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만고 끝에 넘었습니다. 블로그 방문객 1000만을 돌파했습니다. 오를 수 없을 것 같았던 높은 산을 정복한 듯한 뿌듯함이 느껴집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꿈도 못 꿨던 숫자였습니다. 한발 한발 다가가면서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는 과정을 보며 가슴이 부풀기도 했습니다. 고지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전진하기 힘들기도 했습니다.

사실 조금 더 빨리 1000만 고지에 도달할 것 같았습니다. 올해 7월까지 추세만 해도 빠르면 8월, 늦어도 9월엔 돌파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됐습니다. 그런데 8월 이후 방문객이 급속도로 줄어들면서 기대에 비해 2~3개월 늦게 1000만 번째 방문객을 만날 수 있게 됐습니다. 어렵사리 1000만을 넘기니 뿌듯합니다. 한편으로는 덤덤하기도 하면서 어딘지 씁쓸하기도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처음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 8월이었습니다. 상당히 늦은 편이죠. 요즘은 학생들도 블로그나 미니홈피를 운영하는데, 저는 30대 후반에야 시작했으니까요. 회사에서 블로그를 장려하면서 방문객이 많은 블로그에 월별로 상금도 주겠다고 했거든요. 순전히 상금을 노리고 시작했습니다. 목표 의식이 투철하다 보니 첫달부터 상금을 받았습니다.

얼마인지는 퀴즈로 하겠습니다. 1000만 돌파 기념 사은 퀴즈로 하죠. 가장 먼저 끝자리까지 정확하게 맞추신 분에게 그 금액에 해당하는 소정의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비밀댓글로 올려주세요. 기간은 23일까지로 하겠습니다. 만일 정답자가 없는 경우, 가장 매우 근접하게 접근하신 분을 선정해 소정의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매우 근접의 의미는 그래도 비슷한 숫자라는 의미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각설하고. 상금을 노리고 시작했다 보니 방문객을 많이 모으기 위한 포스팅 위주로 하게 됐습니다. 블로그는 어느 정도 제 개인적인 공간이고 취미 생활의 하나가 돼야 할텐데. 이건 기사 쓰는 것 이상으로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업무가 돼버린 겁니다. 어쨌든 방문객 숫자가 질풍처럼 늘어나고 '파워 블로거' 대열에 합류하는 것 같은 즐거움에 열심히 운영하긴 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태그 목록을 살펴 보니 역시 손님 끌만한 주제만을 다룬게 역력히 보입니다. '꽃보다 남자' '무한도전' '유재석' '이민호' 등등등. 실상 목적도 손님 끌기였죠. 때때로 '낚시질'이라는 부도덕한 행위도 하곤 했습니다. 어쨌든 6개월 정도만에 500만을 돌파했습니다. 1년만에 900만에 이르렀습니다. 숫자상으로는 확실한 파워 블로거임에 틀림없는데 허전했습니다.

숫자 외엔 아무것도 없었거든요. 고정 방문객도 그다지 많지 않고, 블로그를 통해 교류하는 분도 별로 없고. 블로그가 닫혀있다는 인상이었습니다. 들어올 순 있지만 나갈 수는 없는 닫힌 공간이라는 느낌이었죠. 이럴 바엔 기사나 하나 더 쓰는게 낫지 않나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약간의 변화를 추구해봤습니다. 제 전문 분야인 연예 쪽 포스팅 외에 취미 생활이나 일상에 대한 포스팅도 해보기로 했습니다. 여행, 음악, 음식 등 다양한 분야를 조금씩 다뤄봤죠. 소통과 교류를 위해선 조금더 저를 열어보이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심산이었습니다. 그런데 왠걸 방문객이 대폭 줄었습니다. 거의 없다시피했죠. 찾아주셔야 교류를 할텐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딜레마의 시기였습니다. 그러면서 슬럼프에 빠졌습니다. 월 130만 이상 손님들이 찾아주신 적도 있는데 어느 틈에 20만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좌절도 이런 좌절이 없었죠. 충격에 한동안 블로그를 잠시 닫기도 했습니다만. 그래도 지금까지 쌓아온게 아깝다, 1000만까지만이라도 가보자는 마음으로 다시 했고 결국 1000만까지 왔습니다.

기쁘고 고맙게도 블로그 방문객 숫자는 조금씩 증가 추세입니다. '연예 기자 이동현'이 아닌 '이동현'으로서 개인적인 공간을 확대하려던 생각을 포기하게 된 점은 아쉬운 부분이긴 합니다. 그래도 간간이 잡담처럼 편안하게 써볼 생각이긴 합니다. 일기 쓰듯이 쓴다고 생각해야죠. 분명 1000만 블로거인데, 실상은 그렇지 않은 점을 극복할 방법은 앞으로의 숙제로 남겨두고요.

1000만 돌파가 기쁘지만은 않은 또 한가지 이유. 알아주는 사람이 없네요. 회사도 그렇고, 주위에서도 그렇고... 사실 1000만 돌파는 어제 20일 이뤘습니다만. 저도 잠시 잊고 있을 정도로 바빴습니다. 아내가 문자로 '1000만 넘었네'라고 알려줬죠. '1000만'이라는 숫자를 캡처하고 싶었는데 이미 1003만까지 가있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회사에는 괴물 블로거가 한 분 계셔서 1000만 돌파에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스핑크스'라는 블로그를 운영하시는데 이미 2000만을 넘겼죠. 얼마전에 2000만 돌파라는 경사가 있었습니다. 저도 그 전에 1000만 돌파했으면 관심 좀 받았을 수도 있었을텐데...

'삼국지'의 주유가 "하늘이시여! 왜 저를 내리고 공명까지 내리셨나이까!"하고 한탄하던 심경이 살짝 공감되네요.(이건 순전한 투정입니다. 제가 '삼국지'에서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 주유입니다)
그래도 괴물 블로거 선배가 아내 외에는 유일하게 1000만 돌파를 축하해주셨답니다.  

 

   
2009/11/21 11:08 2009/11/21 11:08
유재석의 '무한도전' 하차 가능성이 난데없이 제기됐습니다. 유재석의 소속사인 디초콜릿이엔티에프의 고위 관계자의 발언에서 비롯됐습니다. 오는 12월로 '무한도전' 출연 계약이 만료되는 유재석의 재계약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었습니다. MBC측이 유재석의 소속사에 '무한도전'의 외주제작 권리를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죠.

계약 만료 이후 재계약을 논의할 때 외주제작권 문제를 다루고, 여의치 않을 경우 재계약이 없을 수도 있다는 내용의 발언입니다. '무한도전'하면 유재석이고, 유재석하면 '무한도전'인 상황에서 유재석이 '무한도전'에서 하차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는 충격적입니다. 단 0.000001%의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깜짝 놀랄 일입니다. 팬들 입장에선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일이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무한도전'의 김태호 PD가 "그럴 일은 절대 없다"고 단언하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습니다. 유재석이 '무한도전'을 떠날 마음을 먹을 리가 결코 없을테고, 김태호 PD 또한 유재석을 떠나보낼 생각이 없으니 디초콜릿 관계자의 발언은 해프닝으로 끝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논란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복잡하게 꼬여가는 인상까지 줍니다.

심지어 유재석과 김태호 PD 중 하나는 '무한도전'을 떠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도대체 말이 안되는 이야기로 보입니다만. 시간이 흘러도 계속되는 걸 보면 무언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도대체 왜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마치 현실성이 있는 것처럼 여겨지고 있는 걸까요. 연예계의 구조적 문제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단 디초콜릿이엔티에프가 유재석의 출연 계약을 놓고 MBC에 '무한도전'의 외주제작권을 요구하는 상황부터 살펴보죠. '무한도전' 애청자 입장에선 디초콜릿이엔티에프가 절대악으로 여겨질 겁니다. '기획사의 횡포'로 지탄받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업자로서 디초콜릿 입장에선 당연한 요구로도 볼 수 있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디초콜릿은 유재석에게 약 10억원의 계약금을 지급했습니다. 사업자 입장에서 계약금 이상의 수익을 거두려고 하겠죠. 유재석은 연간 20억원 이상을 버는 방송가 블루칩입니다만. 디초콜릿은 계약 조건에 따라 수익을 배분 받습니다. 지급한 계약금 이상 배분 받긴 쉽지 않을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디초콜릿이 유재석에게 거액의 계약금을 지급한 이유 중엔 부가 사업을 위한 부분도 있습니다. 외주제작 참여가 그 중 하나가 되겠죠. 이는 디초콜릿 뿐 아니라 대부분 연예 기획사에 해당되는 이야기일 겁니다. 디초콜릿의 유재석 영입 목적 중엔 인기 오락 프로그램의 외주제작에 참여해 매출을 올리려는 부분이 컸을 거라는 의미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기서 유재석과 함께 대한민국 방송가를 양분하는 강호동을 살펴볼까요. 강호동 역시 디초콜릿 소속입니다. 강호동이 출연 중인 또는 출연했던 대부분 프로그램은 디초콜릿의 외주제작 프로그램으로 돼 있습니다. '황금어장' '스타킹' '야심만만2' 등의 외주제작사가 디초콜릿입니다. 기획사의 사업 취지에 맞는 연예인인 셈입니다.

반면 유재석의 경우엔 '패밀리가 떴다'만이 디초콜릿 외주제작으로 돼있는 프로그램입니다. '무한도전' '놀러와' '해피투게더 3' 등은 디초콜릿과 무관한 프로그램인 셈입니다. 디초콜릿 입장에서 강호동과 유재석이 극명하게 비교된다고 여길 수도 있을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다고 해서 디초콜릿이 유재석의 하차까지 들먹이며 '무한도전'의 외주제작권을 압박하는게 결코 옳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분명히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고 행복추구권에 위배되는 행위입니다. 기획사의 횡포라는 표현도 맞습니다. 디초콜릿이 유재석을 걸고 외주제작권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하기도 하면서 부당한 처사이기도 하다는 모순에 이르게 되네요.

바로 구조적 모순입니다. 기획사가 감당할 수도 없는 계약금을 주면서 연예인을 소속시켜야 하는 연예계 전반의 구조적 모순이죠. 지급한 계약금 이상을 벌기 위해 어떠한 사업이든 벌려야 하는 왜곡된 사업 구조에서 비롯된 비극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제작의 역량을 갖추지 못한 기획사가 스타 연예인을 걸고 외주제작사가 되는 점 또한 왜곡된 구조에서 비롯된 모순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실 디초콜릿의 경우 스타 연예인을 앞세웠을 뿐 연출자 등 제작 관련 역량을 갖추진 않았거든요. 본격적인 의미의 외주제작사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한국에만 존재하는 기형적인 형태의 외주제작사라고 봐도 될 겁니다. 제작 역량이 없는 연예 기획사가 외주제작에 참여하다니. 분명한 모순입니다.

이 같은 모순이 생기는 원인은 치솟은 스타 연예인의 몸값입니다. 기획사에서 스타 연예인 영입에 지급하는 계약금이죠. 어지간하면 10억이죠. 기획사 입장에서 매니지먼트 업무만으로는 도저히 수지를 맞출 수 없기에 기형적 외주제작에 뛰어들 수밖에 없게 됩니다. 사실 그래도 수지는 못 맞춥니다. 매출이나 올릴 뿐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럼 기획사들은 손해볼 걸 뻔히 알면서 왜 스타 연예인들의 몸값을 감당도 못할 정도로 올렸을까요. 2000년대 중반 연예계에 불어닥쳤던 엔터테인먼트 주식 열풍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연예 기획사와 제작사들이 너도 나도 코스닥 상장에 열을 올렸죠. 외양을 키우기 위해 스타 영입이 필수였기에 몸값을 천정부지로 올렸습니다.

일단 상장을 하고 나면 돈을 벌 수 있는 시절도 있었습니다. 회사 운영으로는 엄청난 적자를 면할 수 없지만 주식으로 이를 벌충하고도 남는 돈을 벌던 시절이었습니다. 결국 기획사들은 주식으로 돈을 벌기 위해 터무니없을 정도의 거액을 들여가며 스타들을 영입했습니다. 그러다가 엔터주의 거품이 꺼졌습니다만. 이미 오른 스타의 몸값을 내리기엔 쉽지 않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결과적으로 이 같은 구조적 모순의 도미노 현상에서 유재석의 '무한도전' 하차 운운하는 이야기가 비롯됐습니다. 그렇다고 구조적 모순 때문이니 누구에게도 책임이 없고 그저 다들 손놓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무한도전'과 유재석이 함께 갈 수 있도록 명쾌한 해결 방안을 찾아야겠죠.

디초콜릿측에서 '무한도전'이 지니는 사회적 의미와 유재석이 프로그램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감안해 대승적으로 양보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긴 합니다. '무한도전'은 단순한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라는 점을 간과하지 말았으면 하는거죠. 김태호 PD와 멤버들의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 있도록 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디초콜릿도 주주가 있는 회사이고, 수익을 내야하는 의무가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단순히 양보를 하라고만은 할 수 없을 겁니다. 단순하고 명쾌한 해결책이 분명히 있고, 그렇게 될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게 될 수만도 없는 상황입니다. 상황 자체도 모순이네요. 구조적 모순에서 기인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2009/11/20 07:37 2009/11/20 07:37
이준기의 반란은 일단 실패하는 분위기입니다. 18일 첫 방송된 이준기 주연의 '히어로'는 5%대 시청률에 그쳤습니다. 시청률 30%를 넘나드는 대작 '아이리스'와 정면 대결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아이리스' 같은 블록버스터 화제작이 탄력까지 제대로 받은 상황에서 어떤 작품이 맞대결에 나선다 해도 결과는 비슷했을 겁니다. 사실 '아이리스'도 '선덕여왕'의 초강세를 피하기 위해 월화극에서 수목극으로 이동한 바 있습니다.

어쨌든 원톱에 가까운 주인공인 이준기에겐 아픈 결과라고 보여집니다. 물론 불가항력인 것도 사실입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명확하게 숫자로 제시된 결과를 피해갈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시청률 5%대. 시청자 반응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실패작으로 분류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주인공 이준기에게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겁니다. 이준기는 저조한 시청률에 평가절하돼야 할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목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이준기는 '히어로'의 저조한 시청률로 폄하해서는 곤란한 배우입니다. '히어로'에 출연하게 된 과정부터 '히어로'가 '아이리스'와 맞대결이 결정되기까지, 또한 연기에 임하는 자세 등 모든 면에서 후한 점수를 주고 박수를 보내야 하거든요.

일단 이준기가 '히어로'에 캐스팅된 과정을 먼저 짚어봐야 합니다. 이준기는 다소 억지스러운 과정을 거쳐서 '히어로'에 출연하게 됐거든요. 예전 소속사에서 일방적인 결정을 거쳐 출연하도록 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캐스팅된 건 거의 1년 전 일이었죠. 편성 여부도 불투명했고, 누가 함께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덜컥 출연하게 됐습니다. 당시 제목은 '끝나지 않은 전쟁'인가 뭔가 그랬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게다가 출연료의 상당 부분은 예전 소속사에서 받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이준기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제작 시기가 미뤄지기까지 했습니다. 톱스타급인 이준기는 발이 묶여 다른 좋은 작품 출연 제의를 고사해야 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상당수 방송 관계자들이 '이준기가 뭐하러 그 작품에 매달려 있나'하고 의아해하기도 했습니다.

이준기는 의연하게 자리를 지켰습니다. 비록 여러모로 손해 보는 장사임이 분명했지만 그 과정에서도 최선의 것을 얻어내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졌습니다. 특히 그 동안 다소 심각하고 무거운 느낌의 배우라는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기고 캐릭터 완성에도 많은 노력을 쏟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코믹 연기라는 새로운 분야를 통해 영역을 확대하고자 하는 노력이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과정에서 '아이리스'와 맞대결하게 되는 불리한 상황을 맞게 됐습니다. '아이리스'의 '선덕여왕' 피하기 전략 때문에 벌어진 일이죠.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졌다'는 비유가 적절할 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준기는 '아이리스'라는 고래 때문에 등 터진 새우 신세를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이준기는 "마음을 비우면 즐기면서 연기할 수 있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속내야 어떨 지 모르겠지만요.

우여곡절은 계속됐습니다. 여자 주인공이 한지민에서 김민정으로 바뀌더니, 김민정 또한 부상을 이유로 자진 하차해 버렸습니다. 특히 김민정은 캐스팅된 이후 1개월 가까이 이준기 등 출연진을 허송세월하게 했습니다. 이준기는 바뀐 여배우들과 호흡 문제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해야 했고, 자신의 연기 감각을 유지하는데에도 애를 먹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찌 보면 가장 배역에 잘 어울리는 배우라고 할 수 있는 윤소이가 막차로 합류해서 한숨 돌리긴 했지만, 촉박한 스케줄은 완성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이준기는 수많은 악재를 뚫고 '히어로'가 출범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작품 입장에서 이준기는 진정한 히어로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작품을 보니 이준기는 정말 즐겁게 연기한 티가 났습니다. 힘든 상황들이 이어졌지만 연기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게 역력히 보였습니다. 어울리기도 잘 어울렸고요. 윤소이와 호흡도 훌륭했습니다. '히어로' 역시 웰메이드 드라마가 될 거란 기대를 갖게 했습니다. '아이리스'에 가린 비운의 수작이라고 할 수 있겠죠. 저조한 시청률이 이준기의 유쾌하고 즐거운 연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길 바랍니다.


2009/11/19 11:16 2009/11/19 11:16

역시 '지붕 뚫고 하이킥'은 기대를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거침없이 하이킥'의 후속작으로 등장해 전편 이상의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형만한 아우 없다'는 속담처럼 전편을 능가하는 속편이 나오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국내 드라마의 경우 속편은 대부분 전편의 명성에 누를 끼치는 결과를 보여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지붕 뚫고 하이킥'의 이례적인 작품으로 남을 전망입니다.

'지붕 뚫고 하이킥'은 '거침없이 하이킥'과 비교할 때 확연히 구분되는 점이 있습니다. 여자 연기자들의 활약상이 돋보인다는 점이죠. '거침없이 하이킥'은 정일우 김범 등 꽃미남 신예들이 인기를 주도했습니다. 반면 '지붕 뚫고 하이킥'의 성공 비결엔 황정음과 신세경의 뜻밖의 활약이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순재 선생, 정보석, 오현경, 최다니엘, 윤시윤 등도 제 몫을 100% 이상 하고 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황정음과 신세경이 '지붕 뚫고 하이킥'의 인기를 주도하는 과정에서 눈에 띄는 점은 두 사람이 작품 안팎에서 펼쳐 보이는 매력 대결입니다. 황정음과 신세경은 확연히 구분되는 매력 포인트를 지니고 있어 매력 비교 자체만으로 흥미롭습니다. 두 사람 모두 '지붕 뚫고 하이킥'을 통해 재발견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점은 작품에게 또 두 사람에게 엄청난 플러스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황정음과 신세경의 매력을 스펙별로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모습과 그동안의 활동상에 비춰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호들갑 Vs 차분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황정음과 신세경의 극중 이미지는 확연히 차별화됩니다. 황정음은 항상 호들갑에 실수 투성이로 철없는 신세대의 이미지입니다. 반면 신세경은 극단적으로 차분합니다. 아버지와 떨어져 사는 아픔을 지닌 탓에 어딘지 그늘도 드러워진 이미지입니다. 황정음이 곱게 자란 철부지 인상이라면, 신세경은 어려움을 이겨내며 성장한 조숙한 인상입니다.

황정음이 함께 즐거워하며 활력을 느끼고 싶은 사랑스러움을 지녔다면, 신세경은 도와주고 보살펴주고 싶은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사랑스러움의 소유자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달리 생각해 보면 황정음은 옆에서 쫓아다니며 실수를 챙겨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반면, 신세경은 상대방을 꼼꼼하게 챙겨줄 것 같은 느낌을 주네요. 황정음은 연애의 상대로 좋을 것 같고, 신세경은 결혼의 상대로 좋을 것 같네요.

▶발랄 Vs 순수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황정음과 신세경의 캐릭터도 분명하게 구분됩니다. 황정음은 발랄하고 명랑한 캐릭터인 반면, 신세경은 순수하고 조신한 캐릭터입니다. 황정음은 대학 생활을 하며 신세대의 특권을 마음껏 즐기기에 밝고 톡톡 튀는 성격을 지녔습니다. 그에 반해 신세경은 동생을 보살피고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탓에 신세대의 즐거움에서 소외돼 있습니다. 덕분에 때 묻지 않은 순수함 만큼은 확실하게 지니고 있습니다.

캐릭터를 놓고 보면 황정음 도시 미녀의 이미지가 부각된다고 볼 수 있겠네요. 신세경은 전원의 자연미를 간직한 미인이라고 구별할 수 있겠습니다. 황정음에게는 실없는 농담도 던지며 놀리는 재미를 즐길 수 있다면, 신세경에는 조심스럽게 예의를 다해야 할 것 같은 느낌입니다. 황정음 앞에서는 같이 발랄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면 신세경을 대하면서는 왠지 경건해져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변화무쌍 Vs 무표정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황정음과 신세경의 표정 연기는 '지붕 뚫고 하이킥'의 재미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 중에 하나일겁니다. 역시 확연히 대비되는 요소이기도 하죠.

황정음은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으로 재미를 선사합니다. 화냈다가, 웃었다가, 겁에 질렸다가, 슬퍼하다가…. 천의 표정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감정의 기복이 다소 심해보이기도 하고요. 반면 신세경은 무표정입니다. 어떤 감정을 지녔건 표정은 하나죠. 약간의 엉뚱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간간이 포커 페이스의 포스도 느낄 수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연기력을 놓고 보면 신세경에게 조금 더 점수를 주고 싶네요. 다양한 표정은 또래 신세대들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짓는 것이기에 일상을 표현한다고 볼 수 있겠지만, 무표정으로 감정을 갈무리하는 것은 일상은 아니거든요. 상당히 고난도 연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 '안녕 프란체스카'의 심혜진처럼 연기 공력이 제법 필요한 연기가 아닐까 싶거든요. 

▶가냘픈 소녀 Vs 청순 글래머
몸매는 황정음과 신세경 모두 훌륭하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두 사람 모두 아직 풋풋한 소녀티를 간직하고 있지만 장래적으로 섹시 스타로 도약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거든요. 황정음은 다소 가냘프긴 해도 보기 좋게 날씬한 몸매를 지녔습니다. 신세경은 아직 보여주진 않았지만 은근히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뽐내고 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몸매에 있어서는 신세경이 점수를 조금 더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청순 글래머'라는 별명과 함께 새로운 부각의 효과까지 누리고 있으니까요. 황정음도 뒤질 건 없습니다만. 스타화보를 통해 어느 정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신선함과 재발견의 효과 등을 감안할 때 신세경 쪽에 다소 무게가 실릴 것 같습니다.

매력 비교는 이 정도로 충분할 것 같고요. 공통점 하나를 짚어볼까 합니다. 두 사람 모두 멋진 변신에 성공하고 있다는 점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신세경은 신세대 연기자임에도 신세대 다운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토지' '선덕여왕' 등 사극에서 주인공의 아역을 연기하며 고전적인 이미지를 보여줬죠. 영화 '오감도'에서는 베드신까지 도전했네요. 어른스러움을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지붕 뚫고 하이킥'에선 모처럼 풋풋함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황정음은 그룹 슈가 탈퇴 이후 연기자로 변신해서 그다지 확실히 캐릭터를 구축하지 못한 인상이었습니다. 슈가 출신으로 더 늦게 연기에 도전한 한예원보다 뒤쳐지는 인상까지 줬죠. 그러나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대번에 캐릭터를 만들어냈습니다. 연기자로서 입지를 확실히 굳혀낸 분위기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보너스로 뇌구조를 한번 비교해볼까요. 물론 제가 만든 건 아닙니다. '지붕 뚫고 하이킥'의 열혈 시청자들은 황정음과 신세경의 뇌구조를 창조해가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황정음과 신세경에 대한 응원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2009/11/14 07:37 2009/11/14 07:37
'미남이시네요'는 유쾌하게 웃으며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작품입니다. 전개가 착하면서도 유쾌하지만, 무엇보다 연기자들의 연기도 유쾌합니다. 박신혜는 풋풋하면서도 유연한 연기로 깜찍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고, 이홍기와 정용화는 다듬어지진 않았지만 정감있는 연기로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유이는 타고난 연기자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능청스러운 연기력을 과시하고 있죠.

무엇보다 '미남이시네요'를 빛내고 있는 주인공은 장근석입니다. 신선함과 노련함, 상큼함과 느끼함 등 공존하기 힘든 요소들을 한꺼번에 보여주며 '미남이시네요'의 무게중심을 확실히 잡아가고 있습니다. 신예들을 이끄는 리더십을 과시하고 있죠. 종횡무진 활약한다는 표현이 더없이 어울린다고 할까요. 아직 20대에 불과한 장근석이 어쩌면 이토록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동시에 펼쳐보일 수 있는 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남이시네요'에서 장근석의 연기 중 노련함을 느끼게 하는 부분은 그가 작년에 출연한 '베토벤 바이러스'를 연상시킵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 김명민을 떠오르게 하죠. 오만하면서도 은근히 허점을 드러내는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자칫 잘못 표현하면 재수없는 캐릭터일 수도 있을텐데 장근석표 황태경은 사랑스럽습니다. 장근석이 김명민과 함께 연기하면서 많은 걸 배웠음을 엿볼 수 있죠. 사실 황태경이 음악적으로 천재성을 지닌 인물임을 감안하면 '리틀 강마에'라는 별명도 자연스럽습니다. 장근석의 연기가 훌륭한 만큼, 그에겐 '리틀 김명민'이라는 별칭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장근석은 노련한 황태경 캐릭터에 신세대만의 발랄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극중에서 자주 볼 수는 없지만 간간이 지어보이는 해맑은 미소와 어른 흉내를 내 듯 조금은 엉성한 모습은 황태경을 미워할 수 없게 만듭니다. 장근석 아니고 누가 황태경 캐릭터를 그토록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선뜻 떠오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아니 장근석만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미남이시네요'에서 장근석을 보면 떠오르는 작품과 캐릭터가 또 있습니다.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입니다. 외모와 여러 조건에서 완벽함을 갖춰 오만불손하고 자기만 아는 듯하지만 은근히 따뜻한 마음씨를 지녔고 사랑에도 서툰 캐릭터죠. 구준표와 황태경은 통하는 구석이 많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고 보면 장근석은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 역 제의를 받았던 배우입니다. 사실 이민호보다 우선 순위로 거론됐습니다만. 고사하고 '베토벤 바이러스'를 택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장근석은 이민호를 2009년 연예계 최고 히트 상품으로 만드는데 일조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겁니다. 각설하고. 장근석이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 역을 맡았어도 매력적으로 표현했을 거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꽃보다 남자'를 볼 때만 해도 구준표 역에 이민호 만큼 잘 어울리는 배우가 또 있을까 생각했죠. 물론 장근석이 구준표를 연기했으면 이민호와는 많이 달랐을 겁니다만. 다른 색깔의 멋진 구준표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결과론적인 이야기입니다. 당시 장근석이 구준표 역을 고사한 이유 중엔 김현중이 연기한 윤지후 역을 원했던 점도 작용했다고 하니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87년생인 장근석은 한국 나이로 스물세살입니다. 그런데 연기를 놓고 보면 20대를 훨씬 넘어선 능숙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약간 애어른 같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죠. 또래 연기자들 같은 신세대 스타의 이미지는 그다지 부각되지 않습니다. 아역 배우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아역 배우 시절을 떠올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하이틴 시절부터 20대 초반에 이르는 과정에서 작품 선택이 여느 배우들과는 많이 달랐기 때문일겁니다.

장근석은 '여인천하' '대망' 등에 출연할 때만 해도 아역 배우의 연장선상에 놓인 듯했습니다. '논스톱4'와 '프라하의 연인' 때에는 아역 배우의 티를 벗으려는 신세대 스타로 여겨졌죠. 그러나 '황진이' 때부터 예상을 벗어난 행보를 보여줬습니다. 일찌감치 어른스러움에 도전한 듯했습니다. '쾌도 홍길동' '베토벤 바이러스'를 거치면서 성숙한 성인 연기자의 이미지를 다졌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즐거운 인생', '기다리다 미쳐', '이태원 살인사건' 등의 영화에서도 장근석의 연기 행보는 또래들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장근석은 신세대 스타 시절을 스스로 잃어버린 배우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만일 그가 신세대 스타에게 어울리는 트렌디 드라마에 출연했다면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겠죠. 하지만 지금처럼 대단한 포스를 지닌 배우로 성장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장근석이 이런 선택을 하게 된 배경에는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점도 한몫 거들었으리라 여겨집니다. 가요 시상식에서 깜짝 놀랄 퍼포먼스를 선보이는가 하면,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는 그로테스크한 패션 감각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여느 스타 같으면 쉽게 하기 힘든 행동들이었죠. '꼴불견'으로 보일 수도 있었을텐데 장근석이기에 어울리고 자연스러웠습니다.

'미남이시네요'는 모처럼 장근석이 신세대 스타에게 어울리는 선택을 한 작품이 될 겁니다. 장근석은 신세대 겨냥 드라마에서 신세대의 연기를 훨씬 뛰어넘는 연기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장근석은 성장이 빠른 배우입니다. 너무 빠른 점에서 천재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형 배우의 탄생도 기대됩니다. 다만 너무 빠른 성장에 장근석이 피로를 느끼지 않을 지는 다소 걱정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2009/11/13 06:37 2009/11/13 0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