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아와 에릭이 주인공으로 출연한 드라마들이 19일 일제히 막을 내렸네요.
김선아의 '밤이면 밤마다'와 에릭의 '최강칠우' 모두 상당한 기대를 모았고, 두 사람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 작품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성적은 그다지 신통했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밤이면 밤마다'는 7~8%대 시청률에 머물렀고, '최강칠우'는 11~12%에 그쳤으니까요. 김선아와 에릭의 명성을 생각하면 아쉬운 성적임에 틀림이 없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매스컴들은 '실패'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보도를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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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김선아와 에릭은 실패한걸까요.


김선아는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코믹 노처녀 연기의 모범으로 여겨졌습니다. '삼순이' 아류 드라마들이 줄기차게 만들어졌고 아류 캐릭터들도 양산됐지만 김선아는 이들에게 높은 벽이었습니다. 김선아를 넘어서는 노처녀 연기는 없었거든요. 그런 과정에서 김선아는 코믹 연기의 여제(女帝)로 자리 잡았습니다.

'밤이면 밤마다' 제작진은 김선아의 코믹 연기 여제 이미지를 원했을 겁니다. 아무래도 제작자 입장에선 주연배우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싶은 게 당연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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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김선아의 생각은 조금 달랐던 모양입니다. 코믹 연기의 틀을 깨고자 했던거죠. 자신의 연기 방향과 작품 기획 취지의 부조화가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김선아의 매력은 상당히 반감됐습니다. 그럼에도 김선아의 포스는 대단했습니다. 코믹을 절제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발하는 연기는 김선아가 아니고선 생각하기도 힘든 수준이었죠.  그렇지만 코믹 이미지 탈피라는 차원에서 김선아는 자신이 쌓은 '김삼순'의 벽을 스스로도 넘지 못한 결과가 됐습니다.


에릭에게 '최강칠우'는 '스타 가수의 명성에 기댄 연기자'라는 꼬리표를 떼낼 중요한 시험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뚜렷한 발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극이고, 코믹하면서도 진지하고 또 냉혹한 자객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점에서 연기 내공 평가도 필연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일단 매스컴의 평가는 '연기력 부족'에 많이 맞춰진 듯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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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제가 보기에 에릭은 정말 무난하게 해냈다. 지금까지 에릭이 해낸 연기 중 최고였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어색함까지 털어버리진 못한 게 한계였죠. 그동안 에릭은 신화의 리더라는 스타 후광을 드라마에 고스란히 반영하곤 했지만, 이번엔 그걸 배제했습니다. 어찌 보면 에릭으로선 최고의 재산을 버리고 연기에 임한 셈입니다. 어색함으로 이어진 건 아쉬운 부분이고요. 상당히 훌륭한 연기가 빛을 발하지 못한 건 더욱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과연 김선아와 에릭은 실패한 걸까요. 성공했다고 하긴 어려울 지언정, 실패로 단정 지을 순 없다고 보여집니다. 더욱 발전해 가는 연기자의 자세 속에서 벌어진 시련이니까요. 오히려 박수를 쳐줘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2008/08/20 16:06 2008/08/20 16:06

'전설의 고향'에 실망하시는 분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기대했던 것만큼 무섭지 않기 때문이죠. 한여름 밤 오싹한 공포를 안겨주며 더위를 날려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전혀 무섭지 않고 오히려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으로 머리만 아프게 한다는 불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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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10년 만에 돌아온 '전설의 고향'은 별로 무섭지 않습니다. 1화 '구미호'편에서도 무서울 듯하다가 심각하고 진지해졌죠. 예고편 영상은 제법 무서웠는데, 막상 내용은 무섭다기보다 의미심장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예쁜 구미호 박민영에게 많은 눈길이 가기도 했죠.

왜 안 무서울까요?

일단 연출자들의 성향에서 파악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가야 청산가자'를 제외한 나머지 '구미호' '사진검의 저주' '귀서' 등의 연출자(곽정환 김정민 김용수)는 모두 젊은 연출자들입니다. 전통적인 공식을 따르기보다 새로운 시도와 실험정신을 추구하는 연출자들이죠. 전통적인 '전설의 고향'의 공식을 따르기 보다 새로운 '전설의 고향'을 만들어 가려고 하지 않았을까요.

김정민 PD는 "공포 자체를 추구하기보다 조직에 희생된 개인을 조명해 사회적 희생을 다루고자 했다"고 하더군요. 이를테면 '전설의 고향' 특유의 초자연적인 현상을 현대적으로도 공감할 수 있는 정서에 녹여 내려고 했다는 이야기겠죠. 이는 다른 작품들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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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서'는 예고편만 보고는 엄청 무서울거라 생각했지만, 실제 보면서는 배신당한 느낌이었습니다. 전혀 무섭지 않았거든요. 대신 묵직한 진지함에 여운은 많이 남았습니다.
비운의 임금인 인종을 소재로 한 부분도 그렇고... 무서움에 대한 배신감이 없었다면 '전설의 고향'의 재발견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을 작품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속은 거죠. '전설의 고향'의 홍보 포인트가 공포에 지나치게 맞춰져 있었기에 무서움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탓에 '무섭지 않아 재미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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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영상에 대한 기대도 실제 '전설의 고향'을 평가절하하게 한 요소였습니다.
CG나 음향 효과의 발전이 10년전 '전설의 고향'의 공포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죠.
그러나 여기엔 한계가 있었습니다.
'전설의 고향'의 책임 프로듀서인 한철경 CP는 "얼굴 부분을 지나친 분장으로 공포 특수 효과를 추구하면 심의에 걸릴 수 있다. 이는 TV의 한계다"라고 하더군요.
많은 공포 영화를 통해 높아질 대로 높아진 눈높이를 TV 드라마에서 맞추긴 여건 상에서도 무리가 있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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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제가 생각할 때 무엇보다 '전설의 고향'이 무섭지 않은 큰 이유는 10년간 전통이 단절됐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 1998년 이후 '전설의 고향'이 자취를 감췄기에 연출자들이 이에 대한 연구를 할 여건이 사라졌던 거죠. 공포물에 대한 연구가 없었기에 공포를 제대로 그려내기 무리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금까지 방송된 '전설의 고향' 4편이 스토리 구조나 전개, 연출 등에서는 흠잡을 데 없지만 무섭지 않은 건 거기서 비롯된 게 아닐까요.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죠.
'전설의 고향'의 전통이 되살아나야 한다는 거죠.
탄탄한 이야기 속에 무서움도 확보할 수 있는 웰메이드 공포물 '전설의 고향'이 완성되려면요.

2008/08/16 10:00 2008/08/16 10:00

'전설의 고향'의 인기는 올림픽 열기 속에서도 좀처럼 식지 않았습니다.
13일 방송된 '사진검의 저주'편은 '사극의 달인' 최수종의 호연에 탄탄한 구성과 전개가 조화를 이룬 덕분에 수작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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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버전 '전설의 고향'의 성공의 주춧돌이 된 인물은 최수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획 단계에서 캐스팅이 난항에 빠졌을 때, 최수종이라는 대형 스타가 출연을 결정하면서 다른 스타들이 줄줄이 합류하게 됐거든요. 결국 최수종의 출연이 도미노 효과를 만든 셈이죠.

최수종 같은 대형 스타가 단막극에 출연하는 건 좀처럼 드문 일이라 궁금했습니다. 과연 어떤 이유에서 최수종이 '전설의 고향'에 출연했을까.
그가 출연을 결정하는데 걸린 시간은 어느 정도였을까. 사실 스타들이 드라마 출연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줄다리기를 벌이다 보면 몇달이 걸리기도 하기에, 최수종이 출연 섭외를 받고 결정하기까지 걸린 시간이 궁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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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가 걸렸다고 하네요. 놀라운 일이죠.
'사진검의 저주'의 연출자인 김정민 PD는 '태조 왕건' '태양인 이제마'의 조연출로 최수종과 인연을 맺었답니다. 그 인연으로 최수종에게 다소 어려운 부탁을 했죠.
최수종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대답한 뒤 하루만에 아주 흔쾌히 승낙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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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 왕건' 시절의 최수종입니다. 8년전 모습인데 지금과 거의 차이가 없죠. 늙지도 않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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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태양인 이제마'의 최수종입니다. 2002년 무렵이죠. 역시 외모는 그대로입니다. 이 양반에겐 시간이 멈춘 듯하네요.
이 두 작품에서 연출자와 맺은 인연이 6년이 지난 뒤에도 탄탄하게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최수종은 대인입니다.

최수종이 단막극에 출연한 건 얼마만일까요. 알아보려고 했는데 좀처럼 아는 사람이 없더군요. 소속사에서도 '90년대 중반에 한두번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라고 답하더군요.
'사진검의 저주' 출연, 그것도 하루만에 결정한 출연은 다시 생각해도 대단합니다.

최수종의 대인 기질을 생각하며 봐서일까요.
'사진검의 저주'는 대단히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진(辰)년 진(辰)월 진(辰)일 진(辰)시, 4개의 진(辰)이 하나가 되는 때에 만들어지는 검이 사진검(四辰劍)이랍니다. 용이 4개가 모이는 시간에 만들어진 검이라 엄청난 위력이 있다네요. 12년에 한번 만들어진다죠.
 
여기서 비롯된 저주를 다룬다는 점에서 색다른 출발이었죠. 연출도 탄탄했고, 최수종을 비롯해 사강, 김규철, 송옥숙, 이정 등의 연기도 볼만했습니다.
무엇보가 단막극에서 대형 스타를 볼 수 있다는 즐거움은 재미를 크게 높이는 요소였습니다.

2008/08/14 12:24 2008/08/14 12:24

'태왕사신기' '온에어' '이산'. 이 세 드라마의 공통점은 뭘까요.
쉽게 대답할 수 있죠. 최근에 가장 성공한 드라마입니다.
그런데 또 있습니다. 세 드라마 모두 출연진과 제작 스태프에게 출연료와 스태프비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죠. 이를테면 '채무 드라마'라고 할까요.
높은 시청률과 화제 속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대박'을 기록했지만, 정작 고생한 출연자와 스태프에게 '쪽박'을 안긴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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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에어'의 네 주연 배우입니다. 김하늘 박용하 이범수 송윤아 순이네요. 누구 이름을 먼저 넣는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등 내부적으로 대단히 치열했다죠. 네 명 모두 큰 인기를 모은 점에서 성공했습니다.
세 편의 채무 드라마 이야기를 하다가 왜 갑자기 '온에어'에 집중하냐구요?
'온에어'의 체불 출연료 및 임금을 둘러싼 사연이 다른 작품과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왕사신기'나 '이산'은 사극이라는 점 때문에 PPL 등 협찬이나 제작지원을 받기 쉽지 않다는 불리한 점이 있죠. 오픈 세트 건설 및 미술비 등 제작비도 많이 들 수밖에 없구요.
반면 '온에어'는 제작지원 및 협찬을 정말 잘 받은 드라마입니다. PPL을 드라마 내에 어찌나 잘 반영했는지, 협찬사들 사이에선 'PPL의 모범'으로 꼽았다고 하죠. 김은숙 작가는 협찬사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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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로케이션 스틸입니다. 보통 해외 로케이션 때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고 하죠. 그러나 '온에어'는 대만 로케이션도 완벽한 협찬 속에 진행됐습니다. 대만관광청의 지원을 제대로 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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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촬영 분량이 방송될 때 많은 시청자들이 "대만 관광 홍보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밝혔습니다. 로케이션 협찬에 대한 보상은 영상으로 확실하게 해준 셈입니다. 그런 과정은 드라마 속에도 잘 반영됐습니다. 전혀 어색하지 않게 드라마에 잘 녹여서 보여준 점에서 김은숙 작가와 신우철 PD는 정말 훌륭한 콤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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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들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나왔습니다. 칸의 여인 전도연이네요. 지난 2005년 '프라하의 연인'에서 신우철-김은숙 콤비와 맺은 인연으로 카메오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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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진도 나왔네요. 그 역시 '연인'을 통해 신우철-김은숙 콤비와 인연을 맺은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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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아이콘 이효리도 나왔네요. 별다른 인연이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가요계 최고 스타 또한 카메오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이외에도 김정은 김민준 엄지원 강혜정 등 당대 최고 스타들이 '온에어' 출연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거저 출연했다고 하니 제작비 많이 아꼈습니다.

죽 살펴 보니 '온에어'는 제작비에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 같지 않습니다. 방영 전 기사를 살펴보면 일본에 거액을 받고 선판매됐다는 소식도 있네요.
톱스타가 4명이나 나오니 출연료 부담이 컸을 거라구요?
그런 줄만 알았죠. 그런데 방영 후반부에 기사를 살펴보니 주연배우들이 출연료를 삭감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원래 받던 수준에서 70%만 받기로 했다는 이야기죠.
이쯤 되면 '온에어'는 공짜로 만든 드라마나 마찬가지로 보입니다.
그런데 왜 출연료와 임금을 체불했을까요. 도무지 이해가 안갑니다. 한마디로 미스터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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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온에어' 출연자의 매니저를 만났습니다. 얼굴이 말도 안되게 상했더군요. 이유를 물었더니 출연료가 안나와서 회사 문을 닫을 지경이라네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어이없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 매니저와 대화를 고스란히 옮겨볼까요?

나: 제작비가 오바됐으니까 출연료가 안나오겠지. 요즘 드라마들 다 그렇잖아.
그: 제작비야 오바됐지만 협찬 살벌하게 댕겼잖아요. 일본에도 잘 팔았어요. 주려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줄 수 있어요.

나: 그런데 왜 안준대?
그: 제작사에서 SBS에서 지급을 안한다고 하던걸요.
나: 왜?
그: 제작사에 빚이 너무 많대요. 제작비랑 해외 판권료 지급하면 바로 채무자들이 가져가는 구조래요. 지급해봤자 출연자와 스태프에게 못 가니까 아예 묶어둔거죠.

나: 제작사는 웬 빚이 그렇게 많다냐? '온에어' 제작하느라 그런 건가?
그: 그건 아닐거예요. '온에어'로는 오히려 크게 흑자예요. '온에어' 하기 전부터 갖고 있던 빚이에요. 뭘 하느라 그런건지...

나: 어쨌든 제작사 대표가 책임져야할 거 아냐.
매니저: 주겠다고 약속은 했어요. 그런데 요즘 연락이 안돼요. 알아보니 미국에 돈 구하러 갔다는데 잠수탄 거 같아요.

나: 다른 배우들은? 주연 배우 4명은 출연료 대폭 삭감했다면서 그 정도는 줬겠지.
그: 그거 누군지 모르지만 거짓말한 거예요. 계약 상으로는 출연료 대부분 많이 올려줬어요. 근데 다 주진 못했죠. 지금까지 준 것만 생각하면 삭감한 거 맞네요. 앞으로 더 안준다면요.

한심한 이야기였죠. 결국 드라마를 만들면서는 돈을 벌어야하는 구조였지만, 이전부터 갖고 있던 빚 때문에 출연료와 스태프비를 못준다는 이야기였으니까요.
그런 회사가 왜 드라마를 만드는지 궁금하더군요. 엉뚱한데서 빚지고 다니면서, 드라마 만들어서 명예는 얻고, 그 과정에서 고생한 사람들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게 맞는 일일까요.  

안타까운 이야기이긴 한데 그 제작사는 요즘 새로운 드라마를 기획중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또 어떤 사람들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게 하려는 걸까요.
이런 제작사는 당연 퇴출돼야 할텐데 방송사는 편성을 줄겁니다. 성공작을 만든 제작사니까요. 방송사 입장에서 체불 임금에 고통 받는 비중 작은 연기자와 스태프, 보조 출연자까지 굳이 신경쓸 필요는 없다는 자세겠죠. 뒷짐 지고 먼산 불 구경하는 것도 아니고...

비단 이 제작사만 그런 건 아닐겁니다. 현장에서 땀 흘리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이면에 철저하게 소외된 사람들이 더 이상 일할 의욕이 안생길 분위기겠네요. 한국 드라마의 미래가 어두운 듯해서 안타깝습니다.  

2008/08/09 12:26 2008/08/09 12:26

 KBS 2TV '전설의 고향'의 방송 관계자들의 뒤통수를 제대로 갈기고 있습니다.(죄송합니다. 기자가 이런 비속어를 거침없이 쓰다니. 기사에는 못쓰니 블로그에라도 쓰렵니다)
 '전설의 고향' 제1화 '구미호'가 20% 시청률을 거뜬히 넘겨 버렸거든요. 후속작들도 만만치 않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구요. 첫 방송 20%는 어지간한 인기 드라마도 기록하기 힘든 수치입니다. 그런 놀라운 기록을 '전설의 고향'이 거둔 건 놀라움을 넘어 충격적인 일이었죠.
 뭘 또 충격적이라고 호들갑을 떠냐구요? 사정을 들여다 보면 그럴만 합니다. 불과 5월까지만 해도 KBS 내부적으로도 "'전설의 고향' 같은 거 해서 뭐하냐. 돈이나 까먹지 않겠냐"며 기획을 엎을 움직임이 강했거든요. 제작의 가장 윗선인 제작본부장이 제작에 몹시 부정적이고 회의적인 입장이라 사실상 엎어지는 게 유력해 보였지만, 후속작으로 준비되던 드라마의 제작이 지지부진하면서 별다른 대안이 없어서 '전설의 고향'이 제작되게 됐습니다. 참고로 후속작은 송일국 주연의 '바람의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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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전설의 고향' 하면 떠오르는 건 뭐니뭐니 해도 '구미호'입니다. '구미호'에 대한 기대감 덕분에 '전설의 고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습니다. 그래도 '전설의 고향'은 단막극이라 시청률 확보엔 한계가 있을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죠. 시청률이 보장되지 않는데 스타급 연기자를 캐스팅하기도 쉽지 않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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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사극의 달인'으로 유명한 최수종이 제3화 '사진검의 저주'에 출연하기로 했다는 소식이죠. 옆에 있는 청년은 이정입니다. 원래 가수인데 요즘은 정체성이 조금 애매해 보입니다. 예능인 같기도 하고, 시트콤 배우 같기도 하고, 사극에까지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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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민영은 매우 매혹적인 신세대 여배우입니다. '구미호'의 여주인공으로 박민영이 합류한다고 했을 때 '어 이거 다크호스가 되겠는데'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여우 같은 느낌이 있는 여배우라 '구미호'에 잘 어울린다고 여겨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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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깜찍하면서도 청순한 이미지의 여배우 이영은도 출연하기로 하고(이렇게 입으니 조금은 섹시한 매력도 있네요) 사강 조은숙 안재모 이덕화 왕희지 등 주연급 배우들이 속속 출연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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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요계 원조 요정 이진까지 돌아온 '전설의 고향' 프로젝트에 합류했습니다. 어 이거 정말 심상치 않다는 생각을 하게됐지만, 그래도 한계가 있을 거란게 중론이었죠.
 그런데 '구미호'가 20%를 넘기며 초강세로 스타트를 끊은 겁니다. KBS 내부적으로도 '10%면 만족. 15%면 대성공'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니 20%는 충격적인 수치입니다.

 그렇다면 '전설의 고향'이 내부 기대를 훨씬 넘어선 성공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올해 볼만한 공포물이 실종된 걸 이유로 들만할 것 같습니다. 매년 여름이면 납량특집이다 뭐다 해서 공포물이 등장하고, 극장가에도 공포 영화가 줄지어 개봉하는데 올해는 공포물이 씨가 말랐습니다. 오죽하면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되는 미스터리 심령 프로그램들이 대호황을 누리고 있겠습니까. 아무리 봐도 개수작 이상으로 안보이는 프로그램들이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전설의 고향'은 잘 만들어진 공포물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작품입니다.

 또 '전설의 고향'은 중장년 시청자들에겐 향수를 자극할 수 있는 이름입니다. 30대 중반 이후 시청자들은 과거 이불을 뒤집어 쓰고 '전설의 고향'을 보며 여름 더위를 잊곤 한 기억이 있거든요. 공중제비를 9번 도는 구미호나, "내 다리 내놔"를 외치는 좀비 같은 아저씨는 아직도 꿈에 나올까 두렵습니다. 앞선 작품인 '태양의 여자'가 중장년 주부 시청자를 한껏 모아놓은 점은 훌륭한 밥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박민영 이진 이영은 등은 신세대 시청자들의 관심을 불러 모을만 했습니다. 결국 '전설의 고향'은 남녀노소 시청자 모두에게 어필할 조건을 갖췄던 셈입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새롭게 변신할 '전설의 고향'에 대한 관심도 호재로 작용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컴퓨터그래픽 등 첨단 기법이 제대로 활용되면 정말 그럴듯한 작품이 될 거라 기대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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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구미호'는 조금 실망스럽긴 했습니다. 연출이나 영상은 새롭고 신선했지만 컴퓨터그래픽은 조악했거든요. 그래도 박민영은 예쁘더군요. 최고의 캐스팅입니다. 2화 '아가야 청산가자'에선 조은숙과 고정민의 섬뜩한 연기가 볼만 했습니다. 아역 연기자의 연기도 소름끼칠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그렇지만 컴퓨터그래픽 부분에선 실소가 아낌없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어쨌든 '전설의 고향'은 올 여름 안방극장의 다크호스가 됐습니다. 이번에 이렇게 탄탄하게 자리 잡으면 내년에, 또 후년에 계속해서 돌아올 수 있겠죠. 기술적인 부분의 보완도 꾸준히 이뤄지면서 더욱 진화한 모습으로 말이죠. 'CSI' 같은 시즌제 드라마의 정착이 기대되기도 하고요.
 이번 '전설의 고향'이 실망스러운 컴퓨터그래픽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앞으로에 대한 기대를 남기는 점에서 시청률 이상의 성공으로 평가될 수도 있으리라 보여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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