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전설의 고향'의 방송 관계자들의 뒤통수를 제대로 갈기고 있습니다.(죄송합니다. 기자가 이런 비속어를 거침없이 쓰다니. 기사에는 못쓰니 블로그에라도 쓰렵니다)
'전설의 고향' 제1화 '구미호'가 20% 시청률을 거뜬히 넘겨 버렸거든요. 후속작들도 만만치 않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구요. 첫 방송 20%는 어지간한 인기 드라마도 기록하기 힘든 수치입니다. 그런 놀라운 기록을 '전설의 고향'이 거둔 건 놀라움을 넘어 충격적인 일이었죠.
뭘 또 충격적이라고 호들갑을 떠냐구요? 사정을 들여다 보면 그럴만 합니다. 불과 5월까지만 해도 KBS 내부적으로도 "'전설의 고향' 같은 거 해서 뭐하냐. 돈이나 까먹지 않겠냐"며 기획을 엎을 움직임이 강했거든요. 제작의 가장 윗선인 제작본부장이 제작에 몹시 부정적이고 회의적인 입장이라 사실상 엎어지는 게 유력해 보였지만, 후속작으로 준비되던 드라마의 제작이 지지부진하면서 별다른 대안이 없어서 '전설의 고향'이 제작되게 됐습니다. 참고로 후속작은 송일국 주연의 '바람의 나라'입니다.
사실 '전설의 고향' 하면 떠오르는 건 뭐니뭐니 해도 '구미호'입니다. '구미호'에 대한 기대감 덕분에 '전설의 고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습니다. 그래도 '전설의 고향'은 단막극이라 시청률 확보엔 한계가 있을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죠. 시청률이 보장되지 않는데 스타급 연기자를 캐스팅하기도 쉽지 않았구요.
그런데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사극의 달인'으로 유명한 최수종이 제3화 '사진검의 저주'에 출연하기로 했다는 소식이죠. 옆에 있는 청년은 이정입니다. 원래 가수인데 요즘은 정체성이 조금 애매해 보입니다. 예능인 같기도 하고, 시트콤 배우 같기도 하고, 사극에까지 나오고...
박민영은 매우 매혹적인 신세대 여배우입니다. '구미호'의 여주인공으로 박민영이 합류한다고 했을 때 '어 이거 다크호스가 되겠는데'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여우 같은 느낌이 있는 여배우라 '구미호'에 잘 어울린다고 여겨졌죠.
깜찍하면서도 청순한 이미지의 여배우 이영은도 출연하기로 하고(이렇게 입으니 조금은 섹시한 매력도 있네요) 사강 조은숙 안재모 이덕화 왕희지 등 주연급 배우들이 속속 출연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더니
가요계 원조 요정 이진까지 돌아온 '전설의 고향' 프로젝트에 합류했습니다. 어 이거 정말 심상치 않다는 생각을 하게됐지만, 그래도 한계가 있을 거란게 중론이었죠.
그런데 '구미호'가 20%를 넘기며 초강세로 스타트를 끊은 겁니다. KBS 내부적으로도 '10%면 만족. 15%면 대성공'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니 20%는 충격적인 수치입니다.
그렇다면 '전설의 고향'이 내부 기대를 훨씬 넘어선 성공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올해 볼만한 공포물이 실종된 걸 이유로 들만할 것 같습니다. 매년 여름이면 납량특집이다 뭐다 해서 공포물이 등장하고, 극장가에도 공포 영화가 줄지어 개봉하는데 올해는 공포물이 씨가 말랐습니다. 오죽하면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되는 미스터리 심령 프로그램들이 대호황을 누리고 있겠습니까. 아무리 봐도 개수작 이상으로 안보이는 프로그램들이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전설의 고향'은 잘 만들어진 공포물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작품입니다.
또 '전설의 고향'은 중장년 시청자들에겐 향수를 자극할 수 있는 이름입니다. 30대 중반 이후 시청자들은 과거 이불을 뒤집어 쓰고 '전설의 고향'을 보며 여름 더위를 잊곤 한 기억이 있거든요. 공중제비를 9번 도는 구미호나, "내 다리 내놔"를 외치는 좀비 같은 아저씨는 아직도 꿈에 나올까 두렵습니다. 앞선 작품인 '태양의 여자'가 중장년 주부 시청자를 한껏 모아놓은 점은 훌륭한 밥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박민영 이진 이영은 등은 신세대 시청자들의 관심을 불러 모을만 했습니다. 결국 '전설의 고향'은 남녀노소 시청자 모두에게 어필할 조건을 갖췄던 셈입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새롭게 변신할 '전설의 고향'에 대한 관심도 호재로 작용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컴퓨터그래픽 등 첨단 기법이 제대로 활용되면 정말 그럴듯한 작품이 될 거라 기대된거죠.
사실 '구미호'는 조금 실망스럽긴 했습니다. 연출이나 영상은 새롭고 신선했지만 컴퓨터그래픽은 조악했거든요. 그래도 박민영은 예쁘더군요. 최고의 캐스팅입니다. 2화 '아가야 청산가자'에선 조은숙과 고정민의 섬뜩한 연기가 볼만 했습니다. 아역 연기자의 연기도 소름끼칠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그렇지만 컴퓨터그래픽 부분에선 실소가 아낌없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어쨌든 '전설의 고향'은 올 여름 안방극장의 다크호스가 됐습니다. 이번에 이렇게 탄탄하게 자리 잡으면 내년에, 또 후년에 계속해서 돌아올 수 있겠죠. 기술적인 부분의 보완도 꾸준히 이뤄지면서 더욱 진화한 모습으로 말이죠. 'CSI' 같은 시즌제 드라마의 정착이 기대되기도 하고요.
이번 '전설의 고향'이 실망스러운 컴퓨터그래픽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앞으로에 대한 기대를 남기는 점에서 시청률 이상의 성공으로 평가될 수도 있으리라 보여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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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 연기는 스테레오타입인 것 같아요. 변화를 주려는 건 느껴지지만 그다지 다르게 보이지 않거든요. 실패의 요인은 오히려 거기에 있는 것 같아요.
타당한 지적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김선아씨 캐릭터는 항상 비슷한듯...좀 지루해질려구 해
기자 맞나요?
제목은 “... 넘지 못하다“라고 뽑아놓고, 결론은 “실패로 단정 지울 순 없다고 보여집니다“
블로그에서도 제목을 이렇게 뽑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