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가 유관순 누나 울렸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유관순체육관에 모인 누나들을 울렸습니다.
가수, 연기자를 뛰어넘어 만능엔터테이너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승기가 3일 유관순체육관에 모여든 누나들의 눈물샘을 자극했습니다.
3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홈 개막전에 초대가수로 등장한 이승기가 승리 기원 축가를 열창했습니다.
갑자기 꺼진 조명에 한줄기 스팟 조명이 괴괴히 배구코트를 비출 때 저승사자를 연상케 하는 무용수가 등장했죠.
‘거참 스포츠이벤트도 이제 장르가 다양하군’ 생각하며 카메라를 내려놓을 즈음에 뒤이어 무대로 나선
검은 실루엣에 느닷없는 함성이 터집니다.
잠시 후 빛이 밝아지자 함성은 괴성으로 바뀝니다.
찢어질듯 한 고막을 달래며 무대를 보았더니 어느새 저승사자 자리에 이승기가 서있었습니다.
많이 들어본 노래 '내 여자라니까'가 은은히 퍼지다가 한숨 돌린 후 옥타브가 높아지자 유관순 체육관은 감동의 눈물바다가 됐죠.
‘깜짝 등장’에 오버하는 관중에 이승기 제 자신도 놀랐는지 이어진 노래는 엉뚱하게 ‘여행을 떠나요’였습니다.
뜬금없이 말입니다.
이제야 정신을 차린 천안 팬들은 신종플루에 대비한 마스크도 벗어젖히며 디카, 폰카를 총출동시킵니다.
비명의 하이라이트는 노래 끝날 무렵 시도한 인형과 배구공 투척서비스.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어째든 승리 기원 축가는 2연패 위기에 몰린 현대캐피탈 선수들을 자극했는지 마지막 5세트에서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했습니다.
마치 한국시리즈 7차전을 보는 것 같았죠.
현대캐피탈은 5세트에서 11-14로 몰린 상황에서 끝내 듀스를 만들더니 거짓말 같은 17-15 승리를 이끌어냅니다.
주포 박철우와 거미손 윤봉우가 빚어낸 극적인 드라마였죠.
김호철 감독 역시 특유의 오버액션으로 천안 팬들의 스트레스를 말끔히 씻어냅니다.
요즘은 하는 경기마다 막판에 드라마를 만드는지 현장에 있는 기자들이 잠시 한눈팔 겨를이 없네요.
아무튼 이정도 감동승부면 이승기의 승리기원 축가는 제대로 적중한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