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최악이라는 표현을 써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스타일'은 어떻게 하면 작품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지를 보여주려고 작정한 드라마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일단 내용에 대한 공감을 이루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극단적인 화려함으로 사치를 조장합니다. 시청자의 절대 다수인 서민들에겐 박탈감을 주고 있습니다.

시시각각 등장하는 간접광고 때문에 전개의 흐름마저 뚝뚝 끊어지기 일수입니다. 거기에 학예회를 방불케하는 수준 이하의 연기까지. 뚝심있게 초기 기획을 밀어붙이면 차라리 봐줄만 할텐데 흔들흔들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인상마저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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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은 방영 초반 많은 기대와 관심을 모았던 작품입니다. 올 최고 인기 드라마로 기록된 '찬란한 유산'의 후속으로 찬란한 후광 효과를 받으며 시작했습니다.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안으로 하는 점도 기대를 높이는 요소였습니다. 할리우드의 인기 소설 겸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여러모로 비교되며 흥미를 고조시킨 점 또한 관심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모든 관심과 기대 요소가 변질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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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찬란한 유산'의 후속작으로 후광 효과를 누린 부분부터 짚어 보겠습니다. 후광 효과가 작용한 덕분에 '스타일'은 2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상쾌한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그러나 '찬란한 유산'의 건강함이라는 미덕은 이내 사라졌습니다. 가족애와 건전한 기업 윤리, 신세대의 건강한 사랑 등 '찬란한 유산'은 미덕 요소들로 시청자의 미소를 자아냈습니다. '스타일'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요소들의 연속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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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대놓고 보여주는 간접광고는 심해도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했습니다. 단순히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대사로 처리하는 '친절함'(?)까지 보여줬습니다. 거기에 보도자료까지 열심히 뿌려대는 후안무치의 뻔뻔함까지 과시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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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의 판권은 뭐하러 확보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소설 '스타일'과 드라마 '스타일'은 전혀 다른 내용의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되고 있거든요. 판권 확보에 제법 많은 돈을 지불했을텐데. 그 돈을 제작비에 투입했으면 꼴불견 간접광고를 조금이나마 덜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여겨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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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이 된 소설 '스타일'을 언급하자면, 드라마 '스타일'의 원죄 하나를 지적할 수 있습니다. '스타일'이 편성되기 전 '메거진 알로'라는 드라마가 KBS에 편성 예정돼 있었습니다. '스타일' 제작사는 '메거진 알로'에 표절 시비를 걸어 편성을 좌절시켰습니다. 논리는 "'메거진 알로'가 소설 '스타일'의 내용을 표절한 작품"이라는 점이었죠. 그런데 결과적으로 드라마 '스타일'은 소설 '스타일'과 전혀 다른 내용입니다. 표절 시비의 논리 근거 자체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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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스타일' 제작사가 '메거진 알로'에 표절 시비를 건 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습니다. 드라마가 나오기도 전에 표절 시비를 거는 건 무슨 경우인지. 결국 경쟁이 될 드라마의 편성을 막기 위해 표절 시비를 동원한 셈이었죠. 결과적으로 '메거진 알로'의 편성이 무산됐으니 성공한 셈이네요. 그러나 상대적으로 좋은 작품일 가능성도 있는 '메거진 알로'가 시청자를 찾는 걸 방해한 점에서, 시청자에 대한 위해 행위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비교되며 관심을 모았던 점은 가장 큰 배신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비교의 중심은 각각 작품의 편집장인 김혜수와 메릴 스트립이었습니다. 김혜수의 카리스마 연기가 할리우드 대배우 메릴 스트립과 견줘 어떤 수준일지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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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 초반 외양은 그럭저럭 좇아가는 양상이었습니다. 그러나 화려함 이상의 그 무엇도 보여주지 못한 듯싶습니다. 오히려 김혜수의 명성만 깎아 내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경력 20년 이상의 김혜수는 그동안 수많은 영화 및 드라마에서 인정 받은 뛰어난 연기자였습니다. 그러나 '스타일'에서 그는 데데거리는 귀에 거슬리는 발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렇게 발성이 불안정한 연기자였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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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자상한 캐릭터에 관해서는 대한민국 최고인 류시원도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캐릭터 때문에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지아는 겉멋에만 치중된 캐릭터 표현 때문인지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보여준 풋풋하고 건강한 연기에서 한참 퇴보했습니다. 신예 이용우는 가능성을 보여주긴 했지만, 좀더 연기에 대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숙제를 짊어지게 됐습니다.

2009/09/14 10:35 2009/09/14 10:35
현빈 김민준 주연의 드라마 '친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습니다. 8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친구'를 리메이크해 화제를 모았지만 드라마의 흥행 성적은 영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입니다. 그나마 방영 초반에는 10%대 초반의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중반 이후에는 5~6%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대성공한 원작 영화의 체면을 구기게 된 아쉬운 결과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드라마 '친구'는 현빈 김민준 등의 훌륭한 연기와 곽경택 감독의 안정적인 연출 등 저조한 시청률 때문에 평가절하돼서는 요소가 분명히 있습니다. 또한 영화에서 보여주지 못한 세세한 이야기들을 통해 전체적인 짜임새를 높인 점도 인정받을 만한 대목입니다. 덕분에 영화와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음에도 '아 그게 이런 거였어!'하는 감탄을 하게 하거든요. 영화의 드라마화로 시도함직한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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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을 2회 앞둔 상황에서 드라마 '친구'에 모아지는 주된 관심은 결말일 겁니다. 곽경택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이 "원작 영화와 전혀 다른 깜짝 놀랄 결말이 숨겨져 있다"고 진작부터 공언해왔거든요. 지금까지 드라마 '친구'의 전반적인 스토리 전개가 영화와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물론 영화에서 다뤄지지 않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첨가돼 있기도 합니다.

그런 점 때문에 '영화에 비해 늘어져 있다', '지루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점 덕분에 지금까지 드라마 '친구'를 보지 않았던 시청자도 원작과 전혀 다른 결말에 대해서는 흥미를 갖고 지켜볼 수 있을 겁니다. 결말에 관심이 모아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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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이 모아지다 보니 한번쯤 추측해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드라마에 나온 영화에서 다뤄지지 않은 세심한 부분들을 돌아본다면 추측이 가능할 것 같기도 한데요. 재미삼아 몇가지 추측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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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드라마와 영화의 가장 구분되는 점은 동수(현빈)이 살해 당하는 대목일겁니다. 영화에선 준석이 담배 꽁초를 던지는 장면이 나온 뒤, 동수가 심복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하는 것으로 그려졌습니다. 또한 준석은 동수의 살해범으로 재판을 받고 사형을 언도 받는 것으로 그려졌습니다. 그러나 드라마에선 동수의 살해를 지시한 사람이 다름 아닌 동수의 두목인 상곤(이재용)으로 암시되더군요.

이 부분에서 다른 결말을 유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준석(김민준)이 동수와 헤어지는 순간까지 우정을 갈무리하려는 모습에 착안한 추측입니다. 비록 적이긴 하지만 동시에 친구이기도 했던 동수를 죽게 만든 사람에 대한 복수를 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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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곤은 치밀한 캐릭터입니다. 동수의 살해범을 준석으로 몰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해놓았을 겁니다. 준석은 무조건 몸을 피하고 자신의 결백을 밝힐 단서들을 찾아야 할겁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을 겁니다.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져 오는 와중에 상곤을 찾아가겠죠. 그리고 동수의 죽음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는 방향으로 결말이 이뤄지지 않을까 추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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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다른 근본적인 점은 '동수를 살해한 사람은 준석이 아닌 상곤'이 되겠고, 준석은 동수의 복수를 위해 상곤을 살해한 뒤 재판을 받는다'가 되겠네요. 만일 실제로 이런 식으로 결말이 이뤄진다면 영화보다 많은 의미를 담아낸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친구=우정'이라는 전통적인 공식을 영화보다 정확하게 그려보인다고 할 수 있거든요. 결국 결말은 우정이 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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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더 추측해볼 만한 결말은 2세에 대한 부분이 될 겁니다. 동수와 은지(정유미)가 하룻밤을 보낸 것으로 그려진 점에서 착안할 수 있는 추측이죠. 2세와 준석이 뭔가 연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조금 어렵습니다. 다양한 가능성이 있거든요.

일단 '우정'이라는 주제의 측면에서 결말을 추론해 본다면. 동수와 은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뭔가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추측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준석이 목숨을 던져서 아이에게 생명을 준다 뭐 이런 식이 아닐까 생각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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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친구'가 제가 추측한대로 결말이 맺어질 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10여년 연예 기자를 하면서 시놉시스도 수백권 읽고, 대본도 수백권 읽으면서 어렴풋이 갖게 된 결말 공식에 맞춰 추측해 본 겁니다. 만일 제 추측대로 결말이 이뤄진다면 '친구'는 기존 공식에 충실한 작품이 되는거죠. 그런데 그렇다면 조금 실망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뭔가 깜짝 놀랄 반전을 기대하게 했는데... 추측대로 끝난다면 싱겁잖아요.  
2009/08/29 08:37 2009/08/29 08:37
모처럼 볼만한 '전설의 고향'이 방영됐습니다. 허영란이 모처럼 복귀해 화제를 모은 ‘씨받이’편은 이번 여름에 납량 특집으로 방영된 ‘전설의 고향’ 중에 가장 수작으로 평가될 만 했습니다. ‘전설의 고향’의 정신을 가장 잘 계승한 작품으로 평가될 수 있었습니다. 수십년을 이어온 ‘전설의 고향’을 일관되게 관통한 한(恨)이라는 정서에 충분히 기반을 둔 점에서죠.

씨받이로 양반집에 들어간 여인이 아이를 낳은 뒤 버림 받지만. 양반 남자가 그녀를 사랑하게 된 것을 알게 된 어머니에 의해 억울한 죽음을 당한 뒤 원귀가 돼 복수한다는 내용. 전통적인 ‘전설의 고향’의 공식에 충실했습니다. 게다가 오랜만에 돌아온 허영란이 반가운 모습으로 귀신을 연기하는 점에서 한층 눈길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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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란은 동글동글한 이미지가 귀여운 연기자죠. 사실 귀신에 어울릴 거라곤 생각지 못했는데 제법 잘 어울리더군요. 섬광이 나올 것처럼 붉어진 눈으로 피눈물까지 흘리는 모습은 섬뜩하기까지 했습니다. 씨받이로 들어갔을 때의 동글동글 사랑스러운 모습과 원귀의 섬뜩한 모습이 대조를 이뤘습니다. 올해 ‘전설의 고향’의 최고 캐릭터로 남을 전망입니다.

허영란 주연의 ‘씨받이’를 보면서 올해 ‘전설의 고향’의 아쉬운 대목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배치의 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점입니다. 가장 관심을 모을 만한 작품을 선두 타자로 배치해 전반적인 관심몰이를 한 이후에 나머지 작품들을 펼쳐가는 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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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선두타자로 나선 작품은 관심몰이를 하기엔 부족했거든요. ‘전설의 고향’ 전반에 실망감을 안겨주고 시작한 탓에 나머지 작품들이 그다지 힘을 받지 못할 상황이 돼버렸습니다. 허영란 주연의 ‘씨받이’가 첫 번째로 방영됐더라면 어느 정도 탄력을 얻은 상태에서 꾸준한 관심몰이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갖게 됐습니다. 

올해 방영되고 있는 ‘전설의 고향’은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에 휩싸여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완성도에는 공포에 대한 기대치가 포함돼 있을 겁니다. ‘전설의 고향’ 하면 일단 무서워야 하는데 별로 무섭지 않다보니 완성도 또한 떨어진다고 여겨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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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에 방영된 ‘전설의 고향’이 예전에 방영된 작품들에 비해 무섭지 않나 여부를 세심하게 따져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첨단 기술의 발전이 공포에 대한 눈높이를 높여 놓은 탓에 시청자들은 어지간히 무섭지 않고서는 공포에 무감각해졌다고 보는 게 적당하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사실 예전 ‘전설의 고향’이 무서웠던 것도 진짜 소름끼치는 공포라기보다 정서적인 무서움에 기인한 바가 크거든요. 어렸을 때 할머니가 들려주던 귀신 이야기에서 느꼈던 공포의 향수를 자극해줬다고 할까요. 그런 의미에서 ‘전설의 고향’의 스타트는 전통적인 공식에 충실한 작품이 적합하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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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恨)에서 비롯된 공포와 결국엔 착한 사람(귀신)이 한을 풀게 되는 권선징악의 정서에 충실한 작품. 고전적인 미인형인 허영란이 전면에 나선 ‘씨받이’는 여러모로 스타트를 끊는 작품으로 적합하지 않았나 여겨집니다. 오랜만에 연기 활동에 나서는 허영란이 귀엽고 착한 용모로 무시무시한 원귀 연기에 도전하는 점에서 화제성도 충분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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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여름의 ‘전설의 고향’이 생각납니다. ‘구미호’가 선봉장이었습니다. 여주인공은 박민영이었습니다. 깜찍한 외모의 떠오르는 신예 박민영이 구미호를 연기하는 점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게다가 ‘구미호’는 ‘전설의 고향’의 정석이나 마찬가지 작품이었죠.

전통성과 화제성이 조화를 이룬 ‘전설의 고향’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2009년에도 ‘전설의 고향’이 다시 시청자를 만날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올해는 막강 ‘선덕여왕’과 맞붙는 대진상의 불리한 점도 있습니다. 그래도 선봉작 선택의 오류는 아쉽습니다.
2009/08/25 08:32 2009/08/25 08:32

'스타일'이 영 불편해지고 있습니다. '스타일'은 방영 초반 김혜수의 카리스마 연기와 화려한 패션계의 볼거리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상해져만 갑니다. 아니 괴이해져간다고 하는게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

'스타일'은 패션잡지사인 스타일을 배경으로 잡지사 직원들의 삶과 애환을 통해 패션계의 화려한 단면과 그 이면의 모습을 조명하는 취지의 작품입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화려함에만 치우친 나머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또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는 채 표류하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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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극중에 등장하는 스타일이라는 패션 잡지사는 국내 패션 잡지사의 현실을 완전히 도외시한 비현실적인 공간이라는 지적이 밀려들고 있습니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의상을 입고 다니는 초임 편집장의 모습은 현실에 있을 수 없고, 편집장에게 수억원대에 외제차를 선물하는 발행인도 존재할 수 없다는 지적이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미국 소설과 할리우드 영화의 강렬한 인상을 따라잡기에 급급한 국적불명의 이야기라는 지적입니다.

결국 '스타일'은 국적불명에 주제불명, 그리고 소재불명의 표류형 드라마가 되고 있는 셈입니다.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괴물 드라마'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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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미에서 '스타일'은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갖출 수 있는, 아니 갖춰야 하는 작품입니다. 원작 소설이 있는 작품이거든요. 백영옥씨의 동명 소설을 드라마로 각색한 점에서 기본적으로 스토리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토록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문제의 근원은 김혜수가 연기하는 박기자 캐릭터에서 비롯되지 않나 생각됩니다. 주인공의 스포트라이트가 엉뚱한 곳을 비추고, 주변 인물이어야 할 사람이 가장 중심 인물이 되다 보니 엉뚱한 이야기를 하게 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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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박기자 역의 김혜수가 연기를 잘못하고 있는 거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연기를 너무 잘해서 탈인 경우입니다. 김혜수는 해줄 몫의 100%를 넘어 200% 가까이 해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스타일'에서 볼만한 것은 김혜수의 연기와 패션 감각 뿐"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까지 하고 있겠죠. 문제는 너무 보여줄 게 많다 보니 정작 봐야할 상황과 사람들에게서 시선을 빼앗아간다는 점이 될 겁니다.

기획 상으로 '스타일'은 기본적으로 성장 드라마입니다. 초년병 패션 잡지사 직원 이서정(이지아)이 어엿한 패션 잡지사 에디터로 성장해 가는 과정이 큰 축이 되는 작품입니다. 이지아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주인공 앤 해서웨이를 연상시키는 캐릭터가 될 겁니다. 박기자 편집장은 이서정의 성장에 걸림돌인 동시에 지침서가 되는 캐릭터가 되겠죠. 그런 의미에서 방영 전부터 할리우드 대형 배우 매릴 스트립과 비교되며 화제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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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 초반엔 그런 구도가 확연히 눈에 보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서정의 성장이라는 기본 골격은 흐릿해져가고 있습니다. 박기자 편집장의 명품 패션 사치 놀음과 잡지사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회장과 서우진(류시원)의 대결 구도가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박기자 서우진 이서정 김민준(이용우) 네 사람의 실체 불분명한 사랑 놀음은 그나마의 중심 구도마저 흐릿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초기 '스타일'의 기획 의도를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겠네요. 초년병 에디터 이서정의 일과 사랑에 있어서의 성장과 그의 눈에 비친 화려한 패션계와 그 이면을 다루는 것이었습니다. 거기에 패션계와 관련된 직업 세계를 조명해 보고자 했습니다. 요즘에 이르러 기획 취지와 비교해서는 엉뚱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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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자 캐릭터, 더 나아가 김혜수의 '엣지'있는 연기가 '스타일'을 기획 취지에서 벗어난 괴물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됐습니다. 김혜수라는 거물급 스타가 큰 비중을 지닌 주변 인물이어야 하는 박기자를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게 했기 때문이라는 의미입니다.

김혜수는 톱스타입니다. 제작진 입장에서 김혜수를 활용한다면 중심 인물 중에 중심 인물로 활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할 겁니다. 당초 기획에서 박기자는 이서정보다 비중이 작았지만 김혜수의 합류로 비중이 대폭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획 취지와 다른 이야기로 흘러가게 된 원천적인 문제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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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서정을 연기하는 이지아의 내공이 부족한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될 겁니다. 아직 연기력도 그렇고 카리스마와 아우라도 그렇고 부족함을 많이 보여주고 있거든요. 김혜수에겐 빛이 가려질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하죠. 이용우도 아직 설익은 느낌이 강하고요. 조금 심하게 표현하자면, 이지아와 이용우가 함께하는 장면에선 학예회의 느낌까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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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는 박기자의 캐릭터를 더없이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만. 지적될 부분이 없는 건 아닙니다. 너무 두드러질 정도로 매력적인 게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너무 두각을 나타내지 않으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게 최선일텐데. 조금 과도한 힘으로 밀어붙인 느낌입니다. 김혜수 정도의 내공이면 충분히 조절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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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김혜수와 매릴 스트립과 비교를 피할 수 없겠네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매릴 스트립은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으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 결과 '악마를 프라다는 입는다'의 주인공은 앤 해서웨이였지만 가장 돋보인 배우는 매릴 스트립이 됐습니다.     

2009/08/24 12:52 2009/08/24 12:52

'아가씨를 부탁해'가 시작과 동시에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19일 첫방송에서 단번에 시간대 1위를 차지하더니 이튿날에도 기세를 이어갔습니다. 방영전 기대됐던 윤은혜 효과가 제대로 빛을 발한 듯합니다. 게다가 '내조의 여왕'의 윤상현과 '찬란한 유산'의 문채원 등 올해 대박 드라마의 주역들이 가세했으니 기대도 될 법 했습니다.

'아가씨를 부탁해'는 전작인 '파트너' 보다 월등히 높은 시청률로 출발했습니다. 보통 후속작은 전작의 시청률에서 조금이나마 떨어지면서 출발합니다. 그런 점에서 '아가씨를 부탁해'의 출발은 이례적입니다. 출발부터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셈이죠. 조심스럽게나마 대박을 예상해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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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주인공들은 찬사와 함께 인기도 상승하는 좋은 분위기를 타는게 정상입니다. 윤상현과 문채원은 호응 속에 순풍을 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타이틀롤인 윤은혜는 각종 논란과 비난에 모두 휩싸인 듯한 분위기입니다. 다들 잘하는데 홀로 죽을 쑤는 듯한 양상이죠. 과연 윤은혜는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논란과 비난에만 휩싸일 정도로 못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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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윤은혜에게 쏟아지는 비난과 지적이 어떤 것들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발음과 발성에 대한 지적이 눈에 띕니다. 연기가 예전과 달라진 것 없이 똑같다는 비난도 있습니다. 재벌가 상속녀 캐릭터 표현이 전혀 설득력 없다는 지적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많이 보이는 비난은 연기가 밉상이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발음과 발성은 조금 거슬리는 부분이 있는게 사실입니다. 재벌가 상속녀라는 거창한 캐릭터에 너무 힘을 실으려다 보니 발성이 경직된 듯한 인상을 줍니다. 간혹 거칠게 갈라지는 듯한 음색은 거북하게 들리기도 하더군요. 이 지적은 윤은혜가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힘을 좀 뺄 필요가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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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연기가 예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비난은 그다지 타당하지 않아 보입니다. '아가씨를 부탁해'의 강혜나는 지금까지 윤은혜가 연기했던 캐릭터와 확연히 구분됩니다. 윤은혜는 달라 보이기 위해서 힘이 잔뜩 들어간 인상까지 주고 있습니다. 확실히 달라 보입니다. 기존 윤은혜의 매력에 비해 생소하고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은 있을 수 있겠지만 달라진 게 없다는 비난은 수용하기 힘들 겁니다.

캐릭터 표현이 설득력 없다는 지적은 윤은혜에게 모아질 성격은 아닙니다. 작가가 캐릭터를 설정해 놓은 것을 바탕으로 연기하고 있기 때문이죠. 작가는 재벌가 상속녀의 있는 그대로의 삶을 강혜나에게 반영했다기보다 패리스 힐튼 같은 특수한 인물을 그렸기에 비현실적인 것이라 생각해야할 부분이죠. 게다가 강혜나는 꼴불견의 밉상 캐릭터입니다. 연기가 밉상이라는 비난은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칭찬이 될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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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를 부탁해'는 윤은혜에게 의미가 큰 작품입니다. 출연을 결정하고 2년 가까이 기다릴 정도로 애착을 가졌던 작품이거든요. 윤은혜가 '아가씨를 부탁해'(원래는 '레이디 캐슬'이었죠) 출연을 결정할 당시만 해도 편성이 불투명했습니다. 제작사인 이김프로덕션이 '쩐의 전쟁'의 고액 출연료를 놓고 박신양과 분쟁을 일으켰고, 제작사협회로부터 편성 금지 처분을 받았거든요.

'레이디 캐슬'은 MBC와 SBS에서 편성 거부됐고 KBS 편성 가능성도 희박했습니다. 연출자도 정할 수 없었고 당연히 나머지 연기자 캐스팅도 진전되지 않았습니다. 방송가 관계자들은 제작에 들어가기 힘든 드라마로 분류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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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윤은혜는 캐스팅을 번복하고 다른 작품을 찾아야할 법한 상황이었습니다.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위상을 한껏 끌어올린 윤은혜는 지나치게 공백이 길어지는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았거든요. 그럼에도 윤은혜는 꿋꿋하게 '레이디 캐슬'을 지켰고 KBS 편성이 확정되며 '아가씨를 부탁해'로 제목이 바뀌는 과정을 기쁘게 지켜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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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혜를 만날 기회가 있어서 물어봤습니다. "도대체 '아가씨를 부탁해'에 2년 동안이나 집착한 이유가 뭐냐"고요. 대답은 "지금까지 연기자 윤은혜가 보여준 것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기회고, 너무 마음에 드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라고 답하더군요. 털털하고 보이시하면서 순수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윤은혜에게 여성적이고 무례한 강혜나는 새로운 무대가 될 수 있다고 여긴거죠.

또 물었습니다. "2년이나 기다리면서 제법 긴 공백이 불안하지 않았냐"는 질문이었죠. 윤은혜는 "기다리는 동안 즐거웠다"고 했습니다. "어떤 연출자와 함께 할 지, 어떤 동료 연기자와 호흡을 맞추게 될 지, 또 어떻게 강혜나를 연기할 지 머리속에 그려보는 것이 유쾌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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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물었습니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2년이나 허송세월한 게 아쉽지 않냐"고 물었죠. 윤은혜는 "허송세월하지 않았다"고 반응하더군요. 소속사에서 독립해 자신만의 기획사를 설립했고, 조이너스에 디자이너로 참여해 봄 여름 가을 겨울 4시즌 디자인 시안을 만들어 '윤은혜 라인'을 탄생시키기도 했거든요. 사업가로, 디자이너로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의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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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를 부탁해'의 방영 첫주가 지나면서 윤은혜는 즐겁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드라마는 성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는 성공에서 약간 소외된 인상을 받을 수 있거든요. 자칫 2년의 기다림이 헛된 것이었다고 생각하지나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시작에 불과합니다. 더 큰 성공이 기대됩니다. 윤은혜도 더욱 훌륭한 연기력을 인정받을 기회는 충분합니다.      

2009/08/21 07:37 2009/08/21 0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