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올림픽 개막 준비에 여념이 없던 중국에 큰 재앙이 닥칩니다.
2008년 5월12일 쓰촨성 원찬(汶川)에서 규모 8.0의 지진이 발생해 9만 여명이 희생된 대참사였습니다.
가슴 아픈 일이었죠.
그런데 이때 묘한 기류가 발생합니다.
동계아시안게임에 참가한 한국선수들이 펼친
등 중국 내 오보의 확산으로 반 한류 분위기가 급속도로 팽창하는 가운데 한국 네티즌 일부가 쓰촨 대지진과 관련, 악의적인 댓글을 올렸죠.


타이틀을 내걸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단독 보도합니다.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끔찍합니다만 북경을 비롯한 중국 대륙이 들썩이며 난리가 났습니다.
세계 모든 언론도 낙종에 대한 앙갚음 때문이진 부채질을 해댑니다. ‘세계최고의 개막식 한국 방송사 몰카에 무릎’, ‘8년간의 땀과 노력이 좌절에 빠지다. SBS 한국인 얼굴에 먹칠’(신화통신) 등 최대의 이슈로 떠오르며
중국의 대표 포털사이트 소후닷컴은 재빠르게 여론조사를 실시해 ‘SBS의 부도덕한 행위 처벌받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90%의 찬성 결과를 이끌어냅니다.

이후 한국 선수들, 언론, 응원단은 보이지 않는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에서부터 시작해 심지어
까지 살벌한 여론이 형성됩니다.
제가 포함된 한국 사진공동취재단도 최대 위기를 맞았죠.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중요한 행사취재에 왕따를 당합니다.

마지막 리허설이 열리는 날 불꽃놀이 취재를 위해 회의를 마친 사진기자들은 각자의 위치로 갔고 공동취재단 단장은 차별화된 사진을 모색하기 위해 주경기장 주변에 있는 높은 건물을 수배하고 다녔죠.
높은 건물에선 주경기장의 위용과 함께 불꽃과 시내 야경을 한 앵글에 담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경기장 인근 타워는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한국언론이라는 이유로 접수조차 거부당했습니다.
인근 고층빌딩은 안전을 이유로 접근이 불가능했고요.

대충 금액이 제시되는 순간 집주인이 묻습니다.
통역이 ‘한국사진기자단’이라고 말하는 순간
과일을 준비하며 눈웃음을 짓던 아줌마가 갑자기 마귀할멈으로 변하더니 호통을 치며 내쫓더랍니다.
천금을 줘도 싫다는 얘기였죠.
중국인들 눈엔 한국인들은 모두 ‘에쑤비에쑤’로 보였는지 적개심을 드러냈습니다.
7번째 집을 똑같은 형식을 거절당한 단장은 여덟 번째 만에 방문한 집에서 조선족 집주인을 만나 간신히 취재에 성공했습니다.

뜰뜰한 표정으로 취재과정을 지켜본 후 돈을 받아 챙긴 조선족 아주머니도 ‘거 왜 세계적인 반칙을 저질러 축제를 이 모양으로 만드냐? 나도 곤혹스럽다’는 말을 퉁명스럽게 던졌다고 하더군요.
소문으로는 당시 방영을 결정한 SBS 관계자가 ‘징계 조치됐다’는 설과 아니다 ‘표창을 받았다’는 설이 함께 난무했지만 아직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광고 쪽에서 으뜸으로 치는 브랜드인지도는 확실히 자리매김한 셈이죠.

지금은 많이 잊혀졌지만 당시는 꽤 곤혹스럽고 아찔했던 사건이었습니다,
기자들의 특종 욕심은 아무도 못 말린다지만 규모로 보나 국제관계를 감안해보면 지나쳤던 건 사실이죠.
결실을 거두었는지 아니면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맞는지
앞으로도 국제대회는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순간적인 욕심에 눈이 멀어 한국 전체를 위기에 빠트리는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는 없기를 바랍니다.
(만리장성과 망원렌즈로 찍은 불꽃놀이 사진은 둔필승총의 사진이 아닌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사진입니다)

다시 엘고 님의 후의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또한 축하 해주신 이웃블로거 님들께도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염장지르는 거 절대 아닙니다. 랜덤 방식 추천에 걸려든 것 뿐이죠. ㅎㅎ
문패를 바꿔야하는데 컴맹이라 당최 안되는군요. 내일 전문가에게 문의해야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