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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과 16일 2주에 걸쳐 방송된 '1박2일'의 '혹한기대비훈련'편을 보면서
안쓰러움이란 게 바로 이런 거구나 하는 걸 제대로 느꼈습니다.

인적이 전혀 없는 폐가를 무대로, 진정한 야생을 보여주기 위해
멤버들이 제대로 고생한 흔적은 역력했지만,  
예전에 '1박2일'이 보여준 재미와 감동은 전혀 담아내지 못했기 때문이죠.

거의 엄동설한에 가까운 날씨에 김씨는 호떡 하나 먹겠다고 알몸 투혼을 발휘했고,
수저도 없이 저녁식사로 카레를 먹으면서 갖은 애를 쓰는 모습들이 펼쳐지는 등,
이번 '1박2일'은 야생 버라이어티의 끝을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그렇지만 예전처럼 웃음이 나오진 않았습니다.
'무엇을 위해 저렇게까지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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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1박2일'의 '혹한기대비훈련'편은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취지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1박2일' 초창기의 순수했던 야생의 모습을 되찾겠다는 취지였죠.

일단 겉보기로는 초심으로 돌아간 듯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초심과는 정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기울어가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 취하는 생존 방식을 고스란히 답습하는 듯 했거든요.
'독한 아이템', '더 독한 아이템'을 추구하면서 서서히 독성의 늪으로 빠져드는 모양새였죠.

일단 독성의 늪에 빠지면, 더욱 독한 걸 찾아가게 되곤 합니다.
시청자들의 입맛이 자극적인 것에 서서히 길들여 지거든요.
그러다가 어지간히 독한 것엔 무감각해집니다. 막장에 접어드는 순간을 맞는거죠.
물론 '1박2일'은 다행이도 아직 독성의 늪에 빠져들진 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혹한기대비훈련'편에선 독한 것을 추구한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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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동행 취재에서 강호동에게 던져진 질문 또한 그런 부분이 엿보였습니다.
유재석과 비교를 요구하는 질문이었죠.
유재석과 강호동은 당금 방송가에서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거물 방송인입니다.
어느 한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울지 않는 중심세력이기도 합니다.
물론 기자가 그런 질문을 할 순 있겠지만, 방송에서 고스란히 내보내는 것은
다분히 눈길을 끌기 위한 자극적인 면모가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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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은 '1박2일'이 독하고 자극적이길 바랄까요?
사실 지금까지 '1박2일'도 독하다고 보면 충분히 독했습니다.
복불복게임을 통해 밖에서 벌벌 떨면서 자고, 까나리액젓을 벌컥벌컥 들이키고...
어찌보면 혹한기대비훈련보다 더 독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독하다고 여겨지지 않았던 건 '1박2일'이 담아낸 야생성의 의미 덕분이었습니다.
혹한기대비훈련은 야생성의 초심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야생성보다 독성이 두드러져 보였네요.
독성의 늪은 헤어나기 힘듭니다.
부디 '1박2일'이 독한 것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길 바랍니다.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재미있고 시청자들은 감동을 느낍니다.
  
2008/11/17 10:48 2008/11/1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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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청률이 가장 높은 오락 프로그램은 '패밀리가 떴다'입니다.
프로그램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계량화된 잣대가 시청률임을 감안하면,
'패밀리가 떴다'는 가장 인기 있는 오락 프로그램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시청률이 한정된 표본에 의해 조사가 이뤄지는데다가
프로그램 간 직접적인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패밀리가 떴다'가 가장 인기 있는 오락 프로그램이라는 표현엔 무리가 있을 것 같고요.
'무한도전', '1박2일'과 3강체제를 이루고 있다고 보는 게 가장 정확할 것 같네요.

사실 세 프로그램은 닮은 점이 많습니다.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하기에 근본적으로 비슷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만,
하나의 팀 체제로 운영되는 멤버십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출발점이 같습니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무한도전'을 원조격으로 볼 수 있을테고,
'1박2일'이 이를 계승한 뒤 '패밀리가 떴다'로 이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패밀리가 떴다'는 가장 후발주자이기에 차별화라는 중요한 숙제를 짊어지게 됐죠.
여러 방면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는데, 그중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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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 게스트를 초대하는 거라 생각됩니다.

'무한도전'이 아주 가끔 의미있는 스타를 초대하긴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멤버십이라는 폐쇄성을 유지하고 있고요.
'1박2일'은 폐쇄성을 확고히 지키고 있습니다.
'패밀리가 떴다'가 동방신기 김종국 비 등 톱스타를 연달아 초빙하는 것은
분명히 풍성한 볼거리를 보장하는 훌륭한 무기가 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좋은 차별화의 수단이 되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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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동시에 깊이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프로그램의 본질을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패밀리가 떴다'는 제목 그대로 가족(패밀리)이 어딘가에 뜨는 프로그램입니다.
'무한도전'과 '1박2일'이 강력한 결속력을 지닌 팀의 개념을 앞세우고 있다면,
'패밀리가 떴다'는 이보다 더욱 강력한 가족의 개념을 내세우고 있는거죠.
멤버들이 어딘가에 뜨는 것은 가족 여행이라 생각해도 될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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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보면 톱스타 게스트는 가족 여행에 동참한 손님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요즘 '패밀리가 떴다'는 어떨까요. 왠지 주객이 전도된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가족 여행에 손님을 초대했다기 보다, 손님을 모시기 위해 가족이 떴다고 보여지고 있죠.
손님을 극진히 대접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가족 본연의 개성이 흔들린다면 곤란할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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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톱스타 게스트의 출연이 흥미 요소를 강화시키는 건 분명합니다.
김종국이 군 복무를 마친 뒤 오랜만에 돌아와서 평소 볼 수 없던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팬들에겐 반가움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해주는 게 됩니다.
또한 김종국 입장에선 틈틈이 배경 음악으로 자신의 노래가 나오는 덕분에,
신곡 홍보에도 적지않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윈윈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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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세계적인 스타의 모습이 아닌, 편안한 한국의 신세대 연예인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시청자들은 반가운 비의 모습에 환호하고, 재미있는 비의 모습에 즐거워할 수 있었겠죠.
비 또한 한국 팬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점에서
출연 효과는 분명히 얻었으리라 보여집니다.

'패밀리가 떴다'에게 톱스타 게스트가 독인지 약인지를 논하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일단 풍성한 볼거리와 재미를 감안한다면, 톱스타 게스트는 분명 약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오락 프로그램의 경향을 생각하면 조금 다를 수도 있습니다.
출연자들 간의 결속력이 시청자들의 충성도로 이어지는 경향과 추세를 놓고 볼때엔,
가족을 내세우는 '패밀리가 떴다'에게 톱스타 게스트는 독일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양날의 칼'이라는 표현이 적절한 비유가 될 수 있을까요.
분명 톱스타 게스트는 훌륭한 재료이고, 재미를 위한 좋은 무기입니다.
그러나 적절한 활용이 필요합니다. 본질을 지키는 선에서의 활용이죠.

'패밀리가 떴다'는 분명 좋은 칼을 손에 쥐고 있지만,
그 칼은 날이 양쪽에 서려 있는 점을 생각해야 할 겁니다. 날카로운 날이죠.
어려운 숙제일 수도 있다고 보여지네요.

 


 
2008/11/09 23:10 2008/11/09 2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