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에도 치어걸이 있을까?
스포츠 현장의 또 하나 보석인 치어리더가 추운 동계올림픽에서도 존재할까요?
없으면 이런 타이틀의 포스팅을 하지 않았겠죠.
<토리노의 영광> 세 번째는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선보인 토리노 치어리더의 이야기입니다.
외투를 걸치고 있어도 추운 빙상장에 미니스커트 차림의 치어리더가 우르르 몰려드는 걸 보고 처음엔 깜짝 놀랐습니다.
2006년 2월 15일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펼쳐진 오벌린고토 경기장에서였습니다.
여자 500m 예선경기가 끝나고 휴식시간이 되자 많은 관중들은 커피와 담배를 찾아 휴게실로 일어나고 있었죠. 그 순간, 빠른 템포의 음악이 스피커를 통해 울리며 미모의 이탈리아 치어리더가 빙상장 한복판을 장악합니다.
복도로 향하던 관중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다시 자리에 앉더군요.
프로야구나 슈퍼볼 등에서 볼 수 있는 팔등신 치어리더는 아니었지만 풋풋한 열정이 빙상장을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하계올림픽에 떨어지는 인기를 되찾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죠. ‘더 신나고 흥미롭게’ 하기 위해 100명의 자원봉사자가 오랜 훈련 끝에 오렌지와 황금색 꽃술을 들고 나섰습니다.
스피드스케이팅, 아이스하키 등 실내 경기장은 물론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가 열리는 깊은 산골을 포함해 토리노 전역에 배치되었습니다.
최초 500명 가운데 경쟁률 5:1을 뚫고 선발된 토리노 치어리더는 전원이 순수한 자원봉사자였습니다. 물론 학생이 대부분이었죠.
이탈리아에서 펼쳐진 주요 스포츠 이벤트 가운데 치어리더가 등장한 건 그때가 처음이라더군요. 그래서 "미국문화가 무분별하게 유입된다"는 반발이 따랐지만 경기장 분위기를 띄우는데 단단히 한 몫 하자 그런 여론은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죠.
특히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도 처음 도입하는 치어리딩이어서 교육은 물론 꽃술 등의 장비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구입해야 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게다가 실내경기장이 아닌 알파인스키나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은 치어리더도 두터운 파커에 장갑, 모자 등으로 중무장을 하지 않을 수 없었죠.
아마 요즘처럼 신종플루가 기승을 부렸다면 어림 반 푼어치도 없었을 이벤트였겠죠.
뜨거운 인기를 끌던 치어리더에게도 적이 생겼습니다.
특히 모든 빙상종목이 열리는 오벌린고토 경기장에서 치어리더의 가장 큰 팬이자 적은 네덜란드 관중들이었습니다.
옷은 물론이고 모자와 장갑·목도리까지 모두 오렌지색 일색으로 복장을 통일한 네덜란드의 오렌지 군단을 보고 있으면 마치 축구장을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였죠. 치어리더의 오렌지색 상의와 꽃술도 이들의 오렌지 인기 앞에선 초라했습니다.
허나 이들이 광란의 응원을 보내면 분위기는 완전 달라집니다
특이한 복장의 오렌지군단은 치어리더의 율동을 보며 덩실덩실 춤을 따라 추는가하면 환호성을 내지르며 빙상장의 모든 것을 즐겼는데 ‘시너지가 이런 거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나 일본 응원단도 간혹 눈에 띄었지만 대세는 네덜란드의 오렌지 응원단이었습니다.
인기를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 네덜란드 오렌지 군단과 토리노 치어리더는 결국 파도타기를 하며 오벌린고토의 명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2010년 캐나다 벤쿠버 치어리더는 잘 준비하고 있을까요?
벤쿠버 치어리더의 경쟁자는 아마도 피겨요정, 아니 피겨여왕 김연아가 될 수 있으니 만반의 준비를 했다하더라도 피겨경기장 근처엔 아예 발걸음을 하지 않는 것이 나을 듯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