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정신이 땅에 떨어졌습니다. 25일 잠실야구장을 찾은 야구팬들은 야구 모독의 생생한 현장을 목격하고 돌아와야 했습니다. 스포츠 정신을 무시한 지도자 한 분이 야구팬들을 우롱했습니다. 뜨겁게 달아오른 야구 열기를 싸늘하게 식어버리게 만들고도 남을 정도였습니다. 관중들의 야유 소리가 연신 울려퍼졌습니다. 그 지도자는 야유조차 가볍게 무시하더군요.

오늘로 LG 감독에서 물러나 야구계의 야인이 되는 김재박 감독 이야기입니다. 치졸한 타이틀 만들어 주기를 자행했습니다. 제자인 박용택을 타격왕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홍성흔을 무려 4번이나 사실상 고의 4구로 걸렀습니다. 박용택은 벤치에서 편안하게 타격왕 등극을 기다렸습니다. 그런 치졸한 타격왕 타이틀을 인정할 팬은 많지 않을텐데 말이죠. 빛을 잃은 타격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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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얄미웠던 건 홍성흔이 안타를 쳐도 역전이 불가능한 마지막 타석 때였습니다. 그제서야 정면 승부를 지시한 모양이더군요. 차라리 그 타석에서도 걸렀으면 '일관성은 있구만'이라고 평가했을텐데. 승부에 들어오는 걸 보면서 '이거나 먹고 떨어져라' 심보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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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으로서 제작의 타격왕을 위해 그 정도 도움도 못주냐"고 말한다면, 사실 그다지 할 말은 없습니다. 과거를 돌아봤을 때도 은연 중에 그런 일들이 벌어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토록 노골적으로 만들어준 것은 드문 사례입니다. 제법 오래 전에 드물게 있었고 '스포츠 정신 위배'라는 엄청난 비난에 휩싸였습니다. 그리고는 사라져가는 분위기였습니다.

게다가 25일은 타이틀이 결정되지 않은 부문이 여러 개 남은 상태에서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감독들이 마음 먹기에 따라 인위적인 만들어 주기가 어느 정도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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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다승왕의 경우 롯데의 조정훈과 삼성의 윤성환은 어떤 식으로든 등판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로이스터 감독과 선동렬 감독은 이들을 등판시키지 않았습니다. 물론 롯데와 삼성이 모두 패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무의미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경기 도중 박빙의 상황에서 두 선수 중 하나가 등판했다면 결과는 어찌될 지 누구도 모를 일입니다.

멋진 승부는 SK-두산전에서도 펼쳐졌습니다. 두산의 김현수와 SK의 정근우는 최다안타왕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중입니다. 김성근 감독이나 김경문 감독이 적극적인 견제책을 쓰지 않을까 예상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거르기 작전이죠. 그러나 멋진 정면 승부가 펼쳐졌습니다. 좋은 공을 주진 않았습니다. 결국 정근우는 3타수 무안타, 김현수는 3타수 1안타를 쳤습니다.

25일 대부분 지도자들은 정정당당한 정면 승부를 통해 스포츠 정신을 구현했습니다. 오직 김재박 감독만이 스포츠 정신을 무시한 행태를 보였을 뿐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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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박 감독은 뛰어난 지략을 지닌 지도자로 이끄는 팀의 좋은 성적을 올려왔습니다. 현대 시절 4번이나 한국시리즈를 재패했습니다. 한국시리즈 4승은 역대 프로야구 감독 중 2위에 해당합니다. 대단한 성적이죠. 이를 바탕으로 LG에 우승 청부사로 모셔졌습니다.

그러나 성적 이면의 몇가지를 돌아보면 '과연 좋은 지도자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선뜻 '그렇다'는 대답을 하기 힘들어집니다.

우선 대표팀 감독 시절을 생각해볼까요. 2003년 올림픽 예선에서 김재박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었습니다. 예선 정도는 당연히 통과하리라 여겼습니다만. 대만에게 어이없이 패하면서 예선 탈락했습니다. 김재박 감독의 선수 선발에 상당한 문제가 있었다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편파적인 선발과 기용이 한국 야구의 치욕을 야기했다는 논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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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아시안게임에서도 김재박 감독은 대단(?)했습니다. 선수 선발 과정에서 다양한 잡음을 일으키더니. 결국 대만과 사회인 선수로 구성된 일본에도 참패를 당했습니다. 아시안게임은 우승할 경우 병역 특례 혜택이 주어집니다. 김재박 감독은 소속팀의 병역 미필자 몇몇을 대표팀에 선발했습니다. 다소 의외의 선발이었고 이들은 아시안게임 대부분을 벤치에서 보냈습니다.

화려한 성적을 거뒀던 현대에서는 어땠을까요. 물론 성적은 좋았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이기는 야구만 하다보니 재미없는 야구가 되고 말았습니다. 현대는 최강팀이었음에도 팬이 가장 적은 팀으로 분류되곤 했습니다. 김시진 감독의 히어로즈에 이르러서야 모처럼 관객이 늘고 있습니다. 우승 청부사로 초빙된 LG에서는 예전의 LG보다 더 못한 성적표를 받아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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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서도 그다지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던 걸로 여겨집니다. 올 시즌을 예로 들면 서승화의 후배 폭행 파문이나, 조인성과 심수창의 경기 중 갈등 표출 등 감독의 지도력 부재 사건을 몇차례 보여줬습니다. LG 감독을 맡으면서 신인을 양성한 사례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습니다. 박명환 정성훈 이진영 등 거물급 FA를 영입했지만 성적은 곤두박질쳤습니다.

이리저리 살펴봐도 김재박 감독이 '좋은 지도자'라고 평가되기에 부족함이 많아 보입니다. 게다가 스포츠 정신까지 저버렸으니 안팎에서 좋은 평가를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라고 봐야겠죠. 게다가 LG 감독에서 물러나게 되면 한동안 야인으로 지내야할 겁니다. 지금 상황으로는 돌아오기 쉽지 않을 듯 싶기도 하고요. 성적도 별로에, 통솔력도 미약하고, 스포츠 정신도 부족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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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26일 한 경기 더 남겨뒀습니다. 김재박 감독에겐 LG 사령탑으로서 마지막 경기입니다. 어쩌면 프로야구 사령탑으로 마지막 경기일 수도 있습니다. 박용택을 출장시켜야 하지 않을까요. 박용택에겐 떳떳하게 타이틀을 거머쥘 기회고. 김재박 감독에겐 야구 모독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니까요. 그리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요.
2009/09/26 08:37 2009/09/26 08:37
삼성 팬들에겐 애증이 교차하는 이름이 있습니다. 2007년 롯데에서 이적해와 주전 2루수로 활약하고 있는 신명철입니다. 신명철은 야구 애호가들 사이에선 재미있는 별명으로 통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유혹의 명철신'이라고 불립니다. 여러가지 의미가 담긴 별명입니다만. 치명적인 유혹을 하는 선수라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잠깐 신명철의 별명인 '유혹의 명철신'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일단 신명철의 응원가이자 등장 배경음악에서 비롯됐다고 하는 것이 정설입니다. 요즘은 다른 음악을 사용하고 있긴 합니다만. 작년까지 신명철은 아이비의 '유혹의 소나타'를 등장 배경음악으로 사용했거든요. 신명철이 타석에 오를 때면 '띠리디리디리리리리~ 썸바디 두잇' 하면서 '유혹의 소나타'가 울려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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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은 노래만으로 치명적인 유혹을 했을까요. 절대 그럴리 없습니다. 그라운드에서 활약 자체가 유혹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라운드에서 교태가 줄줄 흐르는 플레이를 했다는 의미일까요. 역시 절대 그럴리가요. 신명철을 둘러싼 다양한 상황들이 유혹을 만들어냈습니다.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고요? 신명철의 널뛰기 활약상 때문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작년까지 신명철은 전반적으로 잘 못하는 선수로 분류될 기록을 지니고 있습니다. 아마 시절 최고의 선수로 여겨졌던 점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양상입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 뜻밖의 활약으로 팀에 승리를 안겨줬습니다. 이제야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하겠거니 기대하면 어느 틈에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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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깜짝 활약으로 옛명성 회복을 기대하게 하는 유혹을 했다가 절망하게 하는 악순환을 거듭한 점에서 '유혹의 명철신'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습니다. 실망감이 깔린 조롱의 의미가 담긴 별명이 아닐까 싶네요. 프로야구 선수 중 별명하면 '별명의 제왕' 김태균을 떠올리게 됩니다. 김태균의 천의 별명을 소유자죠. 반면 신명철은 단 하나의 별명으로 김태균 못지않은 별명 파워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그 점만 놓고 봐도 대단한 선수라 여겨집니다.

잠깐 신명철에 대해 알아볼까요.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 아마선수로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건 몇 안되는 선수입니다. 당시 아마선수 국가대표로는 박한이 강봉규 경헌호 등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박한이 말고는 프로 활약상은 그다지 대단하지 않은 선수들이네요) 롯데에 2차 1순위로 지명돼 3억2000만원의 계약금을 받고 입단했습니다. 그 무렵 야수로는 최고액 계약금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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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대를 모은 채 롯데에 입단했지만 활약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2할대 초반의 평균 타율이었으니 주전 경쟁에서도 밀려났죠. 2004년 조성환이 병역 비리 때문에 입대하면서 주전 기회를 잡긴 했지만 땜빵 주전에 불과했습니다. 2007년 강영식과 트레이드돼 삼성에 둥지를 틀었죠. 그러고 보면 강영식도 '유혹과'네요. 좌완 파이어볼러로 기대를 모았지만 고질적인 제구력 부족으로 기대를 허물곤 했습니다.

삼성에 온 첫해 신명철은 그럭저럭 잘 했습니다. 당시 삼성엔 박종호라는 걸출한 2루수가 있었지만 노쇠한데다가 부상까지 있어 신명철이 어렵지 않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적 첫해 전 경기를 소화하고 타율도 2할5푼대. 괜찮은 활약이었습니다. 2008년에는 더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2008년 신명철은 본격적인 유혹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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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할8푼4리의 타율에 절체절명의 순간에 실수 연발. 한마디로 선수도 아니었다고 봐야죠. 삼성팬들 중엔 그를 '신멍청'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 와중에 포기하려고 치면 깜짝 활약. 기대하면 절망적인 부진. 정말 무서운 유혹은 플레이오프였습니다. 끝내기 안타를 비롯해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삼성에 둥지를 튼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습니다. 2009년에 대한 치명적인 유혹이었던 거죠.

그러나 2009년 삼성엔 '제2의 이종범' 찬사를 받는 김상수가 입단했고 신명철은 자리를 내줘야 했습니다. 삼성팬들은 만세를 불렀죠. 드디어 '유혹의 명철신'의 유혹에서 벗어났다고. 그러나 신명철은 외야수로 돌아왔고, 김상수의 부진과 함께 주전 2루수로 복귀했습니다. 그리고는 믿어지지 않는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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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통산 기록표를 볼까요. 통산 타율이 2할3푼8리인데, 올해 타율이 3할4푼2리입니다. 지난 해까지 한해 최다 홈런 기록은 2003년 롯데 시절 6개인데 올 시즌엔 불과 30% 남짓 소화한 시점에서 벌써 6개를 넘겼습니다. 타율, 홈런, 타점 등에서 모두 삼성 전체 1위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롯데전에선 패색이 짙던 9회말 투아웃에 마무리 애킨스를 상대로 끝내기 2점 홈런을 날리는 감동적인 유혹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쯤되면 유혹이 아니라 맹활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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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의 야구팬들은 '유혹의 명철신'의 유혹 본능이 언제쯤 살아날까 내심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명철의 유혹은 야구를 재미있게 만드는 장외 관전 포인트가 돼왔거든요. 김태균이 별명을 하나씩 늘리는 것과 마찬가지로요. 그런데 올해 신명철은 정말 매혹적인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명철신의 유혹'에 삼성이 춤을 추게 만들고 있다고 해야할까요. 한가지 안타까운 건 더이상 '유혹의 명철신'의 테마송이 '유혹의 소나타'가 아니라는 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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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22일 신명철은 경기를 앞두고 미녀 아나운서 김석류씨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단답형인데 시원시원하게 말하더군요. 특히 인상에 남는 것은 김석류 아나운서의 "제가 예뻐요. 아내가 예뻐요"라는 질문에 단 1초도 망설임 없이 "아내가 더 예쁩니다'라고 답한 점입니다. 김석류 아나운서보다 더 예쁜 아내라니….    
2009/05/26 13:58 2009/05/26 13:58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할 만한 좌완 장원삼의 현금 트레이드를 놓고 야구판이 뜨겁습니다.
요점은 8개 구단이 히어로즈 구단의 재정 상태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현금 트레이드를 금지한 약속에 대한 부분이라고 보여집니다.

삼성과 히어로즈측은 '문서화된 약속이 없었다' '사전에 KBO에 통보한 사안이다' 등의
이유를 대며 트레이드의 정당성을 역설하고 있는 반면,

나머지 6개 구단은 '문서화를 떠나 구두 약속도 약속이다.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는 논리로
트레이드의 부당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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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삼 트레이드 파문의 핵심 중 하나는 장원삼이 너무 뛰어난 선수라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장원삼이 삼성에 합류함으로 인해서 삼성의 전력은 급상승하거든요.

히어로즈에서 타선 및 구원투수들의 지원을 그다지 못 받고도 10승 이상을 올린 장원삼은
삼성에선 15승 이상을 충분히 거둘 것으로 예상되거든요.
히어로스에선 뒤를 받쳐줄 투수가 없어서 완투형 투수로 활약해야 했지만
삼성에는 정현욱 안지만 권혁에 마무리 오승환까지 뒷문이 워낙 튼튼하기에
6이닝 정도씩만 꾸준히 던진다고 감안하면 20승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만일 선발 5~6승 안팎의 투수가 현금 트레이드의 대상이었다면,
이토록 파문으로까지 치닫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투수라면 현금 트레이드의 대상이 되지도 않았을테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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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저는 삼성의 골수팬임을 전제로 하겠습니다.
또한 야구 담당 기자가 아니기 때문에 전적으로 아마추어 팬의 견해임을 분명히 합니다.

처음 장원삼이 삼성으로 트레이드 됐다는 보도를 접하고 기뻐 날뛰었습니다.
올해 삼성이 쓸만한 선발 투수가 없어서 애를 먹은 만큼,
장원삼의 합류로 당장 우승권 전력이 됐다고 생각됐기 때문이죠.

그러나 절차에 대한 지적과 논란이 거듭되면서,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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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금메달 효과 덕분에 야구 열기가 최고조에 이른 시점에
절차상 논란이 있는 트레이드로 구단 간 갈등이 생겨 파행으로 흐르는 것은
자칫 야구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태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됐습니다.

신상우 총재를 비롯한 KBO도 갈팡질팡 결론을 못내는 상황을 보면서
벌써부터 우려가 됩니다. 어떠한 솔로몬의 지혜로 해결책을 내놓더라도
법정 다툼 등 한동안 봉합되기 힘든 갈등이 남을 것으로 보이니까요.

그런데 파문이 일고 논란이 증폭되는 과정을 보면서 한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왜 트레이드의 당사자인 장원삼 본인의 의견에 대해선 아무도 신경을 안쓰는가 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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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이사회가 회의를 하고, 논쟁을 거듭하는 와중에도
장원삼의 의견을 듣는 절차는 전혀 없는 것 같았거든요.

물론 트레이드야 구단 간에 이뤄지는 걸테고, KBO의 규약 내에서 이뤄져야 하겠지만
당사자인 선수의 의견도 최소한의 고려 대상이 돼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선수도 대한민국 국민인 다음에야 헌법에 명시된 행복추구권을 지니고 있을테니까요.

물론 박성훈의 의견도 마찬가지로 고려의 대상이 돼야 할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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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트레이드가 논란이 되는 큰 이유는 선수의 균형이 너무 안 맞기 때문일겁니다.
성적만 놓고 볼 때 박성훈은 장원삼에 비교하기도 힘든 선수입니다.
물론 기량이 어떤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할 문제겠지만요.

박성훈도 2005년 프로 데뷔 시절에만 해도 삼성의 중간 계투 요원으로 나름 활약했습니다.
시속 140km대 중반의 공을 뿌려대며 좌완 스페셜리스트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그런데 기억에 남는 건 시즌 중반 두산 전에 구원 투수로 등판해 난타 당한 일입니다.
심지어 투수에게 3루타를 맞기까지 했습니다. 프로야구 투수 역사상 유일한 3루타죠.
3루타를 친 그 투수는 조현근으로 현재 삼성에서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활약중입니다.
이후 박성훈을 볼 일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군 복무 이후 부상 재활을 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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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이 쉽사리 나지 않는 상황이지만, 원칙에 충실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약속은 지켜져야 하기에 일단 트레이드는 철회되는 게 옳지 않을까요.

그래도 삼성과 히어로즈 사이에 장원삼의 트레이드에 대한 공감대가 있다면,
야구 관계자 및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선수 간의 균형을 맞추는 트레이드를 하면 어떨까요.

'1대 1+거액의 현금'이 아니라 '1대 다수+적정 수준의 트레이드 머니' 형식으로,
납득할 수 있는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면 어떨까 하는거죠.
이미 장원삼이나 박성훈이나 보금자리까지 바꾼 마당에 '원상복귀 해!'라고 한다면,
적지 않은 상처를 안게 되고 경기력도 떨어지지 않을까요.

이렇게 된 마당엔 다른 6개 구단 측도 삼성과 히어로즈가 균형을 맞추는 트레이드를 하도록
이해하는 용인을 베푸는 것도 대승적인 차원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삼성팬인 제 입장에서야 장원삼이 삼성에 연착륙하길 바라지만,
잡음으로 갈등이 심화돼 내년 시즌 프로야구가 파행으로 흐르는 건 바라지 않습니다.



2008/11/20 21:34 2008/11/20 21:34

한국시리즈가 SK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뜨거웠던 야구 시즌이 일단 마무리됐지만, 여전히 중요한 이벤트들이 남아 있어 야구팬들의 관심은 겨울에도 뜨거울 전망입니다.

무엇보다 내년 3월 열릴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 가장 중대한 이벤트겠죠.

올림픽 금메달의 감동을 이어갈 지 여부에 관심이 뜨겁게 모아지고 있죠.


포스트시즌이 계속되는 동안에도 누가 감독을 맡는지 논쟁이 벌어지기까지 했으니

한국시리즈를 마친 지금, 야구계의 최대 관심사는 WBC 대표팀의 선장을 누가 맡느냐 여부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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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WBC 대표팀 선장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이건 그야말로 '독이 든 성배'나 다름없거든요.


올림픽 금메달은 더이상 높을 수 없는 계가이기에,

그에 준하는 성과를 거둔다는 게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닐 듯 싶거든요.


게다가 올해는 포스트시즌도 전에 없이 치열했기에 선수들의 피로도 역시 높죠.

선수 선발 과정에서도 이런저런 난항이 예상되기에 누구라도 선뜻 '독이 든 성배'를 들겠다고 나서지 않을 겁니다.


야구팬 입장에서야 올림픽 금메달의 주역인 김경문 감독이나 '야신' 김성근 감독이 맡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은데,

그분들에게도 선뜻 맡기 만만치 않은 사연들은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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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은 중요한 순간마다 팀을 비웠던 전례 때문에 상당히 고전했던 만큼

이번 오프시즌엔 두산의 전력 극대화에 힘쓰고 싶을테고.

김성근 감독 역시 아시아 시리즈 등을 거치면서 전력 누수를 겪을 수 있는 SK에 정성을 쏟고 싶을 겁니다.


그렇다고 삼성의 선동렬 감독이나, 롯데의 로이스터 감독에게 맡기는 것도 좀 그렇죠.

이들 외 하위팀 감독에게 맡기는 건 '꿩 대신 닭'도 아니고... 야구의 퇴보를 초래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가장 좋은 건 김성근 감독이 맡았으면 하는 건데...

전력의 극대화를 이루는 능력은 '야신'이 최고인 것 같으니까요.

야구계에선 일단 김성근 감독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것 같은데

야신께서 고사하시는 분위기라

어떻게 야구계의 컨센서스가 이뤄질 지 모르겠습니다.



선장이 누가 되냐도 중요하지만, 뛰어들 선수들이 누가 될 지도 중요하겠죠.

병역 문제 해결과 연관이 없어진 만큼 순수한 희생을 요하는 셈인데 정말 국가의 명예를 위해 참가해야 합니다.

선발 과정에서도 팀 이기주의 등에서 벗어난 최고의 선수들을 뽑아야 할텐데 잘 될지...


재미삼아 한번 골라 보렵니다.

아마추어 야구팬이 고른 대표선수라 얼마나 맞을 지는 모르겠는데요.

나중에 진짜 명단 발표될 때 몇명이나 맞을 지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일단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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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류현진 윤석민 등 올림픽 금메달의 최고 주역들은 당연히 들어가야겠죠.

숨은 공신이었던 장원삼도 당연히 합류해야 할 것 같고, 뒷문지기 오승환과 국제용 정대현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올림픽 당시 아쉬웠던 부분이 우완 정통파와 옆구리 투수가 없었던 점이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SK 채병용과 두산 이재우가 합류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일본파 임창용도 반드시 필요한 존재 같고요.

이외에 두산 임태훈, 롯데 송승준, 기아 이범석 등도 충분히 선발될만한 선수들이라고 보여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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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는

올 시즌을 죽 보니, 역시 박경완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투수 리드에 도루 저지까지, 간혹 터지는 한방들도 훌륭하고.

여기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강민호가 더해지면 될 것 같고요.


1루수는

이승엽이 합류하면 일단 최고죠.

여기에 김태균도 있으니 걱정이 별로 안되는 포지션이고.


2루수는

2익수 고영민에, 정근우로 완벽하게 세대교체가 된 포지션이니 이대로 가면 되고.

여기에 롯데 조성환 정도 더해져도 좋을 것 같고요.


문제는 유격수입니다.

박진만 밖에 없어요. 세대 교체가 도무지 이뤄지지 않는 포지션이죠.

전구단에 걸쳐 취약 포지션이에요. 롯데 박기혁이니 SK 나주환 정도가 그나만...

우울한 포지션입니다.


3루수야

김동주에 이대호까지 훌륭하죠. 수비에 빈틈은 좀 있어보여도...

한국시리즈 MVP 최정도 손색이 없습니다.


외야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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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김현수 이용규 이대호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

메이저리거 추신수가 참가하고,

노련한 국제용인 SK 박재홍이 합류하면 든든해 보입니다.

롯데 김주찬도 후보로 손색이 없네요.

특히 김현수의 경우는 반드시 발탁해야 합니다.

한국시리즈의 아픔은 김현수의 성장을 저해할 요소가 될 수 있는데

WBC에서 이를 떨쳐내고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으면 좋을테니까요.

여기에 지명대타 전문요원으로 홍성흔이 합류하면 좋을텐데...


이정도면 명실상부한 국가대표팀이긴 한데...

어째 이뤄질까요. 지켜봐야죠.

2008/11/03 16:17 2008/11/03 16:17

플레이오프가 저물어갑니다.
두산이 먼저 3승을 거두고 홈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어느 정도 한국시리즈 진출팀의 향방이 가려진 분위기죠.
투,타, 주루 모든 분야의 힘에서 두산이 삼성을 압도하니
지금 상황에서 삼성에 필요한 건 '기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플레이오프 2승을 하는 동안
선동렬 감독의 '마법' 같은 용병술이 효력을 발휘했지만
두산의 힘은 '마법'마저 무력화시켰네요.
'마법'을 넘어서는 '기적'만이 전세를 뒤집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삼성의 올 시즌 분위기에서
포스트시즌 진출만 해도 대단한 성과였고,
플레이오프 진출과 2승은 성과를 넘어 업적 수준입니다.
열렬한 팬의 입장에서도 여한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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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년 시즌을 바라보고 편안한 마음으로
남은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는 동안 삼성은 큰 수확을 얻었습니다.
그 자체로도 만족스러울 법한 수확이죠.

우선 '엽기사자' 박석민이 진정한 타선의 핵으로 부상한 겁니다.
시즌 중엔 2% 부족한 듯 보였던 박석민은 포스트시즌에서 기량이 만개했습니다.
내년 시즌에 심정수가 돌아와 2007년 정도의 기량만을 보여줘도  
양준혁과 함께 무시무시한 클린업트리오를 이룰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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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 또한 큰 경기를 거치면서 클러치히터 본능을 확실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최근 2시즌 동안 극도로 부진했던 조동찬 또한 예년 기량을 되찾은 느낌이었죠.
곧 군대를 가야하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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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반가운 건 신명철이 아마 시절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는 겁니다.
신명철은 아마 시절 국가대표 붙박이 2루수와 중심 타선을 차지했던 선수인데,
올 시즌 지독스럽게도 못해서 '신멍청'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삼성을 대표하는 준족임에도 제대로 출장조차 못했습니다.
그런데 플레이오프에서 프로 진출 이후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올 시즌 삼성의 아킬레스건이었던 2루와 2번 타자 자리를
내년 시즌엔 확실히 지켜줄 거라 기대를 모으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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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진에서도 내년 시즌에 대해 많은 희망을 갖게 하는 요소가 많습니다.
우선 윤성환이 위기관리 능력까지 보여주며 확실한 선발 요원으로 자리잡은 점입니다.
윤성환은 국내 최고의 커브와 시속 140km 중반대의 묵직한 직구, 슬라이더 등
구위와 제구력 등에서 흠잡을 데 없는 좋은 투수지만
경험 부족에서 오는 섣부른 승부와 위기 관리 능력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확실히 진보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배영수의 구속이 올라오고 있어 내년엔 시속 150km대로 올라갈 것으로 기대되고,
조진호도 내년엔 선발요원으로 어느 정도 해줄 것을 본다면,
마운드 높이도 상당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엔 미완의 대기였던 구자운도 재활을 마치고 합류하겠죠.
용병 투수 1명이라도 잘 뽑는다면 8개 구단 어느 팀도 부럽지 않을 겁니다.

올해 '노예'였던 정현욱의 부담도 덜어질테고요.
안지만 권혁 등 중간 계투진도 한층 힘을 얻을 수 있겠죠.

이제 플레이오프 2경기 남았습니다.
6차전에서 양팀 모두 총력전을 펼치겠죠.
삼성은 2승으로 만족해도 될 것 같습니다.
승리에 대한 욕심보다 앞으로 더욱 강해질 팀에 대한 즐거움으로 경기를 하면 어떨까요.
부담을 덜고 실력을 최대한 끌어낸다는 편안한 마음 가짐으로요.

그러다가 이겨도 좋겠지만,
사실 안 이기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모두 거쳐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팀은
다음 시즌에 좋은 성적을 거두기 힘든 게 많은 사례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삼성 입장에선 좋은 분위기로 내년 시즌을 맞이할 준비에
좀더 집중하는 쪽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2008/10/22 11:32 2008/10/22 1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