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자동차 경주에도 A매치(국가대항전)가 있다.
기존 포뮬러원(F1)의 틈새시장을 노리고 2005년 탄생한 '자동차 경주의 월드컵' A1 그랑프리(GP)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로 꼽히는 F1은 페라리·맥라렌·BMW 등 컨스트럭터(제조사)를 중심으로 운영한다. 빠르게 달릴 수만 있다면 드라이버의 국적 따위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A1 GP에서는 자국 드라이버만 '머신(경주용 자동차)'을 탈 수 있다.
출전국이 모두 동일한 머신을 사용하는 것도 A1 GP의 특징이다. F1에서는 0.1초라도 빨리 달리기 위해 엔진 개발에만 연간 수백억원을 쏟아 붓는다. 페라리·맥라렌 등 메이저 팀들의 연간 지출은 무려 40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A1 GP는 120억원 정도면 거뜬히 팀을 운영할 수 있다. 또 머신의 성능이 같기 때문에 오로지 드라이버의 기량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 자동차 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나라도 충분히 우승을 노릴 수 있는 구조다.
한국을 비롯한 인도·중국 등 아시아 국가와 유럽의 영국·독일, 아프리카의 남아프리카공화국, 남미의 브라질 등 5대륙에 고루 포진한 24개 출전국은 내년 3월까지 10차례 레이스를 펼쳐 챔피언을 가린다. 경기 일정 역시 3~11월에 열리는 F1이 겹치지 않게 조정했다. 이번 대회에 한국을 대표해 출전하는 드라이버는 황진우(25)다. 2005·2006년 국내 GT 2000㏄급 챔피언이며 올해는 아시아 최고 무대인 일본에서 활동했다. 황진우는 “우선 적응하는 게 관건이지만 중위권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의 머신과 헬멧·유니폼 등은 디자이너 이상봉씨가 한글과 태극기를 모티브로 꾸몄다. 머신 후미에는 재일교포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이 직접 쓴 '대한민국'이라는 문구도 새겨 넣었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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