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히딩크 감독님 한국말 몰라요”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국에서의 영향이 아직도 대단함을 느꼈습니다.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주최 만찬에
2002월드컵 4강의 주역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당시 동고동락을 같이 했던 홍명보, 박지성, 이영표, 김태영 등 대표팀 멤버와 가수 김흥국, 영화배우 안성기씨도 참석했죠.

취재진에 한국식 배꼽인사를 하는 히딩크 감독. 쇼맨십 아직도 대단하죠.
누가 뭐래도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2002년 포르투갈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고 히딩크 품에 안긴 박지성과의 만남이었죠.
히딩크 감독이 약속 시간에 늦어 일찍 도착한 박지성의 인터뷰가 먼저 진행됐습니다.
이제 축구종가 영국에서, 그것도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전이 된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과의 재회를 덤덤히 표현하더군요,
얼마 만이냐는 질문에
“얼마 만인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내 축구인생의 전환점이 된 감독님이시다. 세계적으로도 전술적인 영향을 끼치셨다”
라며 차분하게 존경심을 드러냈습니다.
한 기자가 맨유 이적 당시 히딩크 감독이 발언한
‘지성은 맨유 이적에 실패할 것’
이라는 발언에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박지성은
“지난 일을 다시 끄집어내 얘기하고 싶지 않다. 그때 남았더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지도 모르지만... 가지 않은 길은 모른다. 당시 선택에 후회하지 않으며 지금에 만족한다”
며 누가 들어도 대견스런 발언을 했죠.
또 있습니다.
히딩크 감독이 첼시 감독으로 부임해 국내 축구팬들은 두 사람의 맞대결을 고대했죠.
그러나 박지성은 그에 대해
"맞붙지 않고 끝나 좋았다. 축구팬들은 바랐을지도 모르나 난 아니었다"
라는 속내를 솔직히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 주장과 러시아 감독으로 만날 경우를 묻는 질문에는
"이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며 한국 팬들에게도 의미 있는 경기가 될 것이다"
라고 밝혔습니다.
역시 큰물에서 놀다보니 말하는 스타일이 확 달라졌죠?
오늘 박지성의 발언 중 가장 재미난 발언을 소개하며 마치겠습니다.
한 기자가 질문을 던졌습니다.
“에인트호벤 떠난 후 히딩크 감독과 문자를 주고받았다고 들었는데요”
“네, 가끔 그랬죠”
“그럼... 영어로 보냈나요?”
“??? 히딩크 감독님 한국말 모르시는데요”
정확히 5분 후,
우문현답의 박지성에게 히딩크 감독이 포옹을 하며 제일 먼저 건넨 말도
“지성, 네가 내 말 통역 좀 해 줄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