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욱이 지난 4일 해트트릭을 했습니다.
참으로 기쁘더군요. 그가 얼마나 선하고 성실한 지 알기 때문입니다.

최태욱에 대한 개인적 추억이 있습니다.
2006년 초 미국으로 대표팀은 전지 훈련을 떠났습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2006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야심차게 떠난 전훈이었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짐을 버스로 옮기는 대표팀을 곁에서 취재했었죠.

그 때 목에 푯말을 건 동양인(한국인 아닌 동남아쪽)이 다가와 영어로 뭐라고 하면서 자선을 요구하더군요. 우리나라에도 횡단보도 같은데서 장애인 단체라는 표시와 함께 기부를 요청하는 일이 있죠. 비슷한 경우였습니다.

저는 거절을 했죠. 다른 대부분의 기자들과 선수들도 못본척 외면하고 자기 일을 하느라 바빴습니다.
 
그 때 선뜻 최태욱이 지갑을 열어 지폐 한두장을 꽂더군요. 얼마인지는 정확히 잘 기억나지 않지만, 1, 2불만 줘도 될텐데, 적잖은 돈을 내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데 최태욱의 얼굴에는 그리 아깝다거나, 고민하는 표정은 없더군요.

해트트릭 관련 취재를 위해 최태욱과 전화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에게 그 때 일을 물었습니다. 저는 기억하고 있는 일을, 그는 기억을 못하더군요.
 
최 "제가 그랬나요, 껄껄."
기자 "그게 기억이 안나요?"
최  "네. 잘 못사는 나라 가면 공항에서 그러는 사람 많잖아요. 그러면 잘 그러는 편이긴 해요."

그럼 여기서 신문에 게재됐던 기사를 읽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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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최태욱, “공격만이 축구의 전부인줄 알았어요”

수비서도 활약 축구인생 역전 서광
전북 1위 이끌어 … “태극마크 다시 달고 싶어”


 최태욱(28·전북 현대) 축구 인생에 다시 봄날이 찾아오고 있다.

전북이 3승1무로 K-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주역은 3골·3도움을 기록한 최태욱이다. 4일 열린 성남전에서는 올 시즌 K-리그 첫 해트트릭의 주인공이 됐다. 그가 해트트릭을 올린 건 2000년 K-리그 데뷔 후 처음이다.

그의 축구 인생은 너무 일찍 찾아온 중학 시절 전성기에 발목 잡혀 있었다.

최태욱(左)이 4일 해트트릭을 기록한 성남전이 끝난 뒤 관중석의 가족(부인 정혜경, 아들 찬율, 딸 서엘)과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전북 현대 제공]

인천 만수중 때 그는 전국 최고 스타였다. “최태욱만큼 잘하겠다”는 게 인근 부평동중의 동갑내기 이천수의 목표였다. 둘은 부평고 동기로 전국대회 3관왕을 일구기도 했다.

작은 체구를 극복하기 위해 악바리처럼 노력한 이천수는 나날이 성장했다. 천부적 스피드를 가졌지만 여리고 순한 최태욱은 시나브로 시들어갔다. 최태욱은 2002년 월드컵 대표에 뽑혔지만 터키와 3~4위전에 후반 막판 10여 분을 뛴 게 전부다.

전북의 상승세를 이끄는 최태욱이 날렵한 자세로 볼을 컨트롤하고 있다. 최태욱은 이번시즌 K-리그에서 3골·3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중앙포토]
프로 데뷔 후에는 안양-인천-시미즈(J-리그)-포항-전북으로 떠밀리듯 팀을 옮기는 ‘저니맨’이 돼버렸다. 파리아스 포항 감독은 “도무지 변화할 줄 모른다”며 자신만의 스타일에 집착하는 ‘최씨 고집’을 질타했다. 2007년 포항이 K-리그 우승 축하연을 벌일 때 최태욱은 구석에 앉아 샴페인을 터뜨리는 동료를 묵묵히 지켜봤다. 자기보다 못했던 선수들이 앞서 나가는 것을 용납하기 힘들었다.

지난해 전북에 온 이후 그는 마침내 껍질을 깨뜨렸다. “새출발하려 했지만 지난해 이맘때 한 달 동안 2군으로 떨어졌다. 위기감이 들었다. 자신을 바꿔보기로 했다. 전에는 ‘공격을 100을 하는데 어떻게 수비도 100을 다 하는가’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아니다.” 전북은 지난해 한때 최하위로 처졌지만 달라진 최태욱이 1군으로 돌아온 후 대약진하며 6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올해 전북의 무패 행진은 그 연장선상이다. “오기와 근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던 최강희 전북 감독은 “3골을 넣은 것보다 활동량이 늘어난 게 더 맘에 든다”며 미소 짓고 있다.

최태욱은 프로 입단 계약금 2억원 중 2000만원을 떼 십일조로 헌금할 정도로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차범근-서정원-김기동으로 이어지는, 술·담배 안 하고 몸관리 잘하는 축구 선수 계보를 잇는 모범생이다.




그렇게 열심히 하고도 안 풀릴 땐 속상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악인의 형통을 부러워하지 말라는 성경 구절(잠언 24장19절)을 되새기며 마음을 다스렸다”고 말했다. ‘형통한 악인’이 누구냐고 묻자 “술 마시고 열심히 몸관리를 안 하면서도 잘하는 선수들이 간혹 있다”고 답했다. 이천수도 그런 선수냐고 되묻자 그는 “아니다. 천수는 도움이 되는 어린 시절 친구”라며 “지금은 천수가 어렵겠지만 이겨낼 것”이라고 응원했다.

“다시는 힘들었던 시절로 돌아가지 않겠다. 언제 했는지 기억도 안 나는 대표팀을 꼭 다시 하겠다. 예전엔 대표팀도, 1군에서 뛰는 것도 소중하다는 걸 몰랐다.” 그는 이제 예전의 ‘순한 양’이 아니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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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중학교 때 공부 잘했다고, 사회 나가서도 잘하라는 법은 없죠.
실제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차범근 축구대상을 탄 선수라고 해서 100% 국가대표로 성장하는 건 아닙니다.

성장기 때는 많은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죠.  불의의 부상으로 아까운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또 지도자를 잘 못 만나 제대로 커나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죠.

최태욱은 정말 성실한 것으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선수입니다.

문제가 있었다면, 어린 시절 너무 편하게 공을 찬 것 때문에 자기 발전의 동력이 부족했다는 것, 그리고 자기 스타일에서 변화와 발전을 추구하는 데 보수적이었다는 점, 악바리같은 근성이 부족했다는 점 정도입니다.

천부적인 재능이 있기에, 그 나머지 부분에 부족한 점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닥쳐온 시련이 그를 변화시키고 발전시켰습니다. 최태욱은 과거의 시련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하지만, 그 역시 하나님이 나를 더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최태욱의 봄날은 정말로 다시 올까요. 몸관리를 잘하기에 그는 30대 중반까지 충분히 선수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가 다시 멋지게 재기해 오래도록 한국 축구의 주춧돌이 돼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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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동현 2009/04/08 23:52

    너무나 기쁘네요. 개인적으로 최태욱선수 좋아했는데, 요즘 많이 뜸해서 기량이 많이 떨어졌나 했는데, 헤트트릭까지 하고 저렇게 선한 사람이 대접을 못받는것은 축구나 사회나 마찬가지라 봅니다.

    악바리 처럼 욕심꾸러기인 사람들이 인정을 많이 받는 시대에 사는데, 선하고 성실하게 착하게 사는 사람도 인정받는 시대가 어서 어서 왔으면 좋겠네요. 축구를 통해 인생을 배웁니다.....

    최태욱, 부활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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