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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떡잎들,

K-리그 외면 J-리그로 ‘엑소더스’

[중앙일보]

2009.10.10 00:26 입력 / 2009.10.10 01:04 수정

U-20 대표 4명 이미 활약 중 … 줄줄이 진출 선언할 듯

국내선 드래프트·연봉 상한제로 유망주들 등 돌려

“앞으로 대표팀 소집 훈련 때 파주가 아니라 일본에서 모여야 할 판입니다.” 홍명보 청소년 대표팀 감독은 농담하듯 웃으면서 말했지만 결코 편하게 웃을 수 없는 이야기다. 한국 축구의 젊은 유망주들이 일본 J리그로 빠져나가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에는 조영철·김동섭·서용덕·정동호 등 4명이 J리그에 몸담고 있다. 홍 감독은 “대회가 끝나고 연말이 되면 몇 명 더 일본으로 진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8강전까지 3골을 터뜨린 김민우(연세대)는 대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몇몇 J리그 구단의 러브콜을 받았다. 2골을 뽑아낸 김보경(홍익대)은 올 초 J리그 야마가타 이적을 눈앞에 뒀지만 학교 측의 만류로 뜻을 접었다. 체구가 한국보다 작은 일본은 김영권(전주대·1m87㎝)·홍정호(조선대·1m88㎜) 등 한국의 체격 좋고 투쟁력 있는 중앙수비수들도 눈여겨보고 있다.

홍 감독은 “지난 5월 소집 훈련 때 파주 트레이닝센터에 찾아온 K-리그 관계자보다 일본 스카우터가 훨씬 많아 금족령을 내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 정도로 한국 선수에 대한 J리그의 관심은 집요하고 뜨겁다.

한국의 보석 같은 선수들이 J리그로 건너가 일본 축구를 좀 더 풍성하게 한다는 건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문제는 한국의 재능들이 일본에서 꽃을 피우기는커녕 제대로 기회도 잡지 못하고 시들기 십상이라는 점이다.

박종진(22·강원 FC)도 그중 한 명이다. 2005년 네덜란드 대회와 2007년 캐나다 대회 때 청소년 대표로 활약한 선수다. 2007년부터 2시즌 동안 일본 J1리그와 J2리그를 전전하다 올해 K-리그로 복귀한 그는 “박지성(맨유) 선배처럼 J리그를 거쳐 성공하겠다는 꿈을 품고 일본에 진출했다. 하지만 실력이 비슷하면 일본 선수에게 출전 기회가 돌아갔다. 낯선 환경과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며 경쟁을 벌이는 게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청소년 대표에서 뛰고 있는 조영철이나 김동섭도 한국에 있었다면 더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근호 선배처럼 기량을 키우고 나서 일본에 진출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박지성을 빼고 나면 일본을 거쳐 유럽 진출의 꿈을 이룬 선수는 한 명도 없다.

J리그 클럽이 한국의 유망주를 입도선매하는 데 드는 비용은 적게는 1억원에서 많게는 2억5000만원 정도다. 일본 클럽으로서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으면 그만인 금액이다. 이기철 스텝스톤 매니지먼트 대표는 “일본 입장에서는 한국 선수들이 성장하면 대박이지만, 실패해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며 일본 진출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에 진출하겠다는 선수들을 말릴 명분이 없다”고 했다. K-리그는 드래프트로 신인을 선발하기 때문에 선수들은 어떤 팀에서 자신의 미래를 시작할지 모르는 불안감을 안고 있다. 첫해 받을 수 있는 최고 연봉도 5000만원으로 제한돼 있다. 홍 감독은 “구단의 경영난 등 드래프트 제도를 도입한 취지도 이해하지만 유망주들을 뺏기지 않고 국내에서 키울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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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0일 자 중앙일보에 게재한 기사 입니다.
한국의 유망주들이 J리그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 홍 감독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기사에도 썼듯이 그 곳에 가서 한국 선수들이 적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홍 감독은 한국 축구가 어린 유망주들을 품고, 키울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아, 결코 성장하기가 쉽지 않은 일본으로 유출되는 것을 우려했습니다.

조영철도, 김동섭도 일본에서 많은 출장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K-리그 무대를 누볐다면 아마도 FC 서울의 이승렬과 좋은 경쟁을 벌일 정도로 기회를 얻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늘 합숙 생활에 익숙해졌던 한국 선수들이 일본에 가서 낯선 문화와 환경에 적응하기란 쉬운 게 아닙니다.

홍 감독도 일본에서 활약한 적이 있습니다. 홍 감독은 "그 때 나는 대표 경력이 있었고, 일본 구단에서도 특별히 관리를 해주었다"며 차이를 설명했습니다. 지금 선수들은 "일본의 신예들과 똑같은 조건 속에서 경쟁해야 합니다"라고 홍 감독이 말하더군요.

일본에서 두 시즌을 보내고 강원으로 복귀한 박종진 선수도 "아직도 막연히 일본에 진출하려는 후배들이 많다. 만날 때마다 다시 잘 생각해보라고 한다"고 하더군요.

오장은 선수도 유럽을 거쳐 일본 FC 도쿄에 어린 나이에 입단했지만 꽃을 피우지 못하고 K-리그에 복귀한 뒤 좋은 커리어를 쌓았습니다.

물론 일본에서 배울 수 있는 점도 있겠지만, 그 대신 치러야 하는 기회 비용도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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