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호랑이의 뜨거운 눈물
9회말 원아웃 투 스트라이크 투 볼.
타석에 선 나지완이 SK 채병용의 6구째를 잡아당깁니다.
0.1톤에 달하는 아기호랑이가 작심하고 노려 친 공은 잠실구장을 새까맣게 가르며 날아가 왼쪽 외야 담장을 훌쩍 넘는 대형 홈런이 됩니다.
드라마보다 더 극적이었던 역전 끝내기 홈런으로 2009 프로야구는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12년 만에 프로야구 통산 열 번째 우승을 달성한 KIA 타이거즈는
영웅에게 물세례를 퍼부었고 선배들의 세리머니에 북받친 나지완의 두 눈에선 사나이의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죠.
나지완의 눈물은 이날만큼은 신종플루보다 더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이용규, 박기남에 이어 타이거즈의 정신적 지주인 이종범도 끝내 눈물을 흘리고 말았죠.
순식간에 잠실구장은 눈물바다가 됐습니다.
이렇게 2009 프로야구의 마지막 승부는 ‘사나이 눈물’을 필요로 했습니다.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한국시리즈 7차전, 6회초 SK 박재상이 1타점 중전적시타를 날리며 스코어가 5-1로 벌어지자 2009 프로야구의 주인공은 야신 김성근 감독으로 굳어지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운명의 신은 야신(野神)을 신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지 여기서 주사위를 한 번 더 던지더군요.

나지완의 6회 투런 추격포
이어진 6회말 KIA 공격 때 나지완은 투런 홈런을 날리며 재 추격에 나섭니다.
그래도 우승은 SK라고 생각했는데 7회 안치홍이 솔로 홈런으로 5-4가 되자 분위기는 대번에 바뀌었죠.

신인 안치홍도 추격포를 가동합니다.
호랑이 겨드랑이에서 날개가 돋기 시작합니다,
김원섭이 동점타를 날리고 5-5 동점이 되자 운명의 신은 데스노트를 다시 꺼내더군요.
그 순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죠.
나지완의 미라클 역전 끝내기 홈런.
어제 찍은 사진을 훑으며 포스팅을 하는 이 순간에도 긴가민가 얼떨떨하네요.
운명의 신이 이번 가을에 주사위를 지나치게 많이 던진 것 같습니다. 하하하
어쨌든 잠실구장을 흠뻑 적신 사나이 눈물이 올 겨울 안에 다 마르겠죠?
날개 단 무등산 호랑이의 열 번째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