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연예부 기자들도 난리가 났습니다. 이 정도 대형 이슈를 '이영애 결혼' 기사 하나로 끝낼 수는 없는 노릇이고 과정과 배경 및 전망 등 다양한 기사를 쏟아내야 하기에 임진왜란에 버금가는 전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이야기가 될만한 건 모조리 찾아내야 하는 아이템과의 전쟁입니다.

이영애의 결혼은 대중들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불친절한 이벤트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사전에 전혀 알리지 않았고 결혼식을 마친 후 보도자료 하나로 결혼을 통보했으니까요. 아름다운 신부 이영애의 모습도 볼 수 없었고요. 팬들에게는 이처럼 불친절한 결혼은 다시 없을 겁니다.
그러나 연예 기자인 제 입장에서는 이영애는 친절하고 고마운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결혼에 대한 모든 취재 루트를 철통처럼 막아줬기 때문입니다. 결혼을 미리 알리지 않았기에 결혼을 앞둔 소감을 들으려 애쓸 일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고, 미국에서 극비 결혼을 해줬기에 결혼식 취재 전쟁을 치르지 않아도 됐습니다.

게다가 결혼식을 치른 이후에 결혼 사실을 알려왔기에 결혼을 둘러싼 첩보전 또한 필요 없게 해줬습니다. 가족들을 비롯해 매니저 및 절친들이 결혼식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가버렸으니 주변 인물 취재 전쟁도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 돼버렸습니다. 또한 보도자료는 법무법인을 통해 릴리스했습니다. 기획사도 아닌 법무법인이라…. 의미하는 바가 크죠. 억측 기사에 대한 강력한 법적 대응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결국 기자들의 손발을 꽁꽁 묶어놨다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영애가 뭐가 친절하고, 뭐가 고맙냐고요? 대단히 고맙습니다. 성과없는 취재를 할 필요를 없애줬거든요. 허탕이 뻔히 보이는 소모전을 미연에 방지해준 덕분에 반드시 필요한 아이템을 적절히 찾아내 컴팩트하게 취재하고 기사화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만일 이영애가 '모년 모월 모일 모시에 모처에서 모씨와 비공개로 결혼한다'는 정보를 사전에 전해왔다면 어땠을까요. 일단 기자들은 이영애를 잡아 한마디라도 듣기 위해 난리가 났을 겁니다. 집은 물론이고, 이영애가 즐겨간다고 알려진 모든 장소에서 '뻗치기'를 해야겠죠. 경험상으로 볼 때 성과가 없을 가능성이 99%입니다. 그럼에도 해야 합니다. 진정한 의미의 소모전이죠.
또한 부군되는 분에 대한 취재에도 엄청난 공을 들여야 할겁니다. 신상을 파악해서 찾으러 다녀야하고, 역시 만나서 한마디라도 들어야 합니다. 역시 목적했던 성과가 있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소모전입니다. 이는 가족 및 주위 지인들에 대해서도 공통적으로 해당됩니다. 소모전의 연속인 셈입니다. 기자 입장에선 건지는 것 하나없이 스트레스만 쌓이는 고난의 시간이 계속되는 거죠.

결혼식에 즈음해서는 어떨까요. 역시 전쟁일 겁니다. 이영애가 집에서 나와 예식장으로 향하는 과정을 빈틈없이 쫓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예식장에도 어떻게든 잠입해서 사진 한장이라도 확보하려는 전쟁을 치러야 합니다. 물론 이영애가 이에 대한 방비를 안할리 없겠죠. 그야말로 전쟁입니다. 역시 성과를 얻을 가능성도 극히 희박합니다.
결국 결혼 발표부터 결혼식까지 성과가 그다지 없는 소모전을 치러야 하고, 많은 연예 기자들은 '내가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나' 자괴감과 회의감에 사로 잡히기도 할겁니다. 실제로 몇번 이런 일을 겪고 나면 연예 기자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펑펑 샘솟곤 합니다. 친절한 이영애 덕분에 그런 일들이 없었습니다. 정말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죠.

역지사지입니다. 팬들에겐 불친절한 이영애가 기자 입장에선 친절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합니다. 물론 제가 게으른 탓도 있습니다. 그러나 연예 기자 일을 하면서 효율성이 너무 떨어지는 업무라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이영애라는 대형 사건은 상당히 효율적으로 지나간 것 같아서 한번 끄적여 봤습니다.
이영애씨 결혼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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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씨.. 행복하게 사세요~
가끔 다른 연예인 결혼 시 너무 언론이 호들갑 스럽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있엇는데...하여튼 결혼 추카
ㅎ 영리한 글이네요
친절한 영애씨만큼 재밌는 포스팅입니다 ㅋ
잘읽고 갑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저 별로 영리하지 않은데...
ㅎㅎㅎㅎㅎㅎㅎㅎㅎ 기자님 마음 다 들여다보여요~
저도 팬으로서 친절한(?) 영애씨 축하합니다 ^^
물론 축하는 진심이에요!
감사합니다. 저 역시 축하는 진심입니다. 고맙다는 인사 역시 물론 진심이고요.^^
결국 지혜로운 것으로 받아들여야 겠네요.
억측이 진실이건 아니건을 떠나 방어하고, 조용히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장금의 출연이 바탕이 되었을까요? ㅋ
항상 글 잘 보고 있지만 오늘은 장고를 남깁니다.
근데요.
결혼식장의 모습, 평소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그랬나요? ㅋ~
그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원체 아름다우니 결혼식에선 더욱 아름다웠겠죠.^^ 감사합니다.
이동현기자님 감사합니다.
누구신지요? 관계자 분이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