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진의 드라마 복귀에 대해 평가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복귀작인 납량 특집 드라마 '혼'은 충격적인 영상이 이어지면서 낯설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습니다. 색다른 영상과 내용을 다루는 장르 드라마로서 특색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습니다. 완성도에 있어서도 호평을 받고 있죠. 그러나 지나치게 잔혹한 장면과 생소함 때문에 아예 외면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반적으로 '혼'을 평가하는 적절한 표현은 마니아 드라마일 것 같습니다. 마니아들로부터는 극찬을 받지만 그 외 시청자들에겐 그다지 어필하지 못한다고 할까요. 보편적인 대중성은 없는 대신 소수의 팬들의 광적인 지지는 엄청난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훌륭한 장르 드라마의 공통적인 딜레마라고 볼 수 있는 특성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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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이 마니아 드라마로 자리잡는 점이 이서진에겐 어떤 의미일까요. 일단 그다지 긍정적이라고만은 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서진에게 '혼'은 '이산' 이후 1년여 만의 복귀작인데다가 신변상에 큰 일을 겪은 이후 첫 작품이기 때문이죠. 보편적인 대중성으로 다수의 시청자에게 어필하는게 활동 전반을 놓고 볼 때 바람직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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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편으로는 분명한 색깔을 지닌 배우로서 이서진의 입지를 다져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이서진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그다지 보편적인 선택을 하지 않아온 배우거든요. '다모'의 종사관에서 '불새'의 고학생, '연인'의 건달에 이어 '이산'의 왕까지 성공한 이미지를 활용하지 않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혼'은 이서진의 캐릭터 선택의 도전 정신을 제대로 반영한 작품으로 여겨질 만합니다. 이서진의 기존 팬들에겐 더욱 열광할 만한 요소가 분명히 있는 작품이죠. 물론 잔인한 장면을 못보는 연약한 여성팬들에겐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대표적인 성공한 마니아 드라마인 '다모'를 떠오르게 하는 부분도 상당히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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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혼'의 이서진을 보면서 '다모'의 황보 종사관이 투영되는 대목이 제법 발견됩니다. 우선 강하지만 약한 여성의 곁을 지켜주는 남자라는 점에서 캐릭터적인 공통점이 두드러집니다. '다모'에서 이서진은 뛰어난 무술 실력을 지녔지만 한편으로는 여린 감수성을 지닌 다모 하지원을 든든하게 지켜줬습니다. '혼'에서는 빙의를 통해 가공할만한 힘을 발휘하지만 한편으로는 연약한 여고생인 임주은의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아웃사이더 기질을 은연 중에 비춰 보이는 점도 '혼'의 신류와 '다모'의 황보윤의 닮은 점입니다. 황보윤은 정파와 권세에 굴하지 않고 정의를 실천하는 인물이었습니다. 신류는 사회 정의를 실천하기 위해 악(惡)마저도 활용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인물입니다. 법의 뒤에 숨어 악행을 저지르는 악의 무리를 악을 이용해 처단하죠. 법이라는 보편적인 정의에 굴하지 않고 진정한 의미의 정의를 실천한다고 설명할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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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혼'은 중반을 넘어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데 이서진에게서 '다모' 시절의 포스가 조금씩 느껴지고 있습니다. 초반엔 생소한 장르적 특성에 혼란을 느껴 미처 발견할 여유가 없었는지 그다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중반 이후 급격하게 '다모' 시절 황보윤의 향기가 풍겨져 나오고 있습니다. 홀로 사회 불의에 맞서는 고독한 전사의 풍모가 느껴진다고 할까요. 마치 만화 주인공 같은 인상을 받기도 하고요. 서서히 악의 힘에 잠식당하면서 고뇌하는 모습은 선과 악의 충돌 속에 몰락해가는 영웅의 인상도 강하게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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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진은 방영 전부터 "'혼'의 시놉시스와 대본을 받았을 때 '다모'에 출연할 당시의 느낌을 되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다모' 같은 드라마는 아닐 지라도 '다모' 같은 성격의 드라마는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하죠.

'혼'은 10부작으로 구성된 비교적 짧은 미니시리즈입니다. '다모'도 당초 12부작으로 예정됐다가 연장 방영돼 14부작이 된 비교적 짧은 미니시리즈죠. 눈을 떼기 힘들 정도로 스피디한 전개 또한 두 작품의 공통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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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서진의 포스가 본격적으로 발휘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벌써 '혼'은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금 아쉽긴 합니다. 이제야 본격적으로 맛을 우려내기 시작했는데 불을 끄고 요리를 마무리짓는 상황에 대한 아쉬움이라고 할까요.

2009/08/20 12:17 2009/08/20 12:17
'선덕여왕'이 마침내 제목에 걸맞은 국면이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선덕여왕'은 미실 고현정에 절대적으로 무게중심이 쏠려있었습니다. '선덕여왕'이라는 제목보다 '미실'이라는 제목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여겨지는 전개였죠. 최근 들어 덕만 이요원이 자아를 찾아가고 드디어 공주 신분을 되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미실과 덕만의 본격적인 대결을 예고하고 있죠. '선덕여왕'이라는 제목에 어울리는 전개입니다.

신라 조정의 최대 세력인 미실에 대적하려 할 때 덕만 혼자서는 불가능하겠죠. 세력 규합이 필수적인데 하나씩 하나씩 덕만의 수하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비담 김남길을 시작으로 알천 이승효, 유신 엄태웅에 이어 월야 주상욱과 복야회까지 가세했습니다. 합류 과정에 상당히 극적인 요소가 많아 흥미진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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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선덕여왕' 시대로 접어들면서 2차례의 하이라이트가 연달아 작렬했습니다. 덕만이 "신라의 왕이 되겠다"고 선언한 장면과 유신이 "당신은 나의 왕이십니다"라고 충성을 맹세한 장면입니다. 덕만이 일당백의 장수들을 규합해 본격적인 세력 구축의 정지작업을 마친 순간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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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과 18일 방송된 '선덕여왕'을 보면서 강렬하게 뇌리를 자극한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삼국지입니다. 유비·관우·장비가 도원결의를 하고 제갈량·방통·조자룡·마초·황충 등 세력을 규합해 중국 통일의 꿈을 실현시켜가는 과정이 요즘 '선덕여왕'과 은근히 데자뷰 되는 듯한 인상을 받았거든요. 조금 억지스럽긴 하겠지만 캐릭터 사이의 비교도 가능할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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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신은 출중한 무예와 절개, 지략 등을 겸비한 점에서 관우와 비교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우직하고 자유분방한 비담은 장비를 연상시키는 부분이 많습니다. 관옥 같은 용모에 뛰어난 무예와 충성심의 소유자인 알천은 조자룡에 대비시킬 수 있다면. 복야회라는 세력을 이끄는 월야는 마초와 비교 가능할 것 같습니다. 물론 덕만은 유비와 비교 대상이 되겠죠. 제갈량은 누구와 비교하냐고요? 지략가 역할을 하게 될 월천 대사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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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선덕여왕'은 삼국지와 대비하며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방향을 틀면 새로운 재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 게임 삼국지를 대입시키면서 보는 거죠. 덕만이라는 군주를 설정해 놓고 한명 한명 중요 인물들을 끌어 모아 세력을 규합한 뒤 강적들을 무찌르는 게임 삼국지 말이죠. 덕만에게 삼국지의 주인공 군주를 대비시키면 한층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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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삼국지는 10여년에 걸쳐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밤잠을 잊고 흠뻑 빠져들게 만든 게임입니다. 90년대 초반 삼국지1이 나오고 삼국지2로 이어진 다음에 마니아가 속출했고 천하통일의 꿈을 이루기 위해 몇일씩 날밤을 지새도록 만들었습니다.

삼국지3에 이르러서는 세련된 그래픽과 다양한 스킬들이 가미하면서 한층 몰입하게 만들었죠. 삼국지2에 익숙해져서 하루만에 통일을 해내던 사람들도 삼국지3에서는 1주일씩 잠을 못자며 낑낑댄 끝에야 겨우 통일을 이뤄낼 수 있었죠. 90년대 중반 눈이 충혈된 사람 중에 절반은 삼국지 때문이라는 농담도 설득력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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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즐기기 위해 소설 삼국지를 읽는 사람들도 속출했다고 합니다. 90년대 초반에서 후반에 이르기까지 소설 삼국지의 판매가 급성장한 점은 게임 삼국지 효과라는 분석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기까지 했습니다.

저도 삼국지 게임을 무지하게 즐겼습니다. 대학 3학년 무렵에 삼국지2를 접하고 밤샘 게임을 하느라 수업을 빼먹은 적도 비일비재했습니다. 삼국지3에 이르러서는 머리를 싸매야했죠.이후 버전에는 도전조차 못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 기억을 떠올리며 '선덕여왕'을 보니 더욱 많은 재미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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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도 저자별로 다 구입해서 1~2번씩 읽었습니다. 다 합치면 삼국지를 10번 정도 독파한 것 같네요. 옛말에 '삼국지를 안 읽은 사람은 상대하지 말고, 7번 이상 읽은 사람 역시 상대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7번 이상 읽은 사람을 경계할 정도의 대단한 인물이라는 의미죠. 저도 7번 이상 읽었지만 그 정도가 되진 않았네요. 잘못된 말이거나, 아니면 제가 허당으로 읽은 모양이네요.
2009/08/19 11:31 2009/08/19 11:31
안방극장 여걸 카리스마의 대표 주자는 역시 '선덕여왕'의 미실 고현정입니다. 여왕 등극을 선언한 덕만공주 이요원이 새롭게 카리스마 여걸의 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만. 아직까지는 미실에 대적하기엔 다소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아직 덕만의 내공이 노회한 고수 미실에게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겠죠. 이요원의 매력이 고현정에 못하다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고현정의 카리스마는 '선덕여왕'의 미실로 인해 두드러지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고현정은 14년전에도 상당한 카리스마를 과시한 적 있습니다. 전국민의 귀가시계로 불렸던 '모래시계'에서였죠. 고현정은 카지노 사업가 윤혜린을 연기하며 여걸의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14년이 지난 뒤 미실로 등장해 다시금 카리스마를 과시하고 있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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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의 미실과 1995년의 윤혜린의 카리스마를 비교해보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는 작업이겠죠. '모래시계'의 윤혜린은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카리스마를 선보인 캐릭터였습니다. 입체적인 인물인 점에서 매력을 극대화했죠. 초지일관 강렬한 카리스마를 과시하는 미실이 힘의 카리스마라면, 윤혜린은 기교의 카리스마라고 봐도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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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시계를 14년 전으로 돌려서 풋풋했던 고현정의 매력을 다시금 돌아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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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 초반부에 고현정은 풋풋한 여대생의 모습이었습니다. 1995년이면 고현정은 24살 때로 연기자로서는 신인에 불과하던 시절이었죠. 상큼한 미모가 돋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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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생머리로 풋풋한 매력을 과시했습니다. 한편으로 사회를 바꾸려는 정의감으로 가득찬 운동권 여대생이었습니다. 남학생들을 주도하는, 마치 잔다르크 같은 카리스마를 과시했습니다. 어딘지 거친 야생매 같은 느낌도 조금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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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수 역의 최민수와 함께 하는 모습에서는 앳된 여대생의 매력을 물씬 풍깁니다. 윤혜린은 태수와 사랑을 위해 사회운동가로서의 길을 포기하게 됩니다. 카지노 사업에 뛰어들어 사업가로서 카리스마를 선보이게 된 계기는 결국 이룰 수 없는 사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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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의 명장면 중 하나입니다. 최민수와 고현정이 달동네 집에서 함께 빨래를 하다가 물장난을 치는 장면이죠. 가난한 연인들의 아름다운 사랑을 보여주는 명장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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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에서 고현정의 곁을 지키는 또하나의 남자로 돋보였던 인물은 보디가드 백재희 역의 이정재입니다. 과묵한 포스로 대단한 매력을 과시했죠. 검도 붐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고현정의 미모가 상당히 망가져 있네요. 이정재는 말도 못할 정도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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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원과 최민수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고현정입니다. 처연한 매력이 엿보이죠. 당시 저는 박상원이 참 안됐다고 생각했습니다. 고현정이 뭐가 아쉬워서 깡패와 사랑하나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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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지키기 위해 비장해진 윤혜련입니다. 짧은 머리가 인상적이죠. 한결 강렬해 보입니다. 이 장면에서 명대사가 나옵니다. "모래시계 어쩌고 저쩌고"하는 대사였는데 기억이 잘 안나네요. 죄송. 기억나시는 분 계시면 좀 알려주세요. 후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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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으로 가득한 사업가의 풍모가 느껴지는 결연한 모습이죠. 강인한 카리스마가 엿보입니다. 미실에게서 능숙하고 노련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면, 이 무렵 혜련에게선 순수한 열정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네요. 연기를 놓고 보면 미실 고현정이 능수능란하다면, 혜련 고현정에게선 설익은 듯한 신선함이 엿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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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노련한 매력도 과시했습니다. 14년전에 이미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니... 노련하고 능수능란한 미실의 카리스마는 14년전부터 갖춰진 것이었던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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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사업에 뛰어든 혜련이 어둠의 세계를 평정한 태수와 카리스마를 겨루는 장면입니다. 불꽃이 튀죠. 최민수는 카리스마고, 카리스마는 곧 최민수인데. 고현정도 그에 못지 않네요. 만약 '선덕여왕'에 최민수가 등장해 고현정과 겨룬다면 어떨지 정말 궁금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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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 시절 혜련을 묵묵히 지켜주는 백재희의 모습입니다. 이정재는 옷빨 하나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요즘은 살이 너무 빠져서 예전만큼 매력적이진 않네요. 조금 아쉽죠.

이 정도로 14년전 '모래시계' 시절의 고현정의 매력과 카리스마를 정리해 보고요. 요즘 '선덕여왕'의 미실로 돌아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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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농염한 아름다움이 돋보인다고 해야겠죠. 거역하기 힘든 미모라고 해야 할까요. '모래시계' 시절 고현정은 사랑스러웠다면, '선덕여왕'의 고현정은 헤어나기 힘든 매력의 소유자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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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의 세월은 고현정에게 위엄을 선물한 모양입니다. 자세를 잡고 서있는 자체로 엄청난 위세가 뿜어져 나오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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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은 희대의 요부이자 악녀입니다. 그럼에도 매혹적인 캐릭터로 사랑 받는 이유는 '모래시계' 이후 카리스마 내공이 쌓인 고현정의 힘 덕분이겠죠.
덕만 이요원이 본격적인 도전에 나서면서 미실의 위세도 슬슬 꺾일 조짐이 보입니다. 그 과정에서 저물어가는 카리스마를 보여줄 고현정의 모습도 기대됩니다.
2009/08/18 08:28 2009/08/18 08:28
요즘 '1박2일'을 보면 여러번 놀라게 됩니다. '1박2일'이 추구하는 다양한 시도의 현란함에 놀라고, 멤버들이 보여주는 '버라이어티 정신'에 또한번 놀랍니다. 이들의 버라이어티 정신은 사전적 의미에 충실하면서도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고 있거든요. 버라이어티의 본질인 다양한 개성을 추구하면서도 팀워크로 통합되는 '1박2일'만의 버라이어티 정신이죠.

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대목은 '1박2일'의 맏형이자 리더인 강호동의 변모해가는 모습입니다. 강호동은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서 확고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톱스타임에도 더욱 발전해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달도 차면 기울듯이 최고의 위치에서 진화는 좀처럼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강호동은 진화를 해내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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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은 '1박2일'의 회가 거듭될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6일 방송된 '외국인과 함께하는 1박2일 특집'에서는 누구보다 열심히 소통하려는 노력을 보여줬죠. 문화를 이해하려 하고 적극적인 스킨십도 마다하지 않는 쌍방향 소통입니다. 천하장사 출신 강호동이 아프리카의 청년 와프에게 팔씨름 대결 완패를 당하면서도 유쾌한 웃음을 터뜨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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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과 9일 두 차례에 걸쳐 방송된 내용에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진흙탕을 뒹구는 몸개그의 진수를 보여줬습니다. 멤버들의 리더로 진두지휘하고 통솔하면 되는 위치임에도 스스로를 망가뜨리는데 전혀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멤버들이 어떻게 해볼 수 없도록 하는 '투혼'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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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 강호동이 몸을 던지는 모습은 이전에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복불복 게임을 통한 계곡에 몸 던지기에서도 가장 많이 계곡에 뛰어든 멤버로 기록됐습니다. 언젠가부터는 각종 게임에서 가장 많이 패하는 멤버가 되고 있습니다. 마치 일부러 지려고 하는 듯이 보일 정도죠. 예전 같으면 불복과 항의로 결과를 되돌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는데, 근래 들어서는 단칼에 승복하는 '미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강호동의 변모에서 발견되는 의미심장한 대목은 리더십의 변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예전까지 강호동의 리더십은 '군림의 리더십'으로 설명이 가능했습니다. 강한 카리스마로 멤버들을 장악하고 일사분란하게 통솔하는 리더십이죠.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리더십의 방향에 변화가 감지됩니다. 군림하긴 하되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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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강호동과 예능계를 양분하는 유재석이죠. 요즘 강호동의 모습에서 유재석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할까요. 강호동이 '군림의 리더십'에서 유재석을 상징하는 '소통과 포용의 리더십'으로 많이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동안 강호동이 예능 활약상에 있어서 유재석을 의식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곤 했기에 장점을 배우려 했다는 해석도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강호동은 단순히 유재석의 리더십을 배우는데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배운다는 것 자체로도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톱스타가 경쟁 관계일 수 있는 다른 톱스타의 장점을 배우려 하는 것은 여간해선 생각하기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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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강호동은 유재석 뿐만 아니고 다른 동료들의 장점도 흔쾌히 배우는 모양새입니다. '1박2일'의 동료 김씨에게선 묵묵히 실천하는 태도를 배우고 있습니다. 망가지는 모습에서도 카리스마를 지켜내는 새로운 리더십을 창조하고 있습니다. MC몽, 은지원, 이수근, 이승기 등 동생들의 장점도 수용하고 따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쯤되면 강호동의 리더십은 군림과 포용 그리고 소통을 넘어 통합의 리더십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강호동의 진화는 사회적으로도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리더십 차원에서 아주 높은 곳에 계시는 분이 참조하셨으면 하는 진화죠. 단순히 군림하기만 해서는 조직을 최고로 만들 수 없다는 교훈. 리더일수록 변화에 유연하고 진화를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교훈입니다.
2009/08/17 11:35 2009/08/17 11:35

지난 8일과 15일 방송된 '무한도전-동거동락'은 기존 '무한도전'과 비교해 이색적인 형식이었습니다. 많은 인물이 출연한 점에서 기존 '무한도전'과 많이 달랐습니다. 멤버들의 도전이라는 기존 형식을 탈피해 여러 출연자들과 경쟁하며 생존에 도전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일단 정형돈 정준하 박명수 등 기존 멤버가 연달아 탈락해 '무한도전'의 성격이 많이 퇴색되고 있습니다.

이번 '서바이벌 동거동락'편에 출연한 게스트들은 전체적으로 리얼 버라이어티 출연 경험이 많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선 '서바이벌 동거동락'은 이들이 리얼 버라이어티에 도전하는 무대가 되는 의미도 있습니다. 억지로 무언가를 보여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생생한 버라이어티 정신을 보여주는 능력을 발휘하는 경연장이 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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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연 돋보인 인물이 한명 있었습니다. '개그 콘서트'에서 주로 활약한 개그맨 박휘순이었습니다.

박휘순은 동작 및 자세 하나하나와 전체적으로 프로그램에 임하는 태도 등에서 리얼 버라이어티에 비상하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억지로 웃기려 하지 않았지만 한결같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2주에 걸쳐 한결같이 마치 터주대감처럼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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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지난 주 박휘순의 활약상을 돌아볼까요. 포미닛의 '핫 이슈'를 몹시 거북한 댄스와 함께 선보였습니다. 시작과 동시에 좌중을 장악하는 비상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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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박휘순에게 바로 '역한 남자'라는 별명을 선물했습니다. 너무 잘 어울리는 별명이었죠. 이후 박휘순은 다양한 방면에서 리얼 버라이어티 역량을 발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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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박휘순이 '빅 재미'의 문을 연 순간은 허허벌판에서 큰일(?) 치르기였습니다. 쉽게 말해 대변 보기죠. '잘생긴팀'이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에 박휘순은 저만치 떨어진 동산 뒤켠에서 응가를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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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더니 잠시 후 박휘순은 삽을 들고 응가를 꼼꼼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머문 자리마저 아름다운 감동적인 모습을 보여준거죠. 여유롭고 은은하게 처리를 마쳤다는 '오케이' 사인까지 보냈습니다. 비상한 폭소를 제조하며 리얼 버라이어티의 고수의 기운을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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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휘순은 동료들과 관계에서도 유쾌한 모습의 연속이었습니다. 못생긴팀 소속인 박휘순은 잘생긴팀의 저녁 식사 준비에 끼어들어 굳은 일을 도맡아 하는 모습을 보여줬죠. "아무런 사심이 없음"을 강조하는 모습은 리얼 버라이어티의 진수처럼 여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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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허술한 듯한 박휘순은 나머지 출연자들에게는 조롱의 대상처럼 여겨졌죠. 뭔가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길이 이간질에 나선 결과 나머지 멤버들도 은근 슬쩍 박휘순을 탈락 후보로 몰아가는 양상을 보였죠. 그러나 박휘순은 불쌍한 웃음 컨셉트로 은근히 넘겨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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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박명수는 숨은 고수를 알아보는 눈치였습니다. 바로 박휘순을 다음 탈락자로 지목했죠. 탈락시켜야 한다는 의미였을 겁니다. 그러나 박휘순은 허술한 듯 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탈락 후보에서 빠져나갔습니다. 역시 무시못할 고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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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권은 분장쇼였습니다. 박휘순의 분장은 어느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웃음을 만들어냈습니다. 고수의 풍모를 모처럼 제대로 과시하는 순간이었죠. 중요한 점은 함께 하는 사람들이 고수임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그야말로 허허실실의 진수를 보여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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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30분에 걸쳐 준비할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한 공력을 과시했건만, 나머지 경쟁자들은 그저 웃음으로 넘겨버리고 말았습니다. 최후의 생존자에 가장 근접한 인물이 박휘순일 거란 생각은 미처 못하는 분위기죠. 그저 끈끈한 생명력이 있다고 여기는 정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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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박휘순은 어떤 프로그램에서든지 강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두드러지진 않으면서도 탄탄하고 강인한 인상을 남긴거죠. '개그 콘서트'를 비롯해 '무한도전' '해피투게더' '상상 플러스' 등 대부분 출연 프로그램에서 돋보이진 않으면서 묵직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면 단연 박휘순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출격 즉시 강자로 떠오를 숨은 고수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2009/08/16 11:17 2009/08/16 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