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극 최강자는 '시티홀'로 굳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신데렐라맨'은 초반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고, '그저 바라보다가'는 호평을 상승세로 이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씨티홀'은 15%~17%의 중박급 시청률을 기록하면서도 시간대 왕좌를 지키고 있습니다.

'시티홀'의 인기를 견인하는 인물은 단연 김선아입니다. 김선아는 10급 공무원 신미래로 등장합니다. 갖은 시련을 이겨내며 결국 민선 시장에 당선되는 입지전적 인물을 연기합니다. 캐릭터 자체만으로도 흥미진진합니다. 김선아의 연기도 흠잡을데 없이 훌륭합니다. 김삼순의 느낌이 살짝 남아있긴 합니다만. 그 역시 김선아 매력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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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가 선봉에서 '시티홀'의 인기를 주도한다면 차승원은 든든한 배후 조력자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차승원의 배역인 조국은 완벽한 남자입니다. 근사한 외모에 탁월한 업무 능력, 게다가 다재다능함까지. '잘자란 엄친아'라고 하면 딱 어울릴 캐릭터입니다. 차승원은 완벽에 가깝게 조국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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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원은 그동안 주로 코믹 연기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했습니다만. '시티홀'에선 진지하고 무게감있는 연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언뜻언뜻 빛나는 코믹 감각은 '역시 차승원'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물론 차승원은 '국경의 남쪽'의 애잔한 멜로 연기,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멋진 악역 연기 등 연기 스펙트럼이 대단히 넓은 연기자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조국이라는 캐릭터는 정말 재미있습니다. 선과 악의 구분이 도무지 안되는 캐릭터거든요. 물론 지금까지 모습을 보면 착한 캐릭터임에 분명합니다. 파벌주의적 부정과 무사안일주의에 찌든 인주시청에 혈혈단신으로 뛰어든 정의의 사도처럼 보입니다. 신미래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도 합니다. 10급 공무원을 시장으로 만들어내는 감동도 연출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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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표면적으로 조국은 분명히 좋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내면 속으로 조금씩 들어가 보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국은 왜 인주시에 왔을까. 왜 10급 공무원인 신미래를 시장으로 만드는 기상천외한 일을 했을까. 인주시에 부시장으로 올 때부터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긴 했는데 아직 그 기운의 정체를 명확히 드러내지 않는 점에서 음험해 보이기까지 하네요.

이 시점에서 시놉시스에 나와있는 조국의 캐릭터에 대해 한번 살펴볼까요.

▶조국(39세)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는 미혼모의 자식으로 행시와 사시를 동시에 패스한 천재관료이자 대통령의 야심을 품은 남자. 르네상스맨이라는 별명의 소유자. 자신을 믿고 따르는 이들을 목적을 위해 디딤돌로 삼고 이용하는데 거리낌없는 검은 심장의 소유자. 정치는 힘과 머리와 돈으로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색과 상관없이 여당과 뜻을 같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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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상 캐릭터 설명을 보면 정말 재수없는 인간이 아닐 수 없네요. 그러고 보면 이토록 재수없는 인물을 매력적으로 연기하고 있는 차승원은 정말 대단한 연기자입니다.

극중에서 넌지시 의도를 보여줬듯이 신미래를 인주시장으로 만든 것은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위한 것이었죠. 국회의원 공천을 받기 위해 전략적 요충지인 인주시장 자리에 자신의 사람을 앉히려는 의도였죠. 무소속으로 시장에 당선된 신미래의 입당을 카드로 활용해 국회의원으로 가는 터전을 확실하게 닦으려는 깊은 뜻이 숨겨져 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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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상의 전개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하자면. 조국은 용도폐기용 허수아비로 신미래를 인주시장으로 앉혔지만, 무능력할 것으로 생각했던 신미래가 뜻밖에 시장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면서 작전에 큰 차질을 빚게 됩니다. 국회의원을 거쳐 대통령이 되려는 꿈에서 점점 멀어지게 되죠. 결국 신미래 제거를 위해 정면 대결에 나서는 것으로 예고돼 있습니다.

이쯤되면 조국은 악역에 가까운 캐릭터입니다. 아니 진정 무시무시한 악역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네요. 신미래와 조국은 장차 선과 악으로 나뉘어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벌일 운명을 앞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네요. 지금까지 보여준 야릇한 관계와 분위기는 한밤의 달콤한 꿈으로 끝나게 된다는 설정입니다. 이후 대결이 '시티홀'의 진짜 재미죠.

여기까지 살펴본 바로는 조국은 확실한 악역입니다. 지금까지도 악역이어야 하고 앞으로는 더욱 강렬한 악역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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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차승원이 연기하는 조국은 결코 악역이 아닙니다. 오히려 마음이 가는 캐릭터입니다. 동정심을 유발해서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게 하기 때문일까요. 전혀 아닙니다. 조국은 단 한순간도 약점을 보이지 않는 강한 인물입니다. 동정심은 조국의 사전에서 찾을래야 찾을 수 없는 단어입니다. 그렇다면 왜 마음이 갈까요.

차승원의 선과 악의 경계를 모호하게 넘나드는 탁월한 연기 덕분일겁니다. 차승원은 조국이 사악함의 절정을 드러내는 순간이면 여지없이 헐렁한 코믹 연기 본능을 발휘하며 악의 색깔을 희석시킵니다. 악을 친근함으로 바꿔내며 조국을 매력적으로 만들어 버리는 마력을 발휘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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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원이 시놉시스상의 캐릭터를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면 절대 그런 연기를 보여주지 못했겠죠. 차승원은 남다른 캐릭터 분석력으로 역대 어떤 드라마에서도 찾을 수 없는 남자 주인공 캐릭터를 탄생시킨 겁니다. 어떤 의미에선 어렵게 보일 수도 있는 연기입니다. 폭넓은 공감보다 마니아를 형성할 수 있는 연기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시티홀'은 차승원의 연기력이 최고 수준에 올랐음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시티홀'에서 차승원의 연기를 보다 보면 몇년 전 엄청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 생각납니다. 그 작품에서 차승원의 모습이 중첩돼 떠오릅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 번 포스팅에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2009/06/04 23:24 2009/06/04 23:24

차승원-김선아, 황정민-김아중, 권상우-윤아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호흡을 맞추는 수목극 격전 승패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차승원-김선아 콤비를 앞세운 '시티홀'이 경쟁작들을 제치고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거의 더블 스코어 가까운 차이로 앞서고 있기에 이 추세는 끝까지 갈 것으로 여겨집니다.

'시티홀'의 상승세를 견인하는 인물은 역시 김선아입니다. 김선아는 여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코믹 연기의 끝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진지함과 가벼움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신명나는 연기를 펼쳐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차승원의 시니컬한 연기도 돋보입니다. 묵직하게 중심을 잡아줘 김선아의 자유분방한 연기와 최고의 앙상블을 이루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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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는 2006년 '내 이름은 김삼순'을 신드롬 드라마로 만들고 최고의 인기를 누린 이후 뜻하지 않은 슬럼프에 빠졌습니다. 김삼순이 너무 강한 캐릭터였기 때문입니다. 이후 김선아는 삼순이의 짙은 그림자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하긴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시는 분은 김선아에게서 김삼순의 매력 활용을 원했을테고, 그런 종류의 배역들이 김선아에게 집중됐을 겁니다. 김선아로서는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었겠죠. 그런 탓인지 김선아는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근 3년 동안 영화와 드라마 각각 1편씩에만 출연했습니다. 흥행보증수표인 그에게 엄청난 러브콜이 몰려든 걸 감안하면 턱없이 적은 편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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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걸스카우트'와 드라마 '밤이면 밤마다' 모두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김선아는 '김삼순 캐릭터의 재탕'이라는 좋지 못한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김선아 입장에선 김삼순과 다른 캐릭터를 선택해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고 연기했을 겁니다. 정작 대중들의 눈에는 그다지 차이가 느껴지지 않게 보였던 겁니다.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김선아의 성적이 신통치 않자 세간에는 '김삼순의 함정' '삼순이의 저주' 등 요상한 표현을 만들어 내며 김선아의 하향세를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사람들 참 말 잘 만듭니다. 요즘 인터넷이 '낚시'의 세상이 돼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사실 저도 동참하려고 애쓰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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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보면 김선아는 김삼순의 그늘에서 벗어나려고 무진장 애썼지만 노력한 만큼 성과는 얻지 못한 셈이었습니다. '밤이면 밤마다' 촬영 당시에는 이 문제 때문에 제작진과 약간의 갈등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시티홀'에서 김선아의 모습은 어떨까요. 역시 김삼순의 이미지와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김선아는 체중도 많이 줄이고 외관상으로 다른 모습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하지만 늘어지는 뱃살을 만지며 한숨 쉬는 장면 등은 영락없는 김삼순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결국 김선아는 '시티홀'에서도 김삼순의 그늘에게 벗어나지 못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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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에서 벗어나진 못했어도 훨씬 자유로워진 인상입니다. 김삼순에서 벗어나려고 하기보다 어느 정도 머물면서 다양한 이미지로 확장시켜 가는 듯한 인상입니다. '삼순이의 숙명'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봐야할까요. 저는 '업그레이드 김삼순'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예전에 김선아는 의도적으로 삼순이 캐릭터와 다른 연기를 하려고 했기에 어딘지 얽매이고 부자연스러울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시티홀'에선 삼순이 캐릭터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있는 듯합니다. '유사하면 어때!'라며 물 흐르듯 편안하게 연기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캐릭터에 생동감이 넘치고 힘이 실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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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는 '시티홀' 방영을 앞두고 한 방송매체와 인터뷰에서 "그 동안 김삼순과 다른 연기를 했는데 다들 비슷하게 봐서 억울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니 사람들 눈에는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김삼순의 숙명을 짊어지겠다"고 했습니다. 유연한 자세가 된 셈이고 '시티홀'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사실 생각해 보면 김삼순은 우리 주위에서 너무 쉽게 볼 수 있는 인물입니다. 30대 중반의 노처녀로 사랑도 얻고 싶고 그럭저럭 아쉬움 없는 삶도 꾸리고 싶은 인물이죠. 동병상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을 수 있었죠. 그런 보편적인 캐릭터를 피해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김선아와 르네 젤위거에게서 비슷한 인상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관련 포스팅입니다.

2009/05/14 10:25 2009/05/14 10:25

최근 모처럼 영화를 한편 봤습니다. 게을러진 탓도 있지만 딱히 끌리는 영화도 없어서 극장에 발을 끊게 됐습니다. 거의 1년 가까이 영화를 안보다시피 했는데 정말 오랜만에 영화관에 갔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서 간 건 아니었습니다. 문화 생활을 좀 즐겨야겠다는 생각에 일단 극장에 갔습니다. 시간이 되는 영화를 보자는 생각으로 무턱대고 간 셈입니다.

시간이 되는 영화가 있더군요. 극장 도착 시점으로 20분에 시작하는 영화였습니다. 르네 젤위거 주연의 '미스 루시힐'이었습니다. 르제 젤위거라는 이름에도 믿음이 가고 해서 별다른 고민 없이 표를 끊고 팝콘과 청량음료 사는 줄에 동참해 한무더기 품에 안고 좌석에 가서 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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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루시힐'은 대체로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르네 젤위거의 연기는 역시 훌륭했습니다. 보는 동안 수시로 웃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왜 이렇게 익숙할까' 하는 느낌은 영화 중반부터 끝날 때까지 계속되더군요. 역시 '브리짓 존스의 일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르네 젤위거의 대표작이죠. 브리짓 존스의 모습이 루시힐에 계속 투영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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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미스 루시힐'과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전혀 다른 작품입니다. 르네 젤위거의 캐릭터도 상반된다고 보는 게 맞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어느 틈엔가 교차되는 느낌이 드는 건 르네 젤위거가 워낙 브리짓 존스와 가까워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됐습니다. 브리짓 존스를 떼어낸 르네 젤위거를 생각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입니다. 분명 다른 캐릭터를 다르게 연기했음에도 비슷한 인상을 줄 정도니 '캐릭터의 함정'이라고 봐야하지 않을까 생각됐습니다.

영화를 보고 극장문을 나설 때 문득 김선아가 떠올랐습니다.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선아입니다. 김선아가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30대 노처녀 김삼순을 완벽하게 연기한 이후 삼순이는 한국 드라마 여자 주인공 캐릭터의 새로운 전형이 됐습니다. 드라마 여자 주인공은 김삼순의 아류와 그 나머지, 둘로 양분됐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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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작 김선아가 삼순이 캐릭터에 갇혀 버렸습니다. 김선아는 뭘 해도 김삼순을 벗어나기 어려웠습니다. 영화 '걸스카우트'에서도 김선아의 캐릭터는 삼순이를 떠오르게 했고, 드라마 '밤이면 밤마다'에서도 김선아는 삼순이와 많이 닮았습니다. 물론 김선아 본인은 다른 캐릭터를 다른 방식으로 연기했지만 관객과 시청자의 눈에는 그다지 많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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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는 '밤이면 밤마다'를 촬영하는 동안 제작진과 약간의 갈등이 있었다고 합니다. 제작진이 요구하는 캐릭터가 너무 김삼순과 닮았기 때문이죠. 김선아는 가급적 김삼순 스타일의 코믹 연기를 피하고 싶었는데 제작진은 코믹 연기를 요구했습니다. 캐릭터 해석의 괴리였다고 할까요. 하긴 제작자 입장에선 김선아의 베스트는 김삼순 스타일의 코믹 캐릭터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때문에 드라마나 영화 관계자들은 "'김삼순 신드롬'이 '김삼순 슬럼프'로 이어졌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김선아가 작품 선택이 쉽지 않아진 듯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김선아가 선택한 작품은 '시티홀'입니다. '파리의 연인' '연인' '온에어' 등의 신우철 PD-김은숙 작가 콤비의 작품인 점에서 일단 신뢰가 가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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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는 '시티홀'에서 말단 공무원에서 민선 시장이 되는 입지전적인 인물을 연기합니다. 이런 설정만 봐선 휴먼 드라마를 연상시키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정치적 야심이 큰 부시장이 허수아비 시장을 찾는 과정에서 발견한 인물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탁월한 행정 능력을 과시하면서 부시장의 음모를 무색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부시장과 제대로 한판 대결을 벌입니다.

이쯤 되면 휴먼 드라마라기보다 블랙 코미디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김선아 입장에선 김삼순의 그림자를 떨쳐내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할 듯 싶습니다. 김선아는 일단 체중을 5kg 이상 감량하고 헤어스타일도 단발로 산뜻하게 바꿨다고 합니다. 김삼순의 외양적 잔재는 모두 벗어던지려는 거죠. 물론 연기 스타일에 있어서도 상당한 변화를 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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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어떨까요. 김선아의 변화가 기대됩니다. 물론 '시티홀'은 재미있는 드라마일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김선아는 참 매력적인 면이 많은 배우입니다.

2009/04/15 08:46 2009/04/15 08:46

생소한 이름의 드라마 시리즈가 방송가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텔레시네마'라 불리는 프로젝트인데요. 기본적으로 2부작으로 구성된 드라마로 드라마 방영과 영화 상영을 함께 추진한다는 의미에서 '텔레+시네마'이라고 명명 지어졌습니다.

2부작 드라마면 단막극으로 분류할 수 있을텐데요. 출연자 면면은 더없이 화려합니다. 한동안 드라마에서 보기 힘들었던 차인표를 비롯해 안재욱 김선아 강혜정 김하늘 강지환 김효진 이지아 한효주 등 미니시리즈 주인공으로 활약하던 톱스타들이 대거 캐스팅됐습니다. 동방신기의 영웅재중도 텔레시네마를 통해 연기자 데뷔를 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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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작 단막극에 스타 총출동이라…. 보기 힘들 일이라 어찌된 영문일지 궁금해 하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왜 톱스타들이 텔레시네마로 모여들었는지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말입니다.

일단 텔레시네마의 기획 의미에 대해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겁니다. 텔레시네마의 근간은 한·일 합작이라는 점입니다. 일본의 아사히TV가 측면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의 기타카와 에리코·요코타 리에·이노우에 유미코 등 유명 작가들이 대본을 맡고, 이장수·표민수·이형민·김윤철·장용우·지영수 등 국내 간판급 연출자들이 메가폰을 잡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본격적인 드라마 교류가 이뤄지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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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국내에서는 SBS를 통해 방송될 뿐이지만, 일본에선 먼저 영화로 개봉된 이후에 아사히TV를 통해 안방극장에도 소개됩니다. 원소스-멀티 유스 차원에서 일본의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한·일 문화교류라는 의미와 함께 한류의 재점화라는 의미를 동시에 지닌 점에서 톱스타 연예인들이 매력을 느끼고 출연을 결심했으리라 여겨집니다.

물론 출연자와 연출자의 면면을 살펴 보면 과거 돈독한 인연의 소유자임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차인표는 '왕초'에서 함께 한 장용우 PD의 작품에 출연합니다. 그 작품엔 '행복합니다'로 장 PD와 인연을 맺은 김효진도 나오죠. 안재욱과 강혜정은 각각 '안녕하세요 하느님'과 '꽃 찾으러 왔단다'에서 함께 작업했던 지영수 PD의 작품에서 뭉쳤네요. 이 외에도 김선아는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윤철 PD와 3년 만에 재회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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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유들로 톱스타들은 텔레시네마에 합류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을 보면서 사라진 단막극 부활의 원동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게 됐습니다. 단막극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방송사 별로 모두 포진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작비 대비 광고 매출 효용을 얻지 못하는 이유로 서서히 자취를 감췄습니다. 방송사 입장에선 캐스팅이 잘 안돼 시청률도 낮은데도 제작비는 많이 드는 단막극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폐지 1순위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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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텔레시네마를 보면 단막극도 기획 여부에 따라 얼마든지 마케팅이 가능하고 톱스타를 캐스팅할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프로젝트별로 묶는다거나, 유명 연출자의 연작 시리즈로 꾸미는 등 시청자의 관심을 유발할 방식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유명 연출자들이 단막극 부활에 동참해준다면 더욱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겠죠.

KBS가 단막극을 부활할 거란 이야기가 지난 연말 잠깐 들려오긴 했지만, 최근 비용 삭감이 대세가 되면서 쏙 들어갔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텔레시네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건 반갑습니다. 방송사 드라마국 분들께선 그냥 이런게 있구나 하고 넋놓고 보고 있기 보다 단막극으로 화제성을 옮겨가면 어떨까 생각되네요.

2009/02/20 11:24 2009/02/20 11:24

김선아와 에릭이 주인공으로 출연한 드라마들이 19일 일제히 막을 내렸네요.
김선아의 '밤이면 밤마다'와 에릭의 '최강칠우' 모두 상당한 기대를 모았고, 두 사람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 작품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성적은 그다지 신통했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밤이면 밤마다'는 7~8%대 시청률에 머물렀고, '최강칠우'는 11~12%에 그쳤으니까요. 김선아와 에릭의 명성을 생각하면 아쉬운 성적임에 틀림이 없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매스컴들은 '실패'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보도를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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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김선아와 에릭은 실패한걸까요.


김선아는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코믹 노처녀 연기의 모범으로 여겨졌습니다. '삼순이' 아류 드라마들이 줄기차게 만들어졌고 아류 캐릭터들도 양산됐지만 김선아는 이들에게 높은 벽이었습니다. 김선아를 넘어서는 노처녀 연기는 없었거든요. 그런 과정에서 김선아는 코믹 연기의 여제(女帝)로 자리 잡았습니다.

'밤이면 밤마다' 제작진은 김선아의 코믹 연기 여제 이미지를 원했을 겁니다. 아무래도 제작자 입장에선 주연배우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싶은 게 당연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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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김선아의 생각은 조금 달랐던 모양입니다. 코믹 연기의 틀을 깨고자 했던거죠. 자신의 연기 방향과 작품 기획 취지의 부조화가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김선아의 매력은 상당히 반감됐습니다. 그럼에도 김선아의 포스는 대단했습니다. 코믹을 절제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발하는 연기는 김선아가 아니고선 생각하기도 힘든 수준이었죠.  그렇지만 코믹 이미지 탈피라는 차원에서 김선아는 자신이 쌓은 '김삼순'의 벽을 스스로도 넘지 못한 결과가 됐습니다.


에릭에게 '최강칠우'는 '스타 가수의 명성에 기댄 연기자'라는 꼬리표를 떼낼 중요한 시험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뚜렷한 발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극이고, 코믹하면서도 진지하고 또 냉혹한 자객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점에서 연기 내공 평가도 필연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일단 매스컴의 평가는 '연기력 부족'에 많이 맞춰진 듯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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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제가 보기에 에릭은 정말 무난하게 해냈다. 지금까지 에릭이 해낸 연기 중 최고였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어색함까지 털어버리진 못한 게 한계였죠. 그동안 에릭은 신화의 리더라는 스타 후광을 드라마에 고스란히 반영하곤 했지만, 이번엔 그걸 배제했습니다. 어찌 보면 에릭으로선 최고의 재산을 버리고 연기에 임한 셈입니다. 어색함으로 이어진 건 아쉬운 부분이고요. 상당히 훌륭한 연기가 빛을 발하지 못한 건 더욱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과연 김선아와 에릭은 실패한 걸까요. 성공했다고 하긴 어려울 지언정, 실패로 단정 지을 순 없다고 보여집니다. 더욱 발전해 가는 연기자의 자세 속에서 벌어진 시련이니까요. 오히려 박수를 쳐줘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2008/08/20 16:06 2008/08/20 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