시오."

합창단장도 건우가 성실하고 열심인 건 연습을 통해서 알았다. 그리고 지금 건우를 돕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이미 해산한 지 오래된 단원을 모으긴 어려울 것 같았다.

#8. 강마에, 부상당한 채로 무대에 오르다

건우가 합창단장 찾아간 걸 알고 불같이 화내는 강마에. 두루미에게 팔 다친 걸 들키고 말았다.
두루미에게 고백을 받았던 강마에, 두루미가 가까이 오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는데…
강마에는 팔에 전해지는 통증을 루미 앞에서 보이기 싫었나 보다.
문소리를 듣고 루미가 나간 걸 확인하고서야 아픈 신음을 토해냈다. 사실 루미는 나가지 않았는데…
공연이 제대로 될까?

무대에 오른 강마에, 그를 날카롭게 바라보는 '단원 반란 사건'을 예견한 잡지 편집장의 앞에서 공연한다.

"악기 관리도 제대로 안 하나 봅니다. 엉성한데요.
악기 배치도 미묘하게 어긋나 있고… 분위기도 떠 있는 게, 리허설을 안 한 거 같아요.
강마에 답지 않아요."

공연 첫 곡에 대한 평이 좋지 않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강마에, 팔이 많이 아픈 모양인데…
계속 공연할 수 있을까? 쓰러지진 않을까? 그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9. 강마에, "이번 합창교향곡은 합창 없이 갑니다"

합창단장 찾아갔던 건우. 지휘 데뷔도 못하고… 강마에에게 심하게 혼나기만 했다.
그렇더라도 손 놓고 가만있을 수 없는 건우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단원들을 모아 놓은 강마에, 합창 없이 공연을 가기로 결정했다고…
혁권씨 차라리 양해를 구하고 공연을 접는 게 어떠냐고 하지만… 강마에 생각은 달랐다.

"징크스가 왜 있는지 아십니까? 깨라고 있는 겁니다.
보통 단원들이면 그래요! 공연 접습니다. 근데 여러분이니까 하는 겁니다.

왜? 여러분은 잡초니까. 이미 이런 일 겪어 봤죠? 그리고 다 이겨냈죠?
신은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람에게만 시련을 줍니다.
고로 우린 신에게 선택받은 사람들입니다.
갑시다. 가서 우리가 어떤 사람들인지
얼마나 대단하고 멋진 사람들인지 보여줍시다."

이건 뭐 꿈보다 해몽이네! ^^
건우, 루미에게 강마에 팔에 대해 들었나 보다. 강마에 팔을 만져 보고 다친 걸 확인하더니 파스를 건네준다.
루미가 밖에까지 나가서 사 온 거라구…

수재민들, 공연 실황을 처음 봤을 때는 그저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런데 계속 공연을 보고 있으니 그 사람들 마음도 움직이나 보다.
하나 둘, 공연장을 향하는데…

#10. 강마에가 들려준 '거지 새끼, 건우 이야기'

난 수재민 따위는 아니었습니다. 똑똑하면 한가지 안 좋은 점이 있죠.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남보다 빨리, 일찍 깨닫게 됩니다.

어느 날 감이 딱 오더군요.
아! 세상은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대접받는 것이 아니구나!
부자는 계속 부자고, 가난뱅이는 계속 가난한 거구나.
고로 나는 죽을 때까지 이 모양 이 꼴이겠구나.

그래서 대신 키운 게 '자존심'이었습니다.
대통령 아들보다 더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다녔죠.
아마 난 그때 세상에 광고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원해서 가난해진 게 아니라구요. 이건 원래 내것이 아니었다고 말이죠.

그렇게 버텼는데 그것도 물난리가 나자 다 소용이 없어졌습니다.
가난하지만, 공부 잘하고 오만한 아이는 더이상 없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나는 그냥 컨테이너에서 사는 지질이도 가난한…
그러면서도 꼴에 수재의연금도 안 받겠다고 튕기는…
주제파악도 못 하는
거지 새끼일 뿐이었죠.
그때 저는…
그래요. 죽을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드러운 세상에 날 던져 놓은 엄마도 참 원망스러웠죠.
방법은 하나였습니다. 엄마와 함께 이 구질구질한 세상을 떠나버리는 거죠.
그때 제 어머니는 전신마비였습니다.
숨이 막히지 않게 3분마다 목에 가래를 빼내줘야 했어요.
아무것도 할 건 없었습니다. 그냥 가만히 앉아서 10분 정도 견디면 되는 거였어요.

그때였습니다. 옆방에서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아름다운 음악이었죠. 정말입니다.
꿈인지… 환상인지 모르겠는데…
난 그때 거시서 오케스트라를 봤습니다.
그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는 먼 훗날의 나도 봤습니다.
구원이었죠. 위로였고, 힘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휘자가 되었습니다.

그때 제가 받았던 위로를… 그 힘을… 여러분도 같이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11. '합창교향곡'은 합창과 함께 울려 퍼지다

그 지질이도 가난했던 아이가 들었던 음악이 바로 '합창교향곡'이었다.
연주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입장하는 합창단원들.
강마에도 함께 '합창'했다.

어릴 때 받았던 그 구원을… 그 위로를… 그 힘을 느끼며
강마에도 목청껏 합창을 부르고 연주했다.

강마에가 빵 값 대신에 공연을 보러 오라고 했던 게, 가진자의 오만이 아니라…
지금 수재민이란 현실에 있는 그 아이도, 위로 받길 바라는 마음이었나 보다.
 
#12. '합창교향곡' 수재민까지 감동시키다

제때에 등장한 합창단원은 공연을 빛냈고…
그 울림을 수재민을 따뜻하게 품어 안아 위로하고… 다시 일어설 힘을 주었다.

음악으로 내 아픔이 위로받을 수 있고,
음악으로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다는 걸 처음 경험했다.
공연을 하는 사람도… 공연을 보는 사람도… 모두가 위로받았다.
이제 새로운 힘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연주를 마치고 지친 모습으로 돌아온 강마에.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
건우가 들어오는 것도 알지 못했다. 그렇게 쓰러진 강마에는 뼈에 금이 가 있었고…
그 통증 때문이었던지 그는 36시간을 내리 잠을 자는 바람에 루미의 애를 태웠다.

2008/10/30 01:20 2008/10/30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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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마에 "두루미가 내게 사랑 고백을 했다. 그러나…"

바보, 멍청이 같은 두루미, 내게 고백을 하다니…
내가 중간 중간 "넌 내 제자의 애인이다"라고 얼마나 여러 번 얘기했는지 기억도 못 하는 거야?
그걸 또 건우가 우연히 듣게 될 건 뭐야… 건우 앞에서도 내가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거냐구?

난 건우가 두루미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는데…
그 녀석이 그랬거든… 두루미가 귀가 아파 갑자기 길이 엇갈렸을 때…
두루미를 찾아 헤매다 지쳐 맥 놓은 놈처럼 앉아 가지고…

"저번에 선생님이 세상에서 가장 모를게… 자기 자신이라구 하셨는데… 이제 알겠어요.
예전엔 그냥 귀엽다, 이쁘다라고만 생각 했었는데…
없어지니까 알겠어요.
루미, 제 마음에 많이 들어와 있었나 봐요."
라고…

난 제자 애인이나 뺏는 파렴치한은 될 수 없어!

#2. 두루미 "이제 난 강마에 앞에 나설 수가 없다"

내가 고백을 해서 강마에가 나와 어떤 관계가 되길 바란 건 아니었어.
그냥 좋았을 뿐이야. 나도 물론 참아 보려고 했어. 그의 말처럼 호르몬 낭비 안 하고 참으면 참아지려니 했어.
그런데 말을 하고 말아 버렸어.
강마에의 반응이 냉담할 줄 상상 못한 건 아냐. 그가 날 모욕 주는 것도 예상하지 못한 것도 아니고…

그런데 고백은 괜히 했나 봐…
공연 날 그가 팔이 다친 걸 알았어. 그래도 예전처럼 그의 다친 팔을 걱정하는 것조차 그는 허락하지 않았어.
그는 내가 방을 나간 줄 안 후에야 신음을 토해냈거든.

공연 끝나고 그가 서른 여섯시간이나 죽은 듯 잠을 잘 때는 어떻고!
난 정말 뭐가 잘못된 줄 알았어. 간호사가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도 난 믿을 수가 없었어.
근데 정작 그가 무사한 걸 확인한 후, 난 빨리 그 자리를 피해야 할 것 같았어.

건우는 여전히 내게 좋은 사람이고 좋은 친구지만…
강마에에게 건우의 애인으로 인식되는 난, 예전처럼 편안히 건우를 보긴 힘들 것 같아.

#3. 건우 "루미가 이상해"

루미가 이상하다. 남들 등에 떠밀려 100일을 챙기긴 했지만, 내가 마음이 없는데 억지로 한 게 아니거든…
이미 루미는 내게 큰 의미였어.
그런데 루미의 반응이 이상했어. 저 울음은 감격의 울음은 분명 아니야!

생각해 보면 이상한 것들이 많았어.
우리 첫 공연이 있던 날. 강마에와 심각한 표정으로 있던 거…
우리 뽀뽀하다 들켰을 때 당황해 하던 거…
그리고 내가 정명환 선생이랑 가려던 걸 취소하고 돌아왔을 때 강마에 혼자 있는 집에서 샤워를 했던 거.
물론 사고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생각해 보면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아.

게다가… 울며 사라진 루미를 쫓아가려 할 때,
강마에 뭔가 알고 있는 것처럼 "좀 이따가…"라고 했어.
무슨 의미야?

루미가 이상해! 강마에는 뭔가 알고 있는 거 같아.
뭘까? 뭔가 불길한 예감이야.
2008/10/29 12:10 2008/10/2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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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뭐 이런 사람이 있나 싶었다

강마에에 대한 첫 느낌은…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였다.
첼리스트 정희연씨에게 '똥덩어리'라니…
그 사건으로 안 그래도 주눅이 들었던 우리는 바짝 얼어버려 제대로 실력 발휘를 못 하고 있었다.

연습 중 버럭 화내는 건 기본이었고… 우리가 뭘 잘못했는지는 말이 없다.
이든이를 찾아온 이든이 아버지를 대하는 태도는 가관이었다.
기본적인 예의란 찾아 볼 수 없는 그런 사람.
저런 말과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저 강건우 마에스트로를 부른 게 나다.

해외에서도 초특급 대우를 받는 그였기에… 그와 함께면 훌륭한 공연을 하게 될 줄 알았다.
이런 비인격적인 언사를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렇지만… 우리에겐, 아니 나에겐 지금 당장 정말 필요한 사람이다.

#2. 강마에의 의외의 모습 - ① 토벤이 약물 오용 사건

어느 날 토벤이가 실수로 강마에의 수면제를 먹는 사건이 있었다.
그때, 토벤이를 들고 안절부절못하는 강마에…

저 사람에겐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 그가 토벤이가 무사한 걸 보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아이처럼 울었다.
평소 연습 시간에 보여준 그에게선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3. 강마에의 의외의 모습 - ② '정명환'이란 이름에 발끈하는 강마에

한동안 시장은 내가 3억 사기당한 걸 몰랐었다.
그게 들통난 날. 강마에는 모든 걸 훌훌 털고 떠나려 했었다.
그런데… 후임으로 정명환 선생이 온다는 전화 통화를 우연히 듣게 된 강마에, 갑자기 돌변했다.

굳이 가던 길을 돌아와… 단물 다 빠진 녹차 티백을 입에 물어 보이면서까지 정명환이 후임으로 오는 것을 막았다.
대체 정명환 선생과 강마에 사이엔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
혹시, 강마에 의외로 단순한 구석이 많은 사람은 아닐까?

#4. 처음으로 강마에가 왜 초특급 대우를 받는 지휘자인지 알게 되다

강마에에게 따로 연습하던 걸 들키던 날. 난 강마에 보다는 건우가 우리에게 더 필요한 지휘자란 말을 했었다.
그 다음 날. 평소와 다른 강마에를 볼 수 있었다.

우리가 연주할 곡이 나오는 영화 '미션'의 한 장면도 보여주고…
서로가 '느낌'을 공유하도록 우리를 이끌었다.
한순간 우리는 같은 공간에서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렇게 진행된 연주는 실로 놀랍기 그지없었다.

그렇게 '지휘란 이런 것'이란 걸 보여준 강마에.
내가 어제 자기가 아닌 건우를 선택했던 것이 얼마나 큰 착각인 줄 알려주기라도 하는 듯 시위를 하는 것 같았다.
의도야 어떻든… 음대를 졸업하고도 한 번도 공연을 못 해본 나로선 아주 놀라운 경험이었다.

그 단 한 번의 '지휘의 힘'을 보여준 강마에는 보란 듯이 건우가 지휘를 할거라며 마음 편히 떠나려 했었다.
난 그를 잡을 수 없었다. 그와 우리는 다른 세계에 있었다.
우리는 하고는 싶지만 한 번도 오케스트라에 들어가 보지 못하고… 공연도 못 해본 아마추어지만…
그는 최정상급 단원들과 함께 공연을 해오던 사람이다.

강마에가 보여준 <넬라 판타지아>의 세계는 우리에게 환희를 느끼게도 했지만,
나에겐 그와 우리가 같은 세계에 살지 않고 있음을 실감하게 했다.
그래서 그를 잡을 수 없었다. 그가 오늘과 같은 방식으로 연습을 계속할 성격도 못되고…
그는 그에게 어울리는 물에 가서 활동해야 맞을 거 같았다.

근데 강마에는 내가 형식으로라도 자길 잡아주길 바랬나?
내가 내민 비행기표를 보고 의외라는 표정이었다. 나의 오해였나?

#5. 공연 전, 귀가 들리지 않은 나를 조용히 이끌던 강마에

과정이야 어떻든, 우리는 드디어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공연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난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공연 바로 전. 이명이 들리더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요즘 두통이 심해서 약을 좀 많이 먹긴 했었는데… 이렇게 귀가 들리지 않는 건 처음이다.
무대에 오르긴 했으나… 난, 너무 당황했다. 공연 바로 전에 난 강마에에게 귀가 들리지 않는다고 말을 했는데…
그는 내게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지휘석에 섰다.

그리고 공연이 시작됐는데… 그때도 내 귀는 들리지 않았다. 난 점점 더 당황하고 있었는데…
그때 강마에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어이~ 쌈닭.
어딜 보는 거야? 날 봐야지!
나만 따라와~ 그럼 돼.

조금 더 부드럽게… 슬로우~ 더 작게…
아득히 머얼~~리 들려오는 느낌으로…

그래 그렇지. 잘하고 있어 쌈닭."

그의 손끝이… 그의 눈빛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 후, 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안정을 찾았다.

#6. 공연 중 보여줬던 강마에의 새로운 면

유난히 초등학생 관중이 많았던 공연. 아이들끼리 소란이 생기더니 싸움으로 번졌다.
초등학생들이라 그런지 자제력을 기대할 수 없었는데…
강마에는 그런 초등학생들을 '반짝반짝 작은 별'을 연주하며 달랬다.
아니… 우리에겐 그렇게 윽박지르기만 하더니 아이들을 저렇게 달랠 줄도 알다니… 의외다.

그리고 마지막 곡 '윌리엄 텔 서곡'을 연주하기 전, 그는 우리 단원들에 대한 무한 신뢰를 표현했다.

'윌리엄 텔 서곡'이 농민들의 반란이었던 것처럼…
우리 공연도, 가진 것 없는 사람들도 이만큼 할 수 있다는 반란을 보여 줄 거라고…
충분히 그럴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가 우리를 믿는다고 했다. 이럴수가!

그의 지휘는 힘이 넘쳤고, 절도 있었으며… 황홀했다. 그와 함께 공연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내가 음대를 졸업하고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공연을 할 수 있었던 것.
그것도 훌륭히 마칠 수 있게 된 데에는 강마에의 힘이 크다는 걸 나도 안다.
그에게 고마움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심장이 마구 요동친다. 그 가슴 벅찬 감동으로…

#7. 나, 그가 알고 싶어졌다. 이유는 나도 모른다

공연이 끝나고 난 텅 빈 공연장. 만감이 교차한다.
연습하면서 강마에가 마구 몰아 칠 때는 숨도 쉬기 힘들었다.
시장 앞에서 "나 악장입니다. 내 단원이에요" 라고 할 때는 묘한 희열이 느껴졌으며…
공연에 올 수 없는 건우 대신에 정희연씨가 솔로를 훌륭하게 마쳤을 때는 너무 감격스러웠다.

짧은 시간 동안 아주 많은 일을 겪은 것 같다. 대학 졸업 후 그렇게도 원하던 공연을 해냈으니 말이다.
그런데… 난 왠지 강마에를 그냥 보내기엔 아쉽다.

그에게 가지 않으면 안 되냐고 말은 했지만…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나도 모른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강마에를 더 알고 싶었다.
막말하고 삐딱한 그에 대해 뭘 더 알고 싶었던 걸까? 정말 모를 일이다. 내가 왜 그랬을까?

#8. 강마에는 날 귀머거리 취급을 하는데…

프로젝트 공연은 우리에게도 만족감을 주었지만… 석란시향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단원들은 석란시향이 생기기만 한다면… 자연히 단원으로 흡수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강마에 생각은 달랐다. 이제 제대로 된 단원들로 오케스트라를 구성한단다.

단원들은 우리가 잘해서 시향이 생긴 거라고 생각했지만…
강마에는 다 자기 덕이라고… 아주 우쭐한다.
뭐 그가 그렇게 행동하는 게 놀랍지도 않다. 그동안 보여준 모습이 있으니…

근데… 강마에 나에게 병원에 가서 귀가 멀쩡하다는 증명서를 떼어 오란다.
공연 전, 너무 긴장해서 잠시 귀가 안 들렸던 것뿐인데… 그걸로 날 귀머거리 취급이다.

그에겐 변명 같은 게 통할리 없다. 그래서 병원 가서 진단서를 떼어 보여주려고 했다.
그런데… 정말 내 귀에 문제가 있을 줄은 몰랐다.
난 그 진단을 믿을 수 없다. 귀가 멀긴 뭘 멀어? 다 잘 들리는데…

#9. 귀에 문제가 있는 나, 건우에게 위로 받다

난 건우에게 귀 얘기를 했다. 건우, 나보다 더 흥분한다.
사실 난 그렇다. 나도 남의 얘기면 호들갑스럽게 어떻게 된 거냐 물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그게 내 일인 이상, 난 그게 믿어지지도 않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건우가 진심으로 내 걱정을 하고 있다는 건 안다.
건우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나 건우에게 위로를 받았다.

#10. 강마에, 이 사람 어디로 튈지 알 수가 없다

건우가 연구단원을 하겠다고 하자 건우를 잘랐던 강마에.
난 강마에에게 건우를 왜 잘랐는지를 따지러 갔는데…
그는 건우는 관심 없고, 내 귀에 대해 묻더니… 내 앞에서 바로 의사에게 전화해서 내 증상을 묻는다.

의사에게 비밀로 해달라고 얘기는 했지만… 의사가 강마에랑 친구랬는데… 비밀을 지켜줄까 걱정이었다.
다행히 비밀을 지켜준 것 같은데… 강마에가 "이게 씩씩한 거야? 미련한 거지!"라고 중얼거리는 건 뭐지?

어느 날은 날 부르더니 소리도 안 내고 말을 한다. 장난치는 거야? 입술을 읽는 법을 배우라고?
이 사람 왜 이렇게 오지랖이 넓은 거야!
내 귀가 잘못된 걸 가지고 장난이라도 치는 거야? 맘에 안 들어.

게다가 뜬금없이 "두루미씨, 나 좋아해?"라고 묻는다. 내가 착각이라고 말을 했는데도 그는…
연민이 있다면 버리란다. 그건 가진 자에 대한 동경이라나 뭐라나… 저 거만한 태도란. 기막혀!
이 사람, 왜 이리 엉뚱한 거야?

그리고 느닷없이 건낸 사탕. 그걸 주며 그는 "사탕이 귀에 좋다"는 말을 덧붙인다.
그래… 이게 왠일인가 싶었어. 이럴 땐 정말 싫다.

#11. 강마에, 날 제대로 자극하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일이 생겼다.
난 건우에게서 받은 공연 CD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나 왜 강마에에게 집중하고 있는 거지?
공연 때, 당황하던 날 조용히 이끌던 그 강한 이끌림이 왜 지금도 그대로 전해지는 걸까?
알 수 없는 미묘한 떨림이다.

그런데 그런 감정도 강마에를 마주할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싹 사라진다.
강마에가 날 그렇게 만든다.
그는 내 귀가 잘못된 걸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굳이 그가 내 귀가 멀거라는 것에 대해 왜 왈가왈부야?
실감을 못한다느니 멍청하다느니… 내가 멋진 여자인 척을 한다느니…
한마디로 유치하고 단순한데다 멋진 여성까지 되고 싶은 허영까지 있다고?

내가 귀가 멀거란 사실을 묵인한 채… 오케스트라 하고 싶고, 공연하고 싶다는 게 뭐 잘못된 거야?
왜 강마에는 내 귀가 멀거란 사실을 자꾸 드러내려 하는 거냐구?
난 그저 실감이 안 나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을 뿐이었다고…

강마에는 그 해답이 물에 뛰어드는 거란다.
아주 깊고, 끝도 없고, 게다가 먹통이고,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아무리 발버둥쳐도 죽을 수 밖에 없는 그 호수로 뛰어들란다.
그게 바로 절망이고, 시련이고, 실감이고 그걸 거쳐야만 내가 병 앞에 당당해질 수 있다나?
그런데 난 거기 뛰어들 용기도 없이 폼만 잡고 있단다.

저건 나이를 얼루 처먹은거야? 난 내 병을 피하려던 게 아니라니까…
내가 호수에 뛰어들기라도 하면 믿을까?

그래서 뛰어들었어. 그리고 눈을 떠보니 강마에가 운전을 하고 있었다.
운전 못 한다고 하더니… 저 얼어버린 얼굴 표정이란. 그럴 거면서 아깐 왜 그렇게 날 몰아붙인 거야?

강마에가 직접 운전도 하고, 내게 수프까지 끓여줬다. 이거 물에 빠질 만 하네~
강마에는 수프를 먹이면서도 원래 그렇게 멍청하냐, 뛰어들라는 말을 진짜 믿었냐?
경고 좀 세게 한 걸 가지고 진짜로 물에 빠졌다고 또 구박이다.
나도 내 병에 대해 아니까 이제 그만 좀 하시라구요!!!

난 내가 물속에서 나오지 않을 때 그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궁금해 물었다.
그의 답은 "널 다시 못 보나 했어."였다. 왜 그의 대답에 내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까?
내겐 강건우라는 젊고, 착하고, 예쁜 친구가 있는데…
왜 그가 지휘하던 장면에 내 시선이 머물고… 그렇게 날 들들 볶아대는데도 "널 다시 못 보나 했어."란 한마디에 가슴설레는 걸까?
뭔가 불길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12. 나 이제 강마에를 좀 알 것 같다

치매란 이유로 오케스트라에서 쫓겨났던 김갑용 선생님이 10시간 거리 공연을 하던 날.
난 강마에를 찾아갔다. 천사 같은 모습으로 자고 있던 강마에.
그가 이틀 만에 겨우 잠들건 줄은 몰랐다. 그걸 알았다면 조금 기다렸다 말을 시켰을 텐데…
어차피 잠을 깨운 거. 할 말은 해야지.

"아세요? 지금 김갑용 선생님 거리에서 연주하고 계신 거?
방금 멈칫 했죠? 그쵸? 갈등한거죠?"

이젠 그의 눈빛이 흔들리는 게 보인다. 그가 김갑용 선생님을 내 보내고 마음 편하지 않을 거란 게 느껴진다.
그래서 그가 다시 선생님을 받아줄 거란 것도 안다. 왠지 그럴거 같다.

#13. 강마에, 그와 교감하다

강마에, 재밌는 사람이다. 시간 있으면 악보 떨어진 거 붙이라더니… 건우와 약속이 있다니까 대화 도중 전화를 끊는다.
난 처음엔 전화가 끊어진 줄 알았다. 끊은 줄은 몰랐지.

내일은 건우와 약속이 있으니… 지금 뜯어진 악보를 붙이러 가는 게 좋겠다.
난 떨어진 악보를 붙이고… 강마에는 연주 구상 중이었다.

그가 연주하는 그 부분이… 외로워 보이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안아주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였을까? 강마에가 구상하던 부분이 내가 생각하던 부분이 일치했다.
강마에도 잠깐 움찔 하는 거 같았는데… 모르지 나만의 느낌일지도… ^^

강마에 퉁명스럽게 "마저 붙여"라고 하는데…
난 그의 악보에 'The Best'를 적어 넣었다. 번갯불도 번쩍번쩍, 별도 그려 넣고…
어느새 그가 나의 최고가 되어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그땐 몰랐지만…

#14. 강마에가 난감한 처지에 놓이다

사실 우리도 처음 연습을 하기 시작했을 때, 강마에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그의 직설 화법에 상처받고… 그의 무례함에 절망했었다.
게다가 우리는 아마추어니 대들 수도 없었고…

그 문제가 석란시향 정식단원에게도 반복되었다.
그의 폭언을 참을만큼 참았던 그들은 폭발했고, 일부는 스스로 그만두고 나갔다.
그건 단원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합창교향곡'은 연주와 합창이 함께 이뤄져야 하는데…
합창 단원들도 강마에와 함께 연습하기 힘들다고 항의 했던 것.
합창 단원은 건우가 연습을 시키기로 했으나, 아무 경력도 없는 건우를 지휘에 세웠다는 것에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오케스트라 단원도 합창단원도 강마에에게 반기들 들었다는 사실을 안 시장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단원들이 강마에가 사과만 하면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기 때문에 시장은 강마에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강마에는 이런 일을 한 두 번 겪은 게 아니었다. 차차 나아질 거라 버티는데…

그와 중에 난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마치 이런 사태를 예언이라도 한 잡지를 그의 앞에서 읽었던 것.
난 정말 잡지에 그런 내용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여러 가지로 안 좋은 상황에 몰리는 강마에에게 잡지의 기사는 대못을 박은 것과 같았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

난 그래도 강마에를 위로하려고, 단원들 만나고 다녀서 두 사람 정도는 돌아올 것 같다는 소식을 전했는데…
그게 강마에를 더 자존심 상하게 했나 보다. 정말 그런 뜻이 아닌데… 자꾸 엇나간다.

#15. 강마에, 사과하겠다고 결심하다

오케스트라를 나가겠다는 단원들, 연구단원을 찾아가 강마에를 함께 설득하도록 종용했었다.
그래서 함께 강마에를 찾아갔다. 3가지 요구 조건을 가지고…

첫째. 단원들의 인격을 보장해 달라.
둘째. 정해진 시간 외에 보충 연습은 할 수 없다.
셋째. 이제까지 모든 모욕적 언사에 대한 사과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강마에, 기존 단원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했다.
똥덩어리 소리 들었던 정희연씨나 말할 가치도 없단 얘길 들었던 용기씨.
그들이 내뱉는 말은 강마에의 마음에 비수가 되었다.

사실 강마에가 말은 험하게 했어도 그가 우릴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었는데…
지적을 받았던 사람들 맘은 또 그런 강마에의 맘을 헤아릴 정도의 여유는 없었던 듯하다.
게다가 그들은 일이 잘 마무리 되어 공연을 하고 싶었던 맘도 있었고…
이 일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있었다.

그래서 난 그를 무엇으로든 웃게 만들고 싶었다. 과자를 한꺼번에 7개씩이나 입에 넣어서라도…
그게 효과가 있었나보다. 그가 웃었다.

근데 그가 사과하겠단다. 그 대쪽 같던 강마에가 사과를 하겠다고…
한 번도 자기 이기심을 채운 적 없던 그가… 사과를 하겠다고 하는데…
근데 왜 내 가슴이 미어지는지 모르겠다. 나는 나도 모르게 그 앞에서 엉엉 울고 말았다.

#16. 나 강마에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말았다

강마에, 사과를 하겠다고 단원들을 모았다. 그리고 준비한 사과문을 꺼내 읽었다.

"저는 석란시향 예술 감독 및 총 지휘를 맡고 있는 강건우입니다.
단원들의 항의라는 불행한 사태에 직면하여 저는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로 그의 사과문은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는 결코 사과하지 않았다. 진심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요구사항 3가지도 수용 못 한단다.
보충연습을 하면 실력도 늘고, 수당도 받고, 공연도 잘하게 되고, 경력이 느는데 왜 안하냐고…
문제가 되는 말투는 원래 그런걸 어쩌냐고? 못 고치겠단다.

대신 그는 새로운 약속을 했다.

"여러분을 창피하게 만들지 않겠습니다.
우리가 연주할 음악 앞에… 작곡가 앞에… 관객들 앞에…
여러분이 당당하게 나서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의 음악을 듣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힘든 세상에 작은 위로라도 받을 수 있게 하겠습니다.
그게 제가 이 시향을 하는 궁극적인 목표이자 꿈입니다.
여러분들도 그 꿈을 함께 꿨으면 좋겠습니다."

그거였구나… 그의 공연을 보는 사람들이 작은 위로라도 받았으면 하는 거…
명예도 지위도 아닌… 위로를 주고 싶었던 거… 그게 그의 꿈이였구나…
나도 그렇지만 모두 숙연해지는 분위기다.

근데… 그가 날 힘들게 하는 일이 생겼다.
난 사실 그가 사과하는 걸 차마 볼 수가 없어서 문밖에 있었거든.
그가 사과하지 않자 난 다행이라 생각하고 돌아가려 했어.
근데 그가 날 불러 세워서 굳이 "됐지? 이제 울지마."라고 하는 거다.
그가 나의 마음도 헤아리고 있었던 거야?
왜 그 말에 또 내 가슴은 철렁하는건지…
왜 이렇게 두근 거리는 건지…


뭐라고 해야 하나…
건우는 만나면 좋고, 착하고, 편한 그런 사람이라면…
강마에는 날 설레게 하고, 때로는 가슴을 철렁 내려 앉게도 하고, 때로는 가슴을 벌렁벌렁 뛰게 만드는 그런 남자다.

강마에도 내게 말했지만… 연정이 있다면 그만 두라고… 나도 그러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힘들어졌다. 그리고 그걸 강마에에게 말해 버리고 말았다.

"저 건우가 좋아요. 그런데 건우의 마음을 모르겠어요.
젊고, 예쁘고, 착하고, 잘생긴 건우 말구요. 
늙고, 못되고, 이기적이고, 베베 꼬인 미운 건우요."
라구…

나 이제 어쩌면 좋아?


2008/10/28 03:16 2008/10/28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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