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부 기자를 하면서 연기자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제가 주로 담당하는 분야가 방송(드라마 예능 등)이기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연기자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연기자들은 드라마에도 출연하고 영화에도 출연합니다. 장르를 넘나드는거죠.
저야 연기자들이 드라마에 출연할 때 만납니다. 주로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죠.


그런데 제가 만난 연기자들 100명중 99명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영화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입니다. 드라마보다 영화가 더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연기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되서 연기력을 유감없이 과시할 수 있다는 의미죠.
반면 드라마는 빠듯한 스케줄에 쪽대본까지 여건이 안좋아 연기력 발휘가 안된다더군요.
"가능하면 영화만 하고 싶다"는 연기자도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영화보다 드라마가 더 좋다는 연기자가 있었습니다. 제 기억엔 한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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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김명민입니다. 요즘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절정의 연기력을 펼쳐보이고 있죠.
 김명민은 "영화처럼 좋은 여건에선 누구나 실력을 원없이 발휘할 수 있다. 어려운 여건에서 펼쳐보이는 연기가 진정한 실력이다"라며 드라마를 선호하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즉각적으로 시청자들의 반응과 호흡하는 짜릿함도 드라마의 장점"이라고 꼽았습니다. 항상 긴장하고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치열한 드라마 현장에 대한 예찬이었죠.
 그러면서 그는 드라마의 터주대감격인 중견 연기자들의 농익은 연기를 배우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다고 하더군요. 연기에 대한 자신감과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지금의 김명민을 만든 것 같습니다.  

 사실 김명민은 그다지 평탄한 연기 인생을 보낸 배우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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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이순신'의 타이틀롤이 된 이후에야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김명민의 나이가 서른셋이었으니 '늦깎이 스타'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출세작인 '불멸의 이순신'부터 김명민의 성공작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습니다. 최고의 플랜B 연기자였다는 점입니다.
플랜A를 능가하는 플랜B 연기자라고 하는 게 정확할 듯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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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이순신'에서 김명민은 깜짝 발탁됐습니다.
당초 이순신 역으로는 정준호가 유력하게 거론됐습니다.
출연료 논의까지 진행됐으니 상당히 근접한 상황이었죠.
그러나 결국 무산됐고, 송일국이 내정됐다가 물러난 뒤
김명민에게 이순신 역이 돌아왔습니다.

결과는,
아시다시피 김명민을 떠나선 어떤 배우도 이순신으로 생각할 수없다는 평가를 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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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성공작인 '하얀거탑'에서도 김명민은 차선책이었습니다.
원래 '하얀거탑'의 장준혁 과장은 차승원으로 내정돼 있었습니다.
안판석 감독과 차승원은 영화 '국경의 남쪽'에서 의기투합했고
이를 '하얀거탑'으로 이어가기로 했죠. 그러나 무산됐습니다.
그 후 한석규 차인표 등의 캐스팅이 추진됐다가 김명민에게 돌아왔습니다.
차인표는 훗날 우정출연하기도 했습니다.

결과는,
최고 연기파 배우의 탄생이라는 극찬의 연속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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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 '베토벤 바이러스'입니다.
물론 이제 김명민은 플랜A 연기자가 됐습니다.
캐스팅 물망에서 가장 위에 이름이 올라가 있죠.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또한번 엄청난 연기포스를 과시하면서
가장 위쪽 중에도 가장 위에 이름이 올라갔습니다.
연기력과 대중 지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완벽한 플랜A 배우가 된거죠.

그러고 보면 김명민이 다른 연기자들과 달리 드라마에 강한 애착을 보인 점이
지금의 김명민을 만든 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항상 힘든 현장에서 스스로를 단련시키면서 누구보다 강해지고 단단해진 거죠.
다른 연기자들이 열악하다고 하는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다른 연기자들이 안정된 영화 촬영 현장에서 발휘하는 연기보다
더욱 뛰어난 연기를 펼치는 건 쉼없는 단련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일겁니다.


그러고 보니 김명민이 '베토벤 바이러스'에 합류하기 전에
거친 작품이 하나 있네요. 그 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
다음 번에 하지요.

2008/10/09 00:14 2008/10/09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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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무례한 진실을 통해 진심이 전해진다. [베토벤바이러스]

    Tracked from 연어군의 파닥파닥2008/10/09 00:28  삭제

    - 강마에를 이해하지 못하는 정희연, 배용기 <베토벤 바이러스> 9회의 핵심은 강마에의 방식에 대해 반발한 단원들의 사표로 인해 사과해야할 궁지에 몰리는 강마에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그 절정은 역시나 프로젝트 오케스트라의 멤버였던 첼로의 정희연, 트럼펫의 배용기가 강마에와 주고받는 독설이 담긴 장면이었습니다. 정희연, 배용기라는 캐릭터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는 답답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어떤..

  2. Subject: 강마에 vs 김명민, 실제 지휘 능력은?

    Tracked from 안녕~TV야!2008/10/09 01:09  삭제

    "누구야. 다시 한번 확실히 말해." 조금 전에 끝난 <베토벤 바이러스> 9회에서 강마에는 두루미에게 묻습니다. 건우가 좋다고, 젊고 예쁘고 착한 건우가 아니라 늙고 미운 건우가 좋다는 두루미. 그리고 우연히 밖에서 듣게 된 강건우. 강마에는 건우의 손을 잡고 두루미 앞에 서서 확실히 말하라고 하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마 쌈닭" 정도로 응수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확실한 정면 대응입니다. 아니 모든 것에 있어 맺고 끝는게 확실한 강마에의 성격이..

  3. Subject: 성장 압박을 떨쳐버린 문근영

    Tracked from 스핑크스2008/10/09 01:09  삭제

    마침내 문근영의 여장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그동안 젊은 화원 후보생들 사이에 끼어 선머슴아같은 옷차림과 말투로 귀여움을 과시하던 문근영이 마침내 여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준 거죠.남장 연기에 그새 익숙해지다 보니 여장한 모습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아무튼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신윤복의 미인도를 재현하는 모습에서 작은 감탄을 자아냈습니다.문근영과 '바람의 화원'은 어떤 관계일까요. 과연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이 문근영 개인...

  4. Subject: 바람의 화원 김홍도와 12년전의 박신양

    Tracked from 스핑크스2008/10/09 01:10  삭제

    '바람의 화원' 두 편을 보다 문득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지금에 와서 털어놓자면, 박신양이라는 배우가 왜 그렇게 인기있는지 오랜 시간 동안 이해하지 못했더랬습니다. 프로필상으로는 1993년작인 '사랑하고 싶은 여자 &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데뷔작으로 되어 있지만 존재감 없는 역할인게 확실하고, 1996년 그가 처음 대중 앞에 등장했을 때의 모습을 기억합니다.1996년 당시 MBC TV에서는 '사과꽃 향기'라는 드라마를 내놨습니다. '사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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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ellomimi 2008/10/09 00: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 갑니다.
    내일도 좋은하루보내세요.

  2. 송원섭 2008/10/09 01: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준호가 왜 '이순신'을 버렸는지 나는 알지롱.

    그런데 너 꿀꾸리씨, 이런 포스팅 해도 됩니까?

  3. 김정연 2008/11/09 23: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명민씨의 연기력은 정말 엄청난것 같습니다.
    이순신 부터 하얀거탑 베토벤바이러스 등등 카리스마가 넘치고 캐릭터마다 다르게 소화하는 그 모습 정말 연기자로서 멋있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활동 하시기 바랍니다.

  4. 김명민킹왕짱 2009/05/15 03: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
    다음 메인에 뜬 민좌에 대한 포스팅에 트랙백이 되어있길래 파도타고 와봤더니
    이동현 기자님의 블로그였네요..ㅎㅎ
    그래서 다 읽고 보니 최근 글인줄 알았더니
    작년 글이었네요~
    암튼 이기자님이 명민님에 대해 들려주는 얘기는
    언제나 반갑고 재밌어요~
    잘 읽고 갑니다..
    이기자님..
    좋은하루 보내세요~^^

    • 이동현 2009/05/16 13:14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ㅎ 예전에 쓴 포스팅이긴 하지만 그다지 많은 사람이 읽지 않은 글이라 트랙백을 한번 걸어 봤습니다. 이렇게 읽고 좋아해주시는 분이 있으니 즐겁네요. 트랙백 성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