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처스토리] '베토벤 바이러스' 김갑용 선생 "저는 절대 치매가 아닙니다"
Posted 2008/10/25 13:05, Filed under: 베토벤 바이러스#1. 연구단원들 연습실에서 쫓겨나다
오합지졸 단원들 이제는 연구단원이란 이름으로 연습실을 습격했다.
강마에는 자기가 한 말도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자기가 분명히 허락했거든. 연습시간 내내 뒤에 서 있고, 연습도 못하고, 월급도 없어도 오겠다면 싹 다 오라고….
그것도 그렇지만 건우는 정식단원으로 자기 자리가 있었는데… 왜 굳이 연구단원과 함께 하겠다는 건지…
강마에, 일단 상황은 알았지만… 그들을 연습실 밖으로 내 보냈다.
'똥덩어리' 이후 강마에의 4자성어(?) '나가세요'가 등장했다.
연습실에서 쫓겨난 연구단원들 복도에서 우왕좌왕이다.
#2. 용의주도 김갑용 선생, 악보를 나눠주다
김갑용 선생, 단원들에게 베토벤의 '합창교향곡' 악보를 나눠준다.
죽어라 연습한다고 갑자기 잘할 수는 없겠지만… 한 곡만 열심히 하면 그건 잘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합창교향곡'은 두루미가 공무원일 때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앙케이트에서 가장 듣고 싶어 하는 곡이라고…
그러니 시향 창단 공연에 연주될 가능성이 있는 곡이란다.
이걸 집중적으로 연습하잖다. 이 곡이 채택이 안되면 말짱 도루묵이 되겠지만…
#3. 정식단원과 연구단원이 함께한 연습실은 어수선하다
사실 말이 그렇지 참관수업이란 것도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일회성이 적당한데…
이건 매일 연습실에 연습을 참관하는 사람들이 있다니… 정식 단원들도 힘들고, 연구단원들도 힘든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게다가 용기씨는 남의 비싼 바이올린까지 바닥에 떨어뜨리는 작은 사고를 치는데… 바이올린이 1억도 넘는 거라나? 뭐라나…
그 와중에 건우는 잘렸다는 문자를 보내오고… 루미는 강마에를 찾아가 그럴 수 있느냐 따지는데…
강마에는 건우보다 루미의 귀가 멀쩡하다는 진단서를 내 놓으라고…
연구단원으로 들어온 건 그렇다 치고, 귀머거리는 너무하다나?
그러더니 의사에게 직접 전화를 건다. 강마에와 의사는 친구였거든…
"청신경 종양이야. 그동안 두통이 심했다며? 그게 다 종양 때문에 그런 거거든.
좀 더 일찍 왔으면 좋았는데… 늦었어.
수술하면 종양은 제거할 수 있어도… 귀는 먹을 거야. 못 살려.
지금 그 상태로 두면 끽해야 4개월 들릴까?
음악 하는 애라며? 그래서 귀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찾아보겠다 했는데…
모르겠어. 지금은… 어려워!"
강마에가 처음 두루미에게 병원에 가 보라고 했던 건, 정말 이런 병이 있을 거라고 확신했던 게 아니었을 거다.
냉혈한 같은 강마에, 루미의 병을 모른 척 한 채 그녀를 내 보내고 왜 저리 힘들어하는 걸까?
자신을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몰아넣었던 게 두루미였는데…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한데…
친구가 들려준 얘기 때문이었다.
"수술도 안 받겠데. 이래저래 멀 거 귀 들릴 때까지 오케스트라 열심히 하고 공연도 하겠데.
그러다 귀 멀면 그때까서 수술하겠다는데…
아주 당차고 씩씩하더라고…
원래 성격이 그런 건지, 아니면 뭘 몰라서 그런 건지…"
"씩씩? 이게 씩씩한 거야? 멍청한 거지! 하긴 뭐 다 지 멋에 사는 거 아니겠어?"
라고 중얼거리지만 그런데 왜 그렇게 힘들어 하냐고…
#4. 김갑용 선생이 치매?
김갑용 선생이 치매가 있다는 사실은 플룻 주자 이든이만이 알고 있던 일이었다.
오늘은 도서관 공연이 있던 날. 김갑용 선생은 30년 전으로 여행을 떠나셨다.
건우를 보고 존댓말을 하지 않나, 서울시향 얘기를 하지 않나…
게다가 공연에서 실수하고 말았다.
그리고 김갑용 할아버지가 걱정돼서 남자 화장실까지 쫓아온 이든이가 치매 얘기하는 걸 강마에가 듣고 말았다.
이 정도면 김갑용 선생이 치매라는 건 공식화 되는 건 아닌가?
#5. 석란시장 '합창교향곡'을 연주를 요청하다
석란시장, 강마에를 불러 창립 공연에 '합창교향곡'을 연주하자고 하는데…
그게 석란시향 창립 공연으로 딱이라나…
강마에는 그 곡을 연주하려면 합창단도 따로 연습시켜야 하고 객원들도 많이 필요해서 연주하기 어렵다고…
그래서 시장은 연구단원 얘기를 꺼내는데… 강마에는 말만 객원이지 객원 발끝도 못 따라가서 못하겠단다.
그런데 시장 물러서지 않는다. 강마에가 '합창교향곡'을 연주할 때마다 생겼던 사고를 하나하나 들추며 징크스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냐 약을 올린다.
시장 강마에 제대로 자극 시켰다. 강마에, 징크스는 안 믿어도 단원들 실력은 항상 염두에 둔다고…
단지 '합창교향곡'이 안된다는 이유는 단원들 숫자도 부족한데다가 객원들 실력은 전혀 따라주지 않아서라고…
그렇다면 객원들 테스트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객원들 실력만 문제가 없다면 공연이 가능할거란 얘기다.
"시향 창립공연이면 시민들이 원하는 곡을 해야죠.
예산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합창단도 구할 수 있는 거구… 선생님 실력도 뛰어나시고…
징크스가 걸리기는 하는데, 안 믿는다니까…
그럼 객원들 실력만 받쳐 주면은…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연구단원의 작은 테스트가 이뤄졌다.
#6. 연구단원, 드디어 공연을 할 수 있게 되는 거야?
강마에, 연구단원을 소집했다. 그리고 베토벤 '합창교향곡' 악보를 나눠준다.
"긴장들 푸세요. 간단하게 실력 좀 확인해 보려는 것뿐입니다.
잘 할거란 기대도 없으니까… 자신 없는 분은 쉬어도 좋고, 나가도 좋고, 편한 대로 하세요."
단원들, 악보를 받아 보고 너무 어려운 곡이라 엄살을 떨지만… 멋들어지게 연주를 해냈다.
강마에 뭐가 이상한 낌새를 채고 박혁권씨에게 물었지만… 시원한 대답을 얻지 못한다.
그리고 돌아와 단원 앞에 선 강마에.
"악보 구멍 안 났습니까? 한 달 동안 이것만 들고 팠다면서요?
박혁권씨가 말한 게 아닙니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미끼 던져 본 건데… 덥석 무시네요.
좋아요. 해 봅시다.
제가 주목한 건 한 곡만 팠다가 아니었습니다. 한 달이었어요.
한 달 동안 연습해서 이 정도면… 쉬운 일 아닙니다.
실력도 많이 늘었어요. 애쓰셨습니다."
정말 강마에가 그들에게 연주를 허락한 게 연주가 좋아졌기 때문일까?
그는 왜 그런 결정을 내리기 전에 루미가 수술도 안 받고 귀 멀 때까지 오케스트라 하겠다는 말을 떠올렸을까?
이유야 어떻든, 연구단원들은 축제 분위기다.
그러나 강마에, 김갑용 선생은 예외였다.
"김갑용 선생님. 선생님은 안된다는 거 알고 계시죠?
치매라면서요?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일부턴 안 나오셔도 됩니다."
한순간 축제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7. 김갑용 선생 "치매 아닙니다"
김갑용 "저 멀쩡합니다."
강마에 "의사한테 가서 말씀하세요. 전 음악만 하는 사람이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김갑용 "아닙니다. 저 절대로 치매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강마에 "그럼 치질 걸린 걸로 해두죠. 그래도 관두세요. 저번에 도서관에서 말입니다."
김갑용 "아~ 그때는 실숩니다. 이든이가 잘못 안 겁니다."
강마에는 도서관 공연 때, 공연 전에 헤매고… 건우에게 존댓말하고, 서울시향으로 착각했던 것을 지적했다.
강마에 "선생님은 저한테 폭탄입니다. 선생님을 쓸 바에야 차라리 거리의 악사를 세우겠습니다.
그 사람들 거리에서 열 시간 연주해도 끄떡없죠.
저한테 필요한 건 실력도 되고, 심신도 건강한 그런 사람입니다.
선생님은 아니에요. 치매 맞죠?"
김갑용 "아닙니다. 인정하면 뭐 달라집니까?
쫓겨나는 건 마찬가질 테고, 이번엔 아들, 며느리 달려와서 병원에 쳐 넣을 거구. 그럼 난 거기서 죽을 때까지…"
강마에 "버티면요? 뭐 달라집니까?"
김갑용 "최소한 싸워볼 순 있겠죠. 품위, 자존심, 명예… 나한테는 목숨 같은 것이고…
그런데 내가 정신을 놓을 거라구요? 똥, 오줌 싸지르고 아무한테나 욕지거리 하고, 히죽히죽 거리면서 동네방네 헤매고 다닐 거라구요?
그리고 그런 자신을 내가 기억을 못 할 거라구요? 그건 지옥이요. 내가 어떻게 그런 추한… 개만도 못한…
나, 치매 아닙니다. 못해요. 그 거…"
강마에 "어쩝니까? 현실이 그런 걸…"
김갑용 선생은 절대 치매가 아니다. 그건 김갑용 선생이 허락할 수 없는 일이다.
끝까지 싸워서 이기려 하는 의지, 그것이 김갑용 선생이 치매일 수 없는 이유다.
그의 마음의 얘길 들은 이든, 루미, 건우. 모두 숙연해진다.
#8. 거리의 악사가 된 김갑용 선생
건우와 루미, 길거리 공연을 하는 김갑용 선생을 발견한다.
루미는 강마에를 찾아가 그 소식을 전했다. 이틀만에 겨우 잠들었던 강마에. 잘 때의 모습은 천사 같다.
루미 "선생님 상처도 잘 받죠? 디게 여리죠?
누구한테 무슨 말 들으면 하루 종일 휘둘리고 그러죠?
근데 그게 디게 창피하고, 남자답지 않은 거 같아서 그래서 그걸 또 안 들키려고, 철갑을 두르고 가시 세우고… 그러는 거죠?"
강마에 "이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 너처럼 넘치는 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나 같은 사람도 포장을 해놔야만 마음이 놓이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의리? 정? 사랑? 이딴 단어들을 제일 경멸하는 사람도 있어. 나처럼.
김갑용씨? 열 시간이 아니라 한 달, 1년 눈, 비 다 맞아 보라구 그래.
그러다 망부석이 돼도 나 꼼짝 안 해."
루미 "진짜루요? 그럼 난 박수쳐 드릴라구요. 못돼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있겠죠.
근데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진짜 쓴맛 나게 못된 사람은 이 세상에 없거든요.
특히 자는 얼굴 착한 사람. 그런 거 절대 못해요."
강마에 "알았어. 다음엔 자면서 이가는 거 보여줄게."
루미 "한달, 1년 기다리실 것도 없구요. 김갑용 선생님이 버티신다는 열 시간. 선생님도 한번 버텨 보세요.
진짜로 까딱 안 하시면 박수가 다 뭐예요? 벌거벗고 나가서 춤출게요. 강마에 만세!"
강마에 "그래. 좋은 구경 하게 생겼네."
루미 "선생님, 잘해 보세요. 화이팅."
이들의 대화는 왠지 선생과 제자의 대화가 아닌, 막 연예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의 대화 같은 이유는 뭘까?
그리고 건우는 거리공연이 있는 그곳으로 강마에를 이끌었는데…
강마에 건우의 의도를 눈치 챌 법도 한데… 인상은 쓰지만, 자리를 잡고 앉아 김갑용 선생의 연주를 듣는다.
#9. 강마에, 김갑용 선생에게 뒷문을 열어두다
김갑용 선생의 연주는 계속 된다. 때로 좀 버거워 보이기도 하지만…
건우는 루미와 5만원 내기를 했단다. 루미는 강마에가 못 버틴다에, 자신은 버틴다에 걸었다나 뭐라나.
김갑용 선생, 연주도 힘겨운데 자리를 옮기라 구박도 당하고…
시간이 흘러 저녁이 되니 시끄럽게 음악을 틀고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과도 충돌하게 된다.
심지어 김갑용 선생을 끌어내려고 힘까지 쓰려 하는데…
강마에 그 꼴은 못 봐주겠었나 보다. 그들 앞에 나타난다. 전직 경찰인 건우도 거들어 상황을 정리한다.
강마에 "정확하기 9시간 35분 하셨네요. 내일 연습은 9시 부텁니다.
강도가 만만치 않을 테니까 푹 쉬고 나오세요."
김갑용 "받아 주는 겁니까?"
강마에 "뒷문 살짝 열어 놓는 것뿐입니다. 앞으로가 문제죠. 전쟁일 테니까. 치매 맞죠?"
김갑용 "아닙니다."
강마에 "25분 남았으니까, 마저 연주하세요."
그래, 25분 얘기를 해야 강마에지! 어쨌건 김갑용 선생은 다시 오케스트라에 합류하게 되었다.
강마에 돌아서 가면서 건우에게 "독한 놈"이라고 혼잣말을 하지만…
자신이 "독하지 못한 놈"이라서 그런 건 아닐까?
아니면 루미 말대로 실제는 강마에가 마음이 여린 사람이라는 걸까?
강마에를 알면 알수록 흥미롭다. 강마에 그를 제대로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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