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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02이동현단순한 권상우, 솔직함이 화를 부른다(262)

톱스타는 어지간해서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톱스타라는 칭호를 얻긴 쉽지 않지만 일단 얻으면 어지간히 오래 해먹을 수 있습니다. 웬만한 사건 사고로는 톱스타 지위에서 내려오는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연예인들은 톱스타 자리에 오르려고 기를 씁니다.

권상우는 명실상부한 톱스타입니다. 역시 톱스타이기에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몇년 전 일본 유흥가에서 만취해 흐느적거리는 괴사진이 찍혔을 때에도, 폭력 조직과 연루된 사건에 휘말렸을 때에도 권상우는 끄덕 없었습니다. 어지간한 스타면 활동을 '쫑'내야 하는 대형 사고가 제법 있었음에도 권상우는 흔들림없이 톱스타의 자리를 지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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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권상우가 서서히 무너지는 듯한 인상입니다. 문제는 입방정이라는 점입니다. 말실수가 여러차례 계속되면서 조금씩 조금씩 이미지를 깎아 먹더니 대형 사고에도 흔들림 없던 톱스타 위상을 흔들어 대고 있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속담이 딱 맞는 상황 같아 보이기도 하네요.

그런데 권상우의 이어지는 입방정의 과정을 돌아보면 참 묘합니다. 크나큰 장점이 결정적인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거든요. 무슨 소리냐고요? 권상우를 사랑스럽게 만드는 요소가 결과적으로는 그를 침몰로 몰아가고 있지 않나 하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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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우는 대한민국 연예계에서 가장 솔직한 스타일겁니다. 단순하고 명쾌하고 직선적인 성격 탓에 거짓을 표현하지 못합니다. 마음에 담아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해야하고, 표정에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일반적으로 스타들이 겉다르고 속다른 게 보편적인 점을 놓고 보면 권상우는 희귀종 스타입니다. 보기 드문 존재로 인정 받고 사랑 받아야 합니다. 실제로 그랬습니다.

그런데 단순한 솔직함이 작은 화를 부르더니 쌓여버렸습니다. 몇가지 예를 들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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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5년전 쯤이었습니다. 권상우가 영화 시사회 때 한류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우수한 문화를 지닌 일본팬들이 저희 나라를 사랑해주니 고맙다'라는 취지의 답변을 했습니다. 평소 생각을 가감없이 이야기한 것이었죠. 그런데 난리가 났습니다. 일본 문화가 한국보다 우수하고, '저희'라고 한국을 낮췄다는 점에 대한 비난이 뜨거웠습니다.

올해 초에도 영화 홍보를 위해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다가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많은 이야기를 털어 놓았건만 악플에 시달렸습니다. 그리고는 이후 예정된 오락 프로그램 출연을 모두 취소해버렸습니다. '무책임하다'는 비난에 휩싸였습니다. 그런데 권상우에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가식적인 웃음과 예의를 보여주기엔 너무 솔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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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화잡지와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 과장 왜곡돼 재생산된 보도 때문에 곤욕을 치른 일도 있었습니다. 이른바 '한국이 싫었다' 파문이었죠. 그런데 이는 인터뷰 기사의 앞뒤를 다 짤라먹고 재생산한 무자격 기자들의 만행이었습니다.

원문 기사를 읽어보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생각을 솔직하게 말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권상우는 원문 기사를 쓴 기자를 공식석상에서 강하게 비난하더군요. 원문 기사는 훌륭한 내용이었데 말이죠. 그걸 옮겨서 악성글로 재구성한 기자를 비난했어야죠. 그러고 보면 역시 단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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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권상우는 경기 용인 '신데렐라맨' 세트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공교롭게도 그날 손태영도 서울 모처에서 열린 드라마 '두 아내' 제작발표회에 참석했습니다. 부부 동반 출격이니 기자들이 이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은 당연하겠죠. "오늘 손태영씨도 드라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는데, 아침에 서로 격려 같은 거 한 거 없나요?"라는 질문이었습니다.

권상우는 대번 불쾌함을 확 드러냈습니다. "몰라요. 그런 거 없어요. 이 자리에선 '신데렐라맨' 관련 질문만 받겠습니다." 분위기가 싸늘해졌습니다. 단답형 질문만이 오갔고, 결국 기자들은 그다지 쓸만한 내용을 얻지 못했습니다. '신데렐라맨' 제작진은 열세를 면치 못하는 작품 인기를 만회하려고 기자들을 용인까지 모셔 날랐는데 전혀 성과가 없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권상우는 지나치게 사생활에만 관심을 갖는 언론의 태도에 반감을 가졌고, 이를 솔직하게 표현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요령부득이었죠. 완곡하게 웃으면서 했으면 기자들도 웃으며 새로운 화제를 찾으려 했을텐데 다짜고짜 공격적으로 나오니 함께 공격적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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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 권상우는 참 멋진 스타입니다. 권상우를 본 지 8~9년쯤 됐으니 데뷔 시절부터 계속 봤다고 할 수 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게 없습니다. 한결 같은 점에서 정말 인간적인 스타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솔직하고 단순하고 거침없고 당당하고... 참 여러모로 멋진 스타인데 그런 장점들이 요즘 들어 단점으로 작용하는 듯해 안타깝습니다.

모든 스타들이 지나칠 정도로 예의를 차리는 와중에 권상우처럼 단순하게 솔직한 스타가 하나쯤 있어도 대한민국 연예계가 재미있을 텐데 말이죠.  

2009/05/02 11:51 2009/05/02 1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