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이 마약 복용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고 예학영 윤설희 등이 구속되면서 연예계에 '마약 태풍'이 불고 있습니다.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7~8명의 연예인이 수사 물망에 올라 있고 그 중엔 주지훈급의 톱스타도 있다"며 연예계로 수사를 확대할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주지훈급의 톱스타면 정말 대단한 스타일 겁니다. 게다가 수사가 확대된다고 하니 연예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평소 주지훈 및 예학영 등과 친분 관계가 있는 연예인들은 실제로 경찰의 수사 물망에 올라 있는지 어떤지의 여부를 떠나 의혹의 눈초리를 받곤 합니다. 이번 마약 수사가 클럽에서 이뤄진 점 등을 이유로 평소 클럽을 즐겨찾는 연예인들도 의혹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경찰이야 "7~8명의 연예인"이라고만 할 뿐 누구인지는 결코 밝힐 수 없습니다. 아닐 경우 엄청난 명예훼손 후폭풍에 시달릴 게 분명하니까요. 그래서 의혹의 대상이 된 연예인은 추측으로만 거론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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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잡아 30명 이상의 연예인이 추측을 통해 거론되고 있습니다. 모델 출신이라는 이유, 클럽을 즐겨찾는다는 이유 등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들에겐 많은 염려 전화가 온다고 합니다. 거론되고 있다는 불쾌감과 난데 없는 우려 전화에 짜증을 내는 건 당연하겠죠. 저도 몇몇 거론되는 인사의 소속사에 넌지시 안부를 물었다가 "아실만한 분까지 왜 이러시냐"며 싫은 소리를 들어야했습니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지난 2002년 불어닥친 연예계 마약 광풍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황수정을 시작으로 싸이·정찬·심신·성현아 등이 줄줄이 마약 복용으로 처벌을 받았습니다. 경찰에선 "연예인이 더 있다. 톱스타도 몇몇 있다"고 공공연히 정보를 흘렸고, 저는 경찰서, 서울지검 등에서 수시로 뻗치기를 해야 했습니다. 톱스타급인 가수 K, 연기자 L, K, P 등이 소환 조사를 받으러 온다는 소문이 무성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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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양반들 그림자조차 보지 못했습니다. 그 양반들은 소문만 무성했을 뿐 수사 대상이 됐는지도 불확실했습니다. 항간에는 이들이 정부 고위 관계자의 비호 덕분에 마약 광풍을 피해갔다는 루머도 있었지만 사실과 거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제 기억으로 당시 마약 복용으로 처벌 받은 사람은 밤업소에서 근무하는 연주자 몇몇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경찰은 "이들도 엄연히 연예인으로 분류된다"고 앞선 주장의 정당성을 부각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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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비슷한 경우가 아닐까 의심이 가기 시작합니다. 주지훈급의 톱스타 중엔 혐의를 둘만한 사람을 찾기 어렵거든요. "이니셜만 거론돼도 법적 절차를 강구하겠다"고 강경하게 결백을 강변합니다. 용의선상에 오른 이들이 그다지 유명하지 않음에도 톱스타로 포장돼 호들갑을 떠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어느 정도 근거 있는 수사 대상 명단을 전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연예 기자 생활 10년 넘게 한 저도 처음 듣는 이름이 대부분이더군요. 10여명 중에 1~2명 누군지 알 수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나마 후하게 봐서 B급 연예인이었습니다. 그 명단이 맞는지 어떤지는 일단 유보해두겠습니다. 진짜 명단에는 톱스타가 포함돼 있을 수도 있으니 제가 단정해선 곤란하겠죠.

왜 연예계 마약 사건이 터지면 이토록 호들갑 국면에 접어들까요. 연예인이라는 유명인사가 마약으로 처벌을 받는 것이 일반인들에게 파급효과가 대단히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봤습니다. 보다 강한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주의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되는 효과죠. 이를테면 일벌백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결과적으로는 빈수레가 요란해지긴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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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긍정적인 부분이 틀림없이 있긴 합니다. 그러나 연예계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위축되는 건 그다지 유쾌하진 않습니다. 가뜩이나 요즘처럼 연예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많을 때에는요.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 같습니다.


2009/04/29 10:19 2009/04/29 10:19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가 사회적인 이슈가 됐습니다. 장자연씨가 생전에 작성한 문건에서 성상납·술시중 등의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로 여겨지는 리스트가 소위 찌라시에 다뤄지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은 "KBS로부터 이름이 지워진 문건을 확보했기 때문에 실제로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유족과 유장호씨는 "문건을 모두 태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남아 있는 문건은 오직 KBS만이 갖고 있겠네요. '장자연 리스트' 수사의 열쇠는 KBS가 쥐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KBS가 경찰에 전한 문서가 장자연씨가 작성한 문건인지 여부일 것입니다. 이는 국과수의 필적 감정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일단 그 문건은 장자연씨가 작성한 문건임이 밝혀졌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수사를 하면 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경찰이 확보한 문건에는 이름이 지워져 있다고 합니다. 누구인지 파악하려면 유족과 유장호씨의 기억과 진술에 의존해야 한다네요. 이게 사실이라면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기 어렵습니다. 그런 점 때문에 KBS가 문서를 입수한 과정에 대한 규명이 필수적인 상황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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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건 입수 과정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자 KBS는 '뉴스9'를 통해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문건 입수 과정을 공개키로 결정했다"며 소상하게 밝혔습니다. '뉴스9'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5시 30분 유장호씨 기획사 사무실 앞에서 100리터 쓰레기 봉투 맨 위에서 물에 젖어 불에 타다 남은 문건을 발견했다"고 하네요. 이어 "오후 9시경 현장을 다시 찾은 취재진은 쓰레기봉투 아랫부분에서 찢어진 사본을 발견했고 6시간에 걸쳐 이를 복구했다"며 "복원된 문건은 유씨가 가지고 있던 사본 4장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문서 입수 과정에서 조력자는 전혀 없었음을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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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KBS의 설명에는 미흡한 대목 투성이입니다. 우선 유장호씨 사무실 앞 쓰레기봉투에서 타다 만 문건을 발견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유씨는 유족 등과 함께 문건을 태우다가 그걸 사무실로 가져와서 쓰레기봉투 맨 위에 버리는 수고를 한 셈이네요. 그런데 유씨와 유족들은 경찰 조사에서 "문건이 완전히 다 소각된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어느 한쪽은 분명히 거짓을 이야기하고 있는 셈입니다. 게다가 KBS는 '물에 젖어 타지 않은 문건'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유씨와 유족들은 문건을 한번 물에 적신 뒤 태웠을까요? 이 또한 무슨 소리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대목입니다.

또 한가지. KBS는 다시 유씨 사무실을 방문해 갈기갈기 찢어진 사본을 발견했고 6시간에 걸쳐 이를 복구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뉴스 화면에 소개된 문건은 갈기갈기 찢어졌다가 복구된 문건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럭저럭 말끔한 문건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KBS로부터 문건을 확보해 국과수에 필적 감정 의뢰까지 했는데, 갈기갈기 찢어졌다가 복구된 문건이라면 필적 감정 결과도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경찰은 KBS의 문건 입수 과정 설명이 사실이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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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주장이 사실이건 아니건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일단 사실이라는 전제 아래 문제를 지적하자면. KBS는 첫번째로 타다 만 문건 입수 당시 문건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내용도 드문드문 빠져 있을테고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도 쉽지 않았을 상태였을 겁니다. 그런데 보도해버렸습니다. 문건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배제하고 보도한 셈이죠. '사회 불의를 밝히기 위해'라는 공개 이유 때문이라면 좀더 면밀하게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어야 했습니다. 만일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진위를 가렸다면 '조력자가 없었다'는 주장은 모순이 되겠죠.

KBS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진실 은폐 의혹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만일 누군가의 도움을 얻어 문건을 입수했다면, 그 누군가는 문건의 내용에도 깊숙히 개입돼 있을 수 있는 사람일 겁니다. KBS가 '뉴스9'를 통해 공개한 입수 과정은 그 누군가를 감추려는 은폐 시도라고 간주할 수도 있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현재 지지부진하게만 보이는 수사 진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일 수도 있어보이는 사람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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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한가지. KBS가 경찰에 전달한 문건에 사람들 이름이 지워져 있다는 점입니다. 이 경우엔 세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KBS가 이름이 지워진 문건을 입수했을 가능성, KBS가 멀쩡한 문건을 입수한 뒤 이름을 지워 경찰에 전달했을 가능성, KBS는 멀쩡한 문건을 경찰에 전달했지만 경찰에서 감추고 있을 가능성 등 세가지입니다. 그런데 유씨가 이름을 지운 문건을 갈기갈기 찢어서 쓰레기봉투에 버렸을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이름이 지워지지 않은 문서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죠.

그렇다면 뒤에 두 가지 가능성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일단 KBS의 관점에서 첫번째 가능성만 살펴보겠습니다. 이름을 지운 문건을 경찰에 전달한 뒤 당초 지워진 문서를 입수했다고 주장하고 있거나,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문건의 인물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입니다. 두 가지 경우 모두 큰 문제가 있습니다. 무언가 진실을 은폐하려 한다는 의혹을 남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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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당초 "사회 불의를 밝혀내겠다"며 유족들이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간청하는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KBS가 불의를 밝혀내겠다고 유족의 아픔을 무시한 채 문건을 공개했다면 문건의 내용에 대한 규명 책임도 일정 부분 져야 하는 겁니다. 문건 입수 과정부터 내용까지 명확하게 경찰에 제공해서 투명하고 깔끔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앞장서야 하는 건 당연합니다. 그럼에도 경찰에서조차 "KBS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할 정도면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요즘 인터넷엔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장자연 리스트'가 떠돌고 있습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KBS 관련 인사들도 제법 있는 것 같더군요. 그 때문에 KBS에서 문건의 지워진 이름에 대해 숨기려 한다는 의혹도 추측 가능한 상황 같습니다.

저는 당초 문건이 공개되길 바라지 않았습니다. 유족들은 문건이 공개되지 않은 채 경찰 수사가 이뤄지길 바랐습니다. 추측성 보도와 억측으로 고인의 명예가 훼손되고 유족이 상처 받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길 바랐기 때문입니다. 그런 유족의 염원을 무시하고 KBS는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기왕 문건이 공개되면 명쾌히 밝힐 건 밝히고 처벌 받을 사람은 처벌 받아야 합니다. 그것이 유족의 바람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작 일을 저지르고 해결의 열쇠를 쥔 KBS는 다른 방향으로 가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네요.


 


예전에 장자연의 문건과 관련해 작성했던 포스팅입니다. KBS는 문건을 공개한 이상 유족을 위한 규명 책임을 짊어져야 합니다. 공개해놓고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정말 비열한 행위입니다.
 

2009/03/19 13:21 2009/03/19 13:21

장자연이 생전에 작성한 문서가 공개됐습니다. 유족인 오빠와 언니가 눈물로 호소해가며 공개되길 원치 않았고, 문서를 갖고 있던 H기획사 유모씨가 "유족의 뜻을 따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공개됐습니다. 유씨가 경찰 조사를 마치고 유족의 뜻을 따르겠다고 선언한 지 불과 몇시간 되지 않아서 KBS 9시 뉴스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KBS 9시 뉴스는 "고인의 명예와 진실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밝히기로 했다"고 했습니다.

문서의 내용은 다분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술시중 강요부터 잠자리 요구까지 경악할 만한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예상한 내용이기도 했습니다. 장자연이 뭔가 억울한 일을 당한 게 분명함에도 유족들이 공개를 꺼린 걸 보면, 고인의 명예에 엄청난 훼손이 될 내용이 분명하게 여겨졌거든요. 유족들은 장자연이 죽은 이후에나마 깨끗한 기억으로 남아 있길 바랐던 게 아닐까 생각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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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점에서 장자연이 문서의 공개를 원했을 지는 한번 짚고 넘어갈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그녀는 이미 하늘에 있기에 뭐라 단정지을 수 없을 겁니다. 그래도 사리에 비춰 판단할 만한 여지는 분명히 있어 보입니다. 무엇보다 유모씨는 얼마전까지 '유족들이 공개를 원치 않지만, 장자연을 위해서 공공의 적을 처단해야 한다'고 말해왔습니다. 과연 장자연은 하늘에서 문서가 공개된 걸 보며 미소 짓고 있을까요. 아니면 눈물을 흘리고 있을까요.

일단 문서가 작성된 시기로 돌아가 생각해보겠습니다. 유모씨에 따르면 장자연은 3월 28일 문서를 유씨에게 전달했다고 합니다. 서명 및 지장을 날인하고, 간인까지 찍은 걸 보면 누군가 법적인 지식을 지닌 사람이 곁에서 작성을 도왔다고 여겨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작성 또한 그날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그리고 1주일이 지난 뒤 장자연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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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가 유씨에게 전달되기 하루 전인 3월 27일 장자연은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 게스트로 참석했습니다. 장자연이 백상예술대상에 참석하게 된 건 사실상 자원해서였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꽃보다 남자'에서 진선미 3인방으로 함께 출연하던 민영원이 저와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백상예술대상에 참석하고 싶다"고 했고, 저는 "진선미 3인방이 다 오고 싶으면 함께 오라"고 제안해서 참석하게 된 것이거든요. 백상예술대상은 제가 몸담은 회사에서 주최합니다.

장자연은 시상식에서 F4와 한 테이블에 앉아서 시종일관 밝은 모습으로 수상자들을 축하했습니다. 동생격인 김현중과 이민호를 축하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그 모습을 생각하면 불과 8일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어쨌든 그 다음날 문제의 문서를 작성해 유씨에게 전달했다는 추측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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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전만 해도 즐거운 미소를 짓던 장자연이 기구한 자신의 사연들을 친필로 적어내려갔을 때 무척이나 서러웠을 겁니다. 우울증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진 걸 감안하면 문서를 작성하면서 심각하게 우울한 상태에 빠지지 않았을까 추측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유씨에게 문서를 전달했겠죠. 그리고 문서는 어떤 식으로든 공개될 운명을 맞게 된 상태였습니다.

장자연의 입장에서 문서가 공개되면 여자로서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는 걸 모르진 않았을 겁니다. 불의에 맞서기 위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을까요. 우울증 치료를 받는 불안한 상태에선 감당하기 쉽지 않은 용기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좋은 연기자를 꿈꾸고 있던 장자연으로서는 그 꿈마저 포기해야 할 수도 있었습니다. 문서를 작성한 뒤 우울증 병세가 좋아지진 않았을 게 명약관화해 보입니다. 그리고 1주일 후 그녀는 세상을 등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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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주일이 채 안된 시점에 문서는 공개됐습니다. "장자연을 위해"를 끊임없이 주장한 유씨가 과연 문서를 작성하고 심리 상태가 불안해진 장자연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궁금해집니다. 극단적인 선택을 막지 못한 책임이 유씨에게도 상당 부분 있는 건 아닐까요. 그리고 죽은 이후에 장자연을 위해 '공공의 적'을 처단하겠다고 하는 건 진정 장자연을 위하는 걸까요.

만일 장자연이 살아 있었다면, 문서 공개는 '용기 있는 고발'이 되고, 악행을 저지른 '공공의 적'에게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이미 하늘로 떠나버린 이 시점에서 '공공의 적'을 제대로 처단할 수 있을까요. 모르긴 해도 법적으로 '공공의 적'에게 책임을 물리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공공의 적은 천벌을 받겠지만, 법적으로 처벌을 받기 위해 입증될 것들은 결코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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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와중에 유족들은 고인의 명예가 짓뭉개진 걸 보고 가슴을 치며 오열하고 있을 겁니다. KBS 9시 뉴스는 고인의 명예가 훼손되고 유족들의 오열을 알면서도 '불의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는 미명 아래 문서를 공개했습니다. 그렇다면 KBS 9시 뉴스는 문서의 실체를 입증해 '공공의 적'이 법적을 처벌 받도록 하는 책임까지 짊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게 눈물로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호소하며 문서 공개를 반대한 유족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입니다.

그런 책임에선 쏙 빠진 채 문서 공개 자체로 '사회 정의를 실현했고 불의를 바로 잡았다'고 의기양양해 한다면, KBS 9시 뉴스는 선정적인 보도로 시청률 올리기에 급급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겁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은 "문서가 유모씨에 의해 날조된 것"이라며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누가 옳은 지 진실을 밝혀내려면 많은 시간의 공방이 필요할 겁니다. 그 와중에 유족들은 얼마나 많은 눈물을 더 흘려야 할까요. 그런데도 장자연은 하늘에서 웃을 수 있을까요.

진실을 밝혀져야 합니다. 밝혀지는 데엔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유족들은 문건을 공개하지 않고 수사해서 진실을 밝히길 바랐습니다. 밝혀지기 쉽지 않을 거란 걱정이 있었기에 고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비공개 수사를 바랐던 것입니다.
 

2009/03/14 09:17 2009/03/14 09:17

'꽃보다 남자'의 F4가 CF에서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결국 무산됐습니다. 이민호 김현중 김범 김준 등 F4는 애니콜 햅틱팝이라는 신상품의 모델로 동반 낙점돼 기대를 모았습니다. 이민호는 애니콜 모델로 낙점되기 앞서서 LG텔레콤의 모델로도 발탁된 바 있습니다. 비록 분야는 다르지만 재계 라이벌인 삼성과 LG의 모델로 동시에 발탁된 점에서 뜨거운 화제가 됐습니다. 그러나 이례적인 사건은 결국 해프닝으로 끝나고 만 것으로 보입니다. 이민호가 최종적으로 애니콜 모델에서 빠지는 쪽으로 정리된 듯 하거든요. '구준표폰'이라는 제품까지 있는 걸 감안하면 이민호가 합류하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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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과정에서 그다지 말끔하지 않아 보이는 대목이 있습니다. 이민호 외에 김범 또한 LG텔레콤과 애니콜 햅틱팝의 모델로 동시에 발탁된 점이죠. 이민호는 애니콜 모델에서 빠졌는데 김범은 변함없이 양쪽의 모델로 활약하고 있네요. 항간에는 LG텔레콤의 '이민호 김범 구혜선' 대 애니콜의 '김현중 김범 김준' 구도로 삼성과 LG가 적절한 타협을 이뤘다고도 하는데요. 김범이 양쪽 모두에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이민호 입장에선 형평성에서 어긋나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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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은 되고, 이민호는 안되는 사연은 어디에 있을까요. 일단 양측 광고주 쪽에서는 이민호에 대한 설명만 할 뿐 김범에 대한 설명은 애써 회피하고 있습니다. LG텔레콤과 애니콜의 광고 관계자들은 "분야는 다르지만 재계 라이벌인 삼성과 LG의 모델을 동시에 하는 것은 관례에 맞지 않아 협의를 거쳐 일단 이민호를 제외시키기로 했다"고만 설명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약 상황 등이 정리되면 이민호가 애니콜 모델로 합류할 수도 있다"는 여지는 남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범에 대한 부분은 "자세한 이야기는 하기 힘들다"고만 하고 있네요. 궁금증을 유발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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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광고계에선 '이민호가 LG텔레콤으로부터 괘씸죄에 걸린 게 아닌가 싶다'는 점을 유력한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LG텔레콤 모델로 나서기로 한 뒤 애니콜 모델로 발탁되는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모델을 선점한 LG텔레콤 입장에선 이민호가 경쟁 관계 업체의 모델로 나서는 걸 당연히 반대했을텐데 이에 대한 양해를 구하지 않았기에 사후에 문제가 발생할 여지를 남겼다는 분석입니다. 이에 대해 이민호측에서는 "LG텔레콤에 어느 정도 양해를 구했고 협의 또한 이뤄졌기에 애니콜 모델을 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매끄러운 진행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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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범측은 일찌감치 LG텔레콤측에 성실하게 양해를 구했다고 합니다. 문제가 되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원만한 해결이 이뤄진 뒤엔 감사의 의미로 "모델료를 낮추겠다"는 의사까지 밝혔다고 합니다. 실제로 모델료를 삭감했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비교적 매끄러운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진 덕분에 탈 없이 LG텔레콤과 삼성 애니콜의 모델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이민호가 실패한 삼성과 LG의 동시 모델 활약을, 김범이 이뤄낸 결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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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결과를 놓고 볼 때 개운치만은 않은 건 분명합니다. 이민호가 제외되는 과정에서 원칙이 무엇인지 불분명한 결과가 됐거든요. 팬들 입장에선 F4가 모두 나오는 CF를 보고 싶을게 분명합니다. 그런데 납득하기 힘든 원칙 때문에 이민호가 제외된 건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닐 듯 싶습니다. 어느 쪽의 주장에 의해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는 속단하긴 어렵습니다. 그래도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어디에 귀책 사유가 있는지는 금세 떠오를 수 있겠네요. 그다지 매끄럽지 않은 일처리 때문에 팬들에겐 실망스러운 결과가 되지 않았나 싶어 아쉽네요.

2009/03/05 09:54 2009/03/05 09:54

백상예술대상이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부문별로 5명(작품)의 후보가 결정된 가운데 치열한 경합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수상자는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질 때까지 끊임없는 논의와 논의를 거듭한다고 합니다. 심사위원들이 후보 중에서 앞서가는 인물을 추려가는 작업을 하고 있는 단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고심에 고심, 심사숙고를 거듭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백상예술대상 TV부문은 무엇보다 지상파 방송 3사를 포괄하는 시상식인 점에서 방송가에선 최고 권위의 시상식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한해 동안 각 방송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연기자와 작품들이 경쟁을 펼치기에 더욱 흥미롭습니다. 진정한 진검승부가 이뤄지는 셈이니까요. 지난 해까지 백상예술대상은 4월에 개최됐지만, 올해는 지난 해의 여운을 반영하는 차원에서 시기를 앞당겼습니다. 2월 27일에 개최됩니다.

이번 백상예술대상 TV부문의 재미있는 점은 지난 연말 지상파 방송 3사의 연기 대상 수상자들이 후보에 올라 치열한 경합을 펼치는 점입니다. 김혜자·문근영·김명민·송승헌 등 각 방송사 대상 수상자들이 집결했습니다. 여기에 이준기·송일국·김지수 등 각 방송사의 최우수상 수상자들도 도전장을 던지네요. 지난 해 방송 3사의 연기대상 시상식은 논란들이 많이 있었죠. 이미 끝난 시상식이기에 논란이 해결되기란 쉽지 않습니다. 결국 백상예술대상은 해묵은 논란을 시원하게 해갈한다는 의미도 지녔다고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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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주요 부문에 대해 미리 한번 점쳐보는 시간을 마련해 볼까요. 순전히 제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점을 우선적으로 말해둡니다. 심사위원분들과 저는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 역시 10년 가까이 방송 담당 기자를 하면서 남다른 식견과 안목을 지녔다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TV를 열심히 봅니다. 직업 정신 반, 좋아서 반이라고 해두겠습니다. 제 의견이 수상자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진 않겠지만 재미삼아 짐작을 한번 해볼까요.

우선 TV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부터 볼까요. 후보는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과 '에덴의 동쪽'의 송승헌, '일지매'의 이준기와 '바람의 나라'의 송일국, 그리고 '온에어'의 박용하입니다. 쟁쟁한 후보들이네요. 김명민과 송승헌은 지난 연말 MBC 연기대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정말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죠. 백상예술대상에서 재격돌을 하니 흥미진진하네요. 이준기와 송일국은 SBS와 KBS의 최우수연기상 수상자입니다. 남자 수상자 중엔 가장 큰 상이었습니다. 백상예술대상은 말 그대로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뽑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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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받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김명민을 최우선으로 염두에 두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MBC 연기대상에선 방송사에 대한 공헌도 등을 감안했을 때 송승헌의 공동 수상도 납득할 수 있습니다만. 백상예술대상에서 김명민과 송승헌을 비교할 땐 저울이 확 기우는 느낌입니다. 일단 송승헌은 김명민의 대항마로 꼽기 힘들다고 여겨집니다. 굳이 꼽자면 이준기를 꼽고 싶습니다. '일지매'에서 이준기는 깜짝 놀랄 만큼 출중했습니다.

여자 최우수연기상은 어떨까요. KBS와 SBS 연기대상 수상자인 '엄마가 뿔났다'의 김혜자와 '바람의 화원'의 문근영이 진검승부를 벌이겠네요. '태양의 여자'의 김지수도 강력한 경쟁자입니다. 김지수는 KBS의 최우수여자연기자상을 수상했습니다. '에덴의 동쪽'의 한지혜와 '타짜'의 한예슬도 후보에 올랐습니다. 한지혜는 발연기 퍼레이드가 펼쳐진 '에덴의 동쪽'에서 발군의 연기를 펼친 신예로서 후보 자격이 넘쳐 흐릅니다. 그런데 한예슬은 왜 후보가 됐는지 영 납득이 안가네요. 어색하기 그지없는 연기로 최고의 미모를 완전히 가려버린 걸로 기억하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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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누가 받을까요. 다들 김혜자 선생을 최우선으로 꼽지 않을까 싶네요. 문근영이 대항마로 꼽힐 것 같고요. 그런데 저는 이 대목에서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저는 김지수를 꼽고 싶습니다. 연기력은 둘째 치고 작품에서 보여준 힘이 엄청났거든요. '태양의 여자'는 당초 그다지 기대를 모으지 않았던 작품이었지만 김지수의 명품 악녀 연기 하나로 화제작으로 급부상했습니다. 반면 김혜자 선생의 경우 이순재 선생, 백일섭 선생, 강부자 선생 등 막강한 서포터들의 후원을 든든히 받았습니다. 김지수는 장판교에서 홀로 백만대군을 상대한 장비를 연상케 해 더욱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바람의 화원'에서 혼신의 연기를 펼친 문근영이 경합한다고 하고 싶습니다.

신인상 부분도 치열할 것 같습니다. 특히 남자 신인상은 정말 누구 받아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후보들이 집결했거든요.

남자 신인상 후보는 '에덴의 동쪽'의 김범, '그들이 사는 세상'의 엄기준, '태양의 여자'의 정겨운, '조강지처클럽'의 이상우, '꽃보다 남자'의 이민호입니다. 요즘 사회 분위기상으로는 이민호가 단연 눈에 띄긴 합니다. 그러나 실력만 놓고 보면 이민호가 앞선다고 볼 수도 없는 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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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엄기준에게 한표를 던지고 싶습니다.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엄기준은 조연이었지만, 현빈 송혜교 등 주인공들을 압도하는 포스를 발휘했습니다. 안정된 발성과 힘있고 절도있는 동선 등이 대단했습니다. 물론 이민호도 충분히 받을 만합니다. 그런데 요즘 다른 후보가 하나 유독 눈에 들어옵니다. 정겨운입니다. '미워도 다시 한번'에서 엄청난 연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만일 '미워도 다시 한번'이 2개월 전에만 방송됐다면 정겨운에게 표를 던졌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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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신인상 후보는 '너는 내 운명'의 윤아, '에덴의 동쪽'의 이연희, '내 사랑 금지옥엽'의 홍아름, '바람의 화원'의 문채원, '온에어'의 한예원입니다. 남자 부문 만큼 치열할 여지는 별로 없을 듯 싶습니다. 앞서 가는 사람이 너무 눈에 보이거든요. 저는 문채원에게 한표 던집니다. '바람의 화원'에서 나긋한 금기 연기는 일품이었습니다. 윤아가 지명도에서 앞서긴 하지만 문채원이 제겐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P.S 아 그리고 지난 번 포스팅에서 백상예술대상 초대 이벤트를 했는데요. 저는 20장을 다 처분할 수 있을거란 생각은 차마 못했는데 많이들 응모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착순 10분께는 15일까지 안내 메일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아쉽게 선착선 10분에 포함되지 못한 분들께는 심심한 사과드리겠습니다. 다른 방식으로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을 꼭 찾아보겠습니다.


2009/02/15 09:28 2009/02/15 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