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즈’ 가 만드는 영화 ‘걸프렌즈’ 의 속을 파헤치다

프렌즈(friends) in ‘걸프렌즈’

실제 친구들이 만드는 특이한 친구들에 관한 영화가 있다. 지난 8월 22일 촬영에 들어간 ‘걸프렌즈(강석범 감독. 노혜영 각본)’ 이야기다.

26일 저녁 7시께 서울 방배동의 한 거리에서 준비 작업이 한창인 ‘걸프렌즈’ 촬영 현장을 찾았다. “팀워크가 좋아서 잘 될 것 같다” 는 말은 제작 현장에서 들을 수 있는 가장 흔한 홍보성 발언중 하나이지만 ‘걸프렌즈’ 촬영 현장에서만큼은 식상하지 않은 느낌. 실제로 팀워크가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걸프렌즈’ 는 실제로 친한 친구들로 이루어진 스태프가 찍는 영화였던 것.

‘걸프렌즈’ 의 동갑내기 친구들을 만나다

총36회 예정 분량 중 25회째를 촬영 중이던 26일‘ 걸프렌즈’ 제작 현장에서는 여주인공 송이(강혜정)와 보라(허이재)가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이 펼쳐졌다. 그들의 옆자리에 보조 출연자로 앉아있던 한 여성이 강석범 감독과 서정 프로듀서(영화사 아람)의 뒷자리에 앉아 막역하게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누구인지 궁금했다. 주인공은 분장 실장 임권화씨. “감독님과 프로듀서님 그리고 저는 서른여덟 살 동갑내기 친구” 라고 말한 그녀는 “친구끼리 작업하니 너무 편하고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다” 라고 대답했다. 이어서 “감독님은 너무 유하고 권위의식이 전혀 없는 좋은 분이다. 말은 많이 안 해도 스태프의 의견을 잘 수용해준다” 라며 “그러면서도 공과 사를 잘 구분해 끊고 맺는 게 정확한 프로듀서님과 궁합이 잘 맞는다” 면서 팀워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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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이 끝난 후 술자리를 함께 한 동갑내기 친구 강석범 감독(가운데)과 서정 프로듀서(우)>

그리고 역시 “감독님은 너무 좋은 분이다” 라고 말한 또 다른 서른여덟 동갑내기 친구 서정 프로듀서는 “의도적으로 친한 사람들로만 제작진을 구성하지는 않았고, 모두들 실력파라서 자연스럽게 모인 것” 이라며 단순한 친분에 의한 조직인 것만은 아니라고 밝혔다. 친구로서 뿐만 아니라 실력 있는 스태프로서 서로를 존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던 대목. 이렇게 동갑내기 친구들이 모두 칭찬하는 강석범 감독에게 팀워크에 대한 느낌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스태프 모두가 능력 있고 성격도 좋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특히 다른 어떤 영화를 찍을 때보다 촬영 현장 분위기가 좋다" 라고 밝힌 강석범 감독은 "노혜영 작가와는 아직 친구라고 할 수 없지만 앞으로 친분을 쌓고 싶다" 라며 모든 제작진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제작진 세 분이 친구라서 팀워크가 좋을 수밖에 없겠다” 라는 말에 “진짜 친한 친구들이 또 있다. 바로 촬영 감독과 조명 감독” 이라고 답한 강석범 감독. 촬영 현장 전체를 지휘하는 감독이 자신 있게 추천한 ‘진짜 친한 친구들’ 은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했다.

‘걸프렌즈’ 의 대학동기 친구들을 만나다

이성재 조명감독은 "촬영 감독과는 16년 된 대학(서울예술대학 영화과)동기 친구이다" 라며 “친구이기 때문에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라고 밝혔다. 김준영 촬영감독은 “동기이지만 나이는 내가 한 살 더 많은 형이다” 라고 웃으며 “하지만 사실 막역한 친구 사이” 라고 대답했다. 이어서 “서로 좋지 않은 점도 가리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이 친구와 일하는 장점이자 단점이다” 라고 말한 그는 “하지만 촬영장 분위기가 그 어느 작품 때보다 좋은 것은 역시 친구와 일하기 때문” 이라며 동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덧붙여 “분위기가 워낙 좋아 배우들과도 친하게 지내고 있다” 라고 말해 동기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자와 좋은 팀워크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며 ‘걸프렌즈’ 배우와 스태프의 친분 또한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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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혜정에게 온 문자를 보여주며 친분을 자랑하는 김준영 촬영감독>

친구들이 만드는 친구 영화 ‘걸프렌즈’

만드는 사람이 즐거우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결과물이 좋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걸프렌즈’ 촬영 현장은 실제 친구들이 모였기에 그 어떤 현장보다 즐겁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게다가 ‘걸프렌즈’ 는 한 남자를 사랑하는 세 명의 여성이 우여곡절 끝에 우정을 나누며 ‘친구’ 가 되는 과정을 재미있게 그린 작품. 이처럼 특이한 ‘친구’ 들에 관한 이야기를 실제 ‘친구’ 들이 만든다니 더욱 기대할 수밖에 없다. 영화 ‘걸프렌즈’ 개봉 예정인 12월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최성윤 인턴기자

박스기사

“세 여자의 성감대” 공감대는 글쎄...

영화 ‘걸프렌즈’ 는 제31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이 홍(31)의 동명소설을 각색하여 ‘충무로 섭외0순위’ 라 불리는 강혜정, 한채영 등을 주연으로 캐스팅해 촬영 중이다.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영화 ‘해바라기’ 의 강석범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영화 ‘싱글즈’, ‘미녀는 괴로워’ 의 노혜영 작가가 각본을 맡았다. 원작도, 배우도, 제작진도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 게다가 팀워크까지 좋다니 모든 게 순조로워 보이지만 걸림돌이 한 가지 있다. “한 남자를 사랑한 세 여자의 성감대(?) 아니, 공감대” 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는 영화의 내용을 쉽게 공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것. 한 남자를 사랑하는 세 명의 여자가 친하게 지낸다는 것은 현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다. 현장에서 만나 본 실제 관계자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허이재(23.배우) = 솔직히 공감 못하겠다. 연기라고 생각하고 일할 뿐이다.

▲서용석(28.제작부 로케이션 팀장) = 여자들만의 이야기인 것 같아 공감은 못하겠다.

▲최진욱(30.배우 강혜정 소속사 팀장) = 솔직히 내 일이라면 공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강석범(38.감독) = 누구나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서정(38.영화사 프로듀서) = 남자가 여자를 지켜주는 시대는 끝났기에 공감 한다.

이처럼 관계자들조차도 ‘걸프렌즈’ 의 이야기를 받아들이는데 의견이 반반으로 나뉘어 있었다. 그나마 긍정적인 입장은 영화 제작을 추진했던 감독과 프로듀서 정도였다. 스스로 ‘발칙하다’ 라고 홍보하는 평범하지 않은 내용에 과연 관객들이 얼마나 공감할지는 의문. 여러 가지 좋은 조건을 잘 활용하여 공감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것이 제작진의 가장 큰 숙제로 보이는 이유이다.

2009/10/15 15:14 2009/10/1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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