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애호가들 중엔 올 가을 수목요일 밤 시간대를 기다리는 분들이 제법 많을 겁니다.
연기력과 스타성 양면에 걸쳐 최고로 손색이 없는 남자 배우들이 격돌을 벌이거든요. SBS TV '바람의 화원'의 박신양, MBC TV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 KBS 2TV '바람의 나라'의 송일국. 이름만으로도 작품에 확실한 신뢰를 부여하는 걸출한 연기자들입니다.
박신양은 '파리의 연인'과 '쩐의 전쟁'이라는 인기와 작품성을 겸비한 작품의 주인공이었고, 김명민은 '불멸의 이순신'과 '하얀거탑'이라는 대표작이 있죠. '해신'과 '주몽'의 송일국 또한 안방극장 최고 스타로 손색이 없는 포스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세사람이 한꺼번에 대결을 펼치는 건 작품의 재미를 접어두고도 흥미진진할 수밖에 없죠.
그런데 이들의 묘한 인연을 살펴 보면 더욱 흥미진진합니다.
특히 김명민과 송일국의 인연은 더욱 오묘합니다. 생각해 보면 악연인 듯 싶기까지 합니다.
사실 김명민과 송일국이 함께 출연한 작품은 없습니다. 김명민은 SBS 공채 탤런트 출신이고, 송일국은 MBC 공채 탤런트였습니다. 공채 탤런트들은 데뷔 초기 자사 드라마에 주로 출연하게 되니 함께할 기회가 별로 없었겠죠.

이유는 당시 송일국의 어머니인 김을동 씨가 한나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한 상태였다는 점입니다. 당시 KBS 고위 간부가(당시 정부와 각별한 관계였던 J모씨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극한 효심을 지닌 송일국이 이순신이라는 영웅 이미지를 가지고 어머니 선거 운동을 도울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낙마시켰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당시 송일국은 이런 우려 때문에 어머니를 피해다니고 전화도 잘 안받으면서 승마 및 활쏘기 연습을 했다고 하네요. 억울해서 분통이 터질 노릇이었겠죠. 송일국은 김명민이 이순신이 되는 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봐야 했을 겁니다.
당시 송일국이 겪었을 좌절은 말도 못할 정도였겠지만, 송일국은 '애정의 조건', '해신', '주몽' 등을 거치면서 당대 최고의 스타가 되는 뚝심을 보여줬습니다. 전화위복이라는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겠네요.

김명민과 송일국과 인연이 여기서 끝일까요. 그렇다면 그다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닐 겁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07년에 다시금 이어집니다. 백상예술대상에서 최우수연기자상을 놓고 벌인 경쟁이죠. 당시 송일국은 '주몽'으로, 김명민은 '하얀거탑'으로 치열하게 경합했습니다.
결과는 김명민이 남자 최우수연기자상의 영광을 안았죠. 송일국은 백상예술대상 방송 부문 대상을 수상한 '주몽'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습니다. 물론 대상도 영광스럽지만 개인 자격으로는 최우수연기자상이 더욱 뜻 깊을테니까요.
이렇듯 인연이 있기에 김명민과 송일국이 동일 시간대에 드라마로 경쟁을 벌이는 것은 흥미진진합니다.

김명민은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등장합니다. 의학 전문직 드라마였던 '하얀거탑'에서 메스를 잡았다면, 이번엔 음악 전문직 드라마에서 지휘봉을 잡네요. 뭔가를 들고 전문적으로 휘두르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송일국은 '바람의 나라'에서 고구려 3대왕 대무신왕을 연기합니다. 그러고 보니 '주몽'의 손자네요. 최근에 사진을 공개했는데 '주몽'이랑 별반 다를 게 없어보이기도 합니다. '주몽'의 사진이라고 해도 될 것 같긴 해요. 사실 송일국은 '주몽'의 손자를 연기하는 게 많이 부담스러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바람의 나라'의 연출자는 다름아닌 '해신'의 연출자입니다. 송일국 입장에선 보은의 의미가 담겨 있는 출연이죠. 역시 의리와 뚝심이 대단합니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
김명민의 뒤를 이어 2008년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자상을 수상한 사람이 다름 아닌 박신양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번 박신양 김명민 송일국의 대결은 '백상 대결'이라고 일컬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박신양은 '바람의 화원'에서 조선 시대 최고 화가 김홍도를 연기합니다. 사극에서 안경을 쓰고 등장하는 게 조금 어색하긴 하지만, 안경을 벗은 박신양이 더 어색할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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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사극을 안 봐서.. 이번에도 볼 드라마는 이미 정해짐.
'바람의 화원' 보세요. 그게 제일 재미있을 거예요.
'바람의 화원'은 isplus corp.가 제작사로 참여 한다지요...ㅋ
개인적으로 다 좋아하는 배우들인데... 이번 가을이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