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패밀리가 떴다'는 이효리가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효리가 어떤 활약을 펼치는 지에 따라 '패밀리가 떴다'의 성공 여부가 달려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효리의 활약의 방향성에 있어서는 조금 달리 생각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생각과 반대쪽을 향하고 있거든요. 이효리의 활약이 중요하긴 하지만 이기는 활약이 아니라 지는 활약을 펼쳐야 한다는 점이죠. 이효리가 무너지고 망가질수록 '패밀리가 떴다'는 흥미진진해집니다. 조금 역설적이긴 합니다만. 이효리가 무너지면 '패밀리가 떴다'는 치솟아 오르는 상황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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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과 9일 방송분에는 송지효가 게스트로 출연했습니다. 여러 장면에서 이효리와 송지효의 대결이 펼쳐졌습니다. 이효리는 줄곧 맥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악발이처럼 열정적으로 게임에 임한 송지효의 활약이 돋보이긴 했습니다. 송지효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재미도 돋보였습니다만. 실상은 이효리가 무너진 점에서 더 큰 재미를 찾을 수 있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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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는 현재 연예계에서 최고의 섹시 아이콘입니다. 미녀 스타는 많지만 이효리 만큼 섹시한 미녀 스타는 없을 겁니다. 한 마디로 독보적인 존재죠. 독보적인 존재이다 보면 범접하기 쉽지 않습니다. 손 닿지 않는 먼곳에 있는 존재처럼 느껴지죠. 게다가 이효리는 카리스마도 대단합니다. 종합해서 표현하면 섹시 카리스마라고 할 수 있죠.

이쯤 되면 이효리는 좀처럼 가까워지기 어려운 존재일겁니다. 압도하고 군림하는 존재처럼 여겨질 겁니다. 모두를 압도할 것 같은 존재가 망가지고 무너지는 상황은 친근함이라는 효과로 이어져 유쾌한 재미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효리가 '패밀리가 떴다'에 가장 큰 재미를 만들어내는 상황들이라고 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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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가 무너지면서 '패밀리가 떴다'가 올라선 사례는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는 김원희가 게스트로 출연했을 때죠. 당시 이효리는 김원희에게 멱살을 잡히는 등 쩔쩔매며 굴욕을 당했습니다. 역대 가장 재미있었던 '패밀리가 떴다'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손담비가 게스트로 출연했을 때도 이효리는 유쾌한 굴욕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이효리는 가요계 선배로서 손담비를 구박하고 견제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밀리는 쪽은 오히려 이효리였죠. 손담비는 쩔쩔매는 와중에 여성적인 매력으로 패밀리 멤버들의 점수를 얻었고, 이효리는 나이 들어 가는 서글픔을 절감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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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가 출연했을 때에도 이효리는 풋풋한 신세대의 매력에 짐짓 밀리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돌발 몰래카메라로 윤아를 눈물 짓게 만들긴 했지만 돋보이는 사람은 윤아였습니다. 이효리는 '나쁜 언니'라는 굴욕의 상황을 맞았죠. 역시 무너진 모양새였죠.  

'이효리가 귤욕을 당하면 '패밀리가 떴다'는 더 재미있어진다'는 명제가 성립되는 양상이네요. 결국 이효리는 '패밀리가 떴다'에서는 매력의 근원을 이루는 섹시 카리스마를 버리는게 최선이 되겠네요. 그런데 이효리에게 '패밀리가 떴다'는 활동 무대 중에 하나일 뿐이죠. 본업인 가수일 때에는 당연히 섹시한 매력을 앞세우고 부각시켜야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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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의 양극단을 오가야 하는 상황인 셈이죠. 팬들 입장에선 가수가 본업인 이효리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수로서 최고 장점을 버려야 하는 상황을 안타깝게 여길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하차하라'는 조언성 의견도 심심치않게 개진하곤 합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점이 있습니다. 이효리는 가장 섹시한 미녀 스타인 동시에, 가장 친근한 미녀 스타라는 점이죠. 이효리는 '패밀리가 떴다'를 통해 섹시 아이콘이면서도 친근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섹시 아이콘은 범접하기 힘든 존재라는 편견을 깨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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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가 굴욕을 당하면 '패떴'은 분명이 날아오릅니다. 언뜻 보기에 이효리는 망가지고 무너진 모습을 보여준 듯하죠. 그러나 실제로 이효리는 더 가까운 곳으로 다가왔습니다. 신비함을 벗어던지긴 했지만 팬들 가까운 곳에서 살아 숨쉬는 섹시 아이콘으로 존재감을 높였습니다. 신비주의를 벗지 못하는 미녀 스타들이 다수임을 감안하면 대단히 의미심장하죠.

2009/08/11 06:37 2009/08/11 06:37
요즘 오락 프로그램의 경향은 크게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을 겁니다. 리얼 버라이어티와 토크 버라이어티로 나뉠 수 있을 겁니다. 이들 중 리얼 버라이어티의 경우 무언가 의미있는 과업을 수행하는 것이 주된 추세입니다. 그런 추세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프로그램은 물론 '무한도전'이겠죠. '무한도전'은 별것 아닌 듯 보이는 장면에도 의미를 담는 묘한 힘을 보여줬습니다.

8일 방송된 '서바이벌 동거동락'편은 바캉스 특집이라는 부제답게 '무한도전'이 바캉스를 떠난 느낌이었습니다. 서바이벌에 도전하는 의미야 지니고 있지만 '무한도전'다운 도전은 아닌 듯 싶고요. 그 동안 의미있는 도전들을 하느라 애를 좀 먹었으니 이번엔 몸으로 떼우는 도전으로 머리를 푹 식히겠다는 의도가 담긴 듯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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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미에선 '무한도전'의 바캉스라고 봐야할까요. 그러다 보니 기존의 '무한도전'과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향도 보여줬습니다. 물론 '3D 예능'이라는 표현으로 설명되는 생고생 버라이어티의 경향은 이어졌습니다만. 무의미하게 웃음을 쥐어짜려는 듯 보인 점에서 '막장'이 가미됐다고 할까요.

어쨌든 '무한도전'이 막장에 뛰어드니 그것도 색다른 맛이 있었습니다. 3D 막장 예능의 진수를 보여줬다고 평가해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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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서바이벌 동거동락'은 역대 최다 게스트를 출연시킨 점에서 기존 '무한도전'의 성격에서 벗어나있습니다. 게스트 선정도 왠지 무작위의 느낌을 주더군요. 그냥 '내키는대로'라고 설명해야 할까요. 손호영 박휘순 상추 배정남 양배추 등 그다지 조합으로 떠오르지 않는 게스트들이 '꾸역꾸역' 모여든 인상이었습니다.

물론 여기에도 의미심장한 대목은 있습니다. 여자 게스트가 단 한 사람도 없다는 점이죠. 남자로만 출연진을 구성했을 때 흥미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질 수 있을텐데 과감히 남자로만 출연진을 구성한 것은 '무한도전'다운 도전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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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출연진을 2개의 팀으로 나눴죠. 잘생긴 팀과 못생긴 팀으로요. 그런데 그다지 설득력은 없는 팀 분류였습니다. 잘생긴 팀에 못생긴 사람이 여럿 포함됐고(굳이 누구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못생긴 팀에도 잘 생긴 사람이 몇몇 포함됐습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대결 구도의 오락 프로그램이 팀을 나눌 때 이름만 거창하게 분류해놓고 실상은 전혀 이름과 상관없이 구성했던 점에 대한 패러디가 아니었나 보여지기도 하네요. 그러고 보면 '무한도전'은 의미를 부여하려면 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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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부만 40~50분 지속되는 가운데 막장 예능의 진수를 보여줬습니다. 18시간 동안 다른 아무것 없이 놀고 게임하는 설정이죠. 그것도 남자들끼리만요. 남자들끼리 모인 가운데 댄스 경연대회를 진행한 것은 정말 웃기는 막장이었죠. 그 중에 역시 최고의 막장은 박휘순의 기가 막힌 댄스였습니다. 기가 막히게 거북한 댄스 퍼레이드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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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휘순에게 '역한 남자'라는 별명을 붙여준 것은 정말 적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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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동거동락'에는 최후의 생존자에게 3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집니다. 작지 않은 상금인 만큼 의욕을 갖고 도전해볼만 하죠. 진짜 300만원을 걸고 하는 것임을 보여줬습니다. 500원짜리 동전 6000개죠. 최후의 생존자가 돼도 가져가려면 애 좀 먹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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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방송분에선 16명의 참가자 중 2명이 탈락했습니다. 탈락자의 면면이 제법 의미있습니다. 1차 탈락자는 정형돈, 2차 탈락자는 정준하였죠. '무한도전'의 고정 멤버들이 줄줄이 탈락의 고배를 마신 셈입니다.

제법 의미심장하죠. 비중 있는 스타들은 결코 탈락되지 않는 기존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대한 날선 패러디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벌써부터 '무한도전' 애청자들은 고정 멤버 탈락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주인공도 실력이 부족하고 운이 없으면 탈락하는게 당연함을 '무한도전'은 2연속에 걸쳐 제대로 보여준 점에서 상당히 의미심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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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은 '무한도전'다워야 한다고 생각하며 '무한도전'을 시청해 왔다면 대단한 편견일 것입니다. 그런데 '무한도전'은 아닌 것 같은 대목에서도 무언가 의미를 담아냈습니다. '서바이벌 동거동락'에는 그다지 의미가 없을 듯 싶었지만 은연 중에 이런저런 의미가 있음을 보여줬네요. 3D 막장 예능을 표방하면서도 '무한도전'다운 무언가는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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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동거동락'은 이제 도입부를 막 넘겼습니다. 서두가 너무 길어서 짜증이 좀 나기도 했죠. 정준하 정형돈의 탈락을 보며 본론에 대한 기대가 커졌습니다. 막장 속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지에 대해서죠. 
2009/08/09 11:29 2009/08/09 11:29

1일 방영된 '무한도전-소원을 말해봐'의 주인공은 박명수였습니다. 7월초 급성 A형 간염에 걸려 방송 활동을 잠시 중단해야 했던 박명수의 쾌유를 위해 멤버들이 소원을 들어주는 내용으로 꾸며졌습니다. 촬영 당시 황달기가 남아 있어 거동이 불편했던 박명수는 몸소 촬영장에 나와 힘겹게 소원을 말하며 유쾌한 웃음의 전주곡을 만들어 갔습니다.

일단 이날 방송된 '무한도전'의 주제는 동료애와 우정이었습니다. 투병중인 박명수를 위해 나머지 멤버들이 헌신적으로 소원들어주기에 나선 내용을 다뤘습니다. 그러나 그 자체로만 구성됐다면 자칫 심심할 수 있었습니다. 감동만 있고 웃음은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거든요. 감동을 추구하는 오락 프로그램이 곧잘 빠지는 함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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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무한도전'은 뭐가 달라도 달랐습니다. 동료애와 우정을 교묘하게 비틀어 가며 비상한 웃음을 만들었습니다. 멤버들 간의 우정은 확실히 갈무리하면서도, 시청자들은 웃을 수 있도록 동료애의 유쾌한 변주를 선보인 거죠.

'무한도전'이 보여준 동료애의 변주의 첫번째 양상은 약올리기와 애먹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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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수가 등장하기 전 멤버들은 박명수를 위로하면서도 함께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아찔해 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혹시나 A형 간염에 전염되진 않았는지 호들갑을 떨었죠. 급기야 출연진 포함 스태프까지 간염 검사를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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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1년전에 박명수의 차를 인수한 스태프는 차 바닥에서 박명수의 셔츠를 발견했다며 호들갑을 떨기도 했죠. 그야말로 무한이기주의의 진수를 보여준 양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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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수는 실로 고생스러울 법한 소원을 차분한 어조로 늘어놓으며 멤버들을 기함하게 했습니다. 먹고 싶은 음식을 줄줄 늘어놓고, 위로 영상 메시지를 들려줄 톱스타를 거명하고... 펀치를 주고 받는 듯한 양상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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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멤버들은 세 팀으로 나뉘어 박명수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출동했습니다. 1인자 유재석의 등에 업혀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러 가는 2인자 박명수의 모습은 의미심장한 무언가를 암시하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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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나선 세 팀 중엔 길-정형돈 콤비가 단연 돋보였습니다. 출동할 때부터 비장한 각오를 보여주더니 돌아다니는 내내 몸을 던지는 시도들로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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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길의 활약상은 나날이 돋보이고 있습니다. 양말을 민머리에 뒤집어쓰는가 하면 빨대를 코에 꽂는 등 괴상한 모습을 연달아 보여주며 웃음을 유발했죠. 휴게소 식당에서 만난 시민들이 길의 코믹 존재감에 대해 인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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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고차원적인 웃음은 아니었다곤 해도 '무하도전' 특유의 마이너리즘에 적절히 어울리는 몸개그였습니다. 길이 '무한도전'의 고정 멤버로 부족함이 없음을 매주 보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멤버들이 소원을 풀어주는 과정은 어땠을까요. 물론 나름대로들 고생을 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변칙으로 수행했습니다. 박명수의 소원 자체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들어주기엔 쉽지 않았거든요. 정준하-전진 콤비는 대부분의 위로 영상메시지를 조작으로 만들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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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정준호와 장서희 등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직접 들려준 톱스타들도 있었습니다. 정준호와 장서희가 이날 '무한도전'의 웃음과 감동을 책임져준 훈남훈녀였습니다.

물론 박명수는 침대 위에서도 활약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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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명수가 '무한도전'에서(얼마 전엔 '해피투게도 시즌3'에서도 이어가기도 했습니다) 굳혀온 이미지 중 대표적인 것은 '등 떠밀려 기부하는 스타'입니다. 박명수는 이날 노홍철이 대타로 나선 라디오 '2시의 데이트'와 전화 인터뷰에서 "후원 좀 해달라"는 멘트로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은근하게 자신을 PR하는 멘트였죠. 재치가 돋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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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자 유재석과 2인자 박명수의 유쾌한 신경전도 재미있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유재석은 역시 따뜻한 톱스타임을 여지없이 보여줬습니다.

'무한도전-소원을 말해봐'는 어떤 의미에선 시청자들에게 그다지 유쾌하지 않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기획이었습니다. 지나치게 스스로를 위한 듯이 여겨지는 기획이거든요. 하지만 '무한도전' 특유의 마이너리즘은 색다른 컬트 예능으로 탄생시켰습니다.
 

2009/08/02 11:15 2009/08/02 11:15

김제동이 13개월 만에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 복귀했습니다. 역사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는 '노다지'라는 코너를 통해서죠.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그 동안 선보인 모든 코너들이 지리멸렬하다시피 하는 와중에 일요일 골든타임대 예능 프로그램 경쟁에서 완전히 도태된 양상입니다. 김제동은 '노다지'의 메인 MC를 맡아 위기의 '일밤'호 구출의 선봉에 서게 됐죠.

'노다지'는 지난 26일 첫선을 보였습니다. 전반적으로 대표적인 공익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느낌표'를 다시 보는 듯한 인상이었습니다. 공익성과 웃음을 버무려내는 성격이 강하게 느껴졌거든요. 게다가 '느낌표'의 막바지를 책임졌던 MC가 김제동이었기에 그런 인상이 한층 두드러졌을 겁니다. 여러모로 '노다지'에서 두드러지는 인물은 김제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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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의 '일요일 일요일 밤에' 복귀에는 의미심장한 대목이 많습니다. 우선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부활을 위한 핵심 역량으로 꺼내든 카드로 훈훈한 웃음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 부쩍 호응도가 높아진 '오빠밴드'는 오합지졸 멤버들이 모여 훌륭한 밴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훈훈함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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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훈훈함을 더하기 위해 투입된 코너가 '노다지'이고, 훈훈함을 책임질 MC가 김제동입니다. 김제동은 한때 유재석 강호동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1인자급 MC였습니다. 예능계가 유재석-강호동 쌍두마차 체제로 굳어지면서 1인자와 2인자 사이에서 모호한 위상에 놓여있다가 조금씩 설자리를 잃었습니다.

김제동의 장점은 인간미에서 비롯된 훈훈한 재치입니다. 엄청난 스피드로 진행되는 리얼 버라이어티가 대세인 최근 예능 추세에는 조금 안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 또한 1인자 위치에서 설자리를 잃게 만든 이유 중 하나로 꼽힐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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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노다지'에서 김제동은 특유의 사람 냄새나는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마라톤 퀴즈에선 허약한 체력으로 허덕허덕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체력이 약해보이는 건 웃음을 위한 설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김제동은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을 다져온 것으로 알려져 있거든요. 하긴 술을 좋아해서 체력이 저하됐을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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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에게 밀리고 당하면서 마라톤 퀴즈에서 억울한 경우를 당하는 모습도 유쾌했죠. 김제동은 억울할 땐 억울한 티를 팍팍 냅니다. 순박해 보이는 표정 덕분에 공감을 느끼게 하죠. 이 때에도 인간적인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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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주룩주룩 내리꽂는 비를 맞으며 눈도 제대로 못뜨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을 위해 몸을 던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지간하면 잠시 촬영을 중단할 법도 한데, 오히려 그 비를 다 맞으며 촬영하는 모습은 프로 의식을 엿볼 수 있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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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가 쏟아지는 와중에 김제동은 소 위에 올라타기도 했습니다. 아주 자연스러운 목가적인 풍경이었습니다. 비 내리는 시골 풍경과 소, 김제동이 어우러져서 한폭의 그림 같은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김제동이니까 더욱 어울렸던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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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지'는 역사 버라이어티를 표방하고 매주 선정된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 문화유적지, 명물, 명소, 인물 등 지역 랜드마크를 찾아 보물지도를 완성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출연진은 미션을 받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선사합니다. 일반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로드 버라이어티 형식이죠. 이날 방송에선 수원 화성을 배경으로 규장각 도서 등을 다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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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첫방송부터 비가 제대로 와서 출연진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김제동이 고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김제동이 고생하는 모습은 왜 그렇게 잘 어울리는지... 마치 '다이 하드'의 브루스 윌리스가 죽을 고생을 하는게 전혀 안쓰럽지 않고 통쾌해 보이는 것과 닮아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노다지'가 메인 MC로 김제동을 택한 건 최고의 선택인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김제동은 감동적인 인간미를 지닌 MC입니다. 지난 5월 매우 슬펐던 날 김제동은 국민들로 하여금 감동적인 눈물을 흘리게 했습니다. 김제동은 그 자리에 그토록 아름답게 설 것으로 생각하기 힘든 인물이었기에 더더욱 감동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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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때까지 김제동에 대해 그다지 호감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날 이후 김제동을 존경하게 됐습니다. 누구보다 소신있고 인간적인, 사람 냄새나는 방송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가 진행하는 모습을 더 많은 프로그램에서 보길 바라게 됐죠.

김제동의 인간적인 매력은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겐 더없이 소중한 자산이 될 겁니다. 그 동안 헛발질만 계속해대던 '일밤'호가 '오빠밴드' 결성에 이어 김제동 영입까지 부활의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2009/07/28 13:08 2009/07/28 13:08
언제부터인지 '무한도전'을 볼 때면 정신을 번쩍 차리게 됐습니다. 장면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집중을 하며 보게 됐습니다. 행간에 숨겨져 있는 심오한 풍자 정신과 위트를 놓치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무 생각없이 보다가 방영이 끝난 뒤 한참 지나서야 '아! 그게 그런 의미였지'하는 감탄에 무릎을 치는 일이 종종 있었거든요.

게다가 '무한도전'은 전형적인 허허실실입니다. 허술한 듯 자유분방하지만 치밀한 기획 아래 빈틈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뚫어지게 보다 보면 숨겨진 치밀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런 재미도 '무한도전'을 즐기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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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방송된 '무한도전' 해상구조대편은 모처럼 긴장을 풀고 그저 쉴새없이 폭소를 터뜨리면 됐습니다. 편안한(?) '무한도전'이었죠. 물론 초반엔 잠시 긴장하게 만드는 대목이 있긴 했습니다.
 
A형 간염 때문에 병석에 있던 박명수가 복귀한 모습에서였죠. 박명수는 실제 촬영에는 참가하기 어려워 옆에서 쉬면서 제작진에게 각서 서명을 요구했습니다. 각서의 내용들이 사회상을 반영하는 듯 의미심장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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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PD는 각서에 처음엔 서명을 거부했습니다. 고용주인 제작진과 고용인인 박명수 사이에서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실업에 대한 두려움과 산재처리에 대한 노사 양측의 입장차를 웃음으로 풍자한 대목이었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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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박명수와 김태호 PD는 한가지씩 양보해서 타협점을 찾았습니다. 이 또한 요즘 사회상에 대한 풍자가 아닐 듯 싶네요. 양보의 미덕을 찾아라... 뭐 그런 식으로 해석해봤습니다. 좀더 들어가서 말하자면 '강한 자가 양보하라' 정도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뭔가를 발견하려고 본 건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해상구조대 훈련에 들어간 이후에는 뭔가 찾아내려고 눈을 부릅뜨고 보는 게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재석 길 정준하 정형돈 등의 순박한 몸개그가 쉴새 없이 펼쳐진 덕분에 그저 낄낄거리며 볼 수 있었습니다. 모처럼 무장을 해제하고 '무한도전'을 즐기게 된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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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무한도전'은 몸개그에도 능한 프로그램입니다. 예전엔 비상한 몸개그가 상당히 많았는데 요즘 들어서 조금 시들해졌죠. 워낙 생각하게 하는 요소를 많이 다룬 덕분이겠죠. 프로펠러 바람 견디기 훈련은 초창기 '무한도전' 시절을 연상케 하는 고전적인 장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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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에서 단어 설명하기 퀴즈에선 난데없는 길의 웃음이 폭소를 제조했습니다. 웃음이라는게 한번 터지면 전염성이 강해지죠. 길에서 유재석으로, 또 전진으로, 그리고 시청자로 제대로 전파된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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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의 몸개그도 대단한 수준입니다. 구조 훈련에서도 아이스박스를 들고 물속에 뛰어들었다가 제대로 데굴데굴 구르며 폭소를 유발했습니다. 유재석 정도의 정상급 MC라면 이런 식으로 망신 당하는 몸개그는 잘 안할텐데... 유재석이 최고인 이유입니다.

이날 해상구조대편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정형돈의 '족발당수'가 작렬한 순간들입니다. 굳이 설명이 필요없이 화면만 봐도 웃음을 참을 수 없는 명장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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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돈의 날라차기에 정준하가 완전히 패대기쳐지죠. 들고 있던 맥주가 흩뿌려지는 영상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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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좀더 강렬하게 당했습니다. 족발당수에 당한 뒤 1m 이상 날아갔죠. 널부러지듯 쓰러져 있는 모습이 안스럽기까지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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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스타인 전진도 예외일 순 없었네요. 전진은 바다속으로 장렬히 쓰러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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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족발당수'가 뭔가 또 의미심장합니다. 최근에 윤종신이 '영계백숙' 리믹스 음원을 유료화하면서 '돈벌이에 눈이 멀어 무한도전의 기획 취지에 위배됐다'는 비난에 시달리고 있죠. 뻔뻔스러울 정도로 당당한 태도 때문에 비난이 더욱 거세지는 실정입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함께하는 '족발당수'는 윤종신에 대한 풍자가 아닐까 생각도 되더군요. 취지에서 동떨어진 행동을 하는 윤종신에게 족발당수를 날린다고 할까요. 그러고 보면 '무한도전'은 몸개그에도 의미를 담아냅니다. 고품격 몸개그죠.
2009/07/26 11:38 2009/07/26 1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