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유산'의 숨은 일등공신은 문채원이었습니다. '찬란한 유산'에서 문채원은 '이승기 신드롬'과 한효주의 발랄한 매력에 다소 가린 감이 있긴 했지만 승미 캐릭터를 훌륭하게 연기해내며 시청률 40%대 중반의 높은 인기를 견인했습니다.

마지막회를 보면서 어떤 의미에서 '찬란한 유산'의 주인공은 문채원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이승기를 향한 애틋한 외사랑 때문에 거짓과 위선으로 갈등을 조장해야 했던 슬픈 운명의 주인공이었거든요. 고운 마음씨를 지녔음에도 사랑 때문에 선한 마음까지 버려야 했죠. 스스로를 포기할 정도로 아픈 사랑의 운명을 감수한 인물이었습니다. 문채원은 더없이 잘 표현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문채원이 '찬란한 유산'의 여운이 여전히 아련하게 남아 있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애틋한 외사랑 연기를 펼치게 됐습니다. 윤은혜 주연의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일편단심으로 윤상현을 바라보는 여인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면서 줄곧 그를 바라보고 또 도움이 되려고 헌신한 캐릭터라는 점에서 '찬란한 유산'과 유사한 점이 적지 않은 듯싶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배역명은 여의주라고 하네요.굳이 차이점을 찾아내자면 '찬란한 유산'의 승미는 차분한 성격을 지닌 고전적인 매력의 소유자입니다. 반면 '아가씨를 부탁해'의 여의주는 상큼하고 발랄한 신세대의 매력을 과시하는 캐릭터입니다.

문채원 입장에선 차분한 고전미를 보여주다가 상큼발랄한 신세대로 변신해서 가슴 저린 외사랑을 하게 되는 셈이네요. 내용물은 큰 차이 없지만 포장지는 바뀐 경우라고 해야 할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고 보면 문채원은 '바람의 화원'에서도 신윤복을 향해 이루어질 수 없는 외사랑을 보냈던 금기 정향으로 등장한 바 있습니다. 당시 호연을 펼친 덕분에 방송가에서 주가를 높였고 '찬란한 유산'의 대박으로 이어진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3연타석 외사랑 연기에 나서는 형국이 됐는데요. 과연 문채원이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여의주 역을 맡은 것은 좋은 선택이었을까요.

일단 문채원 측의 설명을 한번 들어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소속사 관계자는 "비록 외사랑이긴 하지만 성격이 많이 다르다"고 했습니다. "그 동안 차분하고 조용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문채원이 모처럼 밝고 상큼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점에서 색다른 매력을 보여줄 기회로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또한 "'찬란한 유산'의 승미는 악녀 캐릭터였지만 '아가씨를 부탁해'의 여의주는 결코 악녀가 아니다. 쿨~하게 한 남자에 대한 외사랑을 갈무리하는 여자다. 시청자의 응원과 동정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설명을 곁들였습니다.

자, 그러면 이제 좋은 선택인지 여부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물론 좋고 나쁘고를 분명히 나눠 결론을 내리긴 힘들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새로운 매력을 과시할 기회라는 점에서 '아가씨를 부탁해'는 문채원에게 훌륭한 무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매력은 연기자로서 문채원을 업그레이드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다른 의견이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악녀'라는 차원에서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문채원은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윤은혜와 윤상현 사이에서 사랑이 싹트는 과정을 안타깝게 지켜봐야 하는 캐릭터입니다. 결국 삼각관계가 형성되겠죠. 이런 상황에서 악녀 캐릭터가 없다면 극적 재미는 낮아질 게 분명합니다. '찬란한 유산'도 김미숙과 문채원의 걸출한 악녀 연기 덕분에 최고 인기를 누릴 수 있었거든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결국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문채원이 악녀 연기를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면 재미의 상당 부분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물론 '아가씨를 부탁해'의 연출자인 지영수 PD의 성향을 놓고 볼 때에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지영수 PD는 악한 캐릭터를 싫어하기로 유명한 연출자입니다. 외사랑 캐릭터도 쿨하게 그려내는 역량을 지녔죠. 대표적인 사례는 "오필승 봉순영'에서 쿨한 여인의 지존급 활약을 펼친 박선영이었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한계는 있었습니다. 이후 작품들에서 지영수 PD는 너무 착한 캐릭터들만 보여준 탓에 조금 심심해졌거든요. 착하고 가슴 따뜻한 수작을 만들긴 했지만 대중적인 인기는 완성도 만큼 얻지 못했죠. '아가씨를 부탁해'에선 조금 달라질 여지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게다가 만일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문채원이 어느 정도 악녀 연기를 보여준다고 해도 승미 정도의 강렬함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의미가 많이 퇴색될 겁니다. 문채원으로서는 퇴보의 길에 놓일 수도 있고요.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닌 듯한 인상의 글이 됐네요. 그러나 아직 뚜껑은 열리지도 않았습니다. 문채원은 7월 31일에야 첫 촬영에 임했으니 여의주 캐릭터에 어떤 색깔을 칠해 어떤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지 여부는 이제 시작이거든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문채원은 꾸준히 발전하는 연기자입니다. 데뷔한 지 이제 3년에 접어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발전 속도도 대단히 빠르고요. 흡인력 강한 매력의 소유자이기도 합니다. '아가씨를 부탁해'를 통해 훌쩍 더 성장한 모습을 보게 되길 기대합니다.
2009/07/31 13:56 2009/07/31 13:56

트랙백 주소 :: http://isblog.joins.com/kulkuri7/trackback/231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뉴욕가고싶당 2009/07/31 14: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배역이 계속 중복되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찬란한 유산에서 승미 연기도 그저그랬던 것 같구요.. 역할 자체가 청승맞은 역할이었지만.. 얼굴 찡그리는 것으로 모든 것을 하려는 연기 별루였거든요.

  2. 지나가다 2009/07/31 15: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솔직히 저도 걱정반 기대반인 맘인건 사실인데요.
    '외사랑을 하는 역할만 맡는다'는 틀에 가두어 생각하고 싶진
    않아요. '외사랑을 한다'는 것은 어떤 행위이지 그 인물의
    알맹이를 보여준다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오히려 알맹이는 그 인물이 갖고 있는 캐릭터죠. 우유부단,소심,쾌활,명랑..등으로 정의될수있는 본연의 성격이요. 그런면에 있어서 개인적으로 승미는 '외사랑을 하고 사랑에 집착한다'는 행위보다는 성격자체가 매력이 없었다고 생각해요. 자존감도 없고 우유부단하고 매사에 주눅들어있는
    모습등 말이죠. 그 전에 맡았던 '정향'때보다도 호응을 받지 못했던건 이런 캐릭터 매력의 부재탓이 큰듯싶구요.
    그래서 전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요. 일단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알맹이를 갖고 있는것처럼 보이거든요.
    악역의 부재에 따른 스토리의 심심한 전개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서브여주가 사랑때문에 악하게 변한다는 정석을
    따를 필요는 없다고 봐요. 제작진들이 생각이있다면 다른 요소를
    첨가하여 재미를 주는 방법을 찾겠죠.(그러길 바래요;)
    이것저것 주절거리다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좋은글 잘읽었구요. 저도 개인적으로 기대하고있는 배우인만큼 문채원씨가 차근차근 한걸음씩 발전해 나가길 바랍니다.

  3. 웰?... 2009/08/01 05: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찬유가 저 배우 땜에 인기 있었던게 아니라 스토리 라인이 궁금증이 자아 내게 했던 거에요.음모를 어떤식으로 풀까?스토리때문이지 오히려 저 채원이라는 배우는 연기를 넘 못하더군요.특히 말하는게 답답하고 늘어진 테입 같음.개인적으로 꼽힌 모양인데 글은 그럴듯 하군요

  4. 반전 2009/08/01 23: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같은 캐릭터는 배우가 지루하다는 느낌을 주는데, 외사랑을 하다가 다른 사람을 만나도록 하는 시나리오로 반전된다면 재미있을 듯..

  5. - 방 한쪽 구석에 앉아 수건을 흔즐며 지내고 움직일 수 있도록 이리 오라는 손짓을하면 쳐다만 보고 그대로 앉아 있음 2009/08/02 06: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방 한쪽 구석에 앉아 수건을 흔즐며 지내고 움직일 수 있도록 이리 오라는 손짓을하면 쳐다만 보고 그대로 앉아 있음
    - 의사 소통이 거의 안됨
    - 방 한쪽 구석에 앉아 수건을 흔즐며 지내고 움직일 수 있도록 이리 오라는 손짓을하면 쳐다만 보고 그대로 앉아 있음
    - 의사 소통이 거의 안됨
    - 방 한쪽 구석에 앉아 수건을 흔즐며 지내고 움직일 수 있도록 이리 오라는 손짓을하면 쳐다만 보고 그대로 앉아 있음
    - 의사 소통이 거의 안됨

  6. 비밀방문자 2009/08/02 09: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7. 외토리 2009/08/07 14: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문채원씨가 발랄한 연기를 하는건 도무지 상상이 되질않는군요
    문채원씨는 조용하고 참한 역할이 어울릴듯합니다
    연기자로써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것은 좋다고 생각하나 그것도 어느정도의 선에서 해야될말이지요...
    어색한 연기가 될것으로 봅니다

  8. 야호 2009/08/27 07: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렇게 외사랑 하는 조연 몇번후 잘되야만 사랑이 이루어지는 주연하는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