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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29이동현‘아이리스’에 드리워진 ‘쉬리’의 그림자(12)
2009년이 막바지를 향해가면서 드라마는 두개의 탑으로 형성돼 시청자를 양분하고 있는 양상입니다. 시청률 40%에 육박하는 '선덕여왕'과 시청률 30%를 향해가고 있는 '아이리스'입니다. 두 작품 모두 블록버스터이고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닮은점이 있습니다. 역시 좋은 연기자에 많은 물량을 투입하면 볼만한 작품이 나오는 점은 진리인 모양입니다.

물량과 화려한 캐스팅을 논하자면 '아이리스'가 '선덕여왕'보다 우위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아이리스'를 보다 보면 떠오르는 작품이 있습니다. 한국 영화의 블록버스터 시대를 연 작품이죠. 영화 '쉬리'입니다. 남북 관계를 다루는 점이나, 정보기관을 배경으로 하고 정보요원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점에서 '아이리스'와 '쉬리'는 유사한 면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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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두 작품의 유사성은 더욱 짙어집니다. 10년여 세월이 지난 점을 감안하면(10년이면 강산도 변했으니 많은 게 변했겠죠) '아이리스'는 세월의 변화에 발맞춘 '쉬리'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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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점이 깊은 유사성을 지녔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우선 기본적인 부분부터.

일단 배경인 정보기관입니다. '쉬리'에선 국가비밀정보기관 OP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이리스'에선 NSS(국가안전국)라는 조직이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쉬리'의 OP에 비해 NSS는 좀더 현실감 있는 첩보조직이라는 점에서 업그레이드의 기운을 풍깁니다.

또한 '쉬리'의 무대는 전적으로 국내에 국한됐습니다. 반면 '아이리스'는 해외로 무대를 넓혔습니다. '쉬리'에선 국내 도심에서 총격전을 벌였는데, '아이리스'에선 남의 나라 도심까지 장악한 채 총격전을 벌이네요. 10년이 흐르면서 강성해진 대한민국의 국력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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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정보요원의 대립 구도 역시 유사합니다. '아이리스'에선 이병헌·정준호·김태희 등 남측 정보요원이 김승우·김소연 등 북측 요원들과 대결을 벌이고 있습니다. '쉬리'에선 한석규·송강호 등이 남측 요원이고 최민식·박은숙 등이 이에 맞서는 북측 요원이었습니다. 대결 양상은 '쉬리'에선 남측 요원들이 북측 요원들을 쫓는다면, '아이리스'에선 남측 요원이 쫓기는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긴 합니다.

여기까지는 표면적인 유사성입니다. 여기에 다소 복잡한 유사성도 존재합니다. 확실한 업그레이드를 발견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등장인물에 대한 부분이죠. 표면적인 유사성을 넘어 본질적으로도 유사성을 지니고 있거든요. 다만 절묘하게 교차하고 있는 점에서 그렇게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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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인물별로 대비해 보겠습니다. '아이리스'의 이병헌과 비교할 수 있는 '쉬리'의 인물은 한석규입니다. 정준호는 송강호와 대비되겠죠. 최민식은 김승우, 김소연은 박은숙과 대비될 겁니다. 아, 박은숙은 '쉬리'에서 북측 여전사 이방희로 등장한 배우입니다. 김태희는 김윤진과 비교해볼 수 있겠네요.

1대1로 맞붙여놓고 보면 대비는 되지만 유사하진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인물의 배경과 성격을 교차해 보면 확연히 눈에 보이는 부분이 생깁니다. '쉬리'의 등장 인물의 배경과 성격이 '아이리스'의 등장 인물에 뒤섞여서 투영됐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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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의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한석규를 연상시키지만, 조직에서 동떨어진 채 임무를 수행하고 쫓기는 점에서 최민식의 배경을 떠오르게 합니다. 정준호의 캐릭터는 송강호와 닮았습니다만. 한편으로 조직 논리에 맹목적일 정도로 충성하는 점에서 최민식과도 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김승우는 최민식과 명쾌하게 대비되긴 합니다. 그러나 아직 보여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서 좀더 유보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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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와 김윤진의 대비가 조금 복잡합니다. 하지만 다른 인물과 결합한 뒤 다시 나누면 명쾌해 집니다. 김윤진과 박은숙의 캐릭터를 합친 뒤 나누면 김태희와 김소연의 캐릭터가 나온다고 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무슨 소리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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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리'에서 김윤진은 북측 요원이면서 신분을 위장하고 있습니다. 한석규와는 연인이고 송강호와도 친합니다. 김태희는 남측 요원입니다. 이병헌과 연인이고 정준호와 친하죠. '쉬리'의 박은숙은 북측의 여전사입니다. '아이리스'의 김소연은 북측 여전사이지만 훗날 남측편에서 활동합니다. 합치고 다시 나누면 얼렁뚱땅 유사한 인물들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지 않나요. 조금 복잡한 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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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아이리스'에 드리워진 '쉬리'의 그림자를 살펴보는건 무슨 이유냐고요? 그냥 재미를 위해서입니다. '아이리스'의 결말을 예측해보는 재미죠. 과연 '쉬리'의 그림자가 끝까지 드리워져 있을 지…. 만일 끝까지 드리워져 있다면 김태희가 신분을 위장한 캐릭터라는 결론에 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병헌을 사랑하지만 실상은 적이기에 고뇌하고 비극적인 결말을 맺게 된다는 결론이죠.

만일 정말 그렇게 끝난다면 '쉬리'의 그림자는 그다지 긍정적인 그림자라고는 볼 수 없겠네요. 제 포스팅은 스포일러가 되고 마는 거고요. 이를테면 예고 스포일러라고 할까요. 그렇지 않길 바랍니다만. 실제 어떻게 전개될 지 비교해가며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2009/10/29 06:37 2009/10/29 0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