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에 해당되는 글 27건

  1. 2009/07/03이동현‘트리플’ 이정재, 몸짱 근육남 포기한 이유(48)
  2. 2009/07/01이동현‘결못남’, 리메이크해선 안되는 드라마였다(102)
이정재 하면 몸짱 이미지가 먼저 떠오릅니다. 이정재는 군살 하나 없는 말끔한 몸매에 잘 다져진 근육이 조화를 이룬 몸짱 스타였습니다. 배용준 권상우 등 대형 한류 스타들이 몸짱 몸매를 가꾸기 이전부터 몸매 하면 이정재를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이정재는 원조 몸짱 스타할 수 있을 겁니다. 옷 맵시와 패션 감각도 최고였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요즘 '트리플'에서 볼 수 있는 이정재는 예전의 몸짱 스타가 전혀 아닙니다. 멋스러운 건 변함없는데 조금 깡마른 인상을 줍니다. 빈약해 보이기도 하고요. 예전의 멋진 근육은 확실히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무언가 많은 변화가 감지되는 대목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정재를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합정동에 위치한 '트리플' 촬영장에서 인터뷰 그를 인터뷰했습니다. 직접 만난 이정재는 화면에서 볼 때보다 더 날씬해 보이더군요. '날씬하다'는 표현은 완곡한 표현일 수 있고요. 빼빼 말랐다고 해도 될 정도였습니다. 예전에 봤던 이정재가 위압감을 줄 정도로 컸다면, 이번에 만난 이정재는 왜소해 보일 정도로 작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터뷰의 시작은 "너무 말랐다. 예전의 멋진 근육을 찾아볼 수 없다"였습니다. 이정재는 "얼마전부터 운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대답하더군요. "몸짱 스타라는 칭찬들이 부끄러웠다"는 말과 함께요. 근육을 키우는 웨이트 트레이닝은 전혀 하지 않고 오히려 근육을 줄이는 요가와 걷기 운동만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요즘 들어 많은 미남 스타들이 멋진 근육 만들기에 심취해 몸짱 스타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정재는 그런 추세에서 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셈이죠. 궁금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무언가 스스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걸 파악하게 하는 대목이었습니다. 배우들이 중요시하는 덕목 중 하나인 '이미지 변신'이 아닐까 생각하게 됐죠.

이정재는 "연기에 임하는 자세의 변화"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미지 변화를 통한 연기 변신이 아니라 자세 자체에 대한 변화라는 의미죠. 좀더 심층적인 의미라고 해야할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이정재는 과거 데뷔 시절 이야기부터 들려줬습니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무게를 주는데 의미를 두도록 배웠다. 연기자에게 연기는 모든 것에 우선하는 가치인 만큼 연기 또한 묵직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 무게감에 나 스스로도 오랫동안 눌려 있었다. 언제 부터인지 벗어 던지려 해도 쉽지 않았다."

이정재의 이야기는 연기에 힘을 주느냐 빼느냐의 차원이 아니었습니다. 기본적인 자세 자체에 무게감이 실려 있다는 의미였죠. 자연스럽게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연기였던 셈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실 이정재는 연기에서 힘을 빼려는 노력은 여러차례 보여줬습니다. 영화 '순애보' '선물' 등에서 힘과 기름기를 쫙 뺀 연기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오 브라더스'에선 제법 훌륭한 코믹 연기까지 보여줬습니다. 그럼에도 이정재에게 남아 있는 건 출세작인 '모래시계'의 재희 이미지였습니다. 힘을 뺐지만 무게는 여전히 남아 있었던 겁니다.

이정재는 "무게를 줄여보려고 선택했던 장르가 코믹이었다. 스스로도 만족스러웠고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묵직한 무게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몸을 슬림하게 만드는 작업은 결국 오랫동안 그의 연기의 근원을 이뤄온 무게를 떨쳐내는 작업이었던 것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연기 변신은 이정재에게도 중요한 숙제였다는 점에 생각이 이르렀습니다. "연기 변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배우의 숙명이다"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의무감에서 해선 안된다"는 전제 조건을 달더군요. "해야 하기 때문에 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기 때문에 해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많은 연기자들이 칭찬을 받기 위해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연기 변신을 통해 연기력을 끌어올렸다는 칭찬을 받으려 한다. 변신을 의무로 여기고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고 할까. 곤란하다. 하고 싶은 캐릭터를 선택해 자연스럽게 변신을 추구해야 한다. 배우에게 연기 변신은 숙명이지만 결코 의무가 돼선 곤란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트리플'은 이정재에겐 의미있는 작품입니다. '트리플'의 신활은 이정재가 하고 싶어선 선택한 캐릭터로 새로운 변신을 이끌어내는 인물이거든요. 근육을 없애는 작업도 신활을 위해 한 것은 결코 아니죠. 다만 연기에 임하는 자세를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신활을 만난거죠. 의무가 아닌 숙명적인 만남입니다.

이정재는 신활이 결코 연기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라고 했습니다. 특히 섬세한 감정 표현은 그에게 아직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라고 하더군요. 외양의 변화에 이어 내적 연기의 변화까지. 이정재는 스스로 진화의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고 했습니다. '트리플'을 보는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2009/07/03 10:37 2009/07/03 10:37
요즘 TV에서 2편의 드라마를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결혼 못하는 남자'입니다. 나머지 1편은 뭐냐고요? 역시 '결혼 못하는 남자'입니다. 지상파 채널에서 한국판 '결혼 못하는 남자'가 방영되는 가운데, 케이블 채널에서 마치 때를 기다린듯 일본판 '결혼 못하는 남자' 방영을 시작했거든요. 어찌보면 약세인 케이블 채널이 지상파에 편승하는 얄미운 편성 전략인 듯싶기도 하지만 동시에 보며 비교하는 재미는 나름 의미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일본판 '결혼 못하는 남자'는 불법 다운로드를 통해 예전에도 띄엄띄엄 보긴 했습니다. 저는 인터넷에 약한 편이라 직접 다운받아 본 건 아니고요. 지인이 다운받아서 구워놓은 걸 봤죠. 하도 재미있다고 보라고 해서 봤는데 컴퓨터의 작은 화면으로, 그것도 불편한 자세로 보는건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었죠. 마구 스킵하면서 봤기에 '제법 재미있군' 정도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국판과 일본판을 비교하면서 보는건 사실 직업병적인 요소에 의한 것이기도 합니다. 연예부 방송 담당 기자로 근무하다 보니 리메이크 드라마의 경우 원작과 비교는 당장 기사로 쓰진 않더라도 파악해둘 필요는 있거든요. '하얀거탑' 이후로 생긴 시청 행태입니다. 그러고 보니 '하얀거탑' 때부터 지상파에 한국판이 방영되면 케이블에 원작이 뒤따라 방영되는 경우들이 생긴 것 같습니다.

'결혼 못하는 남자'의 한·일 양국 버전을 보면서 우선적으로 느낀 대목은 원작을 충실하게 반영했다는 점입니다.(솔직히 너무 충실했다고 하고 싶기도 하네요.) 일본판의 잔잔하고 섬세한 에피소드 묘사를 한국판에서도 충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작을 떼놓고 본다면 한국판 '결혼 못하는 남자'는 전반적으로 웰메이드로 평가될 만합니다. 지진희 엄정화 양정아 김소은 유아인 등의 연기 앙상블도 상당히 뛰어납니다. 깔끔하고 섬세한 연출도 수준급입니다. 이 정도면 성공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할만 할 겁니다. 그러나 성공작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은 원작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점입니다. 원작의 답습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거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작 '결혼 못하는 남자'는 '아베 히로시의, 아베 히로시에 의한, 아베 히로시를 위한' 드라마였습니다. 남자 주인공 아베 히로시는 작품의 90% 가까이를 완벽하게 틀어 막을 정도로 엄청난 연기 파워를 보여줬습니다. 동작 하나, 표정 하나,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감탄하게 할 정도로 뛰어났습니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하고, 경직된 듯하면서도 유연하고…. '도대체 이 사람은 연기 기계야, 뭐야'하는 생각을 갖게 했습니다. 사실 그외 인물들은 서포팅롤 정도였다고 보면 되죠.

한국판에서 지진희는 원작에서 아베 히로시의 이미지에 가장 근접한 연기자 중에 하나임에 틀림없어 보입니다. 작품 속에서 연기 톤과 패턴도 제법 흡사하게 따라가고 있습니다. 홀로 고기를 먹는 장면 등에선 제법 근사하게 표현해냈습니다.(원조인 아베 히로시에 비교하면 조금 부족함이 느껴진 것은 사실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나 따라가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으로 남고 있습니다. 조금 냉정한 표현을 빌리자면 '아베 히로시의 아류'에 불과하다고 할까요. 게다가 아베 히로시를 넘어설 여지도 그다지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리메이크 버전으로 성공한 드라마를 돌아보면 원작을 뛰어넘는 요소를 한가지 이상을 반드시 보여줬습니다. '하얀거탑'은 병원내 정치를 치열하게 보여주는 가운데 김명민의 눈부신 호연이 빛났습니다. '꽃보다 남자'는 전반적인 완성도는 떨어졌을 지언정 이민호 김현중 김범 김준 F4는 대만판과 일본판을 월등히 뛰어넘는 매략을 과시했습니다.

'결혼 못하는 남자'는 그 자체로 훌륭한 드라마인 것 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잘해도 원작을 넘어설 수 없다는 벽을 지닌 채 방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드라마 애호가들 중엔 원작을 본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전반적으로 '원작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지진희가 아베 히로시를 넘어서기 힘들어 보인다는 게 중론이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나마 기대되는 부분이 있다면 원작에 비해 비중이나 매력이 돋보이는 김소은 캐릭터입니다. 김소은은 '꽃보다 남자' 때보다 한결 성숙하면서도 깜찍한 매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한국판 '결혼 못하는 남자'의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기대주라고 할까요.
2009/07/01 13:15 2009/07/01 1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