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소년 대표팀이 독일과 비겼습니다.
경기 내용에서는 이긴 경기였습니다. 카메룬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0-1로 뒤지며 정신적으로 무너질 법도 했는데... 잘 극복해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카메룬 전 패배를 어떻게 극복했을까요.
저에게는 경기가 끝난 직후 벤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런 태도는 이전 지도자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뭐 모든 이전 지도자들이 그렇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또 퍼거슨 처럼 유럽의 요즘 지도자 중에도 선수들에게 화를 내는 경우도 많긴 하지요.)
이하는 그에 대해 쓴 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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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청소년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 홍명보는 "선수들이 실수만 하면 벤치를 흘끔흘끔 쳐다보며 눈치 보는 게 너무 싫다"고 했던 사람이다. 그건 윽박지르며 선수를 몰아붙이곤 했던 한국 축구의 악습에서 벗어나겠다는 다짐이었다.
27일(한국 시간) 이집트 수에즈 무바라크스타디움에서 열린 카메룬과의 200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C조 조별리그 1차전. 홍명보의 지도력을 검증하는 본고사 1교시였다.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0-2 한국이 패했다. 홍 감독으로서는 사령탑에 오른 후 9승3무 무패가도를 달리다 처음 경험한 쓰라린 패배다. 하지만 그는 패배의 아픔을 외면하지도, 서둘러 벤치에서 떠나지도 않았다.
경기 후 벤치로 찾아온 조중연 축구협회장과 간단히 인사를 나눈 홍 감독은 곧바로 선수들 곁으로 다가가 한 명씩 어깨를 툭툭 치고 격려하며 라커로 들여보냈다. 라커에서도 질책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공격수 이승렬은 "잘했다, 스코어는 졌지만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오늘은 잊고 내일을 준비하자고 감독님이 격려해줬다"고 경기 후 팀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은 전반 시작하자마자 조영철의 왼발 슛이 골대를 맞고 나왔다. 전반 5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영권의 헤딩은 아슬아슬하게 골대를 빗나갔다. 하지만 전반 19분 아코노 에파의 기습적인 슈팅에 선제 결승골을 허용했다. 골키퍼 장갑을 맞고도 그대로 골 망을 흔든 강슛이었다. 골키퍼 이범영이 정면으로 향한 슛을 안이하게 대처한 결과다.
홍 감독에게 '골키퍼가 뭐라더냐'고 묻자 "아직 안 물어봤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지 않아도 자책하고 있을 게 뻔한 선수에게 더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배려다. 이범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패배는 내 잘못이다. 다시 기회가 주어지면 죽을 힘을 다해 뛰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후반 20분 프리킥 상황에서 티코에게 헤딩 추가골을 내주며 패했다. 그러나 경기 내용에는 희망이 있었다. 점유율에서는 51-49로 앞섰고, 유효 슈팅은 5-6으로 하나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일대일 찬스를 내주는 등 실점 위기가 두 세 번 더 있었지만 득점 기회도 서 너 차례 잡았다. 홍 감독은 "주문했던 전술을 선수들이 잘 따라주었다. 결과는 아쉽지만 경기 내용에는 불만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 29일 오후 11시 독일과 격돌한다. 지난해 유럽 19세 이하 대회 챔피언 독일은 앞서 열린 경기에서 미국을 3-0으로 일축하며 C조 최강의 전력을 과시했다. 카메룬 벽을 넘지 못한 한국 앞에 더 큰 산이 버티고 있는 형국이다. 홍 감독은 "패배의 충격을 털고 정신적, 체력적으로 만반의 준비를 해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은 독일과 미국(3일)전에서 1승1무를 거두면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수에즈(이집트)=이해준 기자 hjlee7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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