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엉뚱하고 어리숙한 재치로 폭소를 제조하고 있습니다. 듬직한 체구와 위압적인 외모로 상대방을 압도할 것처럼 보이지만 허술하기 그지 없는 모습으로 유쾌한 상황을 연출합니다. '무한도전'의 객원 멤버로 활약 중인데 충분히 고정 멤버로 자리 잡아도 될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 ![]() |
김태원과 길은 예능계 늦둥이로 예기치 않은 맹활약을 펼치는 점에서 공통된 카테고리에 포함될 수 있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이들에겐 더욱 중요하고 의미심장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가요계 비주류 장르의 상징적이고 간판과도 같은 존재라는 점입니다. 김태원은 록 음악계에서 20년 이상 카리스마를 과시했던 존재입니다. 길은 힙합계에서 최고의 뮤지션으로 포스를 발휘해왔습니다.
잠시 김태원과 길에 대한 이야기를 좀더 해볼까요.

김태원은 부활의 리더이자 작곡가입니다. 이승철 김종서 박완규 등이 김태원과 함께 그룹 활동을 하며 실력을 쌓았습니다. 이들은 솔로로 독립해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 받는 활약을 펼쳤습니다. 또한 김태원은 시나위의 신대철, 백두산의 김도균과 함께 한국의 3대 기타리스트로 군림했습니다. 아직까지도 이들 세 사람의 아성을 뛰어넘는 기타리스트가 나오지 않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한 존재들이 아닐 수 없네요.
김태원이 이끄는 부활은 시나위 백두산 등과 함께 1980년대 후반 한국 록 음악의 중흥기를 이끌었습니다. 이후 록 음악의 기세가 서서히 저물어 가는 와중에도 '사랑할수록' '네버 엔딩 스토리' 등 꾸준히 히트곡을 내며 한국 록 음악의 명맥을 이어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김태원은 한국 록음악의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해도 될 듯합니다.

길은 힙합 듀오 리쌍의 멤버입니다. 그 이전엔 한국 가요계에 처음으로 정통 힙합 음악을 선보인 허니패밀리의 멤버였습니다. 허니패밀리는 '우리 함께해요'를 히트시키며 정통 힙합의 대중화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길은 개리와 함께 리쌍을 결성해 '러시'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등의 주옥 같은 히트곡을 만들어냈습니다. 길은 작곡가로도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습니다.
요즘 정통 힙합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뮤지션으로 꼽히는 인물은 드렁큰 타이거의 타이거 JK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길의 영향력도 타이거 JK에 견줘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길은 힙합 뮤지션 이외에도 김건모 현미 류승범 등 폭넓은 인맥을 지녔습니다. 힙합의 대중화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인물입니다.
다시 김태원과 길의 예능 프로그램 활약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김태원과 길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는 점에 대해 아쉬워하는 시선들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 록 음악과 힙합계에서 최고로 손꼽히며 카리스마를 과시해온 존재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망가지는 모습을 보이며 체면을 구기는 듯하니 고정 팬들 입장에선 아쉬울 만합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태원과 길은 같은 목소리로 항변합니다. 김태원은 "록 음악의 대중화를 위해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이름을 알리는 것 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태원은 그런 차원에서 록 음악계의 선배인 백두산의 유현상을 예능 프로그램으로 안내하기도 했습니다. 김태원과 유현상은 21일 '상상 플러스'에 함께 출연해 주거니 받거니 카리스마 선문답으로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길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길도 대중에게서 멀어져 가고 있는 힙합을 친근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고 하죠. 에픽하이의 타블로나 DJ DOC의 이하늘 등도 비슷한 차원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는 듯 합니다.
그러나 과연 이들의 예능 활약이 록 음악과 힙합의 대중화와 부흥에 기여할 수 있을까요.

긍정적인 부분이 있는 건 틀림없는 사실일 것 같습니다. 김태원과 길은 이제 대중들에게 익숙한 인물이 됐으니까요. 상당한 인지도를 쌓은 만큼 이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활동할 때에도 예전과 비교해 엄청나게 많은 시선을 모을 겁니다. 예전에 척박한 황무지에서 농사를 지었다면, 이제는 어느 정도 비옥한 땅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됐다고 할까요. 활동의 여건은 확실히 좋아졌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본질을 놓고 볼 때엔 우려되는 대목이 틀림없이 있습니다. 뮤지션으로서 카리스마에 대한 부분입니다. 록 음악과 힙합에 익숙하지 않으면서도 김태원과 길에 대한 호감 덕분에 이들의 음악을 접하게 되는 사람들이 느낄 생소함에 대한 부분이죠. 예능 활동 때처럼의 친근함을 요구하는 팬들의 구미에 맞추다 보면 음악의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생깁니다. 물론 섣부른 우려이긴 합니다.

제 개인적 소견으로는, 김태원과 길의 예능계 맹활약이 반갑기만 합니다. 예전부터 좋아하며 보던 아티스트들의 친근한 모습이 좋습니다. 그러나 예전의 모습을 모르던 이들에게 아티스트로서 이들의 모습은 어떨까요. 아니면 아티스트로서 모습만을 좋아하던 팬들에게 예능계에서 망가지는 이들의 이미지는 어떨까요.
김태원과 길은 분명히 성공적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점점 무거워지는 숙제를 짊어지고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가끔 김태원이 나오는 오락프로그램 보면 짜증나기도 함.. 컨셉이 그렇다 할지라도 넘 무성의함.
재미있긴 합니다. 그런데 김태원과 길이 록과 힙합을 하는 모습은 왠지 어색할 것 같네요.
잘 보았습니다.
그런데 록과 힙합은 매니아 중심입니다.
대중화? 핑계 정도로 생각되는 한 사람입니다.
정말 록음악과 힙합을 하는 사람들을 거의 바보로 만드는듯 한...
그리고 김태원이 '록의 살아있는 전설'이라는 표현 또한 개인적 의견 일듯 한데요.
윤도현을 '록의 대통령'으로 만든 언플과 다를바 없을듯 합니다.
기자님의 이글처럼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윤도현은 록을 하는 대중가수' , 김태원은 '록과 인기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윤도현 이야기는 없지만...
사람의 귀를 막고 마음을 막는...
기자님께서 록과 힙합을 좀 더 들어 보셨으면 합니다.
주제넘는 말 죄송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인데 제가 가장 싫어하는 언플과 표절 부분이 자꾸 생각나기에 몇자 달아 봅니다.
추가 : 제 댓글이 불필요하다면 삭제하셔도 될듯 합니다.
천만에요.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저 역시 한때 록음악 마니아였죠. 요즘은 들을 록음악이 없어서... 요즘 부활 말고는 한국 록음악을 논할 존재 자체가 없는 것 같네요. 그런 점에서 김태원은 '살아있는 전설'이 될 만하다고 생각되네요.
그 말씀에는 절대 공감합니다.
한가지는 시대가 바뀌었기에 얼터록을 하는 밴드들도 있고요. 뭐 일부에서는 어떤 얼터밴드를 펑크밴드로 잘 못 알고도 있기는 하기도 하지만요.
그런 생각이셨다면 절대 지지하겠습니다.
"요즘 부활 말고는 한국 록음악을 논할 존재 자체가 없는 것 같네요. 그런 점에서 김태원은 '살아있는 전설'이 될 만하다고 생각되네요."
가슴에 와 닫습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
글 잘보고 갑니다.
근데 길은 솔직히 무도 초반엔 좀 웃기더니 요즘은 전진과 비슷한 수준 같더라고요. 김태원이 꾸준히 남자의자격에서 터뜨리는 거에 비해 길은 좀 '거품'인듯..
좋은글잘읽었습니다.김태원님은천재뮤지션..그리고살아있는록의전설이라고셍각하고있습니다.
예능에 나와서 웃겨야만 존재를 알릴수 있는 대한민국 음악현실이 참 슬프네요. 대중매체에서 록과 힙합의 대선배들을 후배 뮤지션들과 젊은이들에게 인식시킬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합니다.
길, 김태원 정말 음악적에서는 하늘같은 뮤지션이다.......
예능에서 망가져야 힙합과,록을 알릴수있는게 정말 슬프다 ..
아이돌만 좋아해서는 우리나라 음악은 발전 할수가 없을듯하다..
힙합은 살만큼 살았죠. 록도 뭐....
진정 죽은건 따라하는 애들조차 없는 재즈와 블루스등등
여타 다른 밴드음악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