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스페인에 패한 이튿날, 빈의 러시아 숙소를 찾아갔습니다.
러시아는 이 날 곧바로 귀국했습니다. 그들이 공항으로 가기 전에 서둘러 가야 했지요.
히딩크 감독에게 질문할 거리도 잔뜩 준비했습니다. 며칠 전부터 러시아 언론 담당관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묵묵부답. 인터뷰를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습니다.
김흥국 말처럼 일단 들이대는 거죠.
결론을 말씀드리면 인터뷰는 하지 못했습니다.

아침 9시 쯤 호텔에 도착했는데 이미 기자들이 잔뜩 있더군요.
기다림은 기자들에게 아주 익숙한 일이죠.

러시아 소비에트 스포츠라는 곳에서 일한다는 세르게이 프리아크민이라는 기자 입니다.
히딩크 어때라는 묻자 "한 때는 말들이 있을 때도 있지만 지금은 완전 영웅이야"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요즘 러시아에서 거스라는 이름이 유행인 거 알아? 며칠 전에 알루샤타 시에서는 히딩크 동상도 만들었어"라고 덧붙였습니다.

히딩크가 한 팬에게 사인해주고 있습니다. 제가 도착해서 한 두시간 후 쯤이나 흘렀을 때일 겁니다. 그는 인터뷰를 하자고 하자 "더이상 인터뷰는 안한다. 대신 사진은 찍어줄 수 있다"라고 하더군요.

저는 취재는 못하고,,, 결국 히딩크와 사진만 찍었습니다. 그 사진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네요.
사실 사진보다는 질문을 하고 싶었지만.. 인터뷰는 싫다고 하니... 사진을 찍으면서라도 자연스레 한마디 물어볼까... 라는 생각으로 사진이라도 찍겠다고 한 겁니다.
"한국 사람들이 너 있을 때를 아직도 많이 생각해. 그리고 너가 이번에 이룬 업적을 아주 자랑스러워해." 영어는 존대말이 없죠. ㅋㅋ "한국 팬들에게 뭐 할 말 없니."
"인조이 잇.(그냥 재밌게 봐.)"
히딩크는 짧은 한마디를 남기고 가버렸습니다.
OTL OTL OTL
이 날 호텔에서 히딩크는 아는 사람들과 식사를 하더군요. 아마도 네덜란드의 친구나 친척?
물론 엘리자베스도 함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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