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라마를 보다 보면 김명민의 연기가 단연 눈에 띕니다.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괴팍하고 오만불손한 성격의 오케스트라 마에스트로 강건우(일명 강마에)로 등장하는 김명민은 생동감 넘치는 오만방자한 연기로 '역시 연기 하나는 끝내준다'는 감탄을 연발하게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김명민이 연기하는 강마에는 지금까지 어떤 드라마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악랄한 캐릭터입다. 순수한 열정으로 오케스트라에 뛰어든 단원들을 멸시하고 수시로 모욕감을 안겨 주는가 하면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자만심까지 숨김없이 과시하고 있거든요.
이쯤 되면 꼴도 보기 싫어야 하고 미워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응원하게 되더라니까요. 지난 17일 방송에서 이지아와 장근석을 혼쭐을 내는 모습은 어찌나 통쾌하던지...

어쨌든 강마에는 드라마 주인공으로는 도무지 보기 힘든 캐릭터입니다. 일반적으로 드라마 주인공은 거만하다 하더라도 내면은 더없이 선량한 내유외강형이 많거든요. 그런데 강마에는 내면까지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재주로 김명민은 이 같은 강마에를 미워할 수 없게 만들고 있을까요. 심지어 사랑스럽게 보이도록 하는 비결은 도대체 뭘까요.

이쯤에서 '하얀거탑'의 장준혁 과장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강마에는 장준혁과 닮은 점이 많은 캐릭터거든요. 장준혁은 최고를 지향하는 엘리트이자 성공을 위해 악마와도 거래할 수 있는 인물이었죠. 호감이 가기보다 비호감에 가까웠습니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장준혁을 응원했죠. 아니 장준혁과 하나가 된 김명민의 호연에 빠져든 나머지 김명민으로 살아난 장준혁을 응원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강마에는 장준혁 이상으로 짜증을 유발하는 캐릭터입니다. 최고를 지향하는 과정에서 안하무인이고 그 누구도 인정하려 들지 않죠. 굳이 장준혁과 차이를 찾자면 최고라는 절대선에 대한 접근 방법에 있어서 오직 실력만을 강조하는 순수함을 지닌 점 정도일까요. 어쨌든 꼴불견 캐릭터지만 역시 시청자는 강마에를 미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응원합니다.

장준혁과 강마에를 비교하면서 김명민의 연기력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김명민은 '하얀거탑'에서 강함 이면에 약함을 지닌 인물을 그려냈고, '베토벤 바이러스'에선 강한 나머지 언제든지 부러질 수 있는 인물을 그려보이고 있습니다. 두 인물 모두에서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을 은연중에 그려보이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김명민은 이를 만들어 보이려 하지 않는 점에서 탁월한 연기력을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히려 갈무리하고 보여주지 않으려 하면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애써 발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지 않지만 자연스럽다고 할까요. 설명 조차 힘든 호연인 셈입니다.
여기서 다시 한번 장준혁과 강마에를 비교하면 김명민 연기의 진화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하얀거탑'의 장준혁은 캐릭터 자체에서 이를 표현할 수 있었다면,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는 캐릭터에 드러나지 않은 모습을 숨기면서 드러내야 하거든요. 더욱 어려운 연기죠.
그런 점에서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의 연기에선 모순까지 느껴집니다. '불멸의 이순신'에서 '하얀거탑'을 거치는 동안 연기력 만큼은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던 김명민이 '베토벤 바이러스'에선 최고라는 평가마저도 무색하게 한다는 인상입니다.

아 그런데 18일 방송에서 강마에가 착해졌네요. 악랄할 때보다 덜 사랑스러워요. 설마 아니겠죠. 다시 오만방자한 강마에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텐데...
그리고 김명민은 지휘자 준비를 정말 열심히 했답니다. 제대로 지휘하는 모습이 빨리 나와야 할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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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친절한 정명환보단 까칠한 강마에가 사랑스럽다.
Tracked from By ignorance。For truth。2008/09/19 00:47 삭제특별하다고 말할 것도 없지만, 오늘 <베토벤 바이러스>의 영웅은 역시 강마에였습니다. '내 오케스트라', '내 단원', '내 악장'을 외치는 강마에에 모습에 시청하시는 많은 분들은 매력을 느끼셨으리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장면보다는 그 이전 장면 속의 강마에가 더 매력적으로 보였습니다. 바로 라이벌 정명환과의 대화하는 장면에서부터 강건우에게 지휘연습을 넘기는 장면까지말입니다. 강마에와 오케스트라에 대한 소식을 들은 정명환은 강마에를 찾아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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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이순신에서의 선한 이미지보다 '하얀거탑','베토벤'에서의 악한 이미지가 더 어울리는듯..왠지 인상도 그렇지않나요?
그러게... 확실히 인상에도 그런 부분이 있어요. 근데 실제로는 선해요. 시원시원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