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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03이동현‘트리플’ 이정재, 몸짱 근육남 포기한 이유(48)
이정재 하면 몸짱 이미지가 먼저 떠오릅니다. 이정재는 군살 하나 없는 말끔한 몸매에 잘 다져진 근육이 조화를 이룬 몸짱 스타였습니다. 배용준 권상우 등 대형 한류 스타들이 몸짱 몸매를 가꾸기 이전부터 몸매 하면 이정재를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이정재는 원조 몸짱 스타할 수 있을 겁니다. 옷 맵시와 패션 감각도 최고였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요즘 '트리플'에서 볼 수 있는 이정재는 예전의 몸짱 스타가 전혀 아닙니다. 멋스러운 건 변함없는데 조금 깡마른 인상을 줍니다. 빈약해 보이기도 하고요. 예전의 멋진 근육은 확실히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무언가 많은 변화가 감지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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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를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합정동에 위치한 '트리플' 촬영장에서 인터뷰 그를 인터뷰했습니다. 직접 만난 이정재는 화면에서 볼 때보다 더 날씬해 보이더군요. '날씬하다'는 표현은 완곡한 표현일 수 있고요. 빼빼 말랐다고 해도 될 정도였습니다. 예전에 봤던 이정재가 위압감을 줄 정도로 컸다면, 이번에 만난 이정재는 왜소해 보일 정도로 작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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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의 시작은 "너무 말랐다. 예전의 멋진 근육을 찾아볼 수 없다"였습니다. 이정재는 "얼마전부터 운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대답하더군요. "몸짱 스타라는 칭찬들이 부끄러웠다"는 말과 함께요. 근육을 키우는 웨이트 트레이닝은 전혀 하지 않고 오히려 근육을 줄이는 요가와 걷기 운동만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요즘 들어 많은 미남 스타들이 멋진 근육 만들기에 심취해 몸짱 스타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정재는 그런 추세에서 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셈이죠. 궁금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무언가 스스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걸 파악하게 하는 대목이었습니다. 배우들이 중요시하는 덕목 중 하나인 '이미지 변신'이 아닐까 생각하게 됐죠.

이정재는 "연기에 임하는 자세의 변화"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미지 변화를 통한 연기 변신이 아니라 자세 자체에 대한 변화라는 의미죠. 좀더 심층적인 의미라고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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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이정재는 과거 데뷔 시절 이야기부터 들려줬습니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무게를 주는데 의미를 두도록 배웠다. 연기자에게 연기는 모든 것에 우선하는 가치인 만큼 연기 또한 묵직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 무게감에 나 스스로도 오랫동안 눌려 있었다. 언제 부터인지 벗어 던지려 해도 쉽지 않았다."

이정재의 이야기는 연기에 힘을 주느냐 빼느냐의 차원이 아니었습니다. 기본적인 자세 자체에 무게감이 실려 있다는 의미였죠. 자연스럽게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연기였던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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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정재는 연기에서 힘을 빼려는 노력은 여러차례 보여줬습니다. 영화 '순애보' '선물' 등에서 힘과 기름기를 쫙 뺀 연기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오 브라더스'에선 제법 훌륭한 코믹 연기까지 보여줬습니다. 그럼에도 이정재에게 남아 있는 건 출세작인 '모래시계'의 재희 이미지였습니다. 힘을 뺐지만 무게는 여전히 남아 있었던 겁니다.

이정재는 "무게를 줄여보려고 선택했던 장르가 코믹이었다. 스스로도 만족스러웠고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묵직한 무게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몸을 슬림하게 만드는 작업은 결국 오랫동안 그의 연기의 근원을 이뤄온 무게를 떨쳐내는 작업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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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변신은 이정재에게도 중요한 숙제였다는 점에 생각이 이르렀습니다. "연기 변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배우의 숙명이다"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의무감에서 해선 안된다"는 전제 조건을 달더군요. "해야 하기 때문에 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기 때문에 해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많은 연기자들이 칭찬을 받기 위해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연기 변신을 통해 연기력을 끌어올렸다는 칭찬을 받으려 한다. 변신을 의무로 여기고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고 할까. 곤란하다. 하고 싶은 캐릭터를 선택해 자연스럽게 변신을 추구해야 한다. 배우에게 연기 변신은 숙명이지만 결코 의무가 돼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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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은 이정재에겐 의미있는 작품입니다. '트리플'의 신활은 이정재가 하고 싶어선 선택한 캐릭터로 새로운 변신을 이끌어내는 인물이거든요. 근육을 없애는 작업도 신활을 위해 한 것은 결코 아니죠. 다만 연기에 임하는 자세를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신활을 만난거죠. 의무가 아닌 숙명적인 만남입니다.

이정재는 신활이 결코 연기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라고 했습니다. 특히 섬세한 감정 표현은 그에게 아직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라고 하더군요. 외양의 변화에 이어 내적 연기의 변화까지. 이정재는 스스로 진화의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고 했습니다. '트리플'을 보는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2009/07/03 10:37 2009/07/03 1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