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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크스(Jinx). 고대 그리스에서 길흉을 점칠 때 이용한 ‘개미잡이’란 새를 ‘융크스(Junk)’라고 불렀던 데서 유래된 이 단어는 ‘불길한 징후’라는 뜻으로 해석되지만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의 힘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만약 여기에 어떤 대상과 연결되면 그 무서운 단어인 ‘저주’로 업그레이드(?)되기도 한다. 물론 일상 생활에도 이 징크스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지만 스포츠만큼 이 단어가 잘 어울리는 곳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란 것이 인간의 탄생과 동시에 시작된 만큼 수많은 징크스가 생겼고 또 깨졌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징크스들이 사라졌고 또한 질긴 명을 유지하고 있을까?
 
[깨진 징크스]

밤비노의 저주

사상 유래없이 가장 큰 주목을 받으며 깨진 징크스가 있다. 바로 100년 가까이 이어지며 아예 ‘저주’로 이름 붙여지기까지한 ‘밤비노의 저주’이다. 보스톤 레드삭스의 1914년부터 3년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었던 베이브 루스를 구단이 뉴욕 양키스에 현금 트레이드하면서 생긴 징크스다. 이후 레드삭스는 단 한번도 월드시리즈 정상에 서보지 못했다. 여기에 베이브 루스의 애칭인 밤비노(아이라는 이탈리아어)를 붙여 ‘밤비노 징크스’ 나아가 '밤비노의 저주'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후 86년 동안 깨지지 않던 징크스는 보스턴 레드삭스가 2004년 월드시리즈에서 극적으로 정상을 차지하면서 그 역사를 마감하게 되었다. 보스톤은 2007년에도 우승을 차지했다.

테헤란 징크스
 
테헤란 징크스는 이란의 수도인 테헤란에 있는 아자디 스타디움에 오는 원정팀은 승리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이다. 무려 40여년 동안 이어져온 이 징크스는 2001년 11월 5일 아일랜드 대표팀도 1:0으로 이란에게 패하면서 다시 한번 입증되었다. 가장 큰 이유는 해발 1220M라는 고지대와 10만명 수용 경기장이라는 압박감을 들 수 있다. 여기에 홈 텃새까지 더해지면 왠만해서는 승리하기 어려웠다. 물론 모두 이란이 이긴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패한 적은 없었다. 바로 17승 6무의 성적을 거둔 것이다. 물론 2004년 3월 한국 올림픽 대표팀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올림픽 대표팀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1-0 승리를 거두며 테헤란 징크스를 무효로 만들었다.

상암 징크스

상암 징크스도 빼놓을 수 없다. 2004년 11월 17일 몰디브전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두기 전까지 한국 대표팀을 괴롭히던 징크스였다. 이상하게 국가대표 축구팀이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만 하면 지거나 비긴 것을 말한다. 2002년 월드컵 독일과의 준결승전을 시작으로 2003년 불가리아 친선경기까지 6연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사실 약체였던 몰디브를 상대로 고전을 할 때만해도 징크스는 깨지지 않을 듯 했으나 다행히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거두었다.

6골 징크스

월드컵 대회에는 78년 이후로 6골 징크스가 생겼다. 바로 대회 득점왕이 꼭 6골을 넘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호나우두가 8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깨지게 되었다.


[아직 안 깨진 징크스]

공한증(恐韓症)

공한증. 혹은 한국 징크스로 불리는 이 징크스는 중국 축구대표팀만의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과의 A매치에서 10무 15패로 단 한 번의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생겨난 징크스다. 더군다나 그냥 승리를 못 챙긴 것이 아니라 중요한 순간마다 한국에 발목을 잡히면서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국제 대회에 출전을 못 한 것이다. 물론 우리가 지어준 것은 아니다. 자기들끼리 알아서 ‘공한증(恐韓症)’이라는 말을 붙이며 치를 떨고 있다.

염소의 저주

예전 Billy Sianis라는 미국 프로야구 시카고 컵스의 팬이 시카고 컵스 홈구장에 염소를 데리고 와서 경기를 관전한 적이 있다. 하지만 1945년 당시 디트로이트와의 월드시리즈가 열리던 날 시카고 컵스 오너가 염소를 위생상의 문제로 경기장 출입을 금지시켰다. 여기에 화가난 Billy Sianis가 집에 돌아가면서 다시는 시카고 홈구장인 wrigley field에서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며 저주한 것이 그 시초이다. 이것이 ‘염소의 저주’ 혹은 ‘billy goat curse’라고 불리기도 한다. 실제로 1945년 디트로이트와의 월드시리즈에서 4-3으로 패한 후 현재까지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적이 없다는 것은 정말 저주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

머클의 저주

이것도 시카고 컵스와 관계된 저주이다. 예전 1908년 컵스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뉴욕 자이언츠와 경기를 가졌었다. 이 경기에서 컵스는 상대팀의 프레드 머클이 했던 유명한 주루플레이 실수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게 된다. 여기에 자책감에 시달린 머클이 시즌이 끝난 뒤 한 주술사를 찾아가 돈을 주고 커브스를 저주하는 주문을 사들였다. 이 때부터 저주는 시작되었따. 재밌는 것은 공교롭게도 1917년 머클는 컵스에 입단하게 되었고 자신이 내린 저주를 깨려했지만 월드시리즈에서 보스톤 레드삭스에게 패하고 말았다. 물론 밤비노가 있던 보스톤에게 말이다. 이후부터 현재까지 저주는 이어지고 있다.

지암비의 저주(Giambi's Curse)

가장 최근에 생긴 저주다. 데릭 지터가 2001년 플레이오프에서 그 유명한 뉴욕 양키스의 제레미 지암비를 상대로 태그아웃 플레이를 연출했을 때였다. 당시 지암비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매우 실망하고 분노한 상태에서 먼 친척뻘인 주술사 마담 지암비를 찾아간다. 그리고 현재까지 양키스는 우승을 못 했고 지암비 형제는 2004년 내내 불운에 시달려야 했다. 아직은 역사가 깊지 않지만 계속되는 양키스의 좌절을 보면 이 저주도 오래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전형적인 징크스]

2년차 징크스

2년차 징크스는 가장 보편적인(?) 징크스이다. 신인 때 큰 주목을 받았던 선수는 꼭 그 이듬해 성적이 곤두박질 친다는 것이다. 물론 첫 해 부족했던 신인선수에 대한 정보를 보완한 상대팀들에 의해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스포츠 외에도 적용된다는 점에서 징크스는 징크스인가 보다. 하지만 ‘2년차 징크스’는 속설일 뿐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각 종목에서 징크스를 비웃듯 이듬해에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선수들 개인에 맞춤’ 징크스

운동 선수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징크스가 있다. 아시아의 홈런왕 이승엽은 홈런을 쳤을 때 입었던 유니폼을 밤 사이에 세탁해 다음 날에도 입고 간다고 전해진다. 또한 머리를 안 감는다거나 손톱을 자르지 않는다거나 하는 별의 별 징크스들이 다 등장한다.

‘전 대회 4강의 예선 탈락’ 징크스

월드컵에는 이해가 안되는 징크스가 있다. 바로 전 대회 4강에 들어간 팀이 다음대회 예선에 탈락한다는 것이다. 86년 월드컵 4강에 들어간 프랑스의 90년 월드컵 예선 탈락이 그랬고 90년 월드컵 4강인 잉글랜드의 다음 대회 탈락이 그렇다. 98년 스웨덴의 탈락, 2002년 네덜란드 탈락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2006년에는 우리 나라, 독일와 독일이 본선에 진출해 징크스를 무색하게 만들기도 했다. 단지 지역예선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의미 이상은 아닐 듯 싶다.

이외에도 미국은 '스위스' 심판이 나오면 경기에서 진다는 징크스와 그 유명한 승부차기는 경기 내내 잘한 팀이 진다는 징크스 등 수많은 것들이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징크스들의 원인은 결국 인간에게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고는 하지만 그 운명은 결국 인간이 만들어낸 허상에 불구하다. 그 허상을 보기 좋게 깨는 인간의 모습. 이것이 바로 스포츠를 즐기는 재미 아니겠는가.

2008/08/25 09:24 2008/08/25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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