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마음 훔쳐 신뢰 쌓아라 …

전북 축구시대 여는 ‘강희대제’ [중앙일보]

채찍·무한신뢰 섞어가며 선수마다 맞춤 ‘펌프질’
최태욱·이동국 제2 전성기 … 6승2무 선두 ‘재활 공장장’


벤치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는 최강희 감독. 언제나 셔츠 맨 위 단추까지 채운 빈틈없는 모습이다. [중앙포토]

 


서울 우신고 졸. 프로축구 전북 현대 최강희(50) 감독의 최종 학력이다. 그는 소위 명문대 출신의 축구 엘리트는 아니다. 하지만 성적은 학벌순이 아니다. K-리그 국내 감독 12명 중 10명이 내로라하는 대학을 나왔지만 리그 순위에서 최 감독을 앞선 감독은 없다.

전북은 K-리그에서 6승2무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8경기에 20골로 15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골을 넣었고 실점은 5골에 불과하다. 최 감독은 이미 2006년 전북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으로 이끌며 지도자로서 능력을 일찌감치 입증했다. 팬들은 그를 ‘강희대제(康熙大帝)’라 부른다. 중국인들이 가장 숭앙하는 청나라 황제다.

최 감독은 “우연히 한자 이름이 똑같아 생긴 과분한 별명이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때 중국 클럽을 연거푸 꺾자 중국 언론에서 붙인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

축구계 은어에 ‘펌프질’이란 게 있다. 때로는 다그치고, 때로는 얼러가며 선수들 가슴에 불을 댕기는 요령을 뜻한다. 최 감독은 누구보다 ‘펌프질’에 능하다. 최태욱(28)·이동국(30) 등 다른 구단에서 죽을 쑤던 선수들이 전북에 와서 전성기 기량을 되찾고 부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 감독을 가까이서 지켜본 손지훈 전북 홍보팀장은 “선수들의 개성에 따라 대하는 태도가 다 다르다. 그런데 그게 아주 절묘하다”고 말했다. 최태욱을 향해서는 채찍과 당근을 번갈아 사용했다.

태클 하나 제대로 못 하는 심약한 성격을 바꾸기 위해 기자들 앞에서 대놓고 비난하기도 했고, 2군행을 지시하기도 했다. 최태욱이 석 장이나 되는 장문의 편지로 감독의 마음문을 노크했을 때는 똑같은 분량으로 답장을 보내 감동시켰다. 최태욱은 이번 시즌 5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와 성남 일화에서 만신창이가 돼 내려온 이동국에게는 “10경기 연속 혹은 그 이상 골을 못 넣어도 상관없다. 출장 기회를 충분히 줄 테니 마음 푹 놓고 뛰라”고 무한 신뢰를 보냈다. 이동국은 6골로 정규리그 득점 랭킹 1위다. “선수마다 대하는 태도가 그렇게 달라도 되느냐”고 묻자 최 감독은 “성격이 다 다른데 당연한 거 아니냐”며 “방법은 다르지만 결국 서로 신뢰를 쌓는다는 건 똑같다”고 말했다.

그가 심리전에 능한 건 남들이 겪지 못한 곡절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고교 졸업 후 대학에 못 가 은퇴를 생각하기도 했고, 일반 군대를 갈 뻔하다 가까스로 충의(육군 축구단)에 입단해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그는 “친구를 워낙 좋아해 노는 데 바빴고, 1987년 스물여덟에 결혼하고 나서야 정신 차리고 운동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최씨에 곱슬머리에 옥니이기까지 한 그는 고집도 세 주변과 충돌도 자주 빚었다. 그런 시련과 경험들이 피가 되고 살이 됐다.

이철근 전북 단장은 “위기 때도 꿈쩍하지 않고, 잘나갈 때도 그리 달라지는 게 없다”고 평했다. “전북 상승세가 무섭네요”라고 말을 건네자 최 감독은 “이제 겨우 시즌이 4분의 1 정도 지났는데…”라며 특유의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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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며칠 전 중앙일보에 쓴 기사입니다.

최강희 감독. 보면 볼수록 적지않은 내공이 느껴지는 지도자입니다.
인사가 만사.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다루는 능력 아니겠습니까.
수원 삼성 코치 시절, 김호 감독을 보필하며 황금 시대를 구가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 때 야생마 같은 고종수를 어떻게 해서든 뛰게 만든 사람이 바로 최강희 코치 였다는 설도 있습니다.
기사에 적지 못했지만 그가 했던 말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습니다.
"나는 될 수 있는대로 선수들 좋은 면을 보려고 한다."

다른 구단에서 별 볼일 없었던 이동국과 최태욱을 두고 한 말입니다.

"골 감각이라는 게 가르친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 최강희 감독은 이렇게 말하며 이동국의 성공, 최태욱을 영입한 까닭을 밝혔습니다. 이동국 최태욱 정말 뛰어난 자질을 갖춘 선수들이죠.
누군가는 최강희 감독은 비주류라서 대표팀 감독이 되기 힘들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계속 성과를 낸다면 결국 그 벽도 허물수 있겠죠.

최강희 감독이 어떤 성과를 낼 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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