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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구단원들 연습실에서 쫓겨나다

오합지졸 단원들 이제는 연구단원이란 이름으로 연습실을 습격했다.
강마에는 자기가 한 말도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자기가 분명히 허락했거든. 연습시간 내내 뒤에 서 있고, 연습도 못하고, 월급도 없어도 오겠다면 싹 다 오라고….

그것도 그렇지만 건우는 정식단원으로 자기 자리가 있었는데… 왜 굳이 연구단원과 함께 하겠다는 건지…

강마에, 일단 상황은 알았지만… 그들을 연습실 밖으로 내 보냈다.
'똥덩어리' 이후 강마에의 4자성어(?) '나가세요'가 등장했다.

연습실에서 쫓겨난 연구단원들 복도에서 우왕좌왕이다.

#2. 용의주도 김갑용 선생, 악보를 나눠주다

김갑용 선생, 단원들에게 베토벤의 '합창교향곡' 악보를 나눠준다.

죽어라 연습한다고 갑자기 잘할 수는 없겠지만… 한 곡만 열심히 하면 그건 잘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합창교향곡'은 두루미가 공무원일 때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앙케이트에서 가장 듣고 싶어 하는 곡이라고…
그러니 시향 창단 공연에 연주될 가능성이 있는 곡이란다.
이걸 집중적으로 연습하잖다. 이 곡이 채택이 안되면 말짱 도루묵이 되겠지만…

#3. 정식단원과 연구단원이 함께한 연습실은 어수선하다

사실 말이 그렇지 참관수업이란 것도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일회성이 적당한데…
이건 매일 연습실에 연습을 참관하는 사람들이 있다니… 정식 단원들도 힘들고, 연구단원들도 힘든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게다가 용기씨는 남의 비싼 바이올린까지 바닥에 떨어뜨리는 작은 사고를 치는데… 바이올린이 1억도 넘는 거라나? 뭐라나…

그 와중에 건우는 잘렸다는 문자를 보내오고… 루미는 강마에를 찾아가 그럴 수 있느냐 따지는데…

강마에는 건우보다 루미의 귀가 멀쩡하다는 진단서를 내 놓으라고…
연구단원으로 들어온 건 그렇다 치고, 귀머거리는 너무하다나?
그러더니 의사에게 직접 전화를 건다. 강마에와 의사는 친구였거든…

"청신경 종양이야. 그동안 두통이 심했다며? 그게 다 종양 때문에 그런 거거든.
좀 더 일찍 왔으면 좋았는데… 늦었어.
수술하면 종양은 제거할 수 있어도… 귀는 먹을 거야. 못 살려.
지금 그 상태로 두면 끽해야 4개월 들릴까?
음악 하는 애라며? 그래서 귀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찾아보겠다 했는데…
모르겠어. 지금은… 어려워!"

강마에가 처음 두루미에게 병원에 가 보라고 했던 건, 정말 이런 병이 있을 거라고 확신했던 게 아니었을 거다.
냉혈한 같은 강마에, 루미의 병을 모른 척 한 채 그녀를 내 보내고 왜 저리 힘들어하는 걸까?
자신을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몰아넣었던 게 두루미였는데…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한데…
친구가 들려준 얘기 때문이었다.

"수술도 안 받겠데. 이래저래 멀 거 귀 들릴 때까지 오케스트라 열심히 하고 공연도 하겠데.
그러다 귀 멀면 그때까서 수술하겠다는데…
아주 당차고 씩씩하더라고…
원래 성격이 그런 건지, 아니면 뭘 몰라서 그런 건지…"

"씩씩? 이게 씩씩한 거야? 멍청한 거지! 하긴 뭐 다 지 멋에 사는 거 아니겠어?"
라고 중얼거리지만 그런데 왜 그렇게 힘들어 하냐고…

#4. 김갑용 선생이 치매?

김갑용 선생이 치매가 있다는 사실은 플룻 주자 이든이만이 알고 있던 일이었다.
오늘은 도서관 공연이 있던 날. 김갑용 선생은 30년 전으로 여행을 떠나셨다.

건우를 보고 존댓말을 하지 않나, 서울시향 얘기를 하지 않나…
게다가 공연에서 실수하고 말았다.

그리고 김갑용 할아버지가 걱정돼서 남자 화장실까지 쫓아온 이든이가 치매 얘기하는 걸 강마에가 듣고 말았다.
이 정도면 김갑용 선생이 치매라는 건 공식화 되는 건 아닌가?

#5. 석란시장 '합창교향곡'을 연주를 요청하다

석란시장, 강마에를 불러 창립 공연에 '합창교향곡'을 연주하자고 하는데…
그게 석란시향 창립 공연으로 딱이라나…

강마에는 그 곡을 연주하려면 합창단도 따로 연습시켜야 하고 객원들도 많이 필요해서 연주하기 어렵다고…
그래서 시장은 연구단원 얘기를 꺼내는데… 강마에는 말만 객원이지 객원 발끝도 못 따라가서 못하겠단다.

그런데 시장 물러서지 않는다. 강마에가 '합창교향곡'을 연주할 때마다 생겼던 사고를 하나하나 들추며 징크스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냐 약을 올린다.
시장 강마에 제대로 자극 시켰다. 강마에, 징크스는 안 믿어도 단원들 실력은 항상 염두에 둔다고…
단지 '합창교향곡'이 안된다는 이유는 단원들 숫자도 부족한데다가 객원들 실력은 전혀 따라주지 않아서라고…

그렇다면 객원들 테스트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객원들 실력만 문제가 없다면 공연이 가능할거란 얘기다.

"시향 창립공연이면 시민들이 원하는 곡을 해야죠.
예산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합창단도 구할 수 있는 거구… 선생님 실력도 뛰어나시고…
징크스가 걸리기는 하는데, 안 믿는다니까…
그럼 객원들 실력만 받쳐 주면은…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연구단원의 작은 테스트가 이뤄졌다.

#6. 연구단원, 드디어 공연을 할 수 있게 되는 거야?

강마에, 연구단원을 소집했다. 그리고 베토벤 '합창교향곡' 악보를 나눠준다.

"긴장들 푸세요. 간단하게 실력 좀 확인해 보려는 것뿐입니다.
잘 할거란 기대도 없으니까… 자신 없는 분은 쉬어도 좋고, 나가도 좋고, 편한 대로 하세요."

단원들, 악보를 받아 보고 너무 어려운 곡이라 엄살을 떨지만… 멋들어지게 연주를 해냈다.

강마에 뭐가 이상한 낌새를 채고 박혁권씨에게 물었지만… 시원한 대답을 얻지 못한다.
그리고 돌아와 단원 앞에 선 강마에.

"악보 구멍 안 났습니까? 한 달 동안 이것만 들고 팠다면서요?
박혁권씨가 말한 게 아닙니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미끼 던져 본 건데… 덥석 무시네요.

좋아요. 해 봅시다.
제가 주목한 건 한 곡만 팠다가 아니었습니다. 한 달이었어요.
한 달 동안 연습해서 이 정도면… 쉬운 일 아닙니다.
실력도 많이 늘었어요. 애쓰셨습니다."

정말 강마에가 그들에게 연주를 허락한 게 연주가 좋아졌기 때문일까?
그는 왜 그런 결정을 내리기 전에 루미가 수술도 안 받고 귀 멀 때까지 오케스트라 하겠다는 말을 떠올렸을까?
이유야 어떻든, 연구단원들은 축제 분위기다.

그러나 강마에, 김갑용 선생은 예외였다.

"김갑용 선생님. 선생님은 안된다는 거 알고 계시죠?
치매라면서요?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일부턴 안 나오셔도 됩니다."

한순간 축제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7. 김갑용 선생 "치매 아닙니다"

김갑용 "저 멀쩡합니다."

강마에 "의사한테 가서 말씀하세요. 전 음악만 하는 사람이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김갑용 "아닙니다. 저 절대로 치매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강마에 "그럼 치질 걸린 걸로 해두죠. 그래도 관두세요. 저번에 도서관에서 말입니다."

김갑용 "아~ 그때는 실숩니다. 이든이가 잘못 안 겁니다."

강마에는 도서관 공연 때, 공연 전에 헤매고… 건우에게 존댓말하고, 서울시향으로 착각했던 것을 지적했다.

강마에 "선생님은 저한테 폭탄입니다. 선생님을 쓸 바에야 차라리 거리의 악사를 세우겠습니다.
그 사람들 거리에서 열 시간 연주해도 끄떡없죠.
저한테 필요한 건 실력도 되고, 심신도 건강한 그런 사람입니다.
선생님은 아니에요. 치매 맞죠?"

김갑용 "아닙니다. 인정하면 뭐 달라집니까?
쫓겨나는 건 마찬가질 테고, 이번엔 아들, 며느리 달려와서 병원에 쳐 넣을 거구. 그럼 난 거기서 죽을 때까지…"

강마에 "버티면요? 뭐 달라집니까?"

김갑용 "최소한 싸워볼 순 있겠죠. 품위, 자존심, 명예… 나한테는 목숨 같은 것이고…
그런데 내가 정신을 놓을 거라구요? 똥, 오줌 싸지르고 아무한테나 욕지거리 하고, 히죽히죽 거리면서 동네방네 헤매고 다닐 거라구요?
그리고 그런 자신을 내가 기억을 못 할 거라구요? 그건 지옥이요. 내가 어떻게 그런 추한… 개만도 못한…
나, 치매 아닙니다. 못해요. 그 거…"

강마에 "어쩝니까? 현실이 그런 걸…"

김갑용 선생은 절대 치매가 아니다. 그건 김갑용 선생이 허락할 수 없는 일이다.
끝까지 싸워서 이기려 하는 의지, 그것이 김갑용 선생이 치매일 수 없는 이유다.
그의 마음의 얘길 들은 이든, 루미, 건우. 모두 숙연해진다.

#8. 거리의 악사가 된 김갑용 선생

건우와 루미, 길거리 공연을 하는 김갑용 선생을 발견한다.

루미는 강마에를 찾아가 그 소식을 전했다. 이틀만에 겨우 잠들었던 강마에. 잘 때의 모습은 천사 같다.

루미 "선생님 상처도 잘 받죠? 디게 여리죠?
누구한테 무슨 말 들으면 하루 종일 휘둘리고 그러죠?
근데 그게 디게 창피하고, 남자답지 않은 거 같아서 그래서 그걸 또 안 들키려고, 철갑을 두르고 가시 세우고… 그러는 거죠?"

강마에 "이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 너처럼 넘치는 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나 같은 사람도 포장을 해놔야만 마음이 놓이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의리? 정? 사랑? 이딴 단어들을 제일 경멸하는 사람도 있어. 나처럼.
김갑용씨? 열 시간이 아니라 한 달, 1년 눈, 비 다 맞아 보라구 그래.
그러다 망부석이 돼도 나 꼼짝 안 해."

루미 "진짜루요? 그럼 난 박수쳐 드릴라구요. 못돼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있겠죠.
근데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진짜 쓴맛 나게 못된 사람은 이 세상에 없거든요.
특히 자는 얼굴 착한 사람. 그런 거 절대 못해요."

강마에 "알았어. 다음엔 자면서 이가는 거 보여줄게."

루미 "한달, 1년 기다리실 것도 없구요. 김갑용 선생님이 버티신다는 열 시간. 선생님도 한번 버텨 보세요.
진짜로 까딱 안 하시면 박수가 다 뭐예요? 벌거벗고 나가서 춤출게요. 강마에 만세!"

강마에 "그래. 좋은 구경 하게 생겼네."

루미 "선생님, 잘해 보세요. 화이팅."

이들의 대화는 왠지 선생과 제자의 대화가 아닌, 막 연예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의 대화 같은 이유는 뭘까?

그리고 건우는 거리공연이 있는 그곳으로 강마에를 이끌었는데…
강마에 건우의 의도를 눈치 챌 법도 한데… 인상은 쓰지만, 자리를 잡고 앉아 김갑용 선생의 연주를 듣는다.

#9. 강마에, 김갑용 선생에게 뒷문을 열어두다

김갑용 선생의 연주는 계속 된다. 때로 좀 버거워 보이기도 하지만…
건우는 루미와 5만원 내기를 했단다. 루미는 강마에가 못 버틴다에, 자신은 버틴다에 걸었다나 뭐라나.

김갑용 선생, 연주도 힘겨운데 자리를 옮기라 구박도 당하고…
시간이 흘러 저녁이 되니 시끄럽게 음악을 틀고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과도 충돌하게 된다.
심지어 김갑용 선생을 끌어내려고 힘까지 쓰려 하는데…
강마에 그 꼴은 못 봐주겠었나 보다. 그들 앞에 나타난다. 전직 경찰인 건우도 거들어 상황을 정리한다.

강마에 "정확하기 9시간 35분 하셨네요. 내일 연습은 9시 부텁니다.
강도가 만만치 않을 테니까 푹 쉬고 나오세요."

김갑용 "받아 주는 겁니까?"

강마에 "뒷문 살짝 열어 놓는 것뿐입니다. 앞으로가 문제죠. 전쟁일 테니까. 치매 맞죠?"

김갑용 "아닙니다."

강마에 "25분 남았으니까, 마저 연주하세요."

그래, 25분 얘기를 해야 강마에지! 어쨌건 김갑용 선생은 다시 오케스트라에 합류하게 되었다.
강마에 돌아서 가면서 건우에게 "독한 놈"이라고 혼잣말을 하지만…
자신이 "독하지 못한 놈"이라서 그런 건 아닐까?
아니면 루미 말대로 실제는 강마에가 마음이 여린 사람이라는 걸까?
강마에를 알면 알수록 흥미롭다. 강마에 그를 제대로 알고 싶다.

2008/10/25 13:05 2008/10/25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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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난 대한민국 경찰이다

나, 강건우. 대한민국 경찰이다. 출산하는 동료를 위해 기꺼이 근무를 대신 서줄 줄 아는 나름 의리파다.
비록 작은(?) 사고를 치고 정직 2개월을 당하긴 했지만…
그 또한 출산이 임박한 산모를 병원에 빨리 보내기 위함이었지 나 개인의 이익 때문은 아니었다.

#2. 두루미라는 이상한 여자가 자꾸 얼쩡거린다

이상한 여자가 하나 나타났다. 자기가 곧 귀가 멀거라고, 마지막 연주를 도와줄 트럼펫 주자를 찾는단다.
오케스트라 연주를 한다나 뭐라나… 마침 내가 트럼펫을 불 줄 아는데…
그런데 그 두루미라는 여자, 거짓말을 했다.
귀도 먹지 않았는데… 장애인인 척했다. 뭐 저런 여자가 다 있어? 저런 여자 딱 질색이다.

게다가 그 여자 끈질기기까지 하다. 운동하면 운동하는 곳에 와서 귀찮게 하고…
어느 날은 술주정하듯 집으로 쳐들어왔다.

알고 봤더니, 그 여자 공무원이란다. 자기가 제안한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공연'을 진행하던 중 사기를 당했다고…
단원들에게 줄 돈을 몽땅 사기당하고, 다행히 지휘자에게 줄 돈은 미리 지급해서 다행이라고…
그 사기사건을 무마하려고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단원을 모집하고 나도 이렇게 귀찮게 하는 거라고…
사람이 잘못했으면 응당 그 대가를 치러야지. 왜 그걸 없었던 일인 양 무마하려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런데 저 여자는 단순히 자기 잘못을 덮으려고 그렇게 뛰어다니는 게 아닌 듯하다.
정말 오케스트라를 하고 싶다고… 자기가 모은 단원들도 마찬가지라고…
음악을 좋아하지만, 오케스트라에 들어갈 기회조차 없었던 사람들,
그들에게는 이 오케스트라가 꿈을 실현하기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겠다.

내게 두루미라는 그 여자의 진심이 통했서 였을까?  나도 오케스트라에 합류하기로 마음먹었다.

#3. 내게 '클래식은 개똥이다'라고 생각하게 한 사람이 있었다

학창시절, '클래식은 □다'라는 정의를 내리는 숙제가 있었다.
그래서 난 클래식 공연을 보러 갔고, 그곳에서 지휘자에게 도움을 청하려 했다.
그때 그곳에서 만난 것이 '강건우'였다. 나와 이름도 같은…

그런데 그 지휘자 강건우라는 사람, 처음엔 친절한 척 나를 도와줄 것처럼 그러더니 나를 마구 몰아세웠다.
사실 클래식은 좀 어렵잖아… 그리고 난 그때 중학생이었다구.
그 강마에라는 사람은 내게 생각할 틈도 주지 않고 나를 마구 궁지로 몰았다. 그때 난 좀 '멍' 했던 것 같다.
나도 생각이 없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속사포처럼 마구 쏟아내는 말은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느껴지기도 했었다.
그래서 더 얼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오케스트라를 하기로 한 후, 가장 걸리는 게 그 사람이 이번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온다는 사실이다.
오보에 김갑용 선생님 얘기를 들어보면 더 가관이다. 지휘자 강건우, 강마에라고 불리는 그는… 대통령 앞에서도 연주를 엎어 버렸단다.
가능하다면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그런 사람인데…

그런데 그 사람 내 집까지 뺏었다.
어느 날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이상하게 현관문 번호가 바뀌어 있었다.
혹시 도둑이 든 건 아닌가 했다. 그런데 강마에가 집에서 유유히 개와 함께 나오는 게 아닌가.

유일하게 지휘자만 건졌던 루미에게 강마에가 그 집을 요구했다고…
루미는 강마에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었고, 그런 사정을 알기에 난 집을 내주고 그의 집사 노릇까지 해줘야 했다.

내가 어쩌다 저 두루미라는 애의 마음을 알아버려서 이런 고생을 하는지…
그런데 왠지 자꾸 두루미의 일을 돕고 싶어진다. 음악을 사랑하는 그 순수함이 느껴져서일까?

#4. 강마에, 역시 그는 나의 첫인상과 똑같은 사람이었다

강마에, 단원들 연주를 들어보더니 단박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았다.
당장 외국으로 돌아가겠다는 강마에. 루미는 당연히 그를 잡을 수밖에 없었지.
강마에는 내가 그를 처음 만났던 그때처럼 친절한 척 루미에게 진실을 말해 보란다.
말만 잘하면 지휘를 해줄 것처럼… 루미는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잡고 싶었을 거다.
사기 사건 얘기를 다 해버렸다.
강마에 루미의 얘기를 다 듣더니… 기다렸다는 듯 지휘를 못하겠다고 나선다.
내 그럴 줄 알았다. 그래서 루미에게도 사실 그대로 얘기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순진한 녀석,
사기당했다고 하면 멍청하다고 할 사람이지, 결코 동정 따윈 할 사람이 아닌데 말이지.

#5. 용서할 수 없는 '똥덩어리' 사건

어찌 됐건 강마에는 지휘를 맡게 됐다. 그런데 그가 하는 일이라곤 모욕 주는 일뿐이다.
운동 안했냐? 호흡이 짧다. 악기 안 만진지 얼마나 됐냐는 등등.
툭툭 내뱉는 말이 뾰족한 것에 콕콕 찔리는 듯 불쾌하다.
게다가 이모에게 한 '똥덩어리'란 표현은 아무리 그 사람이 어른이라 해도 못 참아주겠다. 맞짱이라도 떠야겠다.
김갑용 선생님이 말리지 않았으면 내가 어떻게 행동했을지 나도 모르겠다.

#6. 강마에의 비수를 피하기 위해 우리는 따로 연습을 시작하다

연습 내내 강마에는 화만 냈다. 뭐가 어떻게 잘못됐는지는 말해주지도 않으면서 무안만 주고… 그래서 단원들이 다 주눅이 들어 있다.
어떻게든 강마에가 원하는 연주를 해야 하는데 뭐가 틀렸다고 말은 안 해주니 따로 모여 대책을 세워야 했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만의 연습. 난 그들을 리드하는 지휘를 맡았다. 지휘 폼이 어설프단 말에 강마에 책을 몰래 꺼내 지휘 공부도 시작했다.
그렇게 연습이 반복되다 보니 단원들은 강마에의 말이 이해가지 않으면 나에게 도움을 청하곤 했다. 난 그게 싫지 않았다.

#7. 강마에, 나에게 별걸 다 시킨다

강마에가 혹시 우리가 따로 연습하는 걸 눈치라도 한 걸까?
강마에가 다들 나를 의지하는 것 같다며… 얼마나 연주를 잘하는지 연주해 보란다.

그런데, 난 사실 악보를 보지 못한다. 내가 연주하는 건 들어서 하는 거다. 그걸 오늘 들켜 버렸다.
강마에는 그렇담 자기가 피아노 치는 대로 연주를 해 보라는데… 그건 자신 있다.
강마에가 치는 음 그대로 나는 트럼펫을 불었다. 그건 내가 제일 쉽게 하는 일이다.
그런데 강마에 표정이 왜 이래?

집에서는 언제부터 듣고 바로 연주하게 됐다고 묻는다? 왜 그게 궁금한 거지?
그게 뭐라고 자꾸 귀찮게 묻는 거야? 난 빨리 단원들과 연습하러 가야 하는데… 귀찮다.

#8. 난 처음으로 지휘가 뭔지 알았다

어느 날 우리끼리 연습하던 걸 강마에에게 들켜버렸다. 게다가 더 큰 일은 루미가 나를 내보내느니 강마에를 포기하겠다고 했던 것.
그 사람 성격에 그런 얘기 듣고 참지 않을 텐데… 당장에라도 비행기를 탈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나의 예상을 깨고 다음날 연습에 그가 나타났다. 게다가 평소와 다르게 시청각 자료까지 준비해 보여주었다.
직접 피아노로 연주의 차이점도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눈을 감으라더니 우리를 좁고 답답한 연습실이 아닌 새소리 들리고 풀냄새 나는 광활한 대지로  이끌었다.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한마음, 한 뜻으로 연주하는 것이 어떤 건지 처음 느꼈다.
박자 맞추고 음 안 놓치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얘기도 해주었다.

그래서 난 생전 처음으로 지휘 하나로 음악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연주자 개인 하나하나가 잘해서만 연주가 잘되는 게 아니라,
한마음으로 연주하면 아마추어도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게 바로 '지휘'의 힘이란 걸 알았다.
내가 지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그것도 제대로 된 지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이때 하게 된 것 같다.

#9. 강마에가 달라졌다

강마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활을 이렇게 해라, 입을 오므려 봐라, 리드에 참외씨 빼라는 둥 여직까지 보지 못했던 친절을 베풀었다. 사람이 달라진 걸까?
또 어느날은 갑자기 팔을 다쳤다더니 나에게 지휘를 맡겼다.
이제 숨어서 지휘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강마에 앞에서 지휘를 할 수 있게 됐다. 좋았다.

더욱 놀라웠던 건. 시장이 왔을 때다.
우리의 실력을 믿지 못해서 확인하러 왔다는 시장. 그런 시장에게 강마에는 불같이 화를 냈다.
시장과 강마에 사이에서 어떻게든 그 일을 무마하려고 나섰던 루미는 시장에게 당장 사표 쓰고 나가라는 소리까지 듣게 됐는데…

공무원인 루미는 시장이 명령하면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나가려는 루미를 막아선 게 강마에다.

"내 단원, 내 악장입니다. 이 사람들 무시하는 거… 저 못 참습니다."라고…

난 강마에가 인간미가 없는 사람인 줄 알았다. 오늘 이 일을 보기 전까진…
강마에가 우리에게 저렇게 애정이 깊었었나? 언제부터지?

#10. 오늘은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공연이 있는 날

강마에는 내게 2부 솔로곡 연주를 맡겼다. 그런데 하필 공연 날이 내 정직이 풀리는 날일 줄이야…
그냥 휴가도 아니고, 의도한 건 아니지만 작은 사고를 치고 정직을 먹었던 터라 오늘 복직하지 않으면 난 분명히 잘릴 거다.

나도 고민 많이 했다. 서장을 만나서 사정도 해 봤다. 그런데 잘 안됐다.
그리고 단 한번의 공연을 위해서 내 밥줄을 포기할 순 없었다.
아직 음악이 내 직업을 포기해야 할 만큼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래서 난 복직을 선택했다. 그렇다고 내 맘이 편하기만 한 건 아니었는데…
공연장에 있어야 할 강마에가 날 찾아왔다. 그리고 또 내 속을 박박 긁어 놓구 갔다.

내 속에 꿈틀거리지만 눌러 놓았던 음악에 대한 나의 열정을 강마에가 건드려놨다.
그 열정은 나를 일에 집중하지 못하게 했고, 환청까지 들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난 뒤늦게 그걸 깨달았다. 내 마음이 음악을 원하고 있었다는 걸.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내 심장이 시키는 일을 하기 위해 냅다 공연장을 향해 뛰었다.

그리고 도착한 공연장. 비록 솔로곡은 연주하지 못했지만… 난 마지막 곡을 연주할 수 있었다. 함께 고생한 단원들과 함께…

#11. 기적이 일어났다. 단 한 번의 공연이 석란시에 오케스트라를 만들게 되다니…

공연은 성공리에 끝났다. 강마에도 생각보다 잘해주었다고 칭찬할 정도로…
그 공연의 성공은 석란시향을 만드는 기적을 낳았다.

단원들은 공연을 너무도 훌륭하게 했던 터라, 자신감도 충만해 있었고, 이번 공연 때문에 시향이 생기는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당연히 자신들이 시향 단원이 될 거라고 믿었었다.
그런데 강마에는 우리와 생각이 달랐다. 국내 수준급 연주자 중 오디션을 통해 단원을 뽑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리고 이번 공연이 잘하긴 했어도 그게 다 자기 탓이라나? 저 오만함이란!

그 와중에 몇몇 단원에게 강마에가 기회를 주었다. 그 중에 나도 포함된다.
나는 정식으로 오디션을 보고 단원이 되었다. 나머지는 모두 탈락.

난 강마에에게 떨어진 사람들을 객원 단원이라도 시켜달라고 했다. 강마에 처음엔 싫다고 하더니 연습에 참관만 하고 월급도 없고, 연주도 못 하고 연습 내내 뒤에 서 있는 연구단원이라면 와도 좋다고 했다.
그는 자기가 한 말을 기억이나 할까? 아무도 그런 조건을 수락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잊어버렸을 껄.

난 단원들과 함께 석란시향 첫 연습에 들어갔다.
내게는 내 자리가 따로 있었지만, 난 기존 단원들의 옆자리에 섰다. 난 그들과 함께 할 것이다.
그것이 나의 선택이다.

#12. 난 강마에에게 버려졌다

난 분명히 객원단원에 대해 얘기했고, 강마에도 연구단원이라면 좋다고 얘기했던 거 아닌가?
그런데 그 사람들과 함께 하고자 했던 나의 행동은 그를 또 화나게 했나 보다. 난 보기 좋게 잘렸다.

그는 내게 욕심과 독기가 없다고 하는데… 굳이 공연하는데 그런 게 필요한가?
즐겁게 연습하고 행복하면 그만 아니냔 말이지.
난 그걸 정명환 선생에게 물었다. 그리고 그에게 제자 삼아 달라고 했다.

그런데 날 제자 삼는데 강마에에게 굳이 허락을 받아야 하나? 원래 그래야 하는 거야?
알 수는 없지만, 정명환 선생은 날 데리고 강마에를 찾았다.
내가 정명환 선생과 함께 나타나서 그의 제자가 되겠다고 하자, 강마에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난 것 같다.
당장 정명환 선생에게 가도 좋다고 했다.
난 강마에만 좋다면 남아도 좋았는데… 그는 나를 보내기로 했다.

난 이왕 음악을 하기로 한 이상 정식으로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명환 선생은 내 학교를 알아보겠다 했고, 난 집에 내려가 수능시험 준비를 할 계획이다.

강마에를 떠나는 날. 강마에의 옷도 깨끗이 빨고, 청소도 하고, 식사도 준비해 두었다.
그리고 강마에에게 건강 잘 챙겨라, 굶지 말고 밥도 먹고, 수면제는 줄이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물론 강마에는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약간 서운하긴 하다.
그래도 그 사이 정이 들었는지 왠지 형 같은 느낌이 들었었거든…

#13. 나 이제 강마에와 함께 하기로 마음먹었다

난 우선 정명환 선생을 배웅하고 시골집으로 가려고 했었다.
거기서 정명환 선생이 강마에가 들려주었던 말을 듣지 않았더라면 말이지…
그런데 듣고 말았다. 강마에가 날 왜 정명환 선생에게 보냈는지를…
날 천재라고 했단 말은 내게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난 내가 천재인지는 잘 모르겠다.

뒷 배경도 없고, 라인도 없고, 계파도 없었던 그가 날 자기처럼 만들까 두려워 더 훨훨 날아 보라고 정명환 선생에게 보냈단다.
강마에가 날 그렇게까지 생각하는 줄은 몰랐다.

그의 지휘에 반했던 나. 난 강마에에게 배우고 싶었다.
난 강마에가 날 내치는 줄로만 알았다. 날 위해 떠나 보내려 했던 것이라면…
난 그와 함께 하고 싶다.

그래서 난 남기로 했다. 정명환 선생도 나의 그런 뜻을 이해했다.
마음을 정하니 빨리 돌아가고 싶었다. 이미 떠난 버스를 잡아타고 가고 싶을 만큼.

그리고 강마에에게로 돌아왔다. 저 황당해하는 표정이란…
강마에는 자기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줄 모른다. 그렇지만, 난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그의 눈빛에서… 내가 돌아온 걸 좋아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난 그를 평생 보필하며… 그에게 배울 것이다.
이제 나도 내 꿈을 안다. 그와 함께 그 꿈을 키우고 싶다.


2008/10/24 00:24 2008/10/24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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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건우, 나와 이름이 같은 이 녀석에게 뭔가 있다

오합지졸 오케스트라 단원들. 대부분 나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그걸 중간에 해석해 주는 이상한 놈이 있다. 나랑 이름도 같은 강건우.
이놈. 대학도 안 간 놈이 꽤 실력이 있다. 이놈에게 뭔가 있다.

건우 주위에는 사람이 많다. 그 주의를 맴도는 단원들. 그 녀석에게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근데 건우 이 녀석, 악보를 보지 못한단다. 그런데 듣는 대로 그대로 소리를 낼 줄 안다.
그럼 뭐야? 절대음감이라는 거야?

야식 먹겠다고 나간 이 녀석. 왜 단원들하고 함께 있는 거지?
게다가 나에게 말도 없이 연습을? 이건 반란이다.
그런데, 그거 지적하다가 난 두루미에게 큰 굴욕을 당했다.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다.

지휘가 뭔지도 모르는 단원들. 그저 허우적 거리고 있다고만 생각하는 무식한 단원들.
그들에게 지휘가 뭔지 본때를 보여 줘야 한다.
그래서 그들에게 보여줬다. <넬라 판타지아>의 세계를…
그리고 그들도 느꼈다는 걸 안다.

그 후, 건우라는 녀석. 자기가 너무 무지했다고… 지휘가 뭔지도 몰랐다고…
자기가 교만했다고 솔직히 자기 잘못을 시인한다.
건우란 녀석. 그럼 그렇지. 지도 그 정도는 알아야지!

#2. 건우,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나는 내가 단원들을 어르고 달랠 줄 모른다는 걸 안다. 나는 쉽게 바뀔 수 없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런데 단원들이 건우를 따른다. 그래서 난 팔을 다친 걸로 했다. 그리고 건우에게 지휘를 시켰다.
이 사람들 너무 쉬운거 아냐? 팔을 다쳤다는 말을 그대로 믿다니…  역시 단순해!

이왕 공연을 한 거 허투루 할 수 없다. 이번에 제대로 못 하면 집에 보내지 않을 생각이었다.
건우에게 난 분명히 그렇게 얘기했다. 제대로 안 하면 집에 못 갈 줄 알라고…

그런데 이 건우란 녀석은 내 말을 바로 전하지 않았다.
내가 잘하고 있다고… 좋아졌다고 말했다고 거짓말을 한다.
그런데 이 바보 같은 단원들 그 말을 믿는다. 정말 자신들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어쨌든 분위기 하나는 좋아졌다.

건우는 주의해야 할 부분을 아주 쉽게 설명하고 뭐가 그리 행복한지 흥에 겨워 지휘를 한다.
그렇게 다시 시작된 연습은 정말 거짓말 같이 연주가 좋아지고 있었다.
건우를 지휘에 세운 것이 잘한 일인 거였어?

#3. 건우, 공연에 나타나지 않았다

석란시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공연이 있는 날. 건우 이놈은 공연은 내팽개치고 정직이 풀렸다고 복직을 선택했다.
내가 직접 가서 그놈을 설득했지만… 꿈은 꿈으로 두겠다고 따라나서지 않았다.
그놈이 2부 솔로 연주를 해야 하는데… 무책임한 놈.

나는 건우 대신 솔로 주자로 똥덩어리 정희연씨를 선택했다.
그만큼 가슴에 맺힌 한이 있다면 공연에서 그 한을 제대로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정희연씨가 공연을 시작하고 나서야 건우가 나타났다.

건우는 겨우 마지막 곡 연주에만 참여할 수 있었지만, 결국은 음악을 선택했다.

성공적인 공연은 석란시에 오케스트라 창단이라는 기적을 일으켰다.
난 새로운 오케스트라를 내 맘에 드는 단원으로 채울 생각이었다.
그래서 기존 단원들에게는 정식 오디션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거기서 건우는 예외였다.

건우는 정식으로 오디션을 봤고, 그렇게 건우를 석란 시향에 정식 단원으로 입단시켰는데…
건우 이놈. 연습 첫날, 기존 단원들과 함께 연구단원을 하겠다고 자기 자리를 내놨다.

사실 그놈이 객원이니, 연구단원이니 얘기할 때, 설마 월급도 못 받고, 연습도 못하고 참관만 하는 자리에 기존 단원들이 오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떡 하니 연습 첫날에 기존 단원들이 들이닥쳤고, 건우란 놈도 그들과 합류하겠다고 선언했다.
저녀석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 거야? 연구단원 얘기를 한 놈이나, 그걸 믿고 따라온 단원들이나… 쯧쯧

#4. 건우의 선택은 나에게도 루미에게도 환영받지 못했다

루미도 건우가 자기 자신의 능력도 모르고 정식 단원의 기회를 포기한 것이 못마땅했다.
그건 내게도 그렇다. 건우가 실력 있는 단원들 사이에서 얼마나 해낼지 궁금했다.
아직은 건우의 실력이 어떤지 확실치 않다. 정말 실력이 좋아서 오케스트라 정식 단원으로 넣은 게 아니었다.

그런데… 그 자리를 벅차고 연구단원이 되겠다는 녀석.
나가라고 했다. 연구단원은 당사자는 그만둘 수 없어도 내가 자를 순 있다는 조항을 넣어두었거든.

제발 그놈이 욕심, 독기를 품었으면 했다.
그놈은 그런 거 없이 그냥 행복하게 연주할 수 없냐고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5. 건우, 정명환과 함께 나타났다

나와는 생각이 다르다지만 원하면 독기를 보여주겠다더니…
이놈, 내가 그렇게 싫어하는 정명환이랑 함께 나타났다.

정명환의 제자가 되겠다고?

나 마음 제대로 상했다. 정명환에게 당장 데려가라 했다.
한시라도 그녀석과 함께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정명환은 1주일간 시간을 갖잖다.
그래도 건우 인생에는 중요한 일이니 그렇게 섣불리 결정할 일이 아니라고…

#6. 정명환, 정말 건우를 제자 삼기 원했다

정명환, 이 녀석 취한 거야?
왜 나한테 자기가 천재인 척 유지하느라 힘들었다는 얘길 하는 거야?

건우가 자기보단 나를 더 닮았다고?
지나치게 꼿꼿한 것도 그렇고, 뭐에 하나 꽂히면 그냥 달려가는 것도 그렇고…
나를 더 많이 닮았는데, 왜 지가 맘에 든다는 거야?

그건 그렇다 치고… 명환이 이 녀석, 1주일 후 건우가 다시 자길 찾아가면 받겠단다. 제자로… 반듯이…

#7. 건우, 이 녀석 진짜 천재였구나!

나와 건우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1주일이다.
갑작스럽게 친절해진 그놈. 내가 아주 까다롭게 굴어도 군소리 없이 따르는데… 그것도 맘에 안 든다.

그런데 정명환을 찾아갈 땐 언제고, 내가 원하면 남고 싶다는 거야?
그렇게 얘기하긴 너무 늦은 거 아냐?
이것저것 심술을 부리게 되는데… 나도 나를 어쩔 수 없다.

근데, 이놈은 왜 남의 책은 함부로 말도 없이 가져가는 거야?
이 지저분한 방에서 그 책을 어떻게 찾아?

그런데 이게 뭐야? 뭘 그려 놓은 거야?
이놈 모짜르트 흉내라도 내는 거야?
건우 이 녀석, 음악을 딱 한 번 듣고 악보에 옮겼단다.

믿을 수 없다. 그래서 피아노 음을 눌러서 뭔지 맞추라 했다. 근데 이놈은 화음도 모른다.
그런데 정확히 음계를 짚어내는 건우. 절대음감이 있는게 확실하다.

이놈, 지 재능도 모르고 여태까지 뭐하고 산 거야? 한심한 놈 같으니라구!

#8. 건우를 정명환에게 보내기로…

난 정명환을 불러 건우를 데려가도 좋다고 허락했다.
건우 이 녀석 표정은 왜 이런 거야?

좋아서 팔짝팔짝 뛰며 좋아해야 하는 거 아냐? 지가 가고 싶다고 했잖아!
근데 왜 뭐 씹은 표정을 하는 거야? 맘에 안 들어.

#9. 그런데 건우를 보내는 나의 마음은 이랬다

건우는 빨래며 청소며, 식사 등등 모두 깔끔하게 챙겨놓고 날 떠났다.
정명환을 배웅하고 자기는 고향에 내려가 입시를 준비할 생각이라나.

그런데… 명환이에게 건우를 보내며 난 이런 내 마음을 전했다.

"건우는 천재다. 재능도 있는데 겁도 없어. 모짜르트가 라이벌이야.
틀도 없고, 형식도 없어. 그냥 막 튀는데 에너지가 번쩍번쩍해.
그러면서도 애가 따듯해. 사람을 안 놓쳐.
근데 젤 무서운 건 그게 이제 시작이라는 거야.
빙산 끝자락만 봤는데도 그래. 그 밑에 어떤 엄청난게 숨어 있는지 난 상상도 안가.

그런데 그런 그 녀석을 키우기엔 내게 결격사유가 있다.
내가 무슨 라인이 있냐? 계파가 있냐? 제자가 있냐?
쑥 밀어 넣어줄 대학도 없고. 받쳐줄 든든한 후원자도 없고, 어디 가서 립 서비스할 성격도 못되고.
나 혼자라면 그냥 고개 쳐들고 살 수 있겠는데…재까지 그렇게 살아라. 그게 옳은 길이다.
강요는 못 하겠다. 요새 들어선 그게 옳은 길인지도 모르겠고…

잘 핸들링해 줄 사람이 필요한데… 나처럼 편견, 아집에 고집만 센 사람은 안돼.
걔 망처. 무엇보다 나 따라다니면 쟤, 기껏 해봐야 나처럼 밖에 안돼.
변방의 지휘자. 영원한 A-(에이 마이너). 그렇게 두긴 너무 아까운 애야.

이제 눈 떴으니까 늦기도 늦었고, 늦은 만큼 빨리 좀 날게 해줘. 부탁한다."

생전 처음으로 누구에게 부탁이란 걸 했다. 난 그 녀석이 자기의 재능을 활짝 펴고 훨훨 날기를 바란다.

2008/10/21 23:45 2008/10/21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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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루미 "선생님을 알고 싶어요"

석란시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공연이 성황리에 끝났다.
뒷정리를 하는 두루미. 강마에가 작별 인사를 하려는데…

루미 "좀 더 있다 가시면 안 돼요?"

강마에 "왜? 왜 내가 이따 가야 되지? 내가 가지 말아야 할 이유 열두 가지만 얘기해 봐."

루미 "선생님을 알고 싶어요."

강마에 "두 번짼?"

루미 "알고 싶어요. 선생님을…"

강마에 "좀 더 참신한 거 없어?"

루미 "세 번째는… 선생님을 알고 싶어요."

루미, 강마에를 알 만큼 알게 된 거 아닐까? 그런데 굳이 성질 고약한 강마에를 알고 싶다고?
무슨 뜻이지? 강마에도 그게 궁금하다. 루미가 세 번씩이나 자기를 알고 싶다는데 그게 무슨 말인지… 강마에도 궁금하다.

#2. 석란시청 교향악단을 만든다?

석란시를 음악도시로 만들고 싶었던 사람들.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고 가능성을 보았다.
그래서 석란시에서 교향악단을 만들 계획이란다. 단 지휘자는 반드시 '강마에'.

강마에, 오늘 공연이 10년 동안 계속 일한 것처럼 피곤했는데…
여기서 지휘를 하라고? 어림없는 소리. 단박에 거절한다.

그런데 강마에의 아킬레스건이 딱 셋 있다. 젊은 강건우, 루미, 그리고 정명환.

"눈빛 하나면 쫙쫙 통하는 오케스트라. 안 필요해?
니 맘에 쏙 드는 연주자들 뽑아서
니 색깔로 단련시켜서…
부부처럼 평생을 같이 가는 거야! 오케스트라.
좋잖아~~ 니 오랜 꿈이잖아~."


#3. 강마에, 오케스트라를 맡기로 하다

단원들 뒤풀이 장소에서 강마에를 기다리고 있었다.
석란시에 교향악단이 생기느냐 마느냐는 강마에의 손에 달렸다는 얘기를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강마에가 오케스트라를 맡기로 했다는 말에 뛸 듯이 기뻤다.
강마에가 국내 수준급 연주자들로 단원을 구성하겠다는 말을 하기 전까진…

뒤풀이 장소를 싸늘하게 만든 강마에. 젓가락 한번 들지 않고 자리를 뜬다.

악장 루미. 강마에에게 오디션 기회라도 한번 달라고 하는데…
강마에, 이미 그들의 실력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단다.
책임자가 누군가를 잘랐을 땐 이유는 딱 한 가지라고… "실력!"

그리고 특히 루미는 더더욱 안된다고… 귀머거리는 음악을 못한다나?
귀머거리라니? 공연날 딱 한 번 그랬을 뿐인데 무슨 소리야?

강마에, 자기 말을 못 믿겠다면 여기 가서 아무 이상 없다는 진단서를 떼어 오란다.

#4. 희비가 엇갈리는 단원들

강마에, 실력 있는 사람들 뽑아서 비공개로 오디션을 한다더니…
단원 중에 일부에게는 연락한 모양이다.
김갑용 선생과 더블 베이스 루미 선배 혁권에게는 연락을 했단다.
건우도 그 자리에 있을 때, 강마에의 전화를 받았다.
게다가 고맙다, 열심히 하겠다 소리까지 끌어냈으니…
카바레 트럼펫 용기씨 비위가 상할 데로 상했을 것.
그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느껴진다.

#5. 루미, 오디션 장소를 알아내려 노력하다

루미, 강마에에게 문자를 보내며 위치를 확인하고 사무실을 뒤진다.
혹시나 오디션 장소를 알아낼 수 있을까 하고…

근데 강마에에게 들키고 말았다. 강마에는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셋 셀 동안 얘기 하라는데…
루미, 후회를 남기기 싫어서란다. 남 핑계 대기 싫어서…

강마에, 결국 오디션 장소를 알려준다. 그러나 나중에 후회를 말란다.
루미가 하도 원해서 알려주긴 하지만 나중에 오히려 아무것도 안 남을 수도 있다고…

대체 무슨 말이야? 강마에의 말이 가끔 어려울 때가 있다.

#6. 오늘은 석란시청 교향악단 단원선발 오디션이 있는 날

드디어 시작된 오디션. 루미 선배 혁권씨도 오디션을 봤고, 건우도…
그리고 단원들은 다른 사람 오디션 하는 걸 참관할 기회를 얻었다.

단원들. 오디션 하는 모습을 보다가 하나둘씩 빠져나간다.
아마도 스스로 실력의 차이를 느낀 거겠지.

#7. 이제는 기존 단원들의 오디션 차례

수준급 연주자들의 오디션은 끝났다. 그리고 기존 단원들의 오디션.
실력 차이가 나도 너무 난다. 앞서 오디션 받은 사람들의 평균 점수는 7.2점.

오합지졸의 점수는 1.7, 2.8, 2.3, 2.5, 1.5, 1.8, 2.9, 2.6, 1.1 대충이랬다.
다들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강마에, 오디션 때문에 음악을 하겠다는 마음조차도 사라져 버린 건 아닌지…
바닥을 경험해 보니 좋냐구 묻는다.
자신이 말하지 않았냐구… 후회뿐만 아니라 아무것도 안 남을지도 모른다고….
다 루미가 자초한 일이란다.
오디션 장소 알려주면서 강마에가 한 말이 이걸 말하는 거였구나.

이걸 친절이라고 해야 할지? 잔인하다 해야 할지?

#8. 건우, 루미의 귀가 멀거란 얘기를 듣다

루미, 강마에가 시키는 대로 병원에 갔었다. 귀머거리가 아니란 걸 증명해 보이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으니까…
루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자기 병을 이야기한다.

4개월 후면 귀가 멀거라고… 머릿속 청신경인가 뭔가에 종양이 생겨서 수술해도 귀는 멀거라고…
그래서 들을 수 있을 때까지 음악을 하다가 그때 가서 수술을 받을 거란다.

건우, 너무도 덤덤하게 얘기하는 루미가 이해가 안 간다.
근데 이거 뭐야? 루미가 처음 건우를 설득하러 갔을 때, 자기가 곧 귀머거리가 될 건데 마지막 공연을 함께해줄 트럼펫 주자를 구한다고 건우에게 접근했었잖아!
그래서 말조심해야 한다니까! 말이 씨가 된다고…

루미, 그래도 자기는 다행이란다. 남들은 종양 걸려서 죽기도 하는데… 자기는 귀만 먼다고…
건우, 이런 루미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 주었다.

#9. 건우, 강마에에게 연구단원을 제안하다

루미의 이야기를 들은 건우, 어떻게든 오케스트라에 참여시켜 주고 싶었다.
건우는 강마에에게 객원이나 연구단원이라도 안 되겠냐구 하는데…
근데 강마에, 단원들 실력을 모르냐며 안된단다. 게다가 루미의 귀에 문제 있다고…
그걸 알고도 루미를 내친 강마에에게 화가 나는 건우다.

그래도 건우는 연구단원으로라도 써 달라고 하는데…
공연 연주자 모자랄 때마다 부르는 인턴 단원 같은…
월급도 필요 없고, 성격도 잘 아니까 말도 잘 들을 거라며…

강마에, 차라리 그럴 거면 좀 더 열심히 해보란다.

"연습 내내 참관하는 걸로,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꼼짝 않고 서서 그냥 듣는 거야. 망부석처럼…
아! 가끔 메모 정도 하는 건 괜찮아.
그날 연습 보고 느낀 점, 숙제 내 주지 뭐.
자르는 건 내 맘대로. 하지만, 엄연히 단원이니까 그쪽에서 관둘 순 없고.
pay도 못 받고, 연습도 못 하고, 1년 내내 서 있기만 한다.
좋네! 아주 괜찮아!
그렇게라도 하고 싶은 사람 싹 다 오라고 해.
난 얼마든지 환영이니까."

근데 공연할 곡 다 정했단다. 지금 뽑은 단원들로 다 커버된다고.
걔들이 무대 서는 일 절대 없을 거라고…

그런데도 오고 싶다는 사람 있을까? 강마에는 절대 올 사람 없을 거란 계산을 했던 듯하다.

#10. 건우, 단원과 함께하기로 하다

건우, 강마에의 뜻을 단원들에게 전했다.
먼저 연습 있다고 자리를 뜬 건우에게 카바레 용기씨 선물을 준다.
건우만 단원이 된 것이 배신 같기도 하고, 즐겁지 않은 일이지만…
용기씨 굳이 연습 잘하라고 '약음기'를 선물한다.

건우, 루미를 처음 만났던 그 지하철, 함께 공연하던 쇼핑몰을 떠올린다.
옥상에서 연주하던 거. 강마에가 처음 보여준 <넬라 판타지아>의 세계. 자기를 연습 때 지휘자로 세웠을 때.
그리고 공연의 마지막 곡을 연주할 때. 한마음, 한 뜻이었던 그들.
늘 함께 했던 그들에 대한 기억으로 건우는 머리가 복잡하다.

건우, 시향의 첫 연습이 있던 날. 기존 단원들과 함께 연습실에 나갔다.
강마에, 옛 단원들이 온 것에 놀랄 틈도 없이… 자신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아차! 했다.
연습하는 내내 뒤에 서서 참관만 할 거면 좋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건우는 엄연히 있는 자기 자리를 놔두고 단원들 옆에 섰다.

"제자리 여긴데요. 저 이 사람들하고 같이 하려구요." 라며…

강마에,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냥 넘어가진 않을 성격인데…
그가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해진다.


2008/10/18 16:24 2008/10/1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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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마에, 귀가 안 들리는 루미를 이끌다

시작된 연주. 지휘석에 올라가기 전 강마에는 루미의 귀가 이상하단 소릴 들었다.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떡이고 지휘석에 올라간 강마에, 루미에게 말을 걸어온다.

"어이~ 쌈닭.
어딜 보는 거야? 날 봐야지!
나만 따라와~ 그럼 돼.

조금 더 부드럽게… 슬로우~ 더 작게…
아득히 머얼~~리 들려오는 느낌으로…

그래 그렇지. 잘하고 있어 쌈닭."

그리고 서서히 들려오는 연주 소리.
루미도 강마에도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이렇게 첫 연주곡을 무사히 마쳤다.

#2. 건우, 꿈을 향해 달리다

교통정리 중인 건우. 교통 체증은 좀 전보다 더 심해진 듯하다.
소음과 고성 속에 있던 건우. 어디선가 단원들과 함께 연주하던 곡이 들려온다.

어리둥절해 주위를 살피던 건우.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도심 한복판이 아님을 알았다.

이제야 자기 꿈을 되찾은 건우. 공연장을 행해 달린다.

(대중교통을 이용했어야지!!-진이 생각)

#3. 2부 솔로 건우가 오지 않은 상황, 강마에의 선택은?

첫 곡 연주를 무사히 마친 강마에. 루미의 상황을 살핀다.

"아! 아! 마이크 테스트.
쌈닭, 똥개, 바보, 멍청이."

루미, 이제 다 들린단다.

강마에는 일부러 건우를 찾아가기까지 했는데…
건우 결국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럼 이제 대타를 구해야 하는데…

단원들을 살피던 강마에, 남편에게 끌려간 정희연씨의 첼로 케이스를 유심히 바라본다.

#4. 똥덩어리 정희연씨, 강마에 전화 한 통에 탈출을 감행하다

강마에, 루미에게 전화를 달라더니 똥덩어리에게 전화를 건다.

"정희연씨, 남편한테 잡혀갔다구요?
솔로 희연씨가 합니다.
바로 튀어 오세요. 와서 솔로 연주하세요.
막힌 속 뚫어 드리겠습니다.
예쁜 이름이네요. 정.희.연."

정희연씨 남편, 전화를 받고 표정이 굳어진 아내를 살피다 사고를 낼 뻔 한다.
때는 이때다 싶었던 정희연씨, 냅다 뛰었다.
과연, 희연씨는 공연에 참여할 수 있을까?

#5. 뒤죽박죽 어수선한 공연, 강마에가 정리하다

솔로가 도착하지 않은 지금, 연주 순서를 바꿔놨다.
게다가 아이들의 소동. 무슨 일 때문에 싸움이 붙었는지 밀고 당기고 난리가 났다.
아이들이 반응 하나 끝내준다더니… 안 좋은 쪽으로의 반응도 끝내준다.

이를 알아챈 차기 시장 후보 경쟁자. 아무것도 모르는 석란 시장에게 한마디 한다.
"이거 뭐 애는 울고, 연주는 뒤죽박죽이고… 공연 참 다이나믹 하네요."
그가 알려주지 않았다면 시장은 아무것도 몰랐을 텐데…

루미, 똥덩어리가 거의 다 왔으니 시간 좀 끌어달라는데…
강마에, 피아노 앞에 가더니 "반짝반짝 작은 별"을 연주한다.
이건 어린 아이들도 아는 노래. 하나둘씩 제자리를 찾아 앉았다.

연주를 마친 강마에, 마이크를 들고 아이들과 대화를 시작한다.

"여러분이 와 있는 여기는 어딜까요?
여기는 클래식 나라에요.
클래식 나라에서 연주할 때 떠들면 요정들이 하나씩 죽어요.
요정들이 죽으면 좋겠어요? 안 죽으면 좋겠어요?"

강마에에게 이런 면이 있다니… 게다가 '브라보'와 '브라비'의 차이점까지 친절히 설명한다.
'브라보'는 남자 혼자 잘했을 때, '브라비'는 남자, 여자 많은 연주자가 잘했을 때 외치는 소리라고…

강마에가 어수선한 분위기를 이렇게 지정시킬 줄이야…
이를 지켜보던 정명환은 전에 볼 수 없었던 강마에의 행동을 재밌어 죽겠다는 표정이다.

#6. 똥덩어리 정희연, 첼리스트 정희연으로 거듭나다.

강마에가 시간도 끌고 어수선한 관중도 정리하고 있는 동안 다행히 똥덩어리 정희연씨가 도착했다.
솔로로 정희연씨가 올라오자 이든이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는 걸 아는데…

강마에, 지휘석에 올라가기 전 희연씨와 눈을 맞춘다. 뭐, 믿는다는 신호라도 보내는 걸까?

똥덩어리 정희연씨, 자기를 잡으러 달려온 남편 앞에서 생애 첫 오케스트라 연주, 게다가 솔로 연주를 시작한다.
연주가 시작하고서야 도착한 건우. 자기 대신 이모인 희연씨가 공연하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똥덩어리 정희연씨, 그 사이 억눌렸던 돌덩어리를 모두 거둬내 듯 시원스레 활을 휘저었다.
때론 부드럽게… 때론 강하게… 생애 첫 솔로 연주를 아주 멋지게 해냈다.

강마에도, 그 사이 함께 연습
했던 연주자들도 모두 놀랄만한 실력을 발휘했다.

#7. 공연의 마지막 곡, 윌리엄 텔 서곡

강마에가 솔로 해 준다는 말에 희연씨도 복귀했고, 뒤늦게 자기 꿈을 행해 달려온 건우도 복귀했다.
그리고 마지막 곡을 남겨둔 상황. 강마에가 공연을 시작하기 전 자기암시라도 하듯 곡에 대해 설명한다.

"윌리엄 텔 서곡은 오페라의 서곡으로서 14C 오스트리아가 스위스를 지배했을 때,
거기에 대항했던 농민들의 반란을 그린 작품입니다.

우리 공연도 마찬가집니다.
가진 것 없는 사람들도 이만큼 할 수 있다. 반란을 보여 줄 겁니다.

충분히 그럴 거라고 전…
믿습니다
."

그리고 한마음으로 시작된 연주.
늘 틀려서 지적받던 그 부분에 정신을 집중해서…

왔다. 여기야. 여기… 맨날 틀렸던 곳.
한 박자 쉬고… 그래 여기!
다 같이 스포르잔도.
바로 여기!

오합지졸 오케스트라! 모두 한마음으로… 공연의 대미를 무사히 마쳤다.

#8. 성황리에 끝마친 공연

마지막 곡 '윌리엄 텔 서곡'의 지휘를 마친 강마에.
그의 표정에서 편안함이 느껴진다. 아마도 제대로 한 모양이다.

연주자들도, 관객도, 석란 시장도 모두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3억 사기로 시작해서, 경력도 전공자도 아닌 단원으로 시작한 오케스트라가 강마에의 손에 의해 이만큼 왔다.
이 정도면 똥덩어리 사건도… 강마에 대신 건우를 택했던 루미의 사건도 모두 좋은 추억으로 덮어질 듯하다.

좋은 공연을 보여준 '석란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단원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2008/10/12 12:41 2008/10/12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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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베토벤 바이러스의 홍자매 작가??

    Tracked from 심심풀이땅콩 2008/10/12 18:04 Delete

    베토벤 바이러스 시작할때 보면 작가 이름에 홍진아 홍자람이란 이름이 뜬다. 이 것으로 사람들은 예전 환상의 커플, 쾌도홍길동 등의 드라마를 썼던 홍자매와 착각하는 사람이 상당수 되고 있다. 몇일 전 친구도 내게 와서 "베토벤 바이러스 작가가 예전 환커 쓴 작가더라"라고 말을 했다. 하지만 홍진아 홍자람 작가는 그 홍자매와는 다른 작가들이다. 홍진아 홍자람 작가 대표작 2008 MBC 베토벤 바이러스 2006 MBC 오버더 레인보우 2005 MBC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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