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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26이동현야구 모독 김재박, 아쉬운 유종의 미(12)
스포츠 정신이 땅에 떨어졌습니다. 25일 잠실야구장을 찾은 야구팬들은 야구 모독의 생생한 현장을 목격하고 돌아와야 했습니다. 스포츠 정신을 무시한 지도자 한 분이 야구팬들을 우롱했습니다. 뜨겁게 달아오른 야구 열기를 싸늘하게 식어버리게 만들고도 남을 정도였습니다. 관중들의 야유 소리가 연신 울려퍼졌습니다. 그 지도자는 야유조차 가볍게 무시하더군요.

오늘로 LG 감독에서 물러나 야구계의 야인이 되는 김재박 감독 이야기입니다. 치졸한 타이틀 만들어 주기를 자행했습니다. 제자인 박용택을 타격왕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홍성흔을 무려 4번이나 사실상 고의 4구로 걸렀습니다. 박용택은 벤치에서 편안하게 타격왕 등극을 기다렸습니다. 그런 치졸한 타격왕 타이틀을 인정할 팬은 많지 않을텐데 말이죠. 빛을 잃은 타격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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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얄미웠던 건 홍성흔이 안타를 쳐도 역전이 불가능한 마지막 타석 때였습니다. 그제서야 정면 승부를 지시한 모양이더군요. 차라리 그 타석에서도 걸렀으면 '일관성은 있구만'이라고 평가했을텐데. 승부에 들어오는 걸 보면서 '이거나 먹고 떨어져라' 심보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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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으로서 제작의 타격왕을 위해 그 정도 도움도 못주냐"고 말한다면, 사실 그다지 할 말은 없습니다. 과거를 돌아봤을 때도 은연 중에 그런 일들이 벌어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토록 노골적으로 만들어준 것은 드문 사례입니다. 제법 오래 전에 드물게 있었고 '스포츠 정신 위배'라는 엄청난 비난에 휩싸였습니다. 그리고는 사라져가는 분위기였습니다.

게다가 25일은 타이틀이 결정되지 않은 부문이 여러 개 남은 상태에서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감독들이 마음 먹기에 따라 인위적인 만들어 주기가 어느 정도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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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다승왕의 경우 롯데의 조정훈과 삼성의 윤성환은 어떤 식으로든 등판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로이스터 감독과 선동렬 감독은 이들을 등판시키지 않았습니다. 물론 롯데와 삼성이 모두 패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무의미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경기 도중 박빙의 상황에서 두 선수 중 하나가 등판했다면 결과는 어찌될 지 누구도 모를 일입니다.

멋진 승부는 SK-두산전에서도 펼쳐졌습니다. 두산의 김현수와 SK의 정근우는 최다안타왕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중입니다. 김성근 감독이나 김경문 감독이 적극적인 견제책을 쓰지 않을까 예상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거르기 작전이죠. 그러나 멋진 정면 승부가 펼쳐졌습니다. 좋은 공을 주진 않았습니다. 결국 정근우는 3타수 무안타, 김현수는 3타수 1안타를 쳤습니다.

25일 대부분 지도자들은 정정당당한 정면 승부를 통해 스포츠 정신을 구현했습니다. 오직 김재박 감독만이 스포츠 정신을 무시한 행태를 보였을 뿐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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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박 감독은 뛰어난 지략을 지닌 지도자로 이끄는 팀의 좋은 성적을 올려왔습니다. 현대 시절 4번이나 한국시리즈를 재패했습니다. 한국시리즈 4승은 역대 프로야구 감독 중 2위에 해당합니다. 대단한 성적이죠. 이를 바탕으로 LG에 우승 청부사로 모셔졌습니다.

그러나 성적 이면의 몇가지를 돌아보면 '과연 좋은 지도자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선뜻 '그렇다'는 대답을 하기 힘들어집니다.

우선 대표팀 감독 시절을 생각해볼까요. 2003년 올림픽 예선에서 김재박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었습니다. 예선 정도는 당연히 통과하리라 여겼습니다만. 대만에게 어이없이 패하면서 예선 탈락했습니다. 김재박 감독의 선수 선발에 상당한 문제가 있었다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편파적인 선발과 기용이 한국 야구의 치욕을 야기했다는 논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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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아시안게임에서도 김재박 감독은 대단(?)했습니다. 선수 선발 과정에서 다양한 잡음을 일으키더니. 결국 대만과 사회인 선수로 구성된 일본에도 참패를 당했습니다. 아시안게임은 우승할 경우 병역 특례 혜택이 주어집니다. 김재박 감독은 소속팀의 병역 미필자 몇몇을 대표팀에 선발했습니다. 다소 의외의 선발이었고 이들은 아시안게임 대부분을 벤치에서 보냈습니다.

화려한 성적을 거뒀던 현대에서는 어땠을까요. 물론 성적은 좋았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이기는 야구만 하다보니 재미없는 야구가 되고 말았습니다. 현대는 최강팀이었음에도 팬이 가장 적은 팀으로 분류되곤 했습니다. 김시진 감독의 히어로즈에 이르러서야 모처럼 관객이 늘고 있습니다. 우승 청부사로 초빙된 LG에서는 예전의 LG보다 더 못한 성적표를 받아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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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서도 그다지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던 걸로 여겨집니다. 올 시즌을 예로 들면 서승화의 후배 폭행 파문이나, 조인성과 심수창의 경기 중 갈등 표출 등 감독의 지도력 부재 사건을 몇차례 보여줬습니다. LG 감독을 맡으면서 신인을 양성한 사례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습니다. 박명환 정성훈 이진영 등 거물급 FA를 영입했지만 성적은 곤두박질쳤습니다.

이리저리 살펴봐도 김재박 감독이 '좋은 지도자'라고 평가되기에 부족함이 많아 보입니다. 게다가 스포츠 정신까지 저버렸으니 안팎에서 좋은 평가를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라고 봐야겠죠. 게다가 LG 감독에서 물러나게 되면 한동안 야인으로 지내야할 겁니다. 지금 상황으로는 돌아오기 쉽지 않을 듯 싶기도 하고요. 성적도 별로에, 통솔력도 미약하고, 스포츠 정신도 부족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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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26일 한 경기 더 남겨뒀습니다. 김재박 감독에겐 LG 사령탑으로서 마지막 경기입니다. 어쩌면 프로야구 사령탑으로 마지막 경기일 수도 있습니다. 박용택을 출장시켜야 하지 않을까요. 박용택에겐 떳떳하게 타이틀을 거머쥘 기회고. 김재박 감독에겐 야구 모독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니까요. 그리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요.
2009/09/26 08:37 2009/09/26 08:37