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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14이동현‘무한도전’, MB 조롱 통렬한 일침을 가하다(281)
통쾌합니다. 가슴이 후련합니다. ‘무한도전’의 통렬한 풍자 덕분에 한참 웃을 수 있었습니다. ‘무한도전’은 확실히 고수입니다. 결코 무리하지 않습니다. 한마디 툭 던지고 말 뿐입니다. 그렇지만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줍니다.

언뜻 보면 긁어주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어느 틈에 긁고 가는 듯합니다. 강호의 초절정 고수가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듯이’ 창졸간에 모든 일이 펼쳐집니다. 그렇다고 고수의 위용을 과시하려 하지도 않습니다. 절정의 무공을 숨긴 채 유유자적하는 무림 고수를 연상시킵니다. 그것이 ‘무한도전’을 상징하는 마이너 정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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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은 ‘궁 밀리어네어’편에서 사회 풍자의 진수를 보여줬습니다. 날카로운 비수를   던질 듯 말 듯 돌리다가 슬그머니 찌르는. 찔렸는지 모르지만 어느 틈에 따끔한 통증을 느끼는 풍자입니다. 풍자일 것으로 생각하지 못하다가 풍자임을 깨닫고 더욱 통쾌하게 웃을 수 있는 고급 풍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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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수와 노홍철이 고종 황제에게 올릴 진상품을 고르는 과정에서 풍자는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박명수와 노홍철은 돋보기와 저금통, 족집개 그리고 귀후비개를 골랐습니다. 국민들의 삶을 잘 보고, 돈을 벌어서 국가 경제를 살리라는 의미였습니다. 국민들의 모든 걸 콕콕 짚어내고, 국민들의 소리를 잘 들으라는 의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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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풍자구나’하면서 봤습니다. 요즘 정치하신 분들이 가슴에 새겨들어야 할 말들이 있는 그대로 나열돼 있었거든요. 그러나 좋은 풍자라고 하기엔 조금 직설적이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역시 ‘무한도전’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습니다. 진짜 풍자는 그 뒤에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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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수와 노홍철이 희희낙락하면서 목적지로 향해 가는 모습 은은하면서도 강렬하게 떠오른 자막이었습니다. “정말 정치하시는 분들이 국민의 마음을 헤아렸으면 좋겠어”라는 박명수와 노홍철에게 자막은 “쯧쯧 세상 물정 모르는 두 연예인”이라고 조롱했습니다. 그 조롱은 요즘 정치인을 향한 통렬한 풍자였습니다.

‘무한도전’의 통렬한 풍자 정신은 한달 쯤 전에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춘향전’편이었습니다. 마지막 단계에 말을 하면 옥에 갇히는 게임으로 최후의 승자를 가리는 것이었습니다. 말을 하면 왜 옥에 갇혀야 하는 지에 대한 멤버들의 질문에는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라고 조롱 섞인 답변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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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현재 나라를 다스리는 분들에 대한 통렬한 일침이었습니다. 무슨 말도 제대로 못하게 하고, 그리고 뭔가 들으려 하진 않고, 그러면서 뭔가 제대로 하는 건 없는 요즘 위정자들에 대한 통쾌한 풍자였습니다.

‘무한도전’은 결코 풍자 코미디가 아니지만 은연중에 풍자를 숨겨두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이 풍자를 찾아야 합니다. 아마 제가 못 찾고 지나간 숨은 풍자도 많았을 겁니다. 어찌 보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풍자가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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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궁 밀리어네어’편에서 가장 돋보인 인물은 뭐니뭐니 해도 박명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박명수는 풍자의 단초를 만들었고, 퀴즈 과정에서도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습니다. 지적이고 의식 있는 개그맨으로 새로운 인식을 남겼습니다. 반면 노홍철은 평소 지적이라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정작 밑천을 드러내고 말았네요.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속담을 몸소 입증한 셈이죠. 
2009/06/14 15:53 2009/06/14 1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