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개구리 번트에 평정심 잃다
훨훨 날아오르던 비룡이 개구리번트에 얻어맞고 추락해버렸습니다.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포스트시즌 사상 최초로 감독이 퇴장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주인공은 이 가을을 뜨겁게 지피던 야신 김성근 감독입니다.
은근, 끈기, 침착의 대명사 김성근 감독이 왜 이렇게 흥분했을까요?
6회말 1사 1,2루에서 이종범의 내야땅볼 때 벌어진 김상현의 주루플레이는 논란의 여지가 따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둔필승총의 생각으로는 3회말
상대의 작전을 간파하고도 선제점을 내준 야신의 심기가 몹시 불편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보입니다.
3회말이었죠.
이현곤의 2루타와 김원섭의 내야 안타로 만든 1사 1, 3루의 기회에서 KIA 벤치는 스퀴즈 사인을 냈고, 이를 간파한 SK는 배터리는 볼을 뺐습니다.
그러나 천운이 따랐는지
이용규가 몸을 날려 '개구리 번트'를 성공시켰고 3루 주자 이현곤을 홈으로 불러들입니다.

사진기자 생활 20년 만에 처음 보는 희귀한 순간입니다. 공 받으려 빠지는 글러브에 공 대신 배트가 빨려 들어가고 있네요.
상대 작전까지 미리 읽은 신이 노할만한 상황이죠.
게다가 KIA 선발 로페즈는 무시무시한 구위를 선보입니다. 위기를 맞아도 거침이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 추가실점은 곧 패배를 의미하는데 최희섭에게 적시타를 허용하고 추가 실점을 합니다.
이어진 김상현이 중전안타를 날리며 원아웃 주자 1,3루가 됐죠.
이제 마지막 희망은 병살타로 마무리하는 것뿐이었습니다.
타석에는 이종범이 들어섰고 야신은 여기서 세 번째 바뀐 투수 윤길현에게 무조건 병살타를 유도하는 낮은 볼을 주문했죠.
바람의 아들 이종범은 커트작전으로 윤길현과 열 개의 공을 놓고 실랑이를 벌입니다.
끈기로 버티던 이종범이 결국은 11구째 야신의 계획대로 2루 앞 땅볼을 쳤고 병살로 이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여기서 1루 주자로 있던
김상현이 오해의 소지가 있는 태클플레이를 했고 유격수 나주환이 공을 놓치며
최희섭까지 득점에 성공합니다.
추가실점 없이 종료될 수 있는 상황이 점수를 내주고 2사 2루가 되었습니다.
열 받을 대로 받은 김성근 감독은 ‘김상현의 수비방해’를 심판에 강력히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선수단을 철수시켰습니다.
김상현의 주루플레이를 3피트 라인을 벗어나지 않았고, 오른발도 높이 들지 않았다고 판단한
심판진은 3분 기다린 끝에 김성근 감독에게 퇴장명령을 내렸습니다.
승부는 여기서 끝났습니다.
신명난 로페즈는 더욱 매서운 투구를 펼치며 완봉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합니다.
이용규의 집중력이 돋보인 개구리 번트가 나비효과를 일으킨 셈이죠.
수읽기 달인 김성근 감독도 집념의 플레이에 어쩔 도리 없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또 하나 다행인 건 5차전 KIA의 승리로
달려라꼴찌님의 ‘꼴찌의 저주’도 풀려났다는 거죠. 하하

문제의 순간을 KIA 안치홍이 뚫어져라 보고 있습니다.
SK 송은범과 KIA 윤석민이 맞붙는 오늘 6차전은 2009 프로야구의 최고 명승부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